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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깨달음 - 딴뜨릭 불교의 여성들
미란다 쇼 지음, 조승미 옮김 / CIR(씨아이알)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열정적 깨달음
딴뜨라 불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대승불교의 지류인 딴뜨라 불교는 욕망과 거리를 두지 않고 포용하는 종교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딴뜨라 불교는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천한 배경의 직공, 여관 주인 등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수련을 계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딴뜨라의 특이성이 무척 크다. 딴뜨라에서는 여러 수행법이 있지만 정식으로 요구되는 방법이 없다. 종교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기도 하다.
생소한 딴뜨라 불교 책을 읽기로 한 이유에는 열정적 깨달음이라는 표현과 여성들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종교에서 여성 차별은 은연중에 있어왔다. 그런데 딴뜨라 문헌들은 여성들에 대한 비난이 없다고 한다. 남성의 시각과 관심 즉 남성중심적 해석이 아닌 것이다. 이상적인 남녀의 파터너십이 딴뜨라 불교에는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런 부분을 우려했기 때문인지 딴뜨라 불교의 이야기에도 여성비하에 대한 글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에 비례하여 여인을 깔보면 안 되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도도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딴뜨라의 약속에는 절대로 여성을 폄하하거나 경시하지 않겠다는 맹세가 있다. 이런 가르침은 언제 어디서나 유용할 수 있겠다.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생지를 이해해야 한다. 딴뜨라의 특이함은 발생지인 인도 특유의 문화를 알아야 하겠다. 그걸 알지 못 하면 딴뜨라 불교의 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다. 아직 인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책의 일부 표현은 알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가만히 읽다 보면 왜 이해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있게 책이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왕과 무희의 이야기는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여러 말들이 나올 수 있겠다. 그 자체의 이야기는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야겠다. 성서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야기들이 달라지듯, 딴뜨라 불교도 마찬가지다. 딴뜨라 불교 입장에서 볼 때 미천한 신분인 무희는 왕의 운명적 파트너였다. 둘은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서로 깨달음을 얻어갔다. 왕의 위치보다 깨달음이 더욱 값진 것이었다.
딴뜨라 불교는 개방되고 자유롭게 흘러가는 종교이다.
여성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다 보면 감탄할 때도 있고,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딴뜨라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이야기들은 읽다 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마음을 편안한 상태로 머물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열정적 깨달음과 여성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