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주키퍼스 와이프

 

책을 읽다 보면 영상처럼 머릿속에 쫙 떠오를 때가 있다.

감각적이면서 섬세한 필치로 그린 아름다운 영상을 떠오르게 할 만큼 책은 구석구석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차세계 대전 전후의 동물원은 지금 우리가 찾는 동물원과 조금 달랐다. 약간 다른 면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동물원은 동물원이다. 그리고 그 동물들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는 정말로 환상적이다. 동물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섬세함이 가득 넘쳐난다.

동물원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얀과 안토니아!

그들의 삶은 이내 복잡하게 흘러들어간다.

세상이 이차세계 대전으로 어지럽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독일 옆의 폴란드는 우리나라처럼 지정학적인 이유로 많은 열강들의 침입을 받아왔다. 폴란드 상공에 뜬 독일 폭격기들의 폭격으로 인해 동물원이 쑥대밭이 되어버리는 일까지 벌어진다.

국력이 약한 폴란드는 독일에 의해 금방 함락된다. 하지만 폴란드 국민들이 그냥 순순히 당하지만은 않는다. 저항조직을 만들어서 활동한다. 얀 역시 독일에 저항하는 한 명의 사람이다. 대담하게 독일군 바로 옆에서 저항을 했다고 하니 배포가 엄청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독일군도 바로 코앞에서 저항조직원이 활동한다고는 생각하지 못 했을 것이다.

나라를 잃은 슬픔! 폴란드도 우리나라와 같은 아픔이 있다. 폴란드어를 쓰는 것조차 금지당했다니! 일본이 우리나라를 점령했을 때와 비슷하다. 독일군, 나치의 잔인함이 책에서 드러나 있다.

독일이 유대인들에게 잔인한 짓을 저지른 건 유명하다.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유대인들의 집단 거주지역! 바르샤바에서 게토는 계획적인 죽음의 공간이었다고 한다. 독일 경비병에 막혀 있은 작은 죽음 상자!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유대인들을 돕기만 해도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얀은 유대인을 게토 밖으로 빼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정말 가슴이 철렁할 순간도 발생한다.

참으로 대단한 용기다. 불쌍한 측은지심만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얀은 천부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던 자이다. 속고 속이는 기만술책이 난무한 곳이 바로 동물의 세계다. 동물에 대해 배우고 연구한 얀은 지하운동조직원으로 안성맞춤인 셈이었다.

동물들을 자세하게 관찰한 이야기들에는 사랑이 넘치고, 이차세계 대전의 잔혹한 참상을 알리는 부분에는 아픔과 슬픔, 용기 등이 있다. 시대의 광기와 잔혹함이 넘친 이차세계이지만 그 안에는 용기를 가지고 삶을 쟁취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용기를 주변 사람에까지 전파한 부분에서는 박수를 친다.

재미있고, 흥미롭다.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고, 이미 찬사를 받고 있다는 걸 증명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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