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주 가는 길 - 사진가 김홍희의 다시 찾은 암자
김홍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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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주 가는 길

 

참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사찰을 눈으로 보고 활자로 이해할 수 있다. 앞에서부터 정독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한 부분만을 살펴도 그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함이 있다.

읽는 것보다 보는 부분이 더욱 많다. 활자 지면보다 많이 차지하고 있는 흑백사진은 보는 자체만으로 황홀하다. 흑백 사진 특유의 맛과 멋이 살아 있다. 사진을 바라보면 그 곳으로 훌쩍 떠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전통사찰을 많이 찾아가 보지는 않았지만 들릴 수 있는 곳은 방문했다. 그곳들에서 찍은 사진과 책에 실린 사진은 참으로 다르다. 사진들과 글에는 상무주, 더 이상 갈 수 없는 가장 높고 고귀한 곳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암자들로 달려가고 싶다. 그 발걸음이 곧 상무주로 가는 길이기도 하겠다.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책 속에는 마음에 와닿는 글귀들로 가득 넘쳐난다. 불문 특유의 가르침과 세상에서 통하는 진리, 그리고 삶의 구수함 등이 흐른다. 이런 친숙함과 따뜻함, 고요함 등으로 인해 암자와 불문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사찰로 향해 가는 것도 좋겠다. 그럴 여유조차 없을 때, 이 책의 사진을 접하면 마음의 평안을 직간접적으로 향유할 수 있겠다. 암자를 향해 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발걸음에 현재와 미래를 두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과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여행이란 결국 자신을 되돌아보는 길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상무주 가는 길은 결국 자신을 성찰하는 방편인 셈이다.

몸과 마음을 부양시키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 그리고 현실에서 안주하고 있을 때 등 정신적으로 궁핍해짐을 경험하고는 한다. 풍요로운 정신을 만끽하고 싶을 때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져다주는 깨달음 등을 주기도 한다. 부산과 속초 바다를 인접한 사찰을 방문했을 때 그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에 감탄을 그칠 수가 없었다. 자연의 진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경이로움이 넘친다. 이 책에는 그런 경이로움을 조금이라도 더 녹여내기 위한 글과 사진들이 있다. 저자가 보고 기록한 자연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이번에 남해로 여행을 떠나는데 상무주 가는 길의 사찰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다. 그 길 위에서 나를 돌아보고 또 주변을 함께 어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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