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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차 월든 - 잉여 청춘의 학자금 상환 분투기
켄 일구나스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봉고차 월든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는 책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 학자금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수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유롭게 탱자탱자 대학생활을 하던 저자는 학자금이 무려 3만 2000 달러나 달한다는 사실을 어머니의 말을 통해 깨닫는다. 그리고 돈을 갚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금융위기와 주택대출 등으로 인해 미국경제가 요동치던 시기였기에 일거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들은 찾아보면 많이 널려 있는 편이다. 저자는 알래스카로 떠나서 2년 반 동안 열심히 일을 한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일을 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번 돈으로 학자금을 조금씩 갚아 나간다. 사용한 돈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표를 보면 과연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독하게 검소히 산 모습이다. 자린고비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지독함을 본받고 싶었다. 학자금 대출에는 이자가 붙는데, 어머니의 도움으로 무이자로 상당 부분 돌릴 수 있어 저자가 큰 도움을 받는다.
팍팍 줄어나가는 학자금 대출을 보면서 감탄했다. 대학교 생활 때 이처럼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를 약간 했다. 게으름과 나태를 떨쳐낼 수 있다면 뭘 해도 성공할 수 있다. 성실함과 끈기는 가장 커다란 재산 가운데 하나이다.
확실히 서양 사고방식과 우리나라 사고방식에서 다른 점들이 있다. 독립적이면서 자유로운 서양의 사고방식은 부모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다.
명문대로 이름 높은 듀크대 대학원에 합격한다. 미국 대학은 자기소개서를 무척이나 인상 깊게 본다고 한다. 자기소개서 가운데 특이하고 본받을 구석이 있는 것들은 영화나 책으로 만들어진다. 영화와 책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감탄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저자가 듀크대에 합격한 것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자금 대출을 갚아나간 과정도 적잖이 도움이 됐다고 본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여기는 봉고차가 등장한다. 부모님의 도움을 거절한 저자가 대학교 주차장에 봉고차를 두고 생활하기 시작한다. 짧게 생활한다는 건 가능하겠지만 대학원 생활동안 어떻게 봉고차에서 지낼 수 있지? 가히 상상이 되지 않을 어렵고 힘든 일이다.
저자의 봉고차 생활로 인해 듀크대에는 없던 규칙이 새롭게 생겨나기까지 했다. 그의 생활이 알려지면서 뒤따라할 모방자들에 대한 규칙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듀크대에서 봉고차 생활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2년 동안 봉고차 생활을 한 저자는 대출 없이 대학원을 졸업했다.
우와! 이것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었는데, 저자가 한 일련의 행동들을 보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실험을 따라서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도 궁금했다.
정말 값지게 대학생활을 한 저자는 보석과도 같은 인문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가 힘들고 어렵고 실험적인 봉고차 생활과 아르바이트, 대학생활 등을 통해 훌륭한 지혜와 지식을 깨우쳤다고 본다. 정신적인 부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