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장의 전당표 - 전당포 주인이 들려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29
친쓰린 지음, 한수희 옮김 / 작은씨앗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스물아홉 장의 전당표

 

무척이나 흥미로운 책이다. 전당포 주인이 30여 년 동안 경험한 내용 가운데 29가지 내용이다. 전당표는 전당포에서 사용하는 표이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간간히 눈에 띄기도 한다. 무한도전에서도 등장하기도 했다. 물건을 맡기고 잠시 동안 돈을 빌릴 수 있는 전당포는 예전에 tv에 자주 등장했던 공간이다. 전당포에 들리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들이 있다. 돈에 얽혀 있는, 참으로 짙은 감정들이 전당표에 녹아 있다. 그런 감정과 사연들을 전당포 주인이 들려준다.

모두 3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1장의 다섯 번째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 정을 담고 있어서 그런가? 책 안에는 모두 정이 담겨져 있다. 그렇지만 가장 앞의 1장에 정이 더욱 담겨져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저자도 그렇게 1장을 표현하고 있다.

아들이 자주 사용하는 피아노를 아버지가 사업 때문에 잠시 맡긴다. 아들이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단순히 음악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아이는 자신의 아픔을 피아노를 통해 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저자가 알게 된다. 전당포에 와서 아이가 피아노를 치게 되면서 저자는 전당포 영업 이래 처음으로 경영적인 부분에서 고민을 한다.

물건을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전당포다. 은행이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빌려준 돈을 받기 전에는 결코 물건을 주지 않는다.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법칙을 처음으로 깨뜨린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직접 겪으면서 돈보다 우선하는 걸 찾아낸다. 그러면서 돈을 빌린 아버지에게 충고한다. 그 충고를 아버지가 받아들였는지, 아니면 살아가면서 나름 느끼는 것이 있는지 여자 친구도 떼어낸다. 여기에 어떤 다른 사유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짧고 간단하게 적혀 있기에 짐작하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각설하고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좋게 이야기가 끝난다. 해피엔딩인 셈이다. 역시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이 보기 편하고 좋다. 슬픈 이야기는 괜히 뒷맛이 씁쓸하다.

전당표에 녹아들어 있는 내용들은 감히 돈으로 살 수 없는 감정과 사연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돈 때문에 판 것도 있고, 돈이 아닌 사연과 감정 때문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모두가 돈을 위해서 전당포를 찾아가는 건 아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고, 어떻게 이런 우연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웠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이 바로 인생사다. 인생사가 팍팍하지 않고 정겹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땀을 흘려야 하는데, 요즘 들어 늘어져서 문제이기는 하다. 반성하고 열심히 땀 흘려야겠다.

책을 보면서 상도가 떠올랐다. 명대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인은 돈이 아닌 사람을 남긴다고 했던가?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 돈이 아닌 사람을 깨닫는 공간이 바로 전당포라고 한다. 전당포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날까?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낮은 위치에 있다. 약간 과장하면 그들의 사연은 눈물 없으면 듣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멀리서 볼 필요도 없이 바로 우리 옆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짙은 울림이 있다. 그렇지만 항상 힘들지는 않고 희망이 도사리고 있다.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리면서 사람들은 희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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