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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 용기가 필요한 나이 -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던 청년백수 선원이 되어 전 세계를 유랑하다
김연식 글.사진 / 예담 / 2015년 6월
평점 :
스물 아홉, 용기가 필요한 나이
저자의 경력이 재미있다.
신문기자를 지냈던 작가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힘겨워했다. 한동안 집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우연히 해양수산연구원에서 국비로 해기사 양성한다는 광고를 보게 된다. 그것이 작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꿨다.
저자의 삶에 대한 기록에 책에 가득 실려 있다. 신문기자로 지내왔던 영향 때문인지, 내용이 재미있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글을 끌고 나가는 힘이 있다. 지내왔던 작가 개인의 삶의 기록인 동시에 성찰이 녹아들어 있다. 그런 점은 제목에서 잘 드러난다.
저자는 오랜 세월 꿈꿔왔떤 신문기자의 삶이 맞지 않은 옷을 껴입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로 인해 잠시 힘들어하지만 다시금 일어났다. 소위 패배자로 남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먼저 웃지 않으면 결코 웃음을 보여주지 않는다. 용기있어 나서는 첫 일보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배를 타고 오대양육대주를 항해하는 선원은 그 자신의 인생을 직접 운행하는 선장이기도 하다. 용기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용기 없이 그저 흐트러져 있기에 자신의 일을 찾지 못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용기와 의지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도 알아야겠다.
왕건함과의 아덴만 항행도 있었다고 한다. 소말리아 사람들이 왜 해적질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방송에서 외면하고 있는 소말리아 사람들의 아픔이기도 하다. 이런 아픔을 보듬어 안아야 해적질이 사라질 것이다. 일상의 아픔과 고통은 소말리아 사람이나 우리나라 미취업 백수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흐흐흐! 선원으로 일하면 모두 돈을 받는 줄 알았다. 하지만 무보수 견습생이라는 것도 있다. 저자는 무보수로 첫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넘치는 일이겠다. 돈을 주고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에는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다. 그런 사진들이 선원의 삶에 대해서 느끼게 해준다. 오리가 우아해보여도 발 밑에서 얼마나 열심히 발을 구르는가! 저자 역시 낭만적으로 보이는 선원의 모습 이면에는 치열하게 사는 정열과 용기가 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삶의 성찰에 있다.
오랜 시간 항해를 하면서 소수의 사람과 부대끼며 저자는 많은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 항해와 함께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가치관으로 공고히 성을 쌓고, 보다 아름답고 웅장한 성을 만들어나간다.
사실 신문기자를 하다가 선원이 되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상한 시선으로 볼 것이다. 직업적으로 우열은 논하는 건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선원보다 신문기자가 더욱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쉽고 좋은 직업을 놔두고 힘들고 어려운 선원을 한다고 하니 작가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어이없어 했다고 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까지 행복해하면서 즐기고 있다.
인생의 항로에서 헤매고 돌아다닌 끝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저자의 기록물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