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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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사라진 세상의 비극을 상상력으로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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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자본주의부터 세계대전까지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미야 오사무 지음, 김정환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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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화학 이야기 2 : 일상생활의 혁명을 이끈 화학사의 재미있는 여행 두번째 에피소드
 
 
화학은 우리 생활을 현대시대에 걸맞은 윤택한 문명의 이기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환경을 혁명적으로 이끌어와 왔다.
마트에 가득 찬 형형색색의 상품과 먹거리들은 화학의 손길을 거치지 않는 대상은 0에 수렴한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 취침 시간에 이르기까지 의식하지 못한 영역에서 화학은 절대신과 같은 엄중함과 진지함으로 우리 삶을 에워싸고 있다.
화학의 역사를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이 우연한 기회에 발명되고 발견되고 여러 사람의 손과 노력을 거쳐 과거와 완벽한 단절이 가능한 편리함과 다양성을 제공해주는 과정 자체가 역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은 두권으로 분리되어 출판되었는데 그만큼 방대한 역사를 총망라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화학이라는 어려운 과목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역사에 흥미가 있고 사물의 탄생비화에 관심이 있다면 술술 넘어갈 수 있는 구조로 편집되어 있어 전문성 있는 지식을 미리 가지고 첫 페이지를 넘길 부담감 따위는 잊어도 좋다.
 
 
일본 햄버거 체인 2위 업체인 모스버거가 최근 실적난으로 꽤 고생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국내에 유명 해외 햄버거 집이 진출하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뉴스에 등장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원래 편하게 찾던 햄버거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하나의 패턴이 완성된 우리 모습이 떠오른다.
수제 버거의 열풍이 해마다 무슨 연례행사처럼 진행되지만 친숙한 프랜차이즈가 오랜 시간 수많은 지점들을 유지하며 성업하는 이유는 바로 저렴함과 편리함이라는 두가지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뒤에는 숨어있는 걸출한 맛을 창조하는 화학 레시피가 지배하고 있다.
화학 첨가물은 오랜 시간 학자는 물론 대다수의 소비자들에게도 몸에 해로운 물질로 인식되고 가급적 멀리하려고 노력해왔다.
 
일본의 이케다 기쿠나에 교수는 맛에 혁명을 현실화했다.
다시마 국물의 감칠맛이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타메이트’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내고, ‘맛있다(우마이)’와 ‘맛(미)’이라는 일본어를 합쳐 ‘우마미’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마미 버거라는 외국 햄버거 체인이 일본에 상륙해서 인기를 끄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져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전세계 맛의 표준에서 우아미는 공식적인 인간의 맛으로 인정받았고, 근래 들어 가장 획기적인 화학의 계가일지 모른다.
 
화학시대 2번째 이야기 시작은 바로 식품에서 시작한다.
먹는 일이야 말로 인류가 탄생시점부터 모든 관심사를 기울이는 영역이며, 이는 다른 동식물도 마찬가지다. 삶은 먹는 일로 시작하여 먹는 일로 끝난다.
전쟁의 참혹한 현장에서 아무리 명분이 좋고 승리의 보상이 높아도 식량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임진왜란 당시 초기 일본군의 파죽지세를 제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해군과 의병들의 활약으로 부산지방에서 올라오는 보급로가 끊기고 곡창지대인 전라 지역을 제압하지 못한 탓이었다.
곧 개봉할 영화인 리들리 스콧의 “나폴레옹”에서 치열한 전투 장면의 재현이 기대되지만, 그 와중에 감독 특유의 세밀한 디테일을 살려 전투식량의 보존방법에 대한 혁명이 묘사되면 재미있겠다 생각해본다.
 
니콜라 아페르가 고안한 최초의 식품 장기보존 방식은 병이었다. 중탕한 음식을 병에 진공 포장하여 획기적으로 보존 기한을 늘린다. 발명가 본인도 이 방식이 세균의 침투를 방지하여 부패를 막는 생물학 원리가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니 다소 실망스럽기는 하다. 병의 가장 큰 단점은 쉽게 깨지는 문제였다. 시간이 300년이 흐른 지금도 병으로 유통되는 상품이 남아있지만 상당수는 플라스틱으로 변경된 이유도 마찬가지다. 병으로 된 식품은 유통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후 영국 발명가 피터 듀란드가 홍차 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통조림이야 말로 인류 최고의 보존 방식이라고 불릴만하다.
 
