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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전홍범 지음 / 케포이북스 / 2015년 5월
평점 :
불새
처음 부분만 읽어보면 환상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표지를 보면 괴수를 다루고 있는 괴기소설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두 부분을 조금씩 포함하고 있는 책은 사회적인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는 아동소설이다.
요즘 흔하게 접하는 이야기가 바로 불통과 불신이다. 통하지 않으면 서로 믿음을 주기 어려운 법이다. 말을 해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다. 책은 현실을 반영하는 법인데, 불새는 그런 부분에 있어 무척이나 충실하다. 불통과 불신을 지네를 닮은 흉측한 외모의 외계인을 등장시켜 이야기한다.
두 눈 가진 사람이 외눈박이 세상에 가면 오히려 구경꺼리가 되는 것이 세상사다.
우리들은 익숙해진 편협한 시각으로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들을 대하고는 한다. 때로는 익숙한 것이 너무나도 잘못된 오해를 불러오게 만든다. 책의 외계인 바루는 좋은 마음으로 인간들에게 접근했지만 불통과 불신으로 인해 벌어진 오해로 인해 사건이 벌어진다. 그 사건이 인간들의 증오를 더욱 불러일으킨다.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속한 진영의 결정에 따르고는 한다. 인간들이 바루를 바라보는 시각이 딱히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분명히 집이 무너지는 커다란 피해를 입었고, 사람이 죽기까지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물질적인 피해와 함께 사망자를 본 인간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한 번 구르기 시작한 수레바퀴는 멈추기 어려운 법이다. 소통을 하지 못 하게 되면 이처럼 엄청난 사단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저자가 알려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은 외부적인 갈등도 갈증이지만 내부적인 갈등이 더욱 극심한 편이다. 책은 외부의 강력한 존재인 바루를 등장시켜 인간들의 극렬한 갈등을 잘 보여준다. 각 진영이 서로 유리한 쪽으로 사태를 이용하려고 하고, 그 안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
아동소설답게 마지막에는 좋게 끝을 맺고 있다. 이상적인 결말이기는 한데 인간들의 다툼이 참으로 안타깝다. 사회 구성원들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있다.
불통이 아닌 소통이 되어야 한다.
책은 한국의 현실을 담고 있고 외세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한국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경제와 국방 등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소통하지 않고 저마다의 주장만 하고 있는 정치권을 보면 무척이나 안타깝다.
책은 단순하게 보면 재미있는 아동소설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을 하다 보면 참으로 많은 걸 담고 있는 소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각을 모두 알았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러 차례 읽어보면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과학소설의 면을 볼 수 있고, 우리나라 고대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도 있고, 사회 공동체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고찰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