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태병 동화집
정태병 지음, 이동순 엮음, 이문주 그림 / 소명출판 / 2014년 12월
평점 :
정태병 동화집
정태병 동화집은 오래전의 동화들 이야기이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지금 읽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동화의 가르침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 활자가 크고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어 더욱 편하게 읽힌다.
일남이의 그림에는 우직한 바보(?) 이야기가 나온다. 그림 잘 그리는 아버지 가르침을 백 가지 가운데 겨우 두어 마디 귀담아 듣는다. 그것도 얼마 안 가서 잊어버리고 마는 바보이다. 여유 시간 없이 하루에서 몇 군데씩 학원을 다니면서 치열하게 공부하는 아이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귀담아 듣는 건 얼마나 될까?
모두가 공부를 잘 하는 건 아니다.
일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는 법! 꼴찌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일남이는 공부를 못 해서 집에서 갖은 구박을 받는다. 헌누더기만 걸치고 산에서 나무나 하는 머슴 아닌 머슴이 된다. 일남이는 서러워하며 산에서 나무하고, 동생인 이남이는 좋은 옷을 입고 집에서 편안하게 그림 공부를 한다.
서럽겠다.
공부 못 한다고 해서 감정마저 못 느끼는 건 아니다. 아이의 아픔을 잘 감싸안아줘야 할 텐데, 일남이 부모는 너무나 매정했다.
그런데…….
그런 부모의 심정이 간혹 이해가 될 때가 있다. 자식이 공부 잘 했으면 하는 마음을 부모들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남이의 아픔과 부족한 점을 부모들이 더욱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어땠을까?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림 잘 그리는 일남 아버지 석산에게 임금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한다. 석산이 좋은 그림을 그리고 위해 고심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 사이 주인공 일남이는 나무를 한 지게 하지 못 했다고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화가 난 일남이가 임금이 하사한 비단에 그림을 그리고 도망간다. 귀한 비단에 장난을 친 일남이 때문에 석산이 드러눕는다.
임금이 직접 하사한 비단에 함부로 그림을 그렸으니 참으로 큰일이다. 과거에 이런 장난은 구족이 멸문을 당할 수도 있는 커다란 잘못이다.
그런데…….
장난처럼 그려진 그림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강을 그린 그림에서 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캬아!
사실 바보라고 구박받던 일남이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능력자 화가였던 것이다.
그제야 잘못을 깨달은 석산이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한다.
사실 부족한 아이라고 해도 그만의 장점이 있는 법이다. 아이들은 그만의 아름다움과 반짝거림이 있다. 그걸 옆에서 잘 지켜보면서 살펴보고 가꿔져야 한다.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에 아이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
길지 않고 짧게 이어지는 내용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쉽게 읽히면서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교훈들이 머릿속에 콕콕 들어박힌다. 동화책을 읽으면 머리가 편안해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정태병 동화들을 처음 읽어봤는데 오래 전에 집필됐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다.
그만큼 21세기인 지금 읽어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짧은 동화들로 이뤄져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더욱 적당해 보인다. 책 읽기에 도통 흥미를 갖지 못 하고 있는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