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금 이야기
레베카 조라크.마이클 W. 필립스 주니어 지음, 서소울(정세라)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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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금 이야기 : 반짝이는 모든 게 금은 아니지만, 금은 반짝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금은 실제로 반짝이기 때문에 인간을 사로잡는다. 

이 책은 바로 그 단순하면서도 근원적인 사실에서 출발한다. 금은 다른 광물처럼 우리의 일상에 녹아있는 단순한 광물이 아니라, 인간이 가치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집착하고, 때로는 파괴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욕망을 대변하는 허상이자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우리가 알던 상식과 동떨어진 지식을 얻기 시작한다. 바로 금이 지구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은 별의 죽음, 정확히는 중성자별의 충돌이라는 우주적 사건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그 일부가 운석을 통해 지구에 도달했다. 즉, 금은 처음부터 지구의 것이 아니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금이라는 물질은 이미 SF적이며 신화적이다. 

인간이 그토록 집착해온 대상이 사실은 우주에서 발생한 재난의 산물이라는 점은, 우리가 가치라고 부르는 것이 얼마나 우연적이며 외부적인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그만큼 다시 생성되기 어려운 물질이기 때문에 유한한 물량만 지구에 잔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우주 외부에 또다른 금맥이 있어 우주 서부개척사가 수백년 후에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금의 물리적 특성 또한 흥미롭다. 

변색되지 않고, 잘 늘어나며, 얇게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은 금을 장식과 저장의 매개로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너무 무른 성질은 도구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이 모순이야말로 금의 본질이다. 실용성보다는 상징성, 기능보다는 의미. 그래서 금은 언제나 쓸모가 아니라 가치를 담는 광물로 인간에게 사용되어 왔다.

특히 금이 노란색을 띠는 이유가 상대성이론과 연결된다는 설명은 인상적이다. 전자들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며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를 반사한다는 이 설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황금빛이 사실은 물리학의 극단적인 조건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의외의 사실을 전달한다. 인간의 감각과 우주의 법칙이 머무는 특정 시점의 결과물이다.


저자는금의 아름다움만 찬영하고 있지는 않는다. 금이 만들어낸 어두운 역사에 더 깊이 관심을 쓰고 독자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대서양 노예무역에서 금은 인간을 검은 금으로 전락시켰고,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는 원주민 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금을 향한 욕망은 단순한 탐욕을 넘어, 인간 자체를 상품으로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금은 더 이상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반짝이는 광물이 아니라, 인간 욕망을 검은 기운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증폭 장치인 셈이다.



도금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금은 얇게 펼쳐 다른 물체를 덮을 수 있다. 여러가지 분야에서 활용되는 일반적인 기술이지만 문학적 또는 문화적으로 은유로 자주 쓰인다. 겉을 번쩍이게 만들어 본질을 가리는 행위. “백합에 금을 입히다”라는 표현이나 ‘도금 시대’라는 개념은 모두 이 이중성을 드러낸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부패한 사회. 금은 그 자체로도 가치이지만, 동시에 가짜 가치로 진실을 속이는 도구로도 쓰인다.

이 부분에서 둥장하는 영화 속 금으로 만든 의상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흑백 영화 시절에는 금의 진짜 색을 볼 수 없었지만, 컬러 영화가 등장하면서 금은 오히려 더 노골적인 사치의 상징이 되었다.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의 과도한 금 장식이 오히려 영화의 몰입을 방해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미적 완성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SF 영화에서 금은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인간과는 다른 존재, 미래적이고 이질적인 존재를 표현하는 색으로 사용된다. 스타워즈의 작은 히어로 C-3PO를 떠올려보면, 그 금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간과 닮았지만 다른 존재라는 그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만약 그가 단순한 금속 색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징성을 가질 수 있었을까. 금은 여기서 가치의 상징을 넘어, 존재에 차이를 부여하는 시각적 언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도 금은 권력과 신성, 그리고 불멸과 연결되어 왔다. 중세 필사본에서 금은 신의 언어를 장식하는 재료였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죽은 자를 불멸로 만드는 도구였다. 심지어 연금술에서는 금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 했다. 이처럼 금은 언제나 인간이 도달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이상향인 영원성, 완전성, 초월성을 상징해왔다.

그래서 다들 반짝이는 광물에 집착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갈구한다. 

그러나 그 끝은 언제나 허무하다. 

