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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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思想史로 본 중국왕조사 : 중국이라는 국가를 이해하는 역사와 사상
 
국가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편견을 갖거나 편향된 정보에서 출발했거나 즐겨하는 문화나 혐오하는 식습관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는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감성이 더 큰 편이다.
일본에 대해서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격렬하게 교차하는 관심에 비해 정반대의 상황이다.
누구 말마따나 일본에 비해 더 오랜 기간 우리를 괴롭힌 건 중국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런 역사적인 배경보다는 문화적 배경과 선호도 사이 어디쯤 위치하는 호불호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들쳐보고 싶은 지식에 대한 열망도 결국 좋아하는 또는 알고 싶은 나라가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전국시대의 군웅할거를 대략이나마 흐름을 이해한 상황에 비해 중국 쪽은 거의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었다.
중국 = 삼국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역사적 흥미도라고 적어 두면 되지 않을까?
 
서재에 꽂혀 있는 중국사 한 권 책이 아직 손때를 타지 않고 먼지만 꼬박 뒤집어쓰는 원인도 결국은 같다. 그런 만큼 언젠가 기회가 오면 동양을 대표하는 국가이자 커다란 땅덩어리를 휘어잡았던 왕조에 대해 찬찬히 공부해보겠다는 의지도 자주 출몰했다.
 
시대를 사로잡고 오랜 후세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사상의 역사를 통해 중국의 굴곡 많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왕조 위주의 역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동적인 모습을 사실 가장 빠르게 익힐 수 있고, 장구한 세월 기록물 역시 왕조에 초점이 맞춰져 왔던 만큼 빠른 속도로 대략적인 역사적 이해에는 나쁘지 않은 접근이다.
 
다행히 선택한 책도 깊이 들어가면 어려운 사상과 역사의 복잡함을 옛날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가는 느낌의 조금 가벼운 접근으로 구성되어 초보 역사 접근자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페이지를 넘겨 나갈 수 있었다.
중국 역사의 시작부터 청나라의 역사를 단순하게 시대적 기술로 정리하지 않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과 국가의 운영에 적용하는 방법까지 아울러 살펴봄으로써 시대정신의 이유와 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 볼 수 있다.
 
유교와 도교 등은 종교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질감이 있으나, 당시의 지배자가 국가를 다스리는 하나의 이념이자 생활의 원형으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중국의 사상을 가로지르는 사상적 기반은 중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주지하다시피 조선은 유교라는 사회적 이념에서 단 한 발자국의 일탈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전국민을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히려 발생지인 중국은 왕조의 변천에 따라 시대적 상황에 맞는 사상을 선택하고 국가운영의 기본으로 정하는 탄력적인 운영을 보여주기도 한다.
절대적인 도덕적 이상향이 머무르는 종교의 숭배가 아닌 국가통치가 지향하는 목표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중심에 두었던 법가 사상이 의미하는 바와 통일의 과정에서 어떤 길잡이를 했는지 살펴본다면 통일국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사상적 시대적 배경을 관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상은 인간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데, 마치 기독교의 예수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강조하였듯, 애정의 대상과 인간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상에서 어떤 식으로 주장되었고 그로 인해 사회통치의 이념으로 자리잡았을 때 국가의 대민관과 국가의 발전단계에서 이합집산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원리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 조선이후 오랜 기간 한반도 사람들의 모든 판단의 근거이자 종교보다 무서운 원칙을 제시했던 유교가 한나라의 국가운영을 위한 정치적 판단을 위해 유교를 선택하며 파생된 일이라는 대목은 나비효과의 공포스러운 결과를 보게 된다.
한 무제 때 동중서가 제시한 유가의 이유는 사실 다른 사상보다 자신들의 통치에 유리하기에 선택했을 나름이다.
노장식 정치는 자유방임으로 자신들의 권력이 공고해지지 못하며, 묵가는 겸애와 비공을 내세우기에 군주에게 불리했다. 법가가 권력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입맛에 맞는 방식이지만 가혹함은 국민들이 버텨내기 어렵기에 포기한다,
천자의 존엄성과 독보적인 존재임을 내세우는 천명론은 바로 유교의 사상을 차용하고 이용하여 국가의 힘을 확립할 수 있게 만든다.
 
