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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죽음
리사 오도넬 지음, 김지현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벌들의 죽음
세 명의 주인공들이 나온다. 한 명의 시각에서 보지 않고 세 명이 각각 바라보는 방향들이 잘 조명되어 있다. 그렇기에 하나의 사연에 대해서 그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잘 느낄 수 있다. 이런 흐름의 장르책 삼우인기담을 예전에 읽어 본 적이 있다. 그 때 당시 참으로 신선한 방식이라고 느꼈다. 예전에는 쉽게 찾기 힘든 구조였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런 흐름들이 다소 평이해졌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면 알 수 있듯 주인공들이 많아졌다. 준조연도 거의 주연급의 대사와 역할을 하고 있다. 책에서 한 명의 주인공을 두지 않고 세 명을 등장시키면 보다 입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그런 입체구도를 보면서 더욱 흡입력이 만들어진다. 물론 구도를 잘 살릴 수 있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괜히 중구난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책은 참으로 절묘하게 이런 구도를 살려나간다.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이유는 부모에게 학대와 방치를 당한 두 자매와 옆집에 사는 고독한 노인들 그리고 어렵게 흘러가는 주변상황들이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어렵고 절망적인 상황을 세 명이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노인은 별다른 힘이 없고, 두 자매 역시 마찬가지라고 느꼈다. 하지만 이 세 명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면 어려고 힘든 일들이 풀려나갈 수 있을까?
헉뜨! 책의 표지와 그림들이 참으로 우울하다. 눈을 가린 소녀들, 해골들이 그런 부분을 극단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절망적이고 암울한 두 자매와 부모님들의 시체들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참으로 극단적인 일들에 대해 두 자매가 번갈아가면서 입체적으로 상황을 알려준다. 부모의 시체를 두 자매가 뒤뜰에 직접 묻는데, 그 안에 비밀이 있다고 소록소록 비쳐준다. 무언지 모를 비밀 때문에 두 자매는 다른 사람들에게 부모의 죽음을 알리지 않는다. 아니, 못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건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키로 작용한다. 무엇이 답인지는 직접 알아내는 것이 좋겠다. 영화에서처럼 미리 알려주면 재미가 반감되는 법이니까.
주인공들의 사연과 이야기는 전체적인 뼈대에서 다소 난잡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난잡하고 잡다한 내용들이 절묘하게 연결된다. 이런 부분이 더욱 이야기를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전체적인 음산한 이야기의 뼈대는 보통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난잡하고 잡다한 부분은 바로 일반인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웃음 코드가 녹아들어 있다. 비급 코드라고 할까? 두 자매의 행동에는 유머가 있다. 그 때문에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각해질 수 있는 부분이 갑작스럽게 만담으로 연결된다.
두 자매를 지켜보고 있는 노인이 등장한다. 노인이 바라보는 두 자매는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안타까운 처지이다. 두 자매의 행동이 노인의 시각에는 참으로 다르게 보인다. 진신을 알지 못 하면 보이는 만큼 보는 법이다.
서로 떨어져 있던 두 자매와 생판 남인 노인의 삶이 천천히 하나로 엮인다. 하지만 두 자매 아버지의 죽음에는 비밀이 있고, 그로 인해 어두운 접근과 사회적인 복지제도의 접근이 발생하게 된다.
세 명의 주인공들은 최소한 무엇 하나씩이 결핍되거나 부족하다. 그리고 그런 부족한 부분을 서로 엮이면서 채워나간다. 그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이 녹아들어 있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관계라고 해도 갈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면서 사랑하고 평온해진다.
책은 그런 관계를 반복해나간다. 비밀과 진실을 천천히 알려주는 부분도 흥미롭지만 세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관계가 진국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