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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 20대 암 환자의 인생 표류기
김태균 지음 / 페이퍼로드 / 2018년 5월
평점 :
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자신을 사랑하라! 여러 곳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 하지만 정작 그 방법을 스스로 깨닫는다는 건 쉽지 않다. 한 없이 가라앉아가는 느낌! 그런 어둡고 음습한 감정은 늪처럼 사람을 빨아들인다. 아픔은 정신적일 수도 있고, 육체적일 수도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떨어지지 않고 함께 돌아다닌다. 암 환자의 아픔은 짐작만 할 뿐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 당사자가 아니면 그런 아픔을 모두 안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암으로 9년 동안 고생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사실 일기나 마찬가지다. 대단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진심이 녹아들어 있다. 진솔한 감정이 그대로 실려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마음에 깊숙하게 날아와서 꽂힌다.
저자의 담담한 이야기에는 삶을 달관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이 실려 있다. 지독한 아픔을 겪고 있는 저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픈 삶을 사랑하고 있다. 그런 걸 보면서 감탄하고 또 배우고 느낀다. 그런데 감정이라는 건 이성적으로 이해해도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정작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조차 감정에 휘둘릴 때가 많다. 머릿속으로는 분명 이해하는데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마음의 조금이나마 더 깊숙하게 느낄 수 있는 일상다반서의 이야기이다.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들에는 감정들이 녹아들어 있다. 삶의 무게가 실려 있는 것이다. 아직 젊은 저자이지만 그가 걸어왔던 감정과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그건 무게가 글에 녹아들어 있다.
병자와 그를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 사실 정형화되어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겠다. 여기에서 감정이입을 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다.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사실 책을 통해 느끼고 본 부분은 아주 적다고 봐야겠다.
심란한! 어두운 감정! 절망!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그 자연스러움은 또 부드럽게 긍정적인 부분과 이어지기도 한다.
아파하면서도 삶을 느끼려고 하는 부분에서는 참으로 야릇함을 느껴야만 했다. 아프면서 노가다를 한다고? 흠! 이건 뭐냐? 사실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밑으로 떨어져 내리고 또 떨어져 내리는 게 싫기 때문일까? 야릇한 느낌은 여전하다.
답답할 때 산책을 하면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는 한다. 이런 느낌을 병원을 가면서 느낀다면? 세상에 가기 싫은 곳 두 군데를 꼽으라고 하면 경찰서와 병원이라고 한다. 그런 병원에서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는 건 참으로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치유를 받는 병원이지만 저자는 참으로 음산함을 느낀다고 한다. 음! 그럴 수 있는 부분이겠다. 아파하는 자의 눈에 비친 진솔한 세상의 일부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