2023년에도 가장 긴 유통기한을 가진 녀석들은 동원 참치 캔 아니던가!
갑작스레 좀비 세상이 되거나 나 혼자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면 듀란드 덕분에 생명연장이 3-4년 길어질 수 있게 되었다.
보급식량의 보존성 증가는 전투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고, 역사의 한 축을 장식할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패배로 위기에 빠진 프랑스 정부를 구해낸 미식 외교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한편으로는 프랑스 사람들이 요리에 자부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
 
새똥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 뉴스를 믿을 수 있을까?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할 법한 이슈는 실제 벌어진 역사의 한 페이지다.
“구아노 전쟁”이라 불리는데, 남아메리카의 값진 자원을 두고 펼쳐진 갈등의 촉발이었다.
독일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의 주장대로 화학물 비료의 효능을 알아챈 국가 간의 이권 다툼 속에 거짓말 같은 전쟁이 탐욕으로 현실화된 짤막하지만 인상적인 실화였다.
 
 


와인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금은 다소 꺾였지만 코로나 시대에 와인 매장의 매출신장률은 엄청났다.
혼술의 가성비를 젊은 세대가 알게 되면서 기왕에 저렴하게 먹는 술 와인으로 바꿔볼까 라는 생각에 너도 나도 와인 고르기에 즐거운 선택 시간을 투여했다.
와인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산지는 프랑스의 보르도다.
하지만 외래에서 들어온 병균으로 포도나무들이 괴사하는 바람에 전통의 포도주 산업이 붕괴될 처지에 이른다. 재료인 포도나무들이 제대로 자라고 열매를 맺지 못하니 그동안 쌓아온 양조 비법은 의미가 없어졌다.
다행히도 숨은 영웅들은 위기에 진가를 발휘한다.
보르도대학 식물학 교수 밀라르데가 포도밭의 도난방지를 위해 뿌려 둔 물질에서 착안하여 보르도액을 발명하면서 근심거리가 사라졌고, 우리는 지금도 보르도의 근사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행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항공기는 가볍지만 튼튼한 금속이 필요하다.
저 무거운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을 날까 의구심은 강력한 엔진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두랄류민이 등장한다.
알루미늄의 변형으로 만든 금속이다. 단단한 알루미늄은 만드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에라 모르겠다 주말에 일단 쉬고 보자고 결정한 독일 야금학자 빌름의 선택은 인류에게 한발자국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준다. 덕분에 우리는 저렴한 티켓 비용으로 세계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오래된 염원을 이룰 수 있었다.
 
 
화학이 활용될 수 있는 최악의 대상은 무기 체계이다,
인류의 삶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준 모든 공로를 쓸모없는 인간의 자만으로 비하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폐해를 가져다준다
원자탄 역시 물리학자들의 연구 토대 위에 만들어진 화학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으나 역시 우리의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은 독가스로 대변된다.
화생방 훈련해본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독가스는 직접 경험한 최악의 상황 중 하나이다.
순식간에 퍼지는 가스는 방독면을 제 때 착용하지 않으면 눈물지옥에서 피할 방법이 없다.
서서히 피부와 내부에 스며들며 결과적으로 호흡을 못하게 만들고 피부는 홀라당 태워버린다. 설사 살아남아도 고통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고통이다.
단 한발의 무기가 수십명에서 수십만명까지 일시에 살상할 수 있는 최악의 무기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초기 무기라서 그런지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암암리에 꽤나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은 화학무기의 범람을 극단의 상황으로 촉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전쟁이었지만 다행히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수 있기에 어느 정도까지는 자제되는 분위기였다.
독일군이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했던 독가스를 무기화 하여 꽤 많은 양을 비축하고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는 일은 오히려 아이러니한 결과다.
유태인 대상으로 참혹한 살상을 저지른 히틀러의 광기가 확산되는 살육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사용을 자제했다는 저자의 주장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면서도 다행스러운 안도가 된다.
 
전체적인 전력이 부족했던 일본의 경우 독가스는 알차게 활용하기 적당한 무기였을 것이다.
연구가 이루어지는 섬을 지도해서 삭제할 정도로 집착을 보였지만 다행히 본격적인 활용은 하지 못한 채 전쟁의 끝을 맞이했다.
만약 그들의 연구했던 화학무기들을 세상에 내놓았더라면 원자탄 2개로는 부족했을테고 한반도에도 한발이 날아왔을지도 모른다.
 
