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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누가 듣는가 -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동효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평점 :
노래는 누가 듣는가
사랑이 무엇이냐? 눈물의 씨앗……. 노래의 가사이기도 한 내용이 소설에 딱 들어맞는다.
황산벌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인 책은 묵직한 사랑의 무게를 알려준다. 그리고 그 사랑에는 선악의 없어 보인다. 선의 이면에는 악이 있고, 악의 이면에는 선이 보인다. 모두 자기가 바라보는 사랑의 아픔과 행복이 녹아들어 있다.
5년의 구상과 집필을 통해 만들어진 책은 깊이가 남다르다. 엄청난 내공이 깃들어져 있다고 할까? 저자가 기수련까지 했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감상이 삼천포로 빠지고 있지만 실제 책을 읽고 난 느낌이 그렇다. 무협의 고수처럼 책에는 깊이 있는 심득이 실려 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술에 취한 아버지로부터 구타를 당한다. 그로 인해 심신에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말더듬이 현상이 생긴 것이다. 척박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의 정신은 피폐하다.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스스로를 가둬둔다. 폭력에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의 현실이다. 부모의 영향 아래 있으며 스스로 행동할 수 없는 아이들은 고스란히 폭력에 노출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적나라하게 책에 드러난다. 이런 아픔을 가진 아이는 한 명이 아니다. 학교에는 수다를 떠는 개둥이라는 아이가 있다. 활발하게 행동하면서 노래 부르는 개둥이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로 넘쳐난다. 그런 개둥이에도 아픔이 넘친다.
주인공 오광철은 말을 줄이면서 아픔을 승화시켰고, 개둥이는 많은 말을 통해 아픔을 승화시켰다. 저마다 다른 형태를 취했지만 아픔을 나름대로 받아들이면서 이겨내려고 하는 것이었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한 둘은 친구가 된다.
여기에 학교 폭력 문제를 끼워 넣었다.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보듬어 안지 않고 더욱 압박하는 아이가 요즘 들어 문제로 대두된다. 약육강식! 약한 자가 먼저 잡아먹히는 법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학우들 사이에서도 약육강식이 판을 치고 있는 듯 하다.
말을 더듬는 오광철은 대학교와 군대에서도 문제가 된다. 말더듬이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대놓고 싫어하는 자들도 틀림없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유없이 멸시를 하는데, 군대의 상사가 바로 그렇다.
책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들을 노골적으로 풀어놓는다. 불행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말더듬이가 된 오광철은 군대에서도 고통받고, 전역을 하고 나온 뒤에도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 이처럼 불행할 수가 있는가! 불행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겠다.
그러나 인생에는 굴곡이 있는 법이다. 한없이 불행한 것 같은 주인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여인이 등장한다. 아파하는 주인공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포근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 한다.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여인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나 그 여인은 여전히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이 따뜻함이 오광철의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주게 된다.
따뜻한 씨앗이 얼어붙은 대지에 심어진 것이다. 얼음이 녹게 되면서 말더듬이 현상이 사라지게 된다. 사랑을 받지 못 해서 생간 말더듬이는 사랑으로 인해 치유된다. 그렇지만 척박하게 자랐을 때 생긴 피폐가 주인공을 뒤따른다. 미친 듯이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 길이 비뚤어졌다. 잘못된 길로 가면서 주인공은 다시 말더듬이 현상이 생겨난다.
오광철은 자신의 근원이 가정을 찾는다. 그리고 부모에 얽힌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왜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서 미친 듯이 아내와 자식을 팼는지……. 어머니는 왜 맞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다. 한쪽에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사랑이고, 다른 쪽에서 보면 잘못된 만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하나로 묶인 인연으로 인해 오광철이라는 결실까지 세상에 내놓았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불행한 가정생활을 보낸 부모님과 나름(?) 화해한다.
그로 인해 가슴에 쌓여있던 차가운 마음을 내보낸다. 그러면서 따뜻하게 출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아픔을 완전히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