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남긴 증오

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 공민희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0월

당신이 남긴 증오

인종차별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 이 이야기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해갈 만한 부분을 담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동시에 외국에서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한민족이라는 울타리에는 균열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들어온 자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사실 심각한 부분이 많다. 언어에도 이런 부분이 많이 있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인종차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한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고 사망한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뉴스에서 간혹 보게 되는 이야기이고, 경찰이 재판에 넘겨지고, 배심원들이 내린 결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대부분 총을 맞는 자는 흑인이고, 총을 쏜 자는 백인이다. 흑백의 갈등! 백인 경찰이 무죄를 받기 까지 흑인들은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려고 한다. 폭동! 대부분 폭동으로 이어지고,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버리고, 군과 경찰들이 출동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인종차별을 비롯한 증오가 남긴 결과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극심한 갈등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아파한다. 피해자들의 아픔과 그를 치유해가는 과정, 그리고 흑백갈등이 있는 반면 또 조화롭게 화합을 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 이 책의 묘미이다.

갱! 마약을 팔고 어두운 과거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총에 맞는 게 정당화되는가? 우리가 보고 듣는 건 극히 일부분의 면이다. 어떤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참으로 쉽지 않다. 뉴스를 비롯한 언론으로 접한 극히 적은 정보만으로 하나의 사태를 단정 지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그런 선입견은 어떻게 보면 이미 배경으로 깔려 있는 증오가 있을 수도 있다. 경찰의 총에 죽은 흑인을 두고서 대립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 있다. 살아오면서 축적된 경험으로 사람들은 판단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건 그 개인에게 있어서는 정당화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에 있어서 혹시라도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는 심각하게 고찰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만들어내고 있는 증오!

그 증오의 깊이를 깨닫다 보면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게 모르게 토해내고 있다는 증오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조금 더 마음을 넓게 크게 해야겠다.

당신이 남기는 증오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