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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속삭임의 바다
제목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때로 제목이 책의 내용을 모두 발해줄 때도 있는데, 이번 경우가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느꼈다. 너무 함축적이고 광대하기도 한데,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도 그러하니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인생 이야기이자, 환상적인 여행기이다.
경쾌하면서 강렬한 환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몽환적이면서 서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춘기 소녀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렇기에 주변의 이미 고착화된 질서에 편입되지 못 하고 방황한다. 이런 방황을 주변에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자신들의 질서를 강요한다. 그럴수록 소녀는 혼란스러워한다.
현실적인 부분을 잘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잘 버무리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비로운 환상적인 이야기도 좋고, 현실적인 부분도 좋다.
소녀 헤티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마치 마법사처럼 남들이 보지 못 하는 걸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녀가 보는 걸 다른 사람은 보지 못 한다. 그것 때문에 할머니는 무척이나 속상해 한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무당이라고 할까? 음! 비유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책을 보면서 이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폭풍으로부터 실려 온 고통이자 악!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로 고통이자 악일까?
헤티는 고통이자 악이 아니라고 믿기에 직접 나선다. 이런 과정이 벌어지면서 불협화음이 주인공 헤티의 시각에서 잘 표현된다.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삶의 흐름이기에 자연스럽다고 느껴진다. 중요한 부분만이 아닌 그저 흘러가는 부분도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있다.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라 간과할 수도 있지만 매순간 의미를 찾아서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인생은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아닌 매순간이 축적되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니까.
노파의 등장에서 주인공 헤티는 운명을 느낀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전의 이야기는 밑밥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 밑밥이 무척이나 아기자기하면서 생생하다. 어떻게 보면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노파의 등장과 함께 사람이 죽는다.
이 부분은 노파를 악령으로 모라 섬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만든다.
헤티와 섬사람들 가운데 누가 제정신이 아닐까?
이 책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빠르게 이야기의 흐름이 진행되지 않고 아주 느리다. 느림의 미학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 한다면 무척이나 지루하다.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이야기의 속삭임을 들어야 하겠다. 마치 헤티가 후반부에서 바다의 속삭임을 들은 것처럼 말이다. 의식해서 집중하면 그 속삭임은 점점 커져나간다.
현실에서 이 속삭임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