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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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밥상, 화려한 밥상, 사회문화 현상으로 바라본 식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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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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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밥상 : 초라한 밥상, 화려한 밥상, 사회문화 현상으로 바라본 식사의 역사




부실한 식판의 몰골은 많은 사람들의 우울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개발자들 모시기 경쟁이라 판교의 구내식당에는 온갖 호사스러운 메뉴들이 등장하고 간식거리나 음료 제공도 부유하다.
반면 유통업처럼 저임금 노동자로 북적이는 회사들의 식당은 그저 굶주린 배만 채워주면 되지 뭘 더 바라냐는 사용자의 거만함이 찬에 녹아 있다.
대기업 타이틀을 달고 있는 회사들이 이 지경이니 중소 유통사 직원들의 굶주린 배는 언급하기조차 미안하다.
35도의 실내 온도 속에서 택배 물건을 포장하고 상 하차하는 온라인 1위 회사의 열악한 모습과 지하주차장에서 쓰러져간 젊은이를 바라보는 회사 대표의 냉소 담긴 언사를 보면 그나마 초라한 오늘 점심 식판의 풀밭은 정상의 범주에 있다고 쳐도 된다.
 
IT의 발전으로 앞으로 바뀔 세상의 급박한 변화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여유 있게 바꿀 수 있다는 사탕발림에 더는 넘어가지 않는다.
배달 앱이 생겨 배달비만 추가 부담하게 된 서민들이 얄팍한 지갑에서 치킨 이상의 멋들어진 야식을 먹게 되는 기대는 빨리 접는 게 낫다.
 
물론 조선시대의 밥상을 한 번 구경한다면 이런 불만들은 투정의 수준일지도 모른다.
궁중의 먹음직스러운 음식상을 상상한다면 한번쯤 식탁의 자리를 차지하여 배를 채우는 상상도 해보겠지만, 흉작이라도 한번 돌면 수많은 시체들이 거리에 나뒹굴고  나무껍데기를 벗겨내어 끓여 먹는 끔찍한 투영이 현실의 참모습일 테니 반찬 투정은 그만 둡시다.
 
3인분쯤 되는 듯한 고봉의 밥그릇을 보며 힘든 노동의 허기짐을 양으로 때우는 거구나 지나가는 소리도 하지만, 어쩌면 복원된 낡은 사진 속 조선인의 식탁은 하루에 한끼만 제공되기에 최대한 많은 양의 밥을 먹어 치워야 했을 테다.
 
지금처럼 7일에 2일을 쉬는 정기 휴무도 없던 시대에 하루 세끼가 가능이나 했겠는 가?
 
왕실의 지위에 따라 찬이 달라지고 상을 차리는 크기도 달라지는 계급사회의 특징은 당연한 일이지만 의외로 소박한 메뉴는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풍요로운 밥상머리에 앉게 되는지 새삼 느껴진다.
 

급에 따른 반찬가지수가 정해진 매뉴얼에 따르니, 씨앗이 다른 이들과 차별을 두는 한끼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을 것이다.

집의 규모와 방 칸수도 철저히 자신의 속한 계급의 서열을 따라가니 매 끼니를 챙겨야 하는 식사의 자리는 더욱 철저할 수 밖에.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외래 작물의 유입도 크게 늘어난 만큼 그 전후의 상관관계를 꼼꼼히 따져보는 역사공부는 재미가 더해질 수 있겠다. 처음 접하는 단어들이 곧장 머리 속에 떠오르기 어렵고 각 상차림이 친절한 예시 사진으로 표현되었다면 이해의 속도가 더 빠를테지만 학구 분위기가 가득한 먹거리 책에 바라기로는 너무 가혹 조건일까 싶다.

그럼에도 글자로 표현된 밥상의 배치보다는 실물이나 그림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아쉬움도 든다.

현대의 사진으로 구현내도 좋았겠다는 바램도 생기는 부분이다.

 

일본이 꽤나 늦게 육식 문화가 대중화된 바와 달리, 백정이라는 최하위 천민이 버젓이 존재할 정도로 조선인의 고기사랑은 대단했다.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더 강화되고 있으니, 그럼에도 세계 최장수국으로 발돋움하는 통계의 결과는 신기하기만 하다.