크로이소스의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그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왕 중 하나였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 죽기 전까지는 누구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은 금이 결코 인간의 삶을 완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금으로 만든 예술품조차 언제든 녹여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금은 형태보다 물질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수많은 걸작들이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이것은 예술과 자본의 관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도, 금이라는 재료 앞에서는 언제든 현금화 대상일 뿐이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이런 예술의 본질을 녹여내는 건 세상에 금 밖에 없다. 



왜 우리는 금에 이렇게까지 집착하는가? 

그리고 그 집착은 과연 올바른가?

현대 사회를 돌아보면, 금의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 국제 정세가 불안할수록 금값이 상승하는 현상은, 금이 여전히 최후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 인간은 다시 물질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금이 있다. 최근 전쟁이 일어나자 금값은 폭등했다. 미국의 패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견들도 존재한다. 금이 미국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금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상징이다. 우리는 더 이상 금화를 사용하지 않지만, 여전히 금을 신뢰한다. 그것은 합리적 선택이라기보다는 집단적 믿음에 가깝다.


금은 스스로 빛나지만, 그 빛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그리고 그 의미는 언제나 양면적이다. 찬란함과 잔혹함, 아름다움과 파괴, 영원성과 허무. 금은 그 모든 것을 동시에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근속 기념상을 금으로 주다가 상품권으로 바꾼 회사가 불만이다. 금의 가치가 상품권 보다 더블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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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ㅣ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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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교양 :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징징거리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론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직장생활하다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나는 분명히 열심히 했는데, 왜 결과는 늘 이쪽이 아닌 저쪽에서 나올까. 보고서도 내가 잘 쓰고, 마감도 내가 잘 지키고, 업무 난도도 내가 더 높은데. 그런데도 자신있어 하던 진급 명단에 내 이름은 없다. 그 자리에 앉은 건 찌질했던 그 놈이다.

처음엔 억울했다. 다음엔 '아부의 힘이지’, ‘정치질 지겨워’라고 정리했다. 그리고 그걸로 끝냈다. 그 감정이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진 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를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문제가 있다. 혼자 푸는 문제, 그리고 같이 푸는 문제. 교과서는 전자를 가르친다. 선택지를 나열하고 기대값을 계산하면 최적의 답이 나온다는 방식. 문제는 상대가 등장하는 순간 이 방법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세상에 답이 정해져있지 않은 것은 물론 아예 없는 질문도 있다는 차가운 현실에 깜짝 놀란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팔릴 것이다. 실력을 쌓으면 승진할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되면 사랑받을 것이다. 모두 의사결정의 논리다. 하지만 경쟁사가 더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동료가 같은 실력으로 더 좋은 관계를 쌓으면, 상대가 좋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논리는 다 틀어진다. 답이 틀린 게 아니다. 문제를 잘못 읽은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승진을 의사결정 문제로 봤다. 내 성과를 높이면 되는 것. 혼자 잘하면 되는 것. 상대가 없는 문제. 하지만 승진은 처음부터 게임이었다. 인사권자가 있고, 경쟁자가 있고, 내 성과가 어떻게 보이느냐가 결과를 결정했다. 같은 성과를 들고도 결과가 달라지는데, 하물며 제각기 내세우는 성과와 결과가 다른데 어찌 내가 제일 일등이라 확신해왔을까? 바보.


집합론, 양자역학, 논리학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현대 컴퓨터 구조를 설계하고, 맨해튼 프로젝트 핵심 계산을 수행했던 인물. 동시대 수학자들이 '인간의 두뇌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농담한 그 사람- 바로 존 폰 노이만이다. 그런 그가유독 한 가지에서 자주 졌다. 포커였다.

확률 계산은 그보다 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졌다. 포커는 확률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패가 있어도 질 수 있고, 나쁜 패로도 이길 수 있다. 상대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 계산해야 하는데, 상대도 내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 계산하고 있다. 거울 두 개를 마주 세웠을 때의 무한 반사. 폰 노이만은 이 무한 반사를 수학으로 끊어내고 싶었다.

그 결과가 게임이론이다. 

미니맥스는 낙관의 수학이 아니다. 비관의 수학이다. 최악의 경우를 최소화하는 전략.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크게 지지 않는 게 목표다.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이 정확히 이 구조와 맞아 떨어진다고 한다. 제1규칙, 돈을 잃지 마라. 제2규칙, 제1규칙을 잊지 마라. 뭐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큰 성과를 한 번에 내려다 관계를 전부 날리는 것보다, 꾸준히 존재감을 쌓으면서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편이 길게 보면 더 유리하다. 살아남는 자만이 다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냉엄한 진실이다.

