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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개 - 절망 끝에 선 남자의 모터사이클 도망기
장준영 지음 / 매직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길 잃은 개
제목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목이 참으로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집에서 의절당하고, 연인에게 버림 받으면 어떤 심정일까?
길 잃은 개와 다름없다. 모든 걸 잃어버린 듯 한 공허함! 그 공허함은 뼈를 에일 듯이 차가울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 용기가 없거나 혹은 미칠 듯이 외로울 때가 있다. 사람의 정을 너무 그리워한다. 따뜻한 가족의 품을 찾으려고 발버둥친다. 하지만 그럴수록 멀어지는 경우가 왕왕 벌어진다.
한국인들은 사랑 표현을 잘하지 못 하는 편이다. 특히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이 그러하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그걸 겉으로 잘 내보이지 않는다. 그건 살아온 환경과 우리나라 사회적인 관념 탓이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약간 꺼린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왔기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 한다.
그러나 말 하지 않으면 모른다. 아버지가 사랑을 마음에 잔뜩 가지고 있어도 자식이 알지 못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가 겉돌게 된다. 이런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길 잃은 개의 저자도 다르지 않다.
저자는 길 위에서 헤맨다. 사통팔달한 길이 아닌 제대로 닦이지 않은 험한 길 위에서 제대로 방향을 찾지 못 하고 있다. 이리저리 오가면서 소위 멘붕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 결과 극단적인 행동까지 저지른다.
그런 그가 길의 종착지를 찾아 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길을 마무리하려다가 삶의 이유를 찾아낸다.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처럼 보이는 길들이 끊임없이 연결된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에게 지독한 상처를 받은 그가 사람들의 온정에 의해 치유 받는다. 아픈 상처를 치료하는데 사람의 정만큼 탁월한 것이 없다. 아파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는 항상 사람들이 있다. 그렇기에 사람이 사회적인 동물이다.
아픔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사랑을 기꺼이 주는 사람도 있다. 인도에서 오토바이 구매에서 바가지를 쓴 저자를 돕는 지인이 나타난다. 그 지인의 등장으로 인해 저자는 손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절망의 끝에 선 남자가 오토바이를 몰고 돌아다닌다. 금방이라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남자의 아슬아슬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아파서 고통받은 사람을 더욱 쥐어짜거나 괴롭히는 자들이 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날뛴다. 해외에서 저자를 괴롭히는 자들 가운데는 외국인도 있지만 한국인들도 적지 않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으로 씁쓸했다.
절망에 빠진 저자는 죽기 위해 외국으로 떠났지만 그것이 삶의 이유가 됐다. 삶과 죽음은 항상 공존한다는 사실을 또 다시 알게 됐다. 한국에서 도망쳐서 히말라야로 간 그가 두려워한다. 사람들의 접근에 벌벌 떨면서 두려워하는 모습이 나온다. 따뜻한 손길을 건네려고 하지만 오히려 움츠러든다.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느끼면서 저자가 치유를 받는다. 이런 과정들이 되풀이된다.
책은 대단히 사실적이다. 과장되게 행적을 부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아파하는 저자의 모습이 무척이나 생생하다. 그는 바람 앞에서 금방이라도 꺼질 것처럼 촛불과 비슷하다. 곧 꺼지려고 하는 촛불이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현실에 안타까워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책을 보면 대단히 큰 감흥을 받을 것 같다.
인간의 온기는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