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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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대량살상무기 수치심에서 나를 찾아가는 방법
 
 
 
 
 
대량살상 수학무기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으로 한동안 서점에 방문할 때 눈길을 끌던 책이 있다.
수학이라는 과목에 트라우마가 있어 수학책 근처에는 웬만하면 접근할 엄두를 멋내지만 무기라는 제목이 끄는 힘은 강렬했다.
물론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위시리스트에 책 이름이 올라가는 일을 막지는 못했다.
 
수치심을 산업계가 어떻게 악용해 먹는지 적나라한 이면을 보여준다는 책의 저자 이름이 묘하게 익숙했더니 바로 수학무기를 저술했던 바로 그 수학자였다.
 
연관성이 없는 제목이고 내용이지만, 순서와는 반대로 셰임 머신을 읽어 나가며 평상시에 느끼지 못했던 여러 측면의 생각들이 교차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됐다.
 
어떤 상황에서 든 수치심을 느끼고 싶어할 사람은 없다.
무리를 꾸리고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비난받고 소외되는 추방의 길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에 강자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아양을 떨다 가도 기회가 된다면 가차없이 적의 목을 따러 덤벼드는 밀림의 법칙이 인간세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정신에 집단의 규율과 금기는 DNA 위에 문신처럼 보존된다.
개인의 생존뿐 아니라 집단의 생존에도 정해진 테두리를 지키고 그 안에서 복종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일은 필수과제가 된다.
 
거대한 자연에서 한낱 몸짓 작은 포유류에 불과했던 인류가 집단의 힘을 과시하며 위협성을 키우고 지역을 장악하는데 수치심과 소속감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수만 년 유전자에 새겨진 집단역학은 남들보다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특정상태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갖게 만들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강은 물론 자신의 생명까지도 걸어야 될 정도로 소속 안에서 인정받기 위한 인간의 투쟁은 처절하다.
낙인 찍히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에는 힘든 조건을 지켜야할 사람들조차 마다할 수 없게 되었고, 충분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자들은 끝없는 불안과 조바심에 생명을 단축시키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다.
 
더욱이 원시시대의 종족 보호를 위한 행동들이 사회와 과학의 발전으로 복지 차원의 테두리 정도로 위협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도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이들에게는 일상은 죄악을 짊어진 죄수의 심정이 되게 만든다.
 
문제는 이런 심리상태에 극복하기 위해 지나친 고통과 비용의 수반을 원하는 자들은 바로 기업이라는 점이다.
사회구성원으로 부족한 부분을 대체할 수도 있고, 사실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의 상태를 마케팅을 통해 불안감을 키워 극복하지 않으면 영원한 주홍글씨가 새겨질 수 있다는 허상의 공포를 심어 놓는 것이다.
이것이 기업의 철저한 전략과 돈벌이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노화된 몸을 놀리는 박쥐날개라는 용어를 이 책에서 처음 만나게 되지만, 아직 생소한 비아냥이 한국 사회에 유행하게 되리라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동질 집단에 속하지 못했을 때 유달리 불안해하고 체면에 목숨을 거는 한국인들에게 노화의 징표가 놀림거리의 대상이 된다면 성형산업은 노다지의 땅을 발견한 것 아니겠는가?
 
저자를 오랫동안 괴롭혔던 비만에 대한 업계의 실체는 충격을 가져다준다.
숫자와 통계에 장난질을 쳐 대고, 상당수의 고객들이 요요 현상을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버리는 프로그램 이후의 삶을 난도질하고 숨긴다.
돈벌이에 활용하 선별된 데이터와 예쁘게 변모한 모델 같은 고객이 화면에 등장하여 몸집이 크다는 일은 죄악이라며 손가락질하며 수치심을 극대화하고 공포감을 유발시킨다.
 
건강상의 문제는 유발할 수 있지만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낄 필요가 없음에도 바비 인형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잘못된 사회인식을 퍼뜨리고 수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의 두려움을 흡수해 버린다.
 
