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잠실동 사람들

 

잠실동 사람들은 사람들의 욕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제목에서 알려주듯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다. 모두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그들은 저마다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 잠실동이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의 욕망이 서로 얽혀서 춤을 춘다. 인간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욕망의 사회적 동물이다.

책은 처음 부분은 강렬하다. 사회적인 문제를 툭 던진다. 대학생 등록금과 성매매! 성을 사는 남자의 욕망과 돈 때문에 성을 파는 대학생의 욕망! 남과 여의 욕망이 서로 얽힌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유를 위해서 만났다. 그들 사이에는 갑과 을이 형성된다. 그리고 그 갑과 을이 또 다른 사람과 만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사람의 동선에 따라 진행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개인적 취향에서 안타까운 점은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아니, 등장인물들마다 모두 저자가 엄청난 힘을 실어줬다는 점이다. 그들 모두가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혹은 뉴스에서 들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만큼 저자가 힘을 쏟아서 만들어낸 생생한 인물들이다. 취향에서 약간 벗어나지만 그걸 떠나서 책은 분명히 재미있다.

요즘 들어 갑을관계가 자주 등장한다. 책에서도 그런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살아가면서 신분이 나뉘는 건 당연하다. 모두가 평등하다고 하지만 신분과 재력 등에 의해 사회적 계층이 갈린다. 오히려 신분사회였던 과거보다 더욱 심한 차별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현실이다.

페이지가 훌훌 넘어간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책은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학군 좋은 잠실이라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식의 교육에 참으로 열성적이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만 그 최선에도 계층이 갈리게 된다. 그리고 그 최선으로 말미암아 자식들에게도 계층이 구분된다. 이른바 부의 대물림, 혹은 가난의 대물림이 학업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부모의 대에서 뿐만이 아니라 자식들에게서도 내려가는 신분! 이로 인해 각자의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욕망이 강렬하게 일어난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식들에 대한 욕망이 다른 나라보다 한층 더 강렬하다. 자식들에게 자신의 못 다한 욕망을 꽃피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노력과 지원이 자신들의 한계 이상을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낮은 곳이 아닌 높은 곳을 바라보는 존재! 욕망과 탐욕으로 인해 만족하지 못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뱁새가 황새 따라하려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물론 이건 비유일 뿐이다. 이런 경우가 있다는 말이고, 책에서 학업 외에 성형 등의 부분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갈린다. 생각은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이 아니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상황에 진짜 빠져들지 않으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백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참으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서술한 등장인물들의 욕망은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저마다의 처지에서 욕망, 즉 마음의 욕구에 의해 행동한다. 그리고 그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다. 좋은 의미에서든 혹은 나쁜 의미에서든 말이다.

책은 논픽션이지만 픽션임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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