1944년 폰 노이만의 결론은 당시 상식을 뒤집었다. 항상 정직하게 베팅하는 사람은 진다. 좋은 패일 때만 강하게 베팅하면, 약한 베팅이 곧 약한 패라는 신호가 된다. 상대는 강한 베팅에는 접고, 약한 베팅에서 따간다. 장기적으로 반드시 진다.

그래서 가끔은 약한 패로도 강하게 베팅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당신의 강한 베팅을 단순히 믿지 못한다. 블러핑은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다. 정보 설계다. 상대가 당신에 대해 잘못된 그림을 그리도록,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당신이 이기는 방향으로, 행동을 섞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도덕적으로 블러핑은 나쁜 것이라 생각하니 포커판에서도 도덕을 찾다가 탕진하게 된다.



인사 발표가 났다. 당신의 이름이 없다. 승진한 건 경쟁자, 그 사람이다. 당신 입에서 익숙한 말이 나온다. "정치질이네."

아니, 당신은 게임을 잘못 읽고 있다.

나도 그랬다. 대리 진급에서 떨어졌을 때, 옆 팀 여직원이 먼저 진급 명단에 올라갔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더 고도화되고 복잡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년 먼저 실패의 쓴맛을 봤던 그 동료를, 경쟁 상대라고 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당연히 진급은 내 몫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 동료는 다시 도전하면서 달라졌다. 윗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갔고, 다른 부서에 자신이 한 일의 업적을 꾸준히 알렸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실력이 증명되면 된다고 믿었으니까. 결국 나는 의사결정 게임을 하고 있었고, 그 동료는 상대가 있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정치질이네'라고 부르는 순간, 나는 게임을 거부한 것이다. 게임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나만 게임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게임은 계속되었고, 나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을 뿐이다. 아팠던 추억이고 멍청했던 직장 풋내기 시절 이야기다.


2,300년 전 그 유명한 한비자는 말을 더듬었다. 변론이 필수인 시대에 치명적 약점이었다. 입으로 설득할 수 없으니 글로 설득해야 했고, 덕분에 글이 날카로워졌다. 그 글이 진나라에 전해져 훗날의 진시황이 읽었고, "이 사람을 만나 함께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한비자의 핵심은 사람에 기대지 말라는 것이다. 선의에 의존한 제도는 한 명의 이기주의자가 전체를 무너뜨린다. 상대적 박탈감처럼 나혼자 열심히 일하는 것은 일종의 박탈이고 손해이다 보니 전체가 잘 하다 한 명만 놀아버리면 선의의 시스템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법이다.

한비자의 설득 이론도 깊숙한 공명을 던져준다.

설득의 어려움은 내가 아는 것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데 있지 않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내어, 내 말을 거기에 맞추는 데 있다. 상대가 명예를 중시하는데 이익을 말하면 비천한 사람으로 여겨 멀리한다. 상대가 이익을 원하는데 명예를 말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버린다.

내 진급 실패를 다시 들여다보면, 인사권자는 공식적으로 부장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가장 큰 입김을 넣는 건 그 위의 임원이었다. 나는 부장과 더 오래 근무할 것이고, 부장의 판단이 회사의 방향성에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장 편을 더 들었다. 회의에서도, 토론에서도. 하지만 실제 진급의 키는 누구였을까? 임원은 두 사람 중 누구를 진급시킬지 선택할 때, 나보다 그 여직원을 골랐다. 임원이 무능하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해도, 진급이라는 프레임 안에서는 그가 결정할 권한이 있었다. 나는 그걸 몰랐거나, 알면서도 무시했다. 어떤 사람을 추종할 것인가는 정직성이나 성실성 같은 개념이 아니라 성공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책의 내용에 정확히 배치되는 의사결정이었고 실제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 지금에서 이런 후회가 뭔 소용이겠느냐만.