일본인들의 왜소한 체격과 달리 건장한 조선인의 풍채는 바로 고기에서 시작된다.

 

조선의 풍채 높은 집안은 한달에 한 두번씩 제사가 있고 손님맞이가 자주 있다 보니 외부의 식사 관련 인력들을 빈번히 채용했다. 마을 부자집에 일하러 가서 아이들 먹일 떡이니 고기산적이니 몰래 싸오는 동화책 이야기가 여기에 기인한다.

국가 역시 다양한 제례들을 치르기 위해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운영했으니 그 안에서 새롭게 개발하고 전파된 음식의 발전은 아마도 조선 전체를 이끄는 맛의 변화였을 것이다.

잘 차려 먹기 위해 결혼제도조차 시집살이를 전제로 여자가 남자 집으로 들어와 일을 도맡는 방식으로 변화되었으니 유교에 근거한 가족과 조상 모시기는 사회의 큰 기틀인 동시에 먹거리 문화가 발전하는 방향 틀의 역할도 했다.

 

음식의 맛난 이야기와 별미 같은 뒷이야기로 채우기보다는 조선의 식탁과 둘러싼 문화 사상적 기반과 사회의 변화상, 딱딱하지만 학술적인 접근으로 지식을 넓히는 좋은 기회였다.

 

인스턴트로 대충 한 끼를 마무리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은 풍요로움 속에 텅 빈 공허함이 묻어나는 이유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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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1페이지로 생각합니다 - 시간은 줄여주고 효율은 높여주는 일잘러들의 1페이지 사고법
하세가와 신 지음, 조사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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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은 1페이지로 생각합니다 : 제대로 비즈니스를 리딩하는 쉿! 비밀이야
 
 


 
 
십년 훌쩍 넘긴 예전에도 한 페이지로 제안서나 보고서를 압축하는 방식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두가 된 적이 있다.
페이지 수만 잔뜩 늘린 헛바람 가득 제안서는 쓰는 사람에게 쓸모없는 (텅 빈) 자신감만 늘여주지 막상 읽는 사람에게는 지루하고 요점 없는 문서가 될 가능성 90%다.
긴 내용을 추적 내리는 비처럼 느리고 지루하게 읽어가며,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 도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지?라는 체념이 설득해야 하는 대상의 얼굴에 떠오른다.
제안 문서를 작성하는 궁극의 이유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상대방이 수용해 주십사하는 설득의 과정이다. 주객전도로 내용만 채워가는 나쁜 버릇은 떨궈내야 할 때 됐다. 손가락 끝에 단단히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책을 읽어가며 꽤나 화려한 경력에 비해 기획하고 마케팅 하는 소속 회사의 영역이 바뀌는 점은 저자의 탁월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만큼 저자가 제안하는 비법은 쉿! 나만 알고 경쟁자들에게는 알려져서는 안된다.
책 표지를 가리고 읽기를 권한다.
 
저자가 직장을 바꾸는 경로는 나와도 유사한 부분이 있었다. 처음 직장생활을 손해보험에서 시작하여 제조유통사로 옮긴 저자처럼 손해보험에서 유통사업으로 적을 옮긴 경험이 동질감을 느끼며 책을 읽어가는 힘을 채워준다
 
안정된 손해보험의 업무방식에 익숙해 있던 저자는 P&G의 마케팅 리더로 적을 옮기며 기대를 크게 했지만 막상 회의에 임해서 곤란을 겪는다.
제한된 인원의 업무 협의와 어느 정도 메뉴얼과 약관 등의 테두리가 잡힌 보험사의 업무 영역과 매일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어가며 수퍼 갑인 유통사와의 관계성과 전략적 동반을 모색하는 제조사의 마케팅 업무는 꽤나 이질적인 업무방식을 특징으로 갖고 있다.
 
회의만 들어가면 서로 다른 주장만 일삼는 부서들과 정보의 양과 방향이 다른 불균형을 조율하고 리딩 하기는 누가 봐도 쉬운 영역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 회사 내에서 활용되는 1페이지 정리법을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만든 결과물은 회의 효율은 물론 진행에도 긍정의 시너지를 가져왔고 제 각각의 영역에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팀원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의견을 뭉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는데 큰 도움을 얻게 된다.
회의주제부터 협상이나 보고서 등 다양한 방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멋진 무기를 손에 들게 된 셈이다.
 


