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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방울새 1
도나 타트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6월
평점 :
황금방울새
책은 탄탄하다.
11년 만에 선보이는 도나 타트의 감미로운 작품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다면 그 탄탄함에 감탄을 터트리게 된다. 왜 도나 타트가 천재 작가라고 칭송받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책의 서두는 참으로 많은 걸 이야기하고 있다. 테러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년! 1부의 1장 제목이 해골을 든 소년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저자는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상실당한 소년! 홀로 살아남은 소년의 마음은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 그 소년이 기억에 남은 엄마의 죽음! 그 죽음은 소년의 잘못이었다.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왜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할까?
책을 읽으면 그 내막이 나온다. 평범한 소년, 아니 평범하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교무실에 끌려가서 혼이 나는 개구쟁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소년에게도 사연이 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난 뒤 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년의 가정은 파산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경험하는 소년의 마음은 어떨까? 대도시에서 돈이 없이 살아간다는 광경을 저자가 참으로 잘 녹여냈다.
그런 소년에게 커다란 사건이 일어난다.
테러!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직접 겪게 되면 전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된다. 소년이 바로 그렇다. 소년은 폭탄 테레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잠시 떨어지게 되는데, 그것이 소년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로 남는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살아남은 자는 자책한다. 그건 결코 메울 수 없는 낙인이다. 예기치 않은 사별은 소년에게 결코 익숙하지 않다. 아니, 어느 누구나 익숙해질 수 없는 아픔인 것이다.
소년은 엄마를 찾으려고 한다. 그 과정에 노인에게서 명화 황금방울새를 얻게 된다. 여기까지가 서론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앞부분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현실적인데,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장난 아니다. 읽어보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는 걸 느낄 수 있겠다. 이야기의 흐름 자체도 재미있고, 이어지는 이야기들에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만큼 현실적이기에 피부에 생생하게 와 닿는다.
사고를 당한 소년은 명작 황금방울새에 대해 생각이 미치지 못 했다.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명작 황금방울새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지한다. 돌려줄 기회를 놓치고 난 뒤 소년은 황금방울새를 소유하게 된다. 이른바 무단점유, 무단소유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에서 소년이 왜 그림을 차지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다. 그리고 표지에도 등장하는 황금방울새와 소년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진다. 처음부터 철저하게 계산하여서 기획한 것처럼 보인다. 상처로 인해 구속받고, 구속이 다시금 상처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속에서 소년은 점차 성장한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소년은 아픔을 통해 보다 성숙해진다.
대화와 지문에 등장하는 글귀들은 소설속의 의미와 현실적인 의미가 중복한다.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은 현실을 풍자하거나 비판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그것에 무척이나 충실하다. 그러면서도 재미가 넘친다.
명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과정과 함께 한 소년의 아픔과 치유는 참으로 많은 걸 시사한다.
소년의 이야기는 타인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고, 나의 이야기인 셈이다.
읽으면서 성숙해지기 위해 경험했던 미숙했던 시설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1권만 읽었는데, 2권을 찾아서 읽어야겠다. 뒷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