리더가 먼저 말하면 팀원들은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한다. 맞추거나, 반대하거나. 리더가 마지막에 말하면 팀원들은 자기 생각을 말한다. 정보의 다양성이 달라진다. 한비자가 속마음을 보이지 말라고 경고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리더의 말이 조직의 거울을 왜곡한다. 리더가 먼저 말하면 팀은 리더의 메아리가 된다. 리더가 나중에 말하면 팀은 리더의 눈이 된다. 훗날 팀장이 되었을 때도 딱 이런 가르침과 반대되는 행동을 여러번 했다. 내가 정답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오만함이 오히려 성과를 깍아먹었던 몇가지 케이스가 떠올랐다. 어떻게 이끌림을 당할 것인지, 어떻게 이끌림을 주도할 것인지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책은 강조한다.


존 보이드는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다.어떤 상황에서든 40초 안에 상대의 뒤를 잡아낸다는 의미다. 그가 얻은 결론은 단순했다. 공중전에서 이기는 건 비행기의 속도가 아니라 조종사의 적응 속도에 달려 있다.

그가 만든 개념이 OODA 루프다. 

관찰(Observe) → 방향 설정(Orient) → 결정(Decide) → 행동(Act), 그리고 다시 관찰로. 

핵심은 이 루프 자체가 아니라 루프의 속도에 있다. 상대가 한 번 판단하는 사이에 내가 두 세 번 판단하고 행동한다. 상대는 항상 한 박자 늦다. 내 과거를 쫓고 있다. 이 시간차가 쌓이면 상대는 혼란에 빠진다.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아도 의사결정이 마비되면 싸울 수 없다.

회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같은 생각을 떠올렸을 때, 먼저 말하는 사람이 주인이 된다. 같은 내용이어도 먼저 말한 사람이 리더가 되고, 나중에 같은 말을 한 사람은 동조자가 된다. 아무리 내 생각이 더 정교했어도, 두 번째로 말하면 추종자일 뿐이다. 시간이 중요하고, 빠른 기동이 중요하다. 이것은 비행기 조종뿐 아니라 기업 간 경쟁에서도,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할 때도, 조직 안의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론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로 써먹는 것 사이의 거리는 멀다.

내가 이 책에서 건진 것은 이론이 아니다. 내 실패를 새로운 언어로 다시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나는 왜 그 진급에서 졌는가. 혼자 푸는 문제와 같이 푸는 문제를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임원의 눈 밖에 났는가. 세(勢), 즉 실질적인 권력의 흐름을 읽지 않고, 논리적으로 옳은 사람의 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정치질이네'라는 말로 끝냈는가. 그 말이 게임을 거부하는 편한 출구였기 때문이다.

정의롭고 착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은 아름답다, 아니 사실 편하다. 그런데 그것은 상대가 없는 세계에서의 이야기다. 상대가 등장하는 순간, 게임의 규칙이 바뀐다. 무기가 달라진다. 같은 패를 들어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달라진다.


싸움은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구조를 이해하고, 적절한 무기를 골라 쓰는 것이다. 혼자 푸는 문제에는 실력으로, 상대가 있는 게임에는 전략으로.

벽에 부딪혔을 때 먼저 물어야 한다. 이건 내가 혼자 푸는 문제인가, 상대가 있는 게임인가. 문제를 착각하면 매번 엉뚱한 무기를 꺼낸다. 결정을 앞두고 "잘되면 어떻게 될까"부터 계산하지 말아야 한다. "최악으로 가면 나는 어떻게 되는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상대가 한 번 기동할 때 세 번 기동하는 사람이 흐름을 가져간다.

이론은 암기할 수 있다. 하지만 전략은 나만의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사회생활에서,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빈손으로 살아온 사람이 가득 찬 손으로 돌아서는 것. 그 전환의 자세를 저자가 회초리로 때려가며 교정시켜 주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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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케어 - 수치의 악화를 막고 일상을 회복하는 신장 관리법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다카토리 유지 지음, 김소원 옮김 / 싸이프레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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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지금 해야할 일상의 변화,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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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케어 - 수치의 악화를 막고 일상을 회복하는 신장 관리법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다카토리 유지 지음, 김소원 옮김 / 싸이프레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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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케어 : 신장,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지금 해야할 일상의 변화, 진지하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 들어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볼 때마다 숫자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특히 고혈압이 있다 보니 혈압 수치뿐 아니라 신장 관련 지표까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관리해야지”라는 말은 자주 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크게 바꾸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검사에서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구체여과율(eGFR)이 눈에 띄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더 늦기 전에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집어든 책이 다카토리 유지의 신장 케어 관련 도서였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신장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이었다. 신장은 단순히 소변을 만드는 기관이 아니라, 하루 약 150리터 이상의 혈액을 여과해 노폐물을 걸러내고, 필요한 성분은 다시 혈액으로 돌려보내는 정교한 필터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의 핵심이 바로 사구체인데, 이 미세한 여과 장치가 망가지면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축적된다. 흔히 말하는 크레아티닌 수치 상승이나 eGFR 감소가 바로 이런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라는 의학 상식을 배운다.