과거의 소개되던 1 페이지 리포트보다 저자가 제한 사례는 수록된 분량이 더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압축하는 일만 능사는 아닌 만큼 각자의 상황과 쓰임새에 따라 변용이 가능하다.
다만 저자가 소개하는 필수 요소나 활용 팁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페이지에 꼭 들어가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회의의 목적
논의를 위한 기본정보와 배경
논의로 합의해야 할 토의 포인트
넥스트 스텝
 
특히 마지막 다음 단계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협상에서 급히 마무리하느라 놓치기 쉬운 과정으로 제대로 프로젝트를 이끌 역량이 나에게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눈도장이 될 수 있다.
특히 누군가와의 협력관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마무리 확인이다.
 
한 페이지를 훑어만 봐도 회의나 미팅에 필요한 시간의 안배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점이나 참여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정보의 방향성을 통일하는 효과만으로도 당장 저자의 방식을 실무에 써먹을 이유는 분명해진다.
 
다양한 상황 별 1페이지 문서샘플만 빠르게 읽어봐도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와 방법에 대한 습득을 금방 따라갈 수 있을 듯하다.

빽빽한 내용이 결국 여러 장의 파워포인트를 폰트 작게 해서 우겨 넣은 거 아니냐는 갸우뚱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더 중요한 포인트는 그 안의 형식과 포맷이 어떤 흐름을 통해 전개되고 설득요소를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형해 나가는지 빨리 머리 속에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더 빠르게 나만의 혁신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다가올 수 있다.

 

회사생활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일생은 끝없는 타협과 설득의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남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같이 갈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 값어치는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도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 페이지의 혁명은 쉽지 않는 접근법이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확실한 효과를 스스로 느끼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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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
이항심 지음 / 창조와지식(북모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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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 : 재충전과 전진을 위한 잠시 멈춤의 미학
 
 
 
 
직장생활, 고난의 행군.
전쟁터 같은 현장에 발을 내딛을 때는 스스로 해낸 업무로 월급을 받고 독립적인 삶까지 꾸릴 수 있다는 희망의 나팔소리에 지친 하루가 용납됐다.
막내로서 자질구레한 잡일부터 시작하여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차지하는 지위까지 올라가기를 꿈꾼다.
 
지친 하루는 동기들과 소주 한 잔 회포로 해결하고, 약간씩 무너지는 느낌의 건강은 틈틈이 자전거나 러닝으로 채워 나간다. (그래도 등산을 싫었다.)
 
그러나 어느 날, 
다른 층에 근무하던 동문 선배가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며칠 후 부음을 게시판에서 읽는다.
온 몸이 무거워진다.
달리다 순간 다리가 풀리면 제어하지 못한 채 바닥에 나뒹구는 절망.
 
일상생활 중간에 쉼표 찍기란 한국 직장생활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몸이 아프거나 아이가 태어나서 부득이하게 일을 중단했다 복귀했을 때조차 책상이 남아있을까 잠깐이라도 걱정하는 사회에서 인구가 성장하고 고령화를 극복할 에너지가 남아있기를 바란다면 그것 자체가 쉼을 누릴 수 없게 만드는 사고방식이다.
일에 지쳐 번아웃이 와서 나 좀 쉬겠다고 보고하는 순간 정신병자라도 되는 양 쳐다볼 직장동료들의 비웃음도 예상된다. 
하지만 물이 넘치면 양동이를 비워내야 하듯 머리속에 복잡해지고 스트레스와 상념으로 몸이 가라앉는다면 쉼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보내는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
 
책 한 권을 통해 많은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없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다. 나도 동참을 선언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막상 쉬라고 해고 못 쉬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점이다.
노는 것도 놀아본 놈이 잘 논다고.
평상시 제대로 일과 쉼의 분리를 못했던 사람일수록 막상 해변가의 따사로운 햇볕을 맞으면서도 끝내지 못하고 온 업무보고서 한 페이지가 머리속에서 팔랑거린다.
패턴 화되어 하루 일상의 시간표로 온 몸에 각인이 된 스케줄부터 몸에서 털어내는 과정을 밞아야 한다. 만약 한달을 쉼의 과정으로 설정했다면 아마 3-4일 정도는 여기 준비기간에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의 경험을 지혜롭게 풀어낸 이야기를 글로 적어 놓았다.
 