당시부터 화학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일본의 과학자들이 지금도 무슨 비밀병기를 만들지 모를 일이다. 로보트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 악당의 모습은 일본과 너무 닮아 있다. 자화상을 그린 거 아닐까?
 
서평으로 써 내기에는 방대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앞서 설명했듯 과학의 지식을 요구하는 책이 아니다. 페이지를 즐겁게 넘기다 보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화학의 세계에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고 수많은 화학 영웅들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세상은 단 한사람의 발명 또는 발견으로 이렇게 멋진 또는 불행한 현실로 바뀔 수 있다는 진실을 책을 통해 깨닫는다. 그리고 폭주하는 과학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세계의 정의로운 역할도 같이 성장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실에 동감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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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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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고의 발명품 도시의 성장과 몰락의 숨막히는 현상 그리고 대안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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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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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인류 최고의 발명품 도시의 성장과 몰락의 숨막히는 현상 그리고 대안을 찾아서
 
 
 
 
선거의 중요성은 국가의 발전방향을 좌지우지할 정치인들을 선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능력과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도덕성과 인품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는 한정된 자원과 보유한 부가가치를 활용하여 지속 발전을 위한 투자와 현실의 비용을 충당하는 균형 잡힌 운영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발전에 보조를 맞추는 사회 정의의 구현과 평등과 자유라는 인간 본연의 권리도 보호되고 확대될 수 있는 배려와 관리가 병행되야 한다.
 
돈을 축재하고 비리를 저지를만한 시스템은 이미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퇴출되었다고 믿기에 과거 독재자들이 벌였던 돈잔치를 국민들이 알게 되기는 어렵다. 다만 불법은 성실하며 일반인들은 가늠하지도 못할 고도의 기술과 술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의 의사결정을 약간만 흔들어도 그로 인해 파급되는 부수효과는 누군가에게는 일확천금 기회가 된다. 사회와 이를 따르는 기업들의 방향성을 정책이나 법률로 조정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거나 법의 판단을 조율하여 일부에게 유리한 판결로 이익을 확보하려는 경향도 은밀한 조율자에 의해 실행된다.
 
땅에 대한 집착과 한정된 자원의 가치는 앞서 이야기한 국가의 정책방향에 의해 편차가 심화될 수 있고 불공평한 불로소득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있어 국익의 훼손과 국민의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 객관적이고 공평한 시스템이 있을 때 의미 있다 말할 수 있다.
 
꽤나 충격을 준 폐업 소식을 기사로 접했었다.
가로수길에서 장사가 잘되는 맛집으로 소문난 피자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장사가 잘 되는데 문을 왜 닫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온라인 상에서 꼭 가봐야 할 피자집으로 소개되면서 고객은 늘어났고, 주문이 늘어나며 일손이 부족하여 사람을 추가로 고용하게 된다.
그러나,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할만한 영업이익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주문 대기가 늘어나며 새롭게 뽑은 직원의 인건비는 영업이익을 깎아 먹게 된다.
고객을 처리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으니 이익을 무한대로 올릴 방법은 전무했다.
이 상황에서 직원 한 명을 줄인다면 남은 직원도 일의 과중으로 탈출을 모색한다.
빈곤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점이다.
 


도시는 시대에 따라 늙어가면서 새롭게 젊음을 얻고 기지개를 펴고 다시 중년과 노년의 단계를 밟아가는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한때 공장으로 부유했던 지역은 높아진 지대로 인해 외곽으로 나가게 되고 일자리를 잃어버린 도시 빈민층이 점령한다. 하지만 호주머니 두둑한 월급을 가진 이들이 치안의 위험을 무릅쓰고 도시 중심부의 접근성을 이유로 이주를 시작하면 부동산 시세가 들먹거린다. 그리고 발 빠른 젊은 똑똑이들의 투자가 시작되고 빈민층은 우 상향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채 삶의 터전을 도시 외곽으로 떠밀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빈민을 청소하고 새로운 부의 중심에서 도시를 젊은 피로 수혈한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 수준은 오랫동안 도마 위에 올랐었고, 막강한 힘을 가진 기업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법이 실효성 가진 엄중한 원리로 사회에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과도한 근무시간이나, 열악한 작업환경, 그리고 노동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창구의 활성화로 노동조건은 개선되었지만 근원이 주거 개선은 한계점을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긴 시간이 흘러 대한민국의 인구소멸을 촉발시킨 이 문제만큼은 사회전반의 상향 표준화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걷잡을 수 없는 계층 갈등의 결과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의 사례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이 주거의 문제로 불거지지는 않았지만, 상업용 건물에서는 일정부분 말썽을 일으켰고, 소위 핫 플레이스로 불리던 지역들이 높은 임대료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자업자득의 결과로 마무리되고 있다.
 
