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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볼티모어의 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강렬하다. 첫 장을 넘긴 순간부터 쭉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과거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부상시킨다.
모두가 인정하는 잘 나가는 집안! 아버지가 변호사, 어머니가 의사! 성공한 집안!
병약하고 문제가 있지만 똑똑한 아들! 그 아들의 사촌인 화자이자 작가! 그리고 등장하는 건장한 체격의 의리파 소년! 그리고 아름다운 누이를 가진 소년! 어린 시절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현실적인 왕따 문제와 함께 사회적인 비판이 들여다 보인다. 교장과 선생 등 어른들의 잘못과 함께 아이들의 날카롭고 순수하면서 그러기에 더욱 파괴적이고 잔인한 시각들도 함께 있다.
현실과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는 언뜻 보면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 연결고리가 대단히 긴밀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꼈고,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대중적으로도 호감을 받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잘 나가던 큰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망한다. 왜 망했을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비극적인 이야기가 책에 도도하게 관통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과 사촌, 여인 등의 사연들이 하나둘씩 이어진다. 수레바퀴가 정교하게 하나로 맞물려 돌아간다고 할까? 등장하지 않은 어둠 속의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아귀가 하나씩 맞춰진다.
볼티모어의 서는 비극의 이야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시골 쥐가 도시 쥐를 부러워하는 것처럼 가난하고 불우한 자들은 빛나 보이는 자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제각기 다른 법이고,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런 현실은 찰나와 하루 등 수많은 시간들이 쌓이고 누적되면서 만들어진다. 행복을 가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선택 혹은 짧은 시간 등이겠다.
골드먼 갱단! 그 갱단을 이루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행복해하고 사랑받기 위해 선택들!
사람은 살아가면서 선택을 한다. 그리그 그 자유스런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흡인력을 잔뜩 가진 이야기는 끝까지 그 진실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읽으면서 비극으로 이어질까? 해피앤딩으로 끝날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런 궁금증을 끝까지 유지하는 책들은 많지 않은데, 볼티모어의 서는 이 전율스런 감각을 끝까지 당겨준다.
읽으면서 푹 빠져든 소설책이다.
다시 정독하며 읽으면 그 전율스런 여운이 또 다시 덮쳐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