한달 살기 체험이 유행처럼 번졌고 적당한 기간과 기존의 삶과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이 함께 하니 번아웃을 치료하기에는 썩 괜찮은 방식이다.
 
태국의 제 2도시, 치앙마이에 번아웃 리커버리 베이스캠프 깃발을 꽂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저자는 3가지 요소를 염두에 둔다
자연환경.  예술경험, 친절한 커뮤니티.
막상 3가지 요소가 적절히 배합된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겠 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사람마다 원하는 바가 다르고 선정 기준이 동일하더라도 미세한 차이가 반영되야 제대로 쉼표를 찍을 수 있으니 어떤 장소를 어떤 시기에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급작스레 발생한 해프닝도 좋은 경험이 되는 여행과는 목적이 분명 다른 치유의 과정이라는 근원적인 목표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여행을 갈 때 처음에는 경로에 포함되지만 막상 최종 코스에 빠지는 코스가 대학이다. 학교야 어느 나라던 기본 모양새는 비슷하니 비용 들여 간 여행 코스에서 빠지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 볼 수도 있다.
다만 젊음이 넘치는 공간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과 싱그러움이 주변 공간을 에워싸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적 결과물을 놓치기에는 아쉽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각 나라별 최신 트드를 한 눈에 꿰찰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마지막까지도 한번 들려볼까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생각,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 역할을 취업을 위한 도서관으로 바꾼 우리네 상황과 비교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작가가 치앙마이 대학을 방문하며 찾으려 했던 세가지 요소, 성찰 – 다정함 –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공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학교 안의 커다란 호수를 바라보며 불안한 미래를 떨치기 위한 긍정의 사고를 불러 일으키는 과정을 겪는다면 성찰의 의미를 되새길 교정 방문은 쉼표에 적당하다.
 


낯선 공간에서 만나는 인연은 새로운 공감대의 시작점이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고 각자 다른 생활을 영유하던 인연이 야행지나 쉼터에서 조우했다면 저 마다의 스토리가 있고 공유하기 딱 맞는 생소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만나기 어려운 확률을 뚫고 서로를 만나 대화의 물고를 트기 시작했다면 개인사의 방향이 전환될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다. 짧은 여행길에 만난 짧은 인연보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힐링의 현장은 깊고 넓은 공감대를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혼자 명상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일에 지쳐 선택한 장소라면 그동안 경쟁의 관계속에 잊고 있던 사람 간의 유대관계를 회복하는 능력도 복구한다.
 
자연과 맞닿은 공간을 선호하는 저자와 달리 내가 번아웃 리커버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다소 번잡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대도시 옆 동네쯤으로 아지트를 잡을 것 같다.
전혀 다른 문화와 배경 속에 삶을 꾸리는 이들을 관찰자로 바라보고 그들의 일상에 참여하여 손상된 경쟁의 피로감을 달래고 싶다. 관광 코스에서 스케줄 만들기 어려운 뒷골목의 인간냄새 가득한 풍경을 사진에 담고 일상에서 공유하는 하루의 일과는 멋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꼭 집어낸 삶의 교훈은 “멈출 수 있는 자유”를 찾는다는 것이다.
숨가쁜 일상과 업무는 내가 멈춰야 할 순간에 멈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단지점을 파악하지 못하는 감각을 잃는 상황까지 내몰리는 압박이다.
업무에서 협업의 과정을 임의로 중단시키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분명 개인사유 또는 프로젝트에 쉼표가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 용기 있게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면 뭔 큰 일이 난다고 절대 누르지 못할 버튼으로 봉인시켜 왔을까?
하루10페이지 글쓰기를 마음먹었더라도 정말 글 감이 안 떠오른다면 오늘은 잠시 글쓰기를 멈추고 쇼핑을 나갈 수도 있다.
그게 자유다.
그리고 더 좋은 결과물로 이르는 지름길이다.
 
자신만의 과정으로 지친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저자의 경험은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내게도 다가올 프로젝트가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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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역사 - 외환위기부터 인플레이션의 부활까지 경제위기의 생성과 소멸
오건영 지음, 안병현 그림 / 페이지2(page2)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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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경제 흑역사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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