최근 다리 부종이 생기면서 단순 피로 문제로 넘길 수 없겠다는 생각이 신장에 대한 셀프 경고등을 발견하게 된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다리가 붓는 일이 잦아졌고, 검사 결과까지 겹치니 신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책에서도 부종, 피로감, 소변 변화 같은 증상이 신장 기능 저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장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 질환’으로 불리는데, 이 부분이 꽤 와닿았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 경우 단백뇨가 없다는 정도랄까.



현대인에게 신장 질환이 늘어나는지에 대한 설명도 현실적이었다. 핵심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 둘째는 짠 음식 중심의 식습관, 셋째는 가공식품과 생활습관이다. 나의 경우를 돌아보면 거의 모든 항목에 해당된다.

어렸을 때부터 소시지, 베이컨, 햄 같은 가공육을 좋아했고, 햄버거와 샌드위치도 즐겨 먹었다. 이런 식품들은 맛은 강하지만 나트륨과 인, 포화지방이 많아 신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인산염은 혈관과 신장에 장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저자가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흡연 습관과 음주까지 더해졌으니, 신장 입장에서는 꽤 가혹한 주인인 셈이다.


또 하나 크게 반성하게 된 부분은 수분 섭취였다.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 습관은 생각보다 신장에 부담을 준다.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려면 일정량 이상의 소변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기본이다. 물론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하루에 일정 간격으로 물을 나눠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텀블러를 들고 다니며 꾸준히 물을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저게 그렇게까지 필요할까 싶었는데, 아뿔싸! 내가 바보였다.


혈압 관리는 사실 나를 포함한 신장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온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최근가정용 혈압계를 구매하여 아침과 저녁에 측정하고 기록하고 있는데, 책을 읽고 나서 측정 방법을 더 신경 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소변을 참은 상태와 배출한 상태에서 혈압 차이가 꽤 크게 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측정해 보니 이완기 수축기 모두 10~15 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혈압은 작은 조건 변화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측정 전 5분 정도 안정하고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책의 설명이 이해됐다. 예전에 있던 구형을 잘 재지 않았던 이유가 제대로 측정이 되는가에 대한 의심이었고, 특히 커프가 제대로 감겼는지 확인이 어려웠는데 요즘은 팔 모양이 아예 원통으로 만들어져 오차율이 적은 혈압계가 있어 숫자에 대한 신뢰도가 생겼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자동기록해놓으니 너무 편하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요인이다. 신장 자체를 직접적으로 망가뜨린다기보다는, 혈압을 올리고 호르몬 균형을 깨뜨려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업무 스트레스, 인간관계, 자녀 교육 문제까지 겹치다보니 만성적인 긴장 상태가 이어진 지난 1년이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혈관과 신장에 부담이 쌓인다. 책에서는 명상이나 호흡, 수면 관리 같은 비교적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이라는 점이 좋았다.


식단 부분에서는 특히 단백질 섭취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오히려 과도한 단백질이 부담이 된다.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이 바로 신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자주 먹던 연어 300g 정도는 신장 관리 관점에서는 다소 많은 양일 수 있다. 보통은 150~200g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지켜야할 새로운 가이드라인이다.


책에서는 신장 기능을 eGFR 기준으로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90 이상은 정상, 60~89는 경도 감소, 30~59는 중등도 감소, 15~29는 중증, 그 이하로 떨어지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심각한 단계로 본다. 이 수치를 단순히 ‘검사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조정하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투석 단계로 넘어가면 인생이 참 고달퍼지기 때문이다.

직장인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외식과 구내식당이다. 실제로 식당 음식은 생각보다 염도가 높다. 그래서 요즘은 식단 사진을 찍어 제미나이를 시켜 간단히 영양 성분을 추정해보기도 하고, 국물은 남기거나 가공육 반찬은 일부만 먹는 식으로 조절하고 있다. 완벽하게 지키기는 어렵지만, ‘모르고 먹는 것’과 ‘알고 조절하는 것’의 차이는 꽤 크다고 느낀다.