도시는 태생이 불평등한 존재였을까?
책을 읽어가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불리게 된 역사의 발자취가 정의롭거나 자연의 선택 결과라고 믿을 수 없게 되는 만큼, 도시가 가진 파괴와 아이러니의 속성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라는 우울한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지 여행이나 자연경관 멋진 여행도 즐겁지만 맛나는 식도락과 쇼핑의 기회가 가득 찬 도시로의 여행이 개인의 선호인 만큼, 도시 안에서 어떻게 든 기생하며 마음껏 누리고 싶다는 욕망도 끓어오르게 된다.
 
지금까지 젊은 부유층이 복귀하며 새로운 도시의 갈등이 빚어진 측면도 있지만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에는 지금도 심각한 수도권 도시 집중화가 극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적극 경청해야 한다. 지방소멸 시대에 번듯한 의료시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는가?
한때 인기를 끌던 귀농이나 전원주택이 자살골로 변한 이유가 노령에 따른 긴급한 의료시설의 대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인천국 일본도 이미 십여년 전부터 겪었던 도시로의 귀환 문제이고, 앞으로 전개될 신구세대의 도시 점령 전쟁이 시작될지 모르겠다.
도서 불평등의 심화가 두드러질 대한민국의 암울한 미래 지도가 될 지도.
 
도시라는 인류의 최고 발명품이 어떤 진화과정을 거쳐왔고 몰락의 징조는 어떤 항목들이 있을지, 그리고 희망의 방법과 실행전략에 대해 한번 쯤 점검하고 고민해볼 기회를 갖기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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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이야기 - 과학부터 역사까지 기상천외한 22가지 지식 더하기
막시 라부쉬 지음, 성세희 옮김 / 유노책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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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이야기 : 당신이 모든 모임에서 지적 우월성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책을 소개합니다
 
 
글 잘 쓰는 비결을 책으로 읽는다.
세상에 정답이 없듯, 작법에도 정도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서 내 안에 지식이 풍부해지면 좋은 문장으로 뽑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다른 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장소에서 바로 펜으로 옮길 준비를 하고 많이 모으라고 조언한다.
만명의 조언을 만개로 흡수하면 만 배쯤 글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워드를 열고 하얀 공백에 검은 활자를 채워가다 보면 매번 같은 문구와 단어가 패턴으로 되풀이된다.
영어 공부하듯 우리말도 유사어 반의어 등 단어의 세계와 조합을 제대로 학습해야만 했다.
빈약한 어휘력을 나이 먹고 흡수하기란 교정 불가능한 젓가락질처럼 어려운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 가능해진다.
 
지식의 범위를 넓히는 일도 마찬가지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과거 출판물로 한정된 지식의 창고는 형태와 방식을 21세기에 걸맞게 변형시켜 빠르고 강하게 흡수된다. IT 기술의 숨어있는 강점이다.
비록 깊이 있는 논의를 온라인 상에서 접할 기회는 아직 쉽지 않지만 글을 쓰고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넓이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는 충분한 리소스를 제공해준다.
 
여기에 우리는 날개를 하나 더 얻었다.
챗GPT나 구글 바드는 사고의 행동범위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일반상식들을 체계화하여 귀띔해준다.
 
물론 단연코, 책을 통한 앎의 농축은 인류가 수천년 동안 보장받은 축복이자 혁명의 근원이다.
 
평상시 관심을 가지기 힘든 다채로운 분야의 우리가 몰랐던 지식들을 모아서 책 한 권으로 만들어놓기란 작가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었을 테다. 이기적인 우리 독자들은 노고를 치하하며 단물을 쪽 빨아먹고 확대된 놀라운 이야기 속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무려 22가지 분야의의 생소한 단어와 스토리는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리 속은 좀 복잡해지겠지만 미시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앤트맨의 환호성 같은 지적 흥분을 맛볼 수 있다.
역시 활자가 종이에 박혀야 깨달음의 과정은 진국이 된다.
 


