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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고트 마운틴
열한 살 소년의 숲 속의 살인! 그리고 함께 그 광경을 지켜본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톰 아저씨! 살인자와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집요할 정도로 넘쳐나는 설명과 사색적인 부분은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초현실적이다. 초현실이라고 해서 완전히 동떨어진 이계로 가는 것이 아닌 인류가 고민해왔던 상념들이다.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보면서 친절하지만은 않은 소설이라고 느꼈다. 성선설의 반대개념인 성악설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소년은 너무나 순진무구하다. 그렇기에 잔인한 짓을 서슴없이 하면서도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 한다. 인간의 질서를 미처 제대로 인지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할까? 살인에 대한 인류가 걸어왔던 길들이 살인에 초점을 맞춰서 펼쳐진다. 종교적인 내용도 있고, 인간 본연의 살인 본능에 대한 탐구 이야기도 상당히 많다.
인간은 투쟁의 종족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싸우고 또 싸워왔고 지금도 싸운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 싸움이 빠진 적인 단 한 번도 없다. 싸울 대상이 없으면 같은 종족인 인류끼리도 총칼을 겨누는 데 있어 주저하지 않는다.
단순히 총을 겨누고 한 발을 쏜 행위에도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살인과 사냥에 이르기까지 펼쳐지는 내용들이 친절하게 혹은 집요하게 펼쳐진다. 하나의 생명을 끊는 행위가 얼마나 무겁고 또 인류의 숙명인지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겠다.
기독교의 표현을 빌리면 인류는 카인의 후예라고 이야기한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원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인류의 DNA에 근본적으로 살육의 기운이 깃들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카인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심정일까? 살인자를 가족으로 둔 죄인의 마음일까?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소년으로 인해 고민한다. 그리고 그 살인행위를 어떻게 뒤덮을지 수없이 많이 생각하고 또 두려워한다. 그리고 함께 있는 톰 아저씨는 공범이면서 또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그걸 바라본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가족과 타인이라는 위치는 생각하는 자체로 많은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사가 유려하고 집요하여 눈에 보일 것만 같다. 바로 눈앞에 있어 손으로 잡을 것처럼 선명하다. 호러소설이라는 느낌일까? 살인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캐고 또 캐다 보니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마음이 약한 사람이 읽다가 경기를 일으킬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마음이 약한 것이 아닌 사회적인 규범에 익숙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살인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나쁘고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본인도 지금 살인에 대한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사유해야 할 일이지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다.
소년은 살인을 하고 난 뒤 길을 벗어나서 계속 떨어졌다. 인류가 걸어가는 길 위에서 낙오한다는 의미인가? 일탈이다. 결국 살인은 인생을 망가뜨리는 행위다. 그리고 그 행위는 홀로 감당하는 것이 아닌 주변으로 전염된다. 살인자의 가족들 역시 인생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게 되는 경우도 많다. 살인행위에서 오는 주는 무거운 짐이 삶의 진중한 무게 위에 보태진다.
읽다 보면 강제적으로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워낙 보여주는 바가 많고 생각해야 하는 내용이 많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전해줄 것 같다. 차후에 시간을 내어 다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그 때는 어떤 느낌이 들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