결국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신장은 한 번 크게 손상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리라는 것이 거창한 치료가 아니라, 물 마시기, 염분 줄이기, 혈압 관리, 스트레스 조절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책을 계기로 “나중에 해야지”라고 미뤄두었던 건강 관리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게 됐다. 이미 수치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그렇다. 신장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혹은 건강검진에서 관련 지표가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과장 없이 현실적으로, 그리고 바로 실천 가능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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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아웃 -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삶을 완성하는 태도
오리슨 스웨트 마든 지음, 엄정빈 옮김 / 프레이저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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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아웃 : 똑똑똑! 내면에 잠든 나의 가능성을 모조리 끄집어내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자신이 지닌 숨은 능력을 얼마나 유감없이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잠재력, 그 무한한 가능성을 평생 동안 온전히 열어젖히고 만족하는 사람은 아마도 손에 꼽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거대한 뇌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사용하다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인간이 자신이 가진 비범한 능력과 날카로운 감각들을 현실의 세계로 완벽하게 꺼내놓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내재된 힘을 밖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 타인에게 얻는 조언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지독한 연습과 실전의 경험이 한데 뭉쳐야 한다. 행동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인간은 익숙한 관성에 머무르려는 강력한 기제를 지니고 있기에, 의식적으로 꺠어나는 노력 없이 평범한 일상의 굴레 속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배움의 길을 개척하고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독서라는 행위는 단순한 활자를 읽어가는 행위를 넘어선다. 책은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일꺠워주고, 머리 속에 잠들어 있는 생각에 유연성과 행동력을 제공한다. 앞서 길을 걸어간 선구자들, 인생의 험난한 파도를 넘어 특정 분야에 통달한 선배들의 통찰을 빌려 우리의 막연한 가능성을 구체적인 현실로 끄집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독서가 가진 가장 위대한 가치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리슨 스웨트 마든의 “올 아웃”은 자신을 속이지 않고 나의 삶을 어떻게 완성해 나갈 것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우리 내면의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을 수 있는 견고한 실천의 방법을 제시한다. 

목차만 훑어보면 시중에 자주 보이는 자기계발서나 잠언집에서 흔히 다루는 내용을 담은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장을 넘겨 활자의 의미를 해석하는 동안 느끼게 된다.

뻔한 위로의 나열이 아닌 우리들의 심리와 평상시 행동에서 어떤 패턴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런 것들이 미치는 해악과 돌파구를 동시에 알려준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책은 16가지 삶의 기둥을 세우고, 각 항목마다 소제목의 실천법을 덧붙인다. 가벼운 에세이처럼 어느 페이지를 무심코 펼치더라도, 오늘 하루를 살아갈 명확한 행동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의 강점이다. 만약 오늘 하루가 지치고 힘들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라면, 이 책은 선배가 후배에게 들려주는 가장 진심 어리고 혹독한 삶의 조언이 될 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수많은 화두 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먼저 결단력에 대한 챕터였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우유부단함이 얼마나 삶을 지치게 만들고 영혼의 에너지를 갉아먹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A와 B 사이를 끝없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것, 가장 어려운 일을 미루고 쉬운 일 주변만을 맴도는 행위는 단순한 성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는 생각이라는 자원을 극도로 소모시키는 치명적인 악습이다. 결정을 유보하는 동안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갈등하며 체력을 잃어갈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소모하지 않고 휴식에 투자하여 체력을 잃지 않는 진정한 방법은 역설적으로 단호한 결단에 있다고 한다.

두려움에 떨기 전에 일단 행동으로 부딪히라는 확실한 주문이다. 

두려움은 행동하기 전에 가장 거대해 보이지만, 막상 행동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 실체가 기대 이하의 허상이었음이 드러난다. 나는 어떤 일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는 식의 나약한 언어는 이제 그만두자.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를 만큼 강한 의지로 삶을 살아간다. 반쪽짜리 의지는 반쪽짜리 결과만을 만들어낼 뿐이다. 우유부단함의 고리를 끊어내고 가능성의 문을 열어 내면의 거인을 끄집어내는 시작은, 완벽한 선택을 하려는 강박을 버리고 지금 당장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의 첫걸음을 과감히 내딛는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종종 거대한 목표 앞에서 쉽게 조바심을 내고 낙담한다. 변화의 속도가 지지부진하거나 자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서늘하게 다가온다. 투입된 노력 대비 보상이 불안한  감각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손을 놓아버린다. 

