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1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성 1,2권 : 짜릿한 상상력의 이야기 속으로 또다시 스며들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 좋은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은 때 되면 나오는 제철 음식 같다.

오랫동안 먹어도 질리지 않고 어느 틈인가 신간의 광고가 등장한다.

독자 기대에 반응하듯, 이건 또 무슨 계기로 상상력에 불을 지핀 게야?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테마를 잡고 서점 동선에 아일랜드 성을 짓는다.

독서란 모름지기 사 놓은 책 중에서 골라서 하는 거 라는 어느 작가 말처럼, 그의 소설은 이북 단말기와 책장에 대부분 꽂혀 있다.

사실 좋아라 하던 작가도 아닌데, 세일하거나 적립금 여유가 생기면 뭐 살까 고민하다 선택하는 일이 버릇이 된다. 희한한 케이스다.

전시용이 되어 버린 채, 잊힐 만도 한데 최근 들어 자주 꺼내 보며 발칙한 상상력의 끝판왕과 만남을 갖게 된다.

“행성”이란 신간 소설의 반질반질한 책표지에 일러스레이션으로 등장하는 자유 여신상에 고양이 얼굴이 등장한다. 유쾌한 상상력이 듬뿍 담긴 이야기가 시작하니 관심을 모으라는 서막을 알린다.
“고양이” 연작시리즈의 최종편이다. 아무래도 전작들을 미리 읽은 후, 만나보자. 책장을 넘기는데 멈칫거림을 방지할 수 있다.

혹성탈출 마지막 장면에 나뒹구는 뉴욕의 여신상 두부가 충격을 안겨주었던 느낌이 연상되는 첫 신이 등장한다. 뉴욕을 향해 첫발을 내딛으려는 일련의 무리 모습이 두 권짜리 소설의 오프닝으로 시작된다.

배 위에는 인간들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모여 있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잉?



주인공 바스테트는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고양이다.

인간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과학의 혜택을 한 몸에 받은 그녀는 제 3의 눈을 정수리에 장착한 덕에 번역기능은 물론 인간들이 쌓아 놓은 방대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혜택까지 얻을 수 있었다.

이 시대의 지구에는 쥐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전염병으로 창궐한 쥐의 장악력은 모든 동물들을 몰아내고 지구의 패권을 차지할 기세다. 이에 반대하는 인간을 포함한 반대 연합이 결성될 지경이다.

쥐를 지구상에서 몰아내기 위해 고양이, 인간, 돼지, 앵무새 등이 뭉친다. 처절한 싸움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특히 바스테트의 목걸이인 ESRAE(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확장판)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어 쥐의 우두머리인 티무르의 표적이 된다. 덕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가까스로 지켜낼 수 있었다. 자신들은 승리했다고 믿고 있지만 보금자리를 떠나야할 심각한 상태에 봉착한다.

격렬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마지막 희망을 안고 뉴욕으로 떠난다. 쥐를 퇴치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아메리카에서는 행복의 끝자락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생겼다.

하지만 뉴욕에 입하면서 목격한 육지를 새까맣게 뒤덮은 쥐떼의 잔혹한 풍경은 잘못된 정보이거나 오래된 정보였다는 망연자실하게 되었고, 연이어 바다 건너 진격하는 쥐들의 공격으로 배에 타고 있던 대다수의 동료들은 비장한 전투를 치렀지만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다행히도 쥐떼를 피해 은신처로 활용되는 빌딩에 당도한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층마다 저마다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최후의 저항군이 연상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쥐떼를 쓸어버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협력하고 외부와 도 교신을 하며 기회를 탐색한다.

지구는 쥐들의 세상으로 몰락하게 되는 건가!


과거 작가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엉뚱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스토리의 전개는 영화에서나 볼 듯한 긴장감으로 장면이 휙휙 변해가며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대사의 재미는 물론, 각자 위치에 처한 상황에 따라 심리변화와 생각의 차이는 인간끼리의 갈등과 협력을 넘어선 새로운 느낌을 준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소설은 처음이다.

아마 많은 독자가 그렇지 않을까?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와 질투와 같은 감정들이 실제 고양이들이 높은 지능과 교감을 얻게 되면 나올 법한 행동으로 묘사된다. 원초적인 습성도 중간에 적당히 삽입한 덕에 사실감 있는 인물묘사는 생생하다.

물론 점차 인간화 되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생소하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도 하다.

인물, 사건, 배경이 엇박자가 나도 이상하지 않는 구성이지만 역동적인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만한 힘 찬 전개가 돋보인다.

어머니가 들려준 삶의 지혜와 백과사전에서 인용된 문장들이 중간에 등장하는데 소설을 끌어가는 도구인 동시에 독자에게 잠깐 말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에서 아쉬운 점은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아쉬움이 많다.

충분히 매력적인 스토리를 끌어가고 있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입질이 없다.

이번 행성은 “혹성탈출”과 느낌이 비슷하다.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면 애묘 인구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요즘 소재가 마뜩잖은 영화계의 트렌드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은가. 한번쯤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