TV프로그램은 물론 제약, 에어로빅 등 다수의 업체들이 카르텔을 결성하며 비만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고객들을 후킹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성형중독도 예외는 아니지 않은가?
강남 곳곳에 비슷한 모습의 미인들이 일반인들의 못생김을 비난하고 죄악시한다.
그리고 수술을 강권한다.
수치심을 증폭한다.
 
10대 초반 소년소녀까지 다이어트의 대상으로 삼는 기업들이 성황을 이룬다는 미국 사례는 수치심을 이용한 악행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의심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나 자신 스스로  지나친 자기 비난과 위축된 일들은 없었는가 점검하게 된다. 열등감이나 모자람을 탓하는 몇 가지 상황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깨닫게 되는 점은 이 역시 나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와 기업의 마케팅에 오염되어 버린 정도가 심하다는 자각이다.
여러분도 그럴 것이다.
미에 대한 기준, 부에 대한 기준, 올바른 삶과 성공한 인생의 기준을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주관적으로 설정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는 누군가 주입하는 정보와 인지에 복종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콤플렉스로 여겼다는 과체중이 궁금해 사진을 찾아보았다.
분명 슬림 한 몸매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학을 무기로 만드는 명석함은 그녀의 몸짐과는 상관없이 아우라를 뽐내고 있었다.
사회의 다양성, 각자의 고유성을 지키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이제는 DNA에 각인된 수치심을 벗어 던질 때가 됐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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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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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쟁의 흑역사 : 흑역사는 그들이 만들고 결과는 우리를 고통에 빠뜨리다.
감추고 싶은 일은 꽁꽁 싸매어 깊은 강물 속에 던져 놓고 다시는 떠오르지 못한 게 무거운 돌이라도 매달아 놔야 한다.
문제는 낚시꾼 하나가 우연히 들어올린 상자 속의 비밀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게 되고 이야기거리로 퍼지기 시작하면 다른 낚시꾼들도 새로운 비밀을 들추고 싶어 여기 저기 낚시대를 던져 놓기 바빠진다.
 
흑역사 시리즈들이 딱 이런 케이스다.
교훈은 커녕 누군가 반복해서는 안될 페이지를 싹둑 잘라버리고 싶은 사건이 적절한 각색을 통해 비록 흑역사이지만 후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 실패의 가르침으로 전파할 수 있는 스토리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역사를 관통하는 왕의 결정과 전쟁들 사회 이슈와 기술의 발전 모두 실패를 기반으로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경제도 예외일 수 없다.
고대 시대는 물론이고 중세를 거쳐 대항해 시대에 이르며 세계의 교역이 국가의 위상과 암투와 섞이며 대혼란의 시대가 되었지만, 그 이후 경제라는 주판 알을 튕겨 세계 제 1의 대제국을 구축하기 위한 수많은 시도와 음모가 역사 페이지를 주름잡게 된다.
 


수많은 시도가 있었던 만큼 예쁘게 포장되어 성공사례로 뽑히는 사건들도 많지만,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착오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만든 실패는 은밀한 창고 속에 꽁꽁 숨겨 놨었다.
하지만, 이 역시 역사의 교훈을 얻기에 충분한 배움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책을 통해 경제학의 흑역사를 이해하고 당시로서는 훌륭한 선택이라고 믿었지만 어떤 요인이 실패를 뜨겁게 맛보게 이끌었는지 이해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
 
저자는 대항해 시대에 가장 유명한 교역 물이었던 후추에서 시작하여, 남북전쟁의 노예제, 석유를 위한 미국의 광기를 보여준 이라크로 우리를 인도한다.
보호무역으로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려 했지만 실패한 여러 사례와 미국과 대척 한 여러 강대국들의 뼈 아픈 실패기, 우리나라의 한일 무역분쟁까지 꽤 넓은 스펙트럼으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시장을 박살 내버리고 세계경제에 암울한 자살골을 넣어버린 흑역사는 시작은 창대 하였으나 끝은 보잘 것 없게 마무리된 지워버리고 싶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사건들의 총집합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제 봉쇄를 잘 못 내렸다 혼줄 나는 나폴레옹 챕터는 최근 우리 세대의 흑역사로 기록될 우-러 전쟁의 전형을 보여준다.
강력한 영향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봉쇄령이 그럴 싸 해보일지라도 세계 최강대국으로 자리 매김한 영국을 대상으로 호락호락 작전이 먹힐지 의문이 들지 않았을까? 비록 핵 보유국이 되었지만 작은 나라 북한에게도 쩔쩔매는 게 국제관계인데 한 시대의 풍운아는 이를 너무 무시했다.
심지어 동맹국 사이에서도 이탈이 일어났고 결론적으로는 양국 모두의 국민들만 피폐해졌다.
책에 삽입된 풍자화가 양국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식량 주권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적극 동감하는 대목이다.
국제사회에서 상대방에게 등을 돌리는 일은 한순간에 벌어진다.
최근 우리나라와 급속하게 관계가 악화되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였었는지 떠올려보면 아찔하기만 하다.
 