거대한 대륙의 역사를 지탱하는 힘은 사상에 기반한다.
방대한 영토에 떨어져 사는 각 지역의 반발과 불만을 하나의 교리로 통일시키고 천자의 권위를 하늘에 부여한 존귀한 영역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 하나만 가지고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헤아리기 쉽지 않은데 사상적 기반까지 훑어보는 일은 책을 읽는 독자의 편리한 권한을 감안해도 흡수하기 어려운 과목이다.
그럼에도 크게 어려움없이 스토리를 끌고 나가며 중요한 현상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붙이는 책을 통해 커다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점은 지극히 유리한 공부법이다.
익숙치 않은 중국 왕조의 태정태세문단세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중국사에 대한 이해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며 거대한 대륙을 호령한 세력들의 정치적 사상적 배경에 대해 지식의 층을 높이 쌓는 즐거움을 책장을 넘겨 나갈 수 있어 좋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가지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서핑을 한 번 타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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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구
윤재호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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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구 : 머나먼 우주에서 펼쳐지는 인간군상들의 투영과 외계와의 조우, 액션 SF 한 편



우리의 어린 시절을 사로 잡았던 미래, SF, 우주선, 외계인, 머나먼 행성.

진지한 SF는 성공하기 힘들지만 기존의 액션물이 가미된 공상과학 기반 영화들은 곧잘 흥행하는 국내 영화시장을 떠올려보면 의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SF소설계의 현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협이나 판타지 계열의 소설들이 정식 출판물을 위시하여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데 SF계열은 소수 마니아들의 의해 시장이 이루어지고 전개된다.

 

K-영화/드라마가 세계를 휘어잡는 원동력은 결국 스토리의 힘이다.

시나리오 형태의 작품도 의미 있지만 외국 사례같이 소설이나 만화 원작의 폭넓은 생성 이야말로 지속적인 발전의 근간이 된다.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 근간에 문학과 문화가 뒷받침돼야 앞으로도 기대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제3지구”의 출판은 의미가 있다.

영화감독이지만 소설 창작에 꿈이 있던 작가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한국영화 히트작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을 제작한 영화사와 손잡고 SF소설을 출간하게 된다.

 소설의 반응을 살피고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아닐까?

과거 마이클 크라이튼 같은 소설가가 집필 시점부터 판권을 판매하고 영화화를 사전에 준비한 사례처럼 우리도 더 좋은 작품의 탄생을 위해서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개념으로 사전 작업을 통해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

 

인상적인 괴물의 스케치가 등장하는 표지부터 소설이 주는 방향성은 첫 페이지의 시대 배경부터 우리를 익숙한 전개 지만 새로운 이야기로 안내하고 있다.

 

지구를 떠난 새로운 행성에 둥지를 트는 지구인들의 고된 여정은 과감히 생략하더라도 뭔가 지구상에 펼쳐진 그림과는 다른 도시의 구조에 생소함과 기대감을 동시에 갖게 만든다.

중앙을 통하지 않고 서로 통하지 못하는 12구역은 머나먼 별나라에 가서도 철저히 계급적인 구조와 하층민을 착취하는 인간의 오래된 못된 버릇을 버리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나노로 이름 붙은 최첨단 무기와 수트는 스타쉽 트루퍼스의 한 장면과 오버랩되기도 하지만 훨씬 강력하고 편리한 운용이 가능하리라는 확신을 준다.

대단한 폭파의 현장에서도 순간적으로 온몸을 감싸고 보호와 공격 모두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공상 속의 전투필수품이다.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집단이 독자에게는 아군인지 적군이지 알 수 없지만 굉장한 위력을 뽐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날 것의 핏빛 냄새 가득한 경기장이 소개된다.

영화 “글라디에이터”의 격투 장면이 연상되는 이미지가 머리 속에 그려지며 주인공의 등장과 그의 험난한 인생 여정이 앞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이 상상된다.

 

지구를 떠나 화성에서도 정착하지 못한 인류가 간신히 정착한 행성은 사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땅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하에 흐르는 지하수가 존재한다는 점과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들로 인해 과학적 성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한 12 구역의 중심에는 중앙본부가 위용을 자랑하고 계급사회의 정점에는 행성을 지배하는 중앙본부 시티가 존재한다.

