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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 열림원 / 2015년 7월
평점 :
단테처럼 여행하기
3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저자의 이야기라는 부분에 혹해서 책을 접했다.
그리고 책을 접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한국의 대문호라고 불리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힘이 가득 실려 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구태여 지칭하라면 구도의 힘이라고 할까?
특별한 구도가 아닌 그저 살아가고 여행하면서 느끼는 인생 전반의 이야기들이다.
다례에서 순환전차를 타고 돌았던 이야기는 무슨 의미일까? 지면에 짧게 소개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열두 살 소년의 마음에 남아있는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담담한 이야기 속에는 아픔이 녹아들어 있다. 췌장암으로 인해 의사에게 3개월 시한부인생을 받은 저자는 파산을 한 상태였다고 한다. 가정까지 해체되어 기존의 삶을 버리고 부유했는데, 그것이 결국 삶의 생으로 이어진다.
부유에는 여러 의미가 있는데, 저자의 부유는 동양사상과 연결되어 있다. 동양에서는 조화를 강조하고는 하는데, 저자는 떠남으로서 조화를 이룬다. 떠남을 비워낸다는 것과 비슷하다. 기존에 채워져 있던 무언가를 버리고 비워버린 곳에 웃음과 긍정의 새로움을 채워 넣는다.
단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 저자는 도망갔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기존의 구속을 훌훌 벗어던진 저자는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격해주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여행자가 되자 세상이 바뀌었다. 아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저자가 변화를 이끌어냈다.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건 단테처럼 여행을 하기로 한 저자인 것이다. 끌려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맥없이 좌절을 한 사람에게는 기적이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깨어지고 박살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적이 손을 불쑥 내민다.
여행자가 되고 싶은데 시간과 자금의 여유가 압박을 하고는 한다.
하지만 꼭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겠다.
기존의 걸 비우면 풍경은 새롭게 마음에 들어오는 법이다. 똑같은 봄의 풍경이라고 해도 대자연의 푹 녹아들게 되면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은 시간대와 연령대, 마음가짐에 따라 매순간 바뀐다.
저자의 풍경개안이란 말에 공감한다.
요즘 들어 하늘과 땅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는 했는데……. 점점 감정이 메말라가는 느낌이다.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보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탓이겠다.
책에 있는 달의 의미를 느낀 적도 있지만 달은 달로 그대로 있을 때도 아름답고 황홀하다.
마음이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어디에서 부유하고 있을까?
책에 담담하게 소개되어 있는 일상을 읽다보면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추억들이 떠오르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