한반도를 언제든지 갈등의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두 나라와 척을 져서 어떤 효익이 있는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정치는 결국 국민들을 암흑으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식량과 자원이 무기화되는 2022년을 목도한 결과가 어떻게 우리의 미래를 위협할지 알 수 없다. 쌀조차 식량 자급화의 보호막으로 걷어버리는 정책은 더욱 아찔한 현실이 되어 목구멍을 압박하고 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을 벼랑 끝으로 몰아 결국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어내고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 젊은이들을 몰아넣은 영국과 프랑스의 욕심은 그 어떤 흑역사도 대적하지 못할 참사였다.
쥐를 몰 때도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주라는 속담마저 철저히 무시한 베르사유 조약의 대표자들은 독일이 굶어 죽을 때까지 순종의 양떼가 되리라 믿었던 건지, 아님 원수를 갚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걸 포기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세기 최악의 선택지로 귀결되고 말았다.
 
항공기를 둘러싼 미국과 유로의 보조금 논쟁은 모르고 있던 분야라 꽤 흥미롭게 읽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돌이킬 수 없는 벽을 만들고 있는 요즘의 모습과도 유사해 보인다. 과도한 시장개입은 결국 정치적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흑역사들을 왜 자꾸 간과하는 걸까?
 
어깃장을 놓은 일본과의 마찰은 과연 해결된 걸까?
No Japan 운동을 이끌었던 젊은 세대조차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 중 갈등의 한복판에 서있는 우리의 어려운 상황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마치 우리가 뭘 잘못한듯 머리를 조아리고 선물까지 넘겨가며 관계 정상화를 해요 하는건지 또다른 흑역사를 리얼 타임으로 쓰고 있는 건 아닌지 국민들은 독수리 눈으로 정치의 현장을 살펴야 한다.
 
경제의 흑역사로 입은 피해는 오로지 국민들의 몫이다.
상위계층들은 정치 경제가 혼돈에 빠질 수록 더 큰 수익을 획득한다. 그렇다며 그 수익은 어디에서 흘러온 걸까? 상황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수렁에 빠진 일반 서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 낭비되고 모아온 재산은 그렇게 주인이 바뀌는 방식이 바로 21세기의 새로운 계급 사회로 가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흑역사는 아닐지 우려스럽다.
 
과거의 흑역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가다 후반부로 갈수록 대한민국호의 불안한 미래가 투영되어 우울해졌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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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3.4 독서평설 2023년 4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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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한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내는 공감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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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3.4 독서평설 2023년 4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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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3년 4월호 : 서먹한 아이와 대화를 이끌어내는 공감의 창
 
 
 
 
 
아이와 정서적 교감은 꽤 큰 돈이 들어가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많이 할 수록 좋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성장하는 흐뭇한 시간의 성장 속에서 아쉬워지는 교류의 단절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돌파구를 찾는 일은 부모의 몫이다.
애플 뮤직 구독을 지원하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손쉬운 해결법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던 시절을 떠올리며 주제의 공유점을 찾아가는 효과 좋은 비법도 있다.
고등학생으로 진화하면 대화의 벽은 생각보다 두꺼워지지만, 그래도 분명 바람이 숭숭 들고 나는 구멍이 있다.
그 역할을 독서 평설이라는 잡지에게 부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중학교 시절부터 서점에 들르면 가끔 아이가 사달라고 내밀던 잡지인데 생각해보니 같이 읽어보는 일은 고사하고, 무슨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큰 관심이 없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가 읽는 책에 제안하는 콘텐츠의 넓이와 깊이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대화를 이어가고 미래의 진로 등을 고민하는데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책장을 넘겨보았다.
 
