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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일본 정독 - 국뽕과 친일, 혐오를 뺀 냉정한 일본 읽기
이창민 지음 / 더숲 / 2022년 6월
평점 :

지금 다시, 일본 정독 : 피하고 싶은 - 같이 가는 - 멀어지는 이웃 -뗄 수 없는 애증의 국가를 재조명하다.
이웃이 잘못 만나면 피곤한 법이다.
오랜 기간 동지라 기 보다는 적으로 포지션 된 국가.
노략질을 일삼던 해적의 근원이었고, 한반도 전체를 피로 물들였던 거대한 두 번의 전쟁으로도 모자라, 치욕스러운 군화 발굽 아래 신음하게 만든 “태양의 나라”라고 자신을 일컫는 일본은 여러모로 탐구 대상이다.
평상시 그들을 대하던 감정과 생각은 축구 경기가 열릴 때만 열렬한 애국자로 돌변하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축척시켜 온 저력을 둔감하게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화상은 조심해야 한다.
전국시대나 메이지 유신 등을 다루는 유튜버들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강점과 역사적으로 탁월한 선택의 컨텐츠를 다루게 되면 “일빠”냐며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경직된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물론 개중에는 맹목적인 왜국 사랑에 빠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의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인식과 비판이야 말로 다시는 이 땅 위에서 우리의 후손들이 피를 흘리는 비극을 모면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주사라는 생각도 든다.
적을 알아야 전쟁에 이길 수 있다.
우리는 무시하지만,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열강들 사이에서 인정받았고 아직도 G7의 구성원으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팀에 일원인 그들.
소니가 몰락했다고 신나 했지만,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올리며 복귀했다는 사실처럼 어물쩍 서있다가 언제 귀싸대기 맞을 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대일본 의식 전쟁에서 고취해고 쓴 약으로 꿀꺽 삼켜야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본을 국뽕 빼고 친일 빼고 바라본 시선에 대해 관심을 한번 가져볼 필요성을 이 책에서 깨닫는다면 이 역시 의미 있는 일이다.
돈까스, 단팥빵, 카레라이스, 고로케.
단어만 떠올려도 군침이 도는 음식이다.
물론 모두 일본산 식품이다.
아울러 일본 태생이 아니나 그들만의 문화적인 변용을 통해 재탄생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먹거리를 많이도 만들어냈다.
80년이 넘도록 식민지의 그늘에서 한다리가 머물러 있는 씁쓸함은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한 탓도 있지만, 강점기간 동안 새로 받아들인 문화적 유입이 고유의 생활양식으로 장착되었다는 대목에서도 아쉬움은 드러낸다.
인도 사람들이 3분 카레를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한다. 그거 인도음식 아니냐 고 되물으면 자기네 나라에는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영리한 일본이들은 외세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일본혼이라는 정신적 산물을 결합시키는데 병적일 수준의 집착을 보였다.
평상시의 주식인 빵을 대체할 수 없는 밥 문화에서 담백한 맛을 달달 함으로 채워 넣어 간식의 매력도를 상승시킨 사례에서 실용적인 동시에 문화적 자신감이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행에 따라 일본문화를 추종하던 90년대의 열등감이 완벽하게 해소된 지금의 현상은 먹거리 측면에서 바라볼 때 우리의 발전상을 새삼 깨닫는 지표이다.
포드의 자동화를 따라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도요타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카이젠 활동으로 대표되는 혁신운동을 진행하며 세계판매량 1위에 올라섰고, 지금도 판매대수는 압도적인 결과를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품질을 만들어내는 한계점을 드러냈고 전기차 시장에는 적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작금의 일본 위기의 근원은 스스로를 너무 과하게 자신감에 몰입시킨 점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도요타식 효율성 우선 방식을 선진국의 대단한 문물인양 받아들였지만 비참한 결과로 귀결된 일부 대한민국 기업의 흑역사도 간접적인 증거일지도.
우리도 마찬가지만 급격한 사회/정치적 개혁은 부작용을 몰고 온다.
급격한 선진화와 산업화의 장점도 분명 배를 곪아가며 힘든 일상을 살아가던 가난한 나라에게는 축복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만, 기술과 사람의 차이에서 발생한 간격을 국가 주도의 몰아치기 방식으로 땜질한 결과는 배 부르며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발목을 잡아맨다.
“창가족”이라는 기업내 잔류인력에 대한 고민은 일본의 오래된 골치덩어리가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매정하게 싹둑 잘라내거나 모욕을 듬뿍 담아 버틸 수 없게 몰아치는 잔혹함이 적어서일까?
매정함이라면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은 일본인들에게 평생직장과 연공서열은 급격하 사회변혁에 부족한 국가적 인프라와 인력공급에 필요악의 존재였다.
제도적으로 취약한 부분과 사람의 인정을 바탕으로 한 노동력 갈아 넣기의 폐해를 그럴듯한 두가지 제도로 치장하고 있었다.
기업이 필요로 할 때 뽑아 놓은 인력을 막상 정리해야 할 시간에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이 인정이 넘쳐 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반작용과 미래의 근로시장에 끼치는 악영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차피 해 야할 야근,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하자는 그 옆 반도국의 노동부처의 사고방식이 살아있는 한, 창가족은 비가를 읊조리며 허울뿐인 정년퇴직 제도를 비난할 따름이다.
과거의 일본과 현재의 일본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도쿄의 땅만 다 팔아도 미국 본토를 구매할 수 있었다던 경제적 성취는 10년을 넘어 30년이 다 되가는 침체 속에 과거의 부유했던 시절을 추억 속의 한 장면으로 봐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렇다고 국뽕 유튜버들의 희망가에 휘둘려 일본의 저력을 잊어서는 안된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
그들이 수십년간 쌓아온 경제적 사회적 적립금은 지금도 지친 국가의 숨어있는 저력으로 위기 상황에 드러나고 있다. 거대 미국에게 쉼 없는 로비로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정서를 끌고 가려하며, 극단적인 탈출구로 전쟁을 고려하려는 셈인지 군사적 업그레이드를 희망한다.
방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일본이 걸어온 길은 어쩌면 한국이 그대로 답습할 지도 모르기에 일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꿰뚫는 흐름을 간파해야 한다.
국가부채가 OECD 평균 3배가 넘는 무리한 재정정책으로 앞 길은 예측할 수 없고, 부의 대부분을 노령층이 가지고 있어 돈 없는 젊은이들은 미래를 포기한 채 아르바이트 자리로 하루를 연명한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은 국가와 사회가 짊어질 복지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결과를 나타냈고, 나라야마 부시코의 끔찍한 미래상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옆에 붙어있는 반도국의 상황과 많이 닮아 있다.
대한민국과 일본이 다른 점 하나는 땅덩어리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두 국가가 대척하고 있는 한반도와 침몰하고 있는 열도.
동북아시아의 오늘과 미래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채, 돌아가고 있다.
정신차리고 주변국들의 사회변화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조금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의 낱낱을 파헤치는 르포가 중요한 이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