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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 7080 ㅣ 땅콩집 이야기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9월
평점 :
땅콩집 이야기
시대의 아픔을 기록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70-80년대의 이야기를 철학교수인 저자가 소설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책에는 저자의 향기가 묻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인지 책 전체에 철학적인 이야기가 풍겨난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가볍지 않은 깊이가 있다. 음!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소설적인 재미 측면은 노코멘트 하겠다.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건 우리나라의 어렵고 힘든 시절 고도성장을 하면서 벌어지는 현대상을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격동적인 현대상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로 인한 많은 혜택을 지금 누리고 있다.
70년대에는 남북한의 격렬하게 대치하던 시절이었다. 그로 인해 비무장지대에서도 극렬하게 남과 북이 서로 총구를 겨눴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그 당시에는 월북을 하던 군인들도 있었다. 지금은 남한이 훨씬 잘 살지만 그 당시에는 북한과의 차이가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다. 그로 인해 남한에서 문제가 생기면 북쪽으로 넘어가는 군인들이 종종 생겨났다.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니 참으로 오래된 기억들이 하나둘 피어난다.
연애 이야기도 확실히 오래된 분위기가 난다. 예전에는 여자가 임신하면 남자가 책임을 지는 분위기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세태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인스턴트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지금 그런 세태가 희미해졌다는 데에 부정을 할 수는 없겠다. 현실이 싫거나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간혹 예전의 세태가 그리울 때도 있다.
비무장 지대의 군인들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물론 직접 비무장 지대에 들어서 본 적이 없기에 간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들 뿐이다. 그 이야기로 들었던 내용은 참으로 비슷하다.
1026과 1212 사태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냥 훌쩍 넘어간다. 물론 이걸 빼놓으면 책에서 중요한 이야기가 빠진 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잉어빵에 잉어가 안 들어가 있는 것과 비슷하겠다.
시대의 아픔과 함께 눈부신 발전 이야기가 있고, 그 안에 추악한 사람들의 탐욕도 섞여 있다.
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다만 지금과 시대가 달랐을 뿐이다.
개인들이 저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에는 약간의 어폐가 있겠다. 어느 진영을 선택한 것은 자의일 수도 있고, 타의에 의한 선택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이런 부분은 많았고, 지금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철학교수인 저자의 자전적인 삶을 기록한 책은 허황되지 않고 진솔하면서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