학업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문화, 시사 내용까지 골고루 편집되어 있어 성인이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학생들에게는 틀에 짜인 교과과정 속에서 나름대로의 바깥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다채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색깔 진한 기획들이 마음에 들었다.
 
최근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감독의 오래 팬인 나와 아이의 공통점이 될 수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아 이 페이지들은 그림만 보고 넘겼다. 나중에 블루레이로 출시되면 시청할 계획이다.
 


소아의료체계의 붕괴에 대한 르포는 기대 이상의 테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읽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사회 이슈이긴 하지만, 의대를 지망하고 꿈꾸는 아이들에게 미래 의료사회의 어두운 면과 어른들의 해법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의외의 선택이지만 좋은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인의 세계를 탐색하는 작업은 마찬가지로 진로의 방향설정에 큰 도움이 된다. 나 역시 학창시절에 광고홍보학과나 신문방송학과를 꿈꿨었고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는 정의감 빛나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뿐이었다.
어른이 되어 돌이켜보면 해당 학과 출신들이 걸어가는 직업의 세계가 만만치 않고 오히려 비겁함으로 펜을 꺾는 사례에 실망도 많이 하는 독자들이 늘어가는 냉엄한 현실도 바라볼 수 있었다. 광고대행사에서 오랜 세월 기획을 맡았던 광고 전문가 정상수씨의 인터뷰는 아이들이 막연히 광고라는 눈에 보이는 선망의 이면에 숨어있는 땀방울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24년 변경되는 학생부 활용법은 부모도 꼭 같이 정독할 챕터였다.
늘 상 교육제도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진화하지만, 정확한 정보와 대응책이 없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해당 내용은 추가적인 자료를 더 찾아봐야겠다.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섬을 건너며 바라보던 바다물의 어두운 심연을 기억한다. 인공 섬 위에 세운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을 만든 건축가의 이야기 또한 건축을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는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 숨쉬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다층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대 이상이었고, 전체적인 기획의 콘텐츠의 나열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미래 장래 직업에 대해 연계되어 설명되는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는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주말에 시간될 때 잡지 속에 내용과 연관된 대화를 이끌어볼 예정이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서로 상이하고 또는 공통된 의견을 공유하고 덧붙여 미래 학교와 학과 선택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방식이야 말로 함께하는 교육의 한 과정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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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숫자에 속을까 - 진짜를 가려내는 통계적 사고의 힘
게르트 기거렌처 외 지음, 구소영 옮김 / 온워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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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숫자에 속을까 : 사람 속 뒤집어 놓는 통계의 거짓말을 꿰뚫는 눈을 가지기 위한 시작
 
 
 
 
숫자에 강해지라는 주문은 대입 수리영역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는 기분 좋은 일보다 백배는 유리한 인생의 마법주문이 될 수 있다.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점원보다 빨리 계산하거나, 회사의 재정상태를 줄줄 꿰는 선배사원의 으스대는 모습도 좋지만,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정확한 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으뜸으로 뽑을 수 있다.
다만 여기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올바르게 숫자를 파악하고 숫자 이면에 숨어있는 제시자의 장난과 유도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선거철이 되면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여론조사기관까지 등장하며 지역별, 연령별 결과와 추세동향을 화려한 그래픽으로 보여주지만, 어쩌면 이들 중 일부는 진실을 호도하고 자신들의 원하는 정치색을 입히기 위해 면접 대상을 특정 층에 편중되게 선택하기도 한다.
절대적인 정확도를 자랑하는 결과는 나올 수 없지만, 숫자를 다루는 이들의 간교함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통계와 숫자를 바라보는 정확한 눈을 가져야 한다.
 
물론 어렵다.
고등교육을 받고 머리에 지식이 겹겹이 쌓인 누구라도 숫자의 장난에 바보가 되는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다.
 
