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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셰프 -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셰프의 24시간
마이클 기브니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위, 셰프
일류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은 1인자가 아닌 2인자의 시각에서 집필되어 있다. 그런데 2인자라는 점이 더욱 요리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올라갈 수 있는 1인자의 위치가 있고, 아래에는 다스리고 조율해야 하는 요리사들이 많다. 2인자이기에 부족한 면이 있고, 2인자이기에 뛰어난 점도 많다.
주방장은 전쟁터다. 특히 손님들이 많이 몰려들면 치열한 전장으로 내몰린다. 그 안에서 요리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맹렬하게 싸운다. 그 치열함은 전장에서 직접 싸우는 병사들에 비해서 부족함이 없어 보일 정도이다. 그 정도로 책에서 요리사들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일류요리사라면 담배는 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책에서는 주인공이 담배를 피운다. 특히 힘들고 정신적으로 시달릴 때 담배를 피우고는 한다. 그러면서 일종의 위안을 찾는다. 바쁜 일류요리사가 여자친구를 만나고, 일을 마치고 난 뒤 술집에 들려 피로를 푸는 장면들도 생생하다.
하나의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요리사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는지 잘 보여준다. 저자의 소개란을 보니 최고의 요리사들과 함께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직접 치열하게 경험했기에 내용이 살아있다고 본다.
고객으로 요리점에 방문만 했지 요리사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드물다. 요즘 들어 요리에 대한 프로그램과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면서 보다 많은 생각을 강제적으로 하고는 한다. 물론 강제를 떠나 맛있는 음식들을 자발적으로 찾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손님의 입장에서였다. 그런데 이 책은 손님이 아닌 요리사의 입장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한 식당에서 왜 요리가 늦게 나오는 것이냐고 속으로 불평을 터트린 적이 많다. 내 주문은 하나이지만 식사 시간에 잔뜩 몰리는 주문으로 인해 식당은 속된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그 아수라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요리사들이 땀을 흘린다.
책의 가장 앞부분에 주방 평면도와 주방조직도가 나온다. 그걸 이해하면 책의 이야기에 더욱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이 요리사가 무슨 파트를 담당하는지 헷갈렸다. 책의 뒷부분에 주방 용어를 설명하고 있으니, 모를 경우 참도하면 되겠다.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한 친절한 배려인 셈이다.
요리사의 24시간! 아침부터 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하루를 통째로 보여준다. 꼼꼼하게 읽으면서 머릿속에 책의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면 요리사에 대해서 보다 선명하게 알 수 있다. 그만큼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준다. 어떻게 보면 너무 세세한 설명들이 많아서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요리사와 주방에 대해 생판 모르는 수준이기에 꼼꼼한 설명이 반갑다.
요리와 함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더욱 정겹다. 요리사들로 북적거리는 주방에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불협화음으로 인해 티격태격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하모니를 내기 위해서 협력한다. 그리고 그 협력이 절묘하게 완성될 때 식당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