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니엘로의 날개
에리 데 루카 지음, 윤병언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라파니엘로의 날개

 

문학수첩에서 출간된 라파니엘로의 날개는 눈에 확 들어왔다.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앞부분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눈에 들어와서 박히는 활자들이 뇌리에 그대로 각인된다. 읽기 편하면서 단어 하나하나 저마다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단순히 흥미 위주로 읽는 소설책이 아니라고 보인다. 독자에게 주는 여운과 감동이 남다르다. 적어도 내가 느끼는 바는 그렇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다. 열세 살 소년이 일기처럼 써내려가는 글이다. 그렇기에 쉽게 읽혀지고, 소년의 내면까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남의 일기를 보는 건 흥미롭지 않은가! 자식의 일기라도 몰래 훔쳐보면 안 된다고 배우기는 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건 변함이 없다.

 

열세 살 소년의 삶은 가난하다. 그의 집 식탁에는 값이 꽤 나가는 물고기 사라고가 올라오는 일은 없다. 주로 멸치가 올라온단다. 가난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가난한 집 소년은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마친 뒤에 목수의 일을 시작하게 된다.

 

일기 형식으로 쓰여 있기에 호흡이 무척이나 짧다. 그렇기에 더욱 집중이 편하다. 짧게 집중하고 생각하며 떠올릴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소년의 여자 친구도 등장하고, 친구이자 스승겪인 유대인 곱사등이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강제적으로 이탈리어에 대한 공부를 했다. ~! 몰랐던 이탈리어 단어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다. 실생활에서 쉽게 사용하면서도 이탈리어 인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알게 됐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이 있다.

 

담담하게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년의 내면이 무척이나 자유스럽다. 경계를 정하지 않은 자유, 혼돈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가감없이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기준을 잡아나간다. 소년의 눈높이로 여러 가지를 보게 되면서 읽는 독자도 함께 따라간다. 가볍다고 느낄 수 있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지만 깊이 있게 파고들면 무겁게 전해진다. 매일 오전 한 시간씩 성서를 읽는다는 작가의 삶이 책 속에 들어가 있다. 깊이 있는 통찰력과 사유가 책에서 향기처럼 뿜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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