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의 숲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8
안보윤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마의 숲

 

눈이 내릴 때 열리는 문! 그 문을 넘어온 소년. 그리고 경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

판타지의 요소를 듬뿍 가지고 있는 책이다. 눈물을 흘리면 죽는 알마! 슬퍼서 울어도 죽고, 너무 웃다가 눈물이 나도 죽는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알마는 감정이 메말라 있다. 살기 위해서 무미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다. 살아간다는 건 아름답다. 그런데……. 이런 빛나는 삶을 소년이 스스로 버리고 자살하려고 한다. 자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자살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두려워하고 아파했을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온다. 너무 아프기에 죽으려고 하는 소년! 소년이 여리고 아픈 감정을 지니고 있기에 죽으려고 한다.

소년과 알마는 서로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있다. 감정이 있지만 죽고자 하는 소년과 메마른 감정이자만 살고자 하는 알마! 그 둘은 서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 책을 보면서 무척이나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래서 책장을 더욱 팍팍 넘기게 됐다.

책의 이야기는 길지 않고 짧다. 그래서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내용이 짧으면 입맛만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하게 넘어가고, 넌지시 이야기하는 바도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작가가 의도한 바인지 아니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독자인 내가 삼천포로 빠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느끼는 것이니까 좋고 나쁨의 의미는 없다. 그저 느끼고 생각할 뿐이다.

책에는 경계를 넘나드는 문이 등장한다. 단순한 문이 아니다. 이상한 세상으로 갈 수 있는 특별한 문에는 더욱 비상한 능력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 우뚝 막고 있는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 장애물을 뚫고 간다고 할까? 문을 열고 들어선다고 해도 되겠다.

문은 알마의 숲으로 가는 길이자, 무미건조하게 말라있는 마음으로 갈 수 있는 통로이다. 그리고 사막처럼 메마른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다. 사막은 가만히 있으면 여전히 사막이다. 하지만 녹지화작업이 펼쳐진다면 어떨까? 성공 여부를 떠나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서 아파하고 슬퍼하는 건 당연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아픈 시련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책은 그런 과정과 힘을 살며시 보여주고 있다. 숲은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고, 초록은 무한한 가능성의 색이기도 하다. 알마의 숲은 아프고 지친 소년에게 은밀하게 희망을 속삭인다. 물론 처음에는 녹색을 끈적끈적한 어둠처럼 바라보지만 말이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시행착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패를 통해서 무엇이 잘못된 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직접 경험하면서 체험한 건 간접적인 것보다 훨씬 농염하다. 그 농염함이라는 경험해 본 자만이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간접적인 것이 나쁜 건 아니다. 단지 선택과 취향의 차이일 뿐이라고 본다.

처음에는 단순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그런 생각이 얼마나 단순했는지를 알게 됐다. 의외로(?) 생각해야 할 바가 무척이나 많다.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는 곳들이 툭툭 튀어나왔다.

차후에 책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줄 것만 같다.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닫힌 문을 열기 위해서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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