첫 포문은 생명의 분류체계로 시작한다.
우리가 평상시 부르는 동물들의 이름과 학명이 다른 건 생물 교과 시간에 잘 배웠지만 입에 잘 붙지 않기 때문에 굳이 외우고 다니지는 않는다.
실생활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를 보며, 식육목(食肉目) 개과의 포유류라는 인식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동물학명을 지을 때의 자유분방함에 놀라게 되고, 우리가 익히 들어온 유명인들의 이름이 어떻게 수많은 생명체의 이름에 차용되었는지 키득거리며 알게 된다.
저자 말대로 과학자들의 두꺼운 뿔 테 안경과 화학약품 가득 묻은 꾀죄죄한 가운이 아닌 추파춥스 입에 물고 에어팟을 들으며 연구하는 모습이 오버랩 될만하다.
버락 오바마 같은 정치인부터 프레디 머큐리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록 스타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새롭게 발견된 생명체의 이름에 인용되기도 하며, 발견자나 명명자의 개인 취향이 잔뜩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라틴어의 생소한 발음이 어색하고 어렵지만, 명명법에 대한 이해가 되어 흥미롭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음악 선호도 알 수 있는데 한가지 틀린 부분도 있어 지적한다.
 
말벌 “메탈리크누몬 뉴로스파스타쿠스”는 그룹 메탈리카의 이름을 인용했는데, 그 뒤에 붇는 “꼭두각시의 주인”의 설명을 연약하고 어리석은 성격을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견자는 그냥 메탈리카 팬이라서 그들의 대표앨범이자 대표 곡인 “Master of Puppets”를 학명에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세계의 각 종교 별 장례행사를 짧게 다른 챕터는 죽음의 의미를 너무 어둡고 절망의 끝으로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추모를 하는 일정 기간을 두고, 유족들에게는 다른 형태의 생활 제약이 뒤따르는 데 사실 이 부분은 그들을 위로하고 잠시나마 세상의 복잡한 간섭과 시선에서 안전한 지역에 머무르며 정리하기 위한 배려로 활용된다는 느낌이다. 삶의 종착역을 축제처럼 현란한 재즈로 즐기는 문화도 흑인 사회에서 등장하는데, 죽음을 또다른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고인의 명복을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비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독수리를 이용하여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던 장면인데 괜한 마음에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한 방에 날려보낸다. 어차피 땅에 묻어도 더 작은 생물들이 네 사체를 뜯어먹는 건 마찬가지라며.
 


영화 속 기묘한 상황은 익히 아는 영화들이 등장해 관심이 간다.
오멘 시리즈나 엑소시스트는 지금 보면 저게 뭐가 무섭냐고 코웃음 칠지 모르겠지만 당시 관객들이 받은 충격은 엄청났었다. 애플TV 독점 영화 “고스팅”에서 주인공 크리스 에반스가 어린 시절 엑소시스트를 보고 난 후의 악몽을 이야기하자 여주인공 아나 데 아르마스은 자신은 시청하지도 않았으면서 영화가 무서워봐야 얼마나 그렇겠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악마의 씨”와 관련된 일련의 상황들은 우연이라고 지나가기에 약간 섬찟한 느낌이 든다. 지금도 회자되는 찰리 맨슨의 끔찍한 살인극이 연관되며 범죄자들을 인도한 음악이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이라고 작가는 언급한다. 물론 이는 비틀즈 멤버들과는 무관한 사건이었지만 벽에 써 놓은 수록곡 “Helter Skelter”의 표식은 수많은 호사가들의 심심풀이 가십으로 오히려 끔찍한 비극이 희화화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줄은 이 책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이전에 몰랐던) 또 하나의 논쟁거리를 던져 놓아 가슴이 쿵 하고 내려간다.
 
책장을 넘겨갈수록 엉뚱한 분야와 시선을 통해 독자를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로 만들려는 저자의 굳은 결의가 감동스럽다.
 
이런 책이라면 하루 종일 읽을 수도 있다.
가볍지만 반복해서 읽어야 할 이해가 되거나 단어가 입에 붙는 내용도 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튜브 쇼츠로 시간을 때우는 정도의 자세라면 이 책을 완독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상식을 넘어선 저 세상 지식 콘텐츠로 나를 무장할 시간이 되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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