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김봉석 지음 / 북극곰 / 2015년 4월
평점 :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책을 보려고 마음먹은 건 그동안 보거나 느꼈던 영화나 만화책, 소설책 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중문화의 거대한 흐름에서 표류하면서 느꼈던 저자의 생각을 공유하고 또 무엇이 다른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걸 떠나 어리고 젊었을 때 보고 느꼈던 추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는 책의 제목인 동시에 독자의 대중문화 표류기인 셈이다.
적어도 이 책을 보는 대다수 독자들은 본인들이 보고 느꼈던 걸 경험하기 위함이 아닐까?
그냥 그렇다는 점이다. 아니어도 상관없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일 뿐이다.
저자가 글을 들어가기 전 소개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중문화 표류기! 여기에서 대중문화는 싸구려, 쓸모없는 오락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대중성이라는 부분을 강조하면서 예술적인 부분을 깎아먹는다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렇지만 이런 대중문화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순문학보다 대중문화가 더욱 많은 사람들과 접한다. 그리고 재미가 있기에 사람들이 더욱 빠져든다.
그 빠져드는 힘은 대체 무엇에서 나오는 걸까?
책에 등장하는 대중문화들 가운데 보거나 읽고 느꼈던 부분은 크게 공감이 온다. 하지만 못 보았던 내용들은 사실 공감이 많이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제목이 완전히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은 말 그대로 저자의 대중문화 표류기였다. 표류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찌꺼기들을 고스란히 글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건 추억과 함께 지내온 어리고 젊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그 시절의 이야기를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저자의 감정이기에 공감하지 못 하는 부분도 있다.
저자는 대중문화의 위치를 구태여 높이지 않는다. 냉정하게 바라본다. 대중문화는 오랜 시간 들여다볼 작품이 많지 않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대중문화 작품들 가운데 상당수가 킬링타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킬링타임은 작품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저 시간을 때우는 데에 만족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킬링타임에는 몽상과 함께 행복이 녹아들어 있다. 대중문화에는 막강한 힘이 깃들어 있다.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순문학보다 대중문화가 더욱 사람들에게 가깝다. 그 가까움이란 건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
순문학의 제목이나 저자의 이름은 몰라도 성룡과 성룡 출현 영화작품은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이건 비유일 뿐이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순문학의 힘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니까 말이다.
캬아! 이소룡이 책에 등장한다. 강한 것은 아름답다는 말이 나온다. 흐흐흐흐! 이것 때문에 한때 쌍절곤이 무척이나 유행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불티나게 팔렸다. 아이들과 쌍절곤을 돌리면서 놀았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이소룡을 몰랐지만 쌍절곤은 알았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고 난 뒤에서야 이소룡이 쌍절곤을 휘둘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무 것도 모르는 코흘리개 아이에게 쌍절곤을 만지게 할 정도로 대중문화의 힘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대단함이 추억과 감정으로 향기처럼 남아서 계속 퍼지고 있다.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대중문화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삶이 흘러간다. 단순히 딱딱한 책이라고 여겼는데, 완전 오판이었다. 딱딱한 책이었으면 책장 넘기기 힘들었을 텐데,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느꼈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줘서 무척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