가장 힘든 시작 단계를 지나고도 중간에 멈춰버림으로써 자신이 뿌린 씨앗에서 자라난 열매를 끝내 맛보지 못하는 비극이다. 

책에 인용된 한 에피소드이다.

"하지만 결국 희망이 사라지면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콜럼버스가 대답했다. "그때도 여전히 전진하고, 전진하고, 또 전진하는 겁니다."

이 대화는 인간이 한계를 돌파하는 순간 맞닥뜨리는 심리적 갈등을 잘 드러낸다. 지친 항해 끝에 반란을 일으키기 직전의 선원들, 즉 우리 내면에서 솟아나는 불안과 회의감이라 표현되는 상황에 맞서 싸우는 유일한 무기는 끝없는 전진뿐이다. 

모든 것이 잘 풀릴 때나 희망이 눈앞에 보일 때는 누구나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멈춰 서는 지점, 즉 희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절망의 지점에서 비로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발현된다.

워싱턴 특허청에 기록된 수많은 발명품들—해저 케이블, 전신, 전화, 비행기—은 결코 천재성의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다. 타인이 돌아설 때 계속 전진하고, 남들이 놓아버릴 때 더 강하게 붙잡았던 누군가의 끈기와 집념이 만들어낸 소중한 산물이다. 배의 선장이 바다에 안개가 끼고 폭풍이 올 때마다 뱃머리를 돌려 항구로 도망친다면, 그의 삶은 겨우 반쯤 완성된 일들로만 가득 찬 쓰레기통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을 목적지에 입항시키고 싶다면, 안락한 낙원이 유혹하든 타인의 비판이 공격하든 결코 흔들리지 않는 전진의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가장 요긴한 충고는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삶을 지배한다는 원칙이다. 

우리는 흔히 막연하고 거대한 계획에 집착하지만, 정작 그 야망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것은 매일의 엄격한 시간 관리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이 책은 특히 자투리 시간의 위대함에 주목한다. 필라델피아 조폐국 금 작업실 바닥에 깔린 격자형 목재판을 통해 흩날린 금가루를 모아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예시나, 남들이 버린 폐기물을 모아 거대한 산업을 일군 사업가들의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 완벽하게 치환된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출퇴근 길, 약속을 기다리는 시간, 식사 후의 잉여 시간들을 시시한 게임이나 쓸모없는 가십거리, 무의미한 인터넷 서핑으로 '때워 버린다'. 저자는 젊은이들이 '시간을 때운다'고 말할 때마다 고통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그것은 결코 가벼운 휴식이 아니라, 인생의 기회를 쓰레기통에 처박는 가장 아쉬운 낭비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단 한 시간. 그 시간을 철저히 통제하여 오롯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투자한다면 그 복리의 마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매일 한 시간의 정독이 1년에 18권의 책을 소화하게 만들고, 10년이 쌓이면 무지한 자를 특정 분야의 통달자로, 시대의 리더로 뒤바꿔 놓는다. 1센트가 모여 1달러가 되듯, 당신이 자기 계발에 들이는 매 분 매 초가 차곡차곡 쌓여 삶의 능력치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내 안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쏟아붓는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남들보다 일을 더 많이 하라는 식의 뻔한 농담이 아니다. 우유부단함이라는 달콤한 독약을 뱉어내고, 내일이라는 이름의 거짓된 희망에 기대지 않으며, 변명으로 점철된 낡은 자아를 완전히 파괴하라는 현실적인 충고이다/

우리는 여전히 흔들릴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결단은 늘 고통스러운 과정이고, 한 시간의 달콤한 스마트폰 스크롤링은 유혹이며, 내 실패를 세상 탓으로 돌리는 것은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에 지치고 방향을 잃어 표류할 때,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다는 서늘한 자각이 들 때마다 이 책에서 배운 조언들을 떠올려 봐야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조차 "여전히 전진하고, 전진하고, 또 전진하라"던 콜럼버스의 외침처럼, 남들이 놓아버린 밧줄을 더 강하게 움켜쥐는 고집스러움이 우리 삶을 비범함으로 이끌 것이다. 나를 대신해 인생의 항로를 결정해 줄 구원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스승으로 삼으며, 자신을 철저히 통제해 나가는 지독한 학습과 배움의 길만이 우리 내면의 숨은 거인에게 노크를 하고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다. 


모든 것을 세상 밖으로 꺼내고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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