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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조정자들 - 리더는 혼자 성공하지 못한다
김준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9월
평점 :
탁월한 조정자들
고려시대의 이인자들!
일인지하 만인지상! 일인자는 이인자를 자연스럽게 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인자들은 살아남거나 자신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일인자 그리고 세상과 나름대로의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 관계에 따라 시대와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
정도전, 하륜, 황희 등 역사적으로 친숙한 이름들도 있고 잘 알지 못 하던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역사적인 관심이 적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은 이인자들의 삶을 보면서 세상과 보다 능숙하게 소통하기 위해 읽어보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위아래로 살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마음대로 행동했다가는 역풍을 맞아 쓰러지기 딱 좋은 때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에 물 탄 듯 조선 창업에 큰 힘을 발휘한 재상 조준처럼 조용히 허리를 낮춰서 살아남아야 한다. 잘 났다가 마음대로 했다가는 군주에게 미움을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수 있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이인자들이 너무나 많다.
이상을 펼치거나 살아남으려면 조용히 때를 기다리거나 스스로 움직여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하륜은 태종 이방원을 찾아가 스스로의 가치를 뽐낸다. 그로 인해 태종의 참모가 되어 자신의 걸림돌이었던 숙적들을 처단한다.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타난 이방원은 공신과 측근들에게 잔인한 숙청을 펼쳤다. 왕위에 오르기까지 도움이 된 인재들이 이방원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뛰어난 하륜은 욕심을 부려 생의 활로를 찾아낸다. 주군과 시대에 따라 욕심이 활로가 되는 셈이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고려 최고의 재상인 황희! 신격화한 황희에게도 오점이 많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그런 그가 신격화된 바탕은 탁월한 조정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면 언제나 다툼이 발생하게 된다. 그 다툼을 중재하는 것이 바로 이인자들의 몫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황희는 명재상이었다.
이인자로 살아가도 보면 일인자의 영역을 침범하게 될 때가 발생한다. 그 경계선이 모호하기 때문에 언제나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오만한 일은 결국 빌미가 되어 이인자들의 생사를 판가름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종서라고 할 수 있다. 충신으로서 왕을 지키려고 했지만 결국 그것이 부메랑으로 되어 돌아왔다. 이인자들은 자신의 행보에 대해 책임을 졌고, 김종서는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그가 지키고자 했던 왕도 보위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인자를 누구로 두느냐에 따라 일인자의 삶도 달라질 수 있다.
책은 재미있다.
역사적인 이야기와 함께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평화롭게 노후를 즐긴 이인자들의 삶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일독하고, 다시 일독하면 그 때 다른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겠다.
책장에 비치해 놓고, 다음에 시간 날 때 다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