별의 지배자인 프랑수와 5세는 처음 행성에 정착하게 만든 우주선 선장의 후예인데, 자신감에 기반한 호기심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파이터로 주목받은 해성이라는 친구를 중앙으로 불러들여 스스로 각성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한다. 이 태도에서 독자들은 그의 자신감과 오만 함까지 엿볼 수 있다.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종족이 만들어낸 계급 사회는 머나먼 행성에도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계급 구조상 차상위 계층의 부패도 여전한 상황이다.

불법으로 되어 있는 격투 경기를 즐기며 도박을 벌이고 선수들을 돈으로 거래하는 모양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가면을 쓴 부자들의 투영이다.

 

결국 인간은 먼 외계로 진출해도 본질적인 본능인지 부조리와 부패를 품고 살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차용되는 인간을 먹거리로 하는 존재의 등장도 낯설 이유가 없다.

전 우주적인 고질병일지 모르니까.

아니, 인간이 다른 생명체의 먹잇감이 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것 자체가 위선일지 모르겠다.

스토리가 전개되어 가며 인간의 존재가 식량 자원이었다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영 불편해지게 만드는 점 또한 여전하다.

 

다만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을 SF에 투영해내고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듯한 낯선 존재의 출연은 장르적 융합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재미이지만 SF 매니아들에게는 부적절한 전개로 오인 받을 지도 모르겠다. 좀 더 스페이스 오페라의 방향성을 기대했던 탓일지 모르겠다.

 

영화로 만들어내기에는 꽤 어려운 설정들이라 실제 스크린으로 옮겨 담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의도가 반복되고 한국 SF의 내공이 쌓여간다면 최근 우리를 가슴 설레게 만들었던 영화 “듄”같은 걸작을 한국 영화 판에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설레임을 느낀다.

 

설정상 조금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초반부 하늘을 나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실감나는 격투신 같은 재미가 여러 페이지에 섞여있어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 볼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진행될 지의 여부를 떠나 영화를 전제로 소설이 기획되고 스토리라인이 전개되는 부분들은 과거 문학적 가치를 몰래 숨겨둔 걸작들의 욕심을 다소 배제하면서 독자에게 확실한 스피드 감과 시각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이며 가야할 방향을 짚어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어질 후속편을 기대하게 된다. 꼭 완성된 결말이 책으로 서점을 점령하길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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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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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의 지혜를 추구한다.



역사가 개인이 살아가는 과정은 물론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끌어내는 힘을 내포한다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좋은 교재나 선생을 만나면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 가득 찬 교양 공부가 된다.

암기로 배우는 과목의 하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중요하지도 않은 연도나 왕 이름, 제도 명 외우는데 정감을 잃어버렸다면 성인이 되어 자발적인 흥미가 샘솟아 펼친 역사의 종이 속에는 기본적인 자세가 다르니 시간의 굴곡을 바라보는 방향과 시선도 수만 가지 태도와 관점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경제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다.

특정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모르더라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용어 하나라도 머리 속에서 떠돌고 있다면 바로 연관 지어 업무상 필요한 설명이나 예시를 붙일 수도 있고 쉬는 시간 농담이라도 있는 척 하기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자나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경우라도 경제사에 대한 이해는 용어 이해만큼 이나 도움이 된다.

 

그림으로 보는 경제사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역사적 사건과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유럽의 부를 특정 시킨 사건과 연관시켜 알려주는 동시에 해당 시기를 잘 표현한 그림 작품을 소개하여 한층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 있다.

 

경제사에 관심이 없더라도 들어본 적 있을법한 사건도 등장하고 전혀 알 지 못했던 역사의 한 토막도 등장하니 기대해도 좋다.

 

일본에서 출판되어 인기를 끌고 국내에도 소개된 시리즈 도서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에 등장하는 청어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과 네덜란드의 전성기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에도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우리가 알지 못한 역사적 맥락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의미를 찾는 진지한 책 여행이 될 수 있는 신호라고 해석해도 좋겠다.

