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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오기 전에 - 죽음 앞에서 더 눈부셨던 한 예술가 이야기
사이먼 피츠모리스 지음, 정성민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어둠이 오기 전에
제목대로다. 어둠이 오기 전에. 한 사내의 이야기. 담백한 어투로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영화처럼 머릿속에 떠오르게 만드는 힘이 책에 있다. 그리고 그것보다 한 사내의 진솔한 감정이 그대로 책에 녹아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불치병에 걸렸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행복하던 인생이 깨어져 나간다면?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런 주인공들의 한 명이기도 하다.
병은 갑자기 찾아오기도 한다. 전조가 있을 때도 있지만, 느닷없이 찾아오는 병은 엄청난 불청객이다. 현대의술이 발달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몇몇 병은 치료법조차 제대로 발견되지 않았다. 루게릭병! 이 병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집안에 병자가 있으면 그 슬픔과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제목에서 어둠이 풍겨오는 건 이런 부분이기 때문이다.
불치병! 여기에는 절망스런 부분이 너무나도 크다. 희망은 없을까? 그 희망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만드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그리고 그 개인의 가족, 사회 등의 이야기인 셈이다.
악화되어가는 병 속에서 희망을 찾아 대륙을 횡당하고, 비행기를 타고 넘나들어 보자. 그 희망은 끝은 어디로 연결될까? 삶을 비추는 햇살과도 같은 이야기를 꿈꾼다.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면 정말로 좋겠다.
이 책에는 희망이 있다. 그러고 또 절망도 공존하다. 죽어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죽음을 담담히 바라볼 수 있다는 데에는 엄청난 무언가가 필요하겠다. 이런 상황에 처했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행복과 희망 등도 비슷하다. 걸을 수 조차 없는 몸에서 평온을 찾을 수 있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평온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담담하게 관조할 수 있을까? 정말로 사라진 것일까?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건 대체 무엇일까?
나는 아직 살아있다.
공포인 죽음과 싸운다.
저자의 담담한 이야기는 처절한 삶의 투쟁기인 동시에 삶의 기록, 그리고 외침이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진솔함 그리고 투쟁 등이 가득 넘쳐난다. 행복으로 비상하기 위해 투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빛이 난다. 어떤 이야기라고 해도 처절한 한 사람의 투쟁은 그만큼의 멋이 있는 법이다. 어둠이 오기 전에 빛은 더욱 강렬하게 번뜩거린다.
죽음이 백척간두에 덮쳐 온 저자의 경험을 보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빛나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너무나도 평온한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기도 하다. 너무 평온한 나머지 지루함을 느낀다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책은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 내면을 성찰할 기회를 준다.
참으로 많은 것을 느껴주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