세상을 정확하고 비판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공부를 하고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수밖에 없다.
노력하지 않고 매의 혜안을 얻는 일은 결코 없다.
 
책에서는 기본원칙 5가지부터 제시하며 당신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책의 서두부터 독자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보는 일기예보의 비 올 확률 30%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다들 하나의 답을 떠올리며 당연한 걸 왜 물어?라고 하겠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제각각 해석하는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그런 만큼 숫자를 제시하는 측에서는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야 하지만, 많은 경우 의도적 도는 생각없이 생략해버려 신뢰도를 바닥으로 추락시키게 된다.
 

통계를 잘못 해석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 존재하며, 책에는 사례를 통해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오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근래의 사례인 코로나부터 시작하여 축구선수들의 연봉문제 같은 상관관계를 잘 못 이해하는 경우도 많고, 시대가 흐름에 따라 통계를 구성하는 용어가 바뀌는 경우도 많다. 동독 시절에는 실업률이라는 의미자체가 없었다는 웃지 못 할 정치적 상황을 다른 시대와 비교하는 통계를 그려본다면 왜곡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올바른 통계에 대한 사고력을 키우는 일만이 위험에 빠진 숫자의 망령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자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절대적인 기준치를 설정하는 일부터 우리는 난관에 봉착한다.

책에서 사례로 보여주는 독일사람들의 새해 첫날 폭죽놀이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는 에피소드는 지극히 주관적인 데이터를 특정 조건에 반영하여 언론이 원하는 결과로 호도할 수 있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물이 얼음으로 바뀌는 온도가 바다 염분의 차이에 따라 지역별로 다를 수 있음에도 이를 기준으로 설정하여 평가하려는 시도를 한다면 애당초 맞는 결과를 도출하기는 힘든 상황이 된다.

이런 숫자의 농간을 인지하고 있을 때 우리는 조사결과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올바른 방향을 강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척도 기준도 숫자가 영향을 미치는 예민한 분야이다.

단순히 질병의 기준을 조금만 낮추는 행동만으로 관련 의료업계와 제약회사들의 수익은 폭증할 수 있다 이 숫자의 범위 조절로 환자수를 무려 3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저자의 제시는 과연 현대의 의료체계가 정당하고 올바를 수 있는가 의심을 품게 만든다.

대다수 의사들의 양심을 믿지만, 모두가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은 의사들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던가?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예방하고 질병을 추적한다는 의료의 고마움 조차 얼마든지 숫자의 영향력으로 헛된 꿈을 환자에게 줄 수 있다는 사례 제시는 슬프기까지 하다.

 

두 번 속는다면 사기꾼의 잘못이지만, 세 번 속는다면 그건 속는 사람의 문제다 라는 말처럼, 통계가 왜곡을 통해 사회를 오도하고 특정집단의 이익에 반영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부하지 않는다면 바로 우리의 문제고 결말을 책임져야 할 지 모른다.

책에 등장하는 크고 작은 사례들만 훑어봐도 정확하게 기준과 판단의 근거를 잡느냐의 따라 당장 나의 미래가 좌지우지된다는 당연한 결과를 인정하고 현혹되지 않는 훈련을 요구한다.

 

이런 측면에서 언론이 잘못된 통계 사례를 집어 나가는 독일의 모습은 부럽기까지 하다.

막대그래프를 의도를 가지고 일반 용례를 벗어나게 왜곡을 해놓고 버젓이 신문 지면에 실어버리는 데스크가 비난받지 않는 국내 언론 환경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오히려 언론이 통계를 조작하고 사람들을 속이는 기사를 남발하는 사회에서 건전한 비판과 미래를 위한 도약이 가능하기나 할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고 있던 결과가 사실은 거짓이었음을 깨닫아봐야 이미 버스는 떠나버린 걸.

 

우리 사회를 이끄는 통계의 폭넓은 행보를 마냥 즐겁게 봐서는 안되며, 비판적 사고를 숫자에 대입할 수 있는 지식을 챙겨야 한다는 다짐을 굳게 먹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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