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리스트
리처드 폴 에반스 지음, 허지은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크리스마스 리스트

 

냉혈하고 이기적인 주인공은 스쿠르지 영감과 비슷한 경험을 한다. 그렇지만 가족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의 부인은 따뜻한 주인공이 왜 냉혈하고 이기적으로 되었는지 알고 있고,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 이른바 성선설을 믿는 여자이다. 아들조차 아버지를 싫어하는 마당에 말이다. 하지만 병세가 심한 사라는 성선설을 믿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앞부분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은행대출을 받아서 산 집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등기에 등재되어 있는 사람이 아닌 은행의 소유라는 말이 있다. 돈을 갚지 못 하면 소유권이 은행으로 넘어가고, 그런 집을 주인공이 사들여서 많은 이익을 거둔다. 그로 인해 집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허름한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글은 전반적으로 따뜻하다. 역시 따뜻한 글이 잘 읽힌다.

다소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래서 술술 읽히기도 하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부고가 신문에 뜬 걸 스스로 볼 수 있다면?

냉혈하고 이기적인 그는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이다. 그가 등장하면 회사 사람들은 잡담을 멈추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아침인사를 하는 비서에게 차갑게 쏘아붙이는 모습은 왜 주변사람들이 불편해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때로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

하지만 정작 그걸 보지 못 하고 지나갈 때가 있고, 혹은 너무 옆에 있어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 추억을 사람에 따라 돈보다 소중한 경우가 있겠다. 사라는 추억을 원했고, 키어는 돈을 원했다. 그는 진정 얻고 싶어 하는 걸 잊고 있는 셈이다.

자식농사는 역시 어렵다. 키어는 아들의 그림 그리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지미의 교육비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이혼을 하려는 와중에서 교육비 지출을 협상하면서 마음 내켜 하지 않는다.

전형적으로 따뜻한 글인데, 서양적이기 보다 동양적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렇지만 서양에서 계약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는 그곳에서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고, 간접적으로 들어서 아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는 계약 하나 잘못하면 큰일 나기 딱 좋다. 계약서의 문구 하나로 인해 커다란 돈을 날릴 수 있고, 이런 점을 노리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주인공이 그렇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꼼꼼하게 해야 한다.

아픈 부인을 버리고 아름답고 예쁜 젊은 정부를 얻은 주인공! 그렇지만 키어의 마음은 정말로 따뜻한가?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주변사람에게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죽었을 때 나를 위해 눈물 흘려줄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

돈이 사랑을 풍족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다.

사람을 가장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건 뜨겁고 정열적인 사랑을 해주는 사람이겠다.

냉혈한 주인공의 마음은 부고를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뜨거운 사랑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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