 

중세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페스트의 어찔함 역시 단순히 팬데믹으로 인한 죽음의 현장을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제적인 전환점, 특히 노동 가치의 상승을 다루면서 2022년의 세계의 모습과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리브가 초기 그리스 시대의 부의 원천이 되었다는 시작부터 대영제국의 민망한 본 얼굴을 알 수 있는 아편전쟁까지 29가지 유럽 경제사를 뒤흔든 사건들에 대한 몰랐던 사실들과 작가의 적절한 평가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독일이 맥주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대목도 개인적으로 흥미 있게 읽어간 챕터다. 독점이 가져다 주는 막대한 이윤이 국가와 결탁하였을 때 주체할 수 없는 탐욕의 시대를 열 수 밖에 없었다.

 

경제사에선 빠질 수 없는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는 현재 상황에 맞닥뜨린 위기들과 연곤 짓게 되어 흥미롭다. 예전에는 닷컴 버블 시기의 무지성 투자와 고객정보의 수집이 바로 돈이 된다는 환상을 빗대어 설명했는데, 요즘은 튤립의 무모함을 코인과 연결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허상을 좇고 부를 획득하려는 욕망 사이에서 가치의 한계를 뛰어넘는 욕심과 광풍이 가져다 준 결말은 개인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늪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한다. 이 대목은 저명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의 주식폭망기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아쉬운 점은 책의 제목처럼 그림이 소개되지만 조금 더 많은 작품들이 포함되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이 주가 되어 경제사를 훑어보겠다는 의도이지만 그림은 참고 수준에서 소개되고 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세 그림 중 넓은 광경을 그려낸 그림들은 이미지가 너무 작아서 책의 설명을 그림 안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QR코드 등을 통해 확대된 그림을 링크해주었다면 좀 더 친절한 소개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사건들도 포함되어 있고, 역사적 이면에 숨은 고민과 역사적 우연성 등을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 넘기기로 해결할 수 있으니 누구나 부담없이 유럽 경제사를 익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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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B형 2022.12 ㅣ 우먼센스 2022년 12월호
우먼센스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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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초 유통기한 23.2월...그냥 폐기처분 대상 상품을 보너스로 주나요? 아, 무료니까 감수해야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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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를 쫓는 모험
이건우 지음 / 푸른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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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를 쫓는 모험 : 지도를 펴고 공략할 돈까스 식당 순서 정하느라 배가 고파진다
버림받은 음식, 돈까스
음식을 주제로 한 책이 등장할 정도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소울푸드인지 군침이 돈다.
바싹한 겉 빵 가루 속에 숨은 촉촉하고 두툼한 돼지 등심의 식감은 그 어떤 음식도 대적하지 못할 위엄을 가진다.
떡복기의 가벼움이나 우리 고유의 음식 같지 않는 만두에 대한 거리감과 달리 분명 외국에서 들여온 문물이 돈까스는 영원한 “made in Korea”라는 착각에 빠진다.
남산 한자락에 자리잡은 전설의 식당에서 등장한 넓은 돈까스의 위용은 외국에서는 분명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 아닐까?
마트에 가도 워낙 발전속도가 빠른 냉동식품 중에서 돈까스의 변신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고구마가 들어가고 치즈가 곁들여지며, 식당 못지 않는 소스의 풍미는 집에서도 간편 뚝딱 두툼한 맛의 세계로 초대한다.
 
눈물이 눈 앞을 가리지만, 돈까스는 개인적인 금기 음식 리스트에 올라있다.
건강검진때 나오는 높은 콜레스테롤에 큰 기여하는 튀김 음식이기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포화지방 하루 권장 섭취량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나트륨계의 절대 악인 짬뽕이 등장한다면, 포화지방계에는 돈까스가 버티고 서있다. 
물론 돈까스 용 등심, 안심은 삼겹살이나 스테이크에 비하면 양반 수준이긴 하지만, 우리의 식감을 자극하는 바싹하고 거친 빵가루에 달라붙은 기름덩어리들이 문제다.
 
돈까스의 추억은 두개의 에피소드로 떠오른다.
어릴 적 1-2개월 한번 외식의 즐거움을 사로잡았던 경양식 돈까스.
스프로 시작된 코스요리같은 화려함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돈까스가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역할을 한다.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가 꼬꼬마 시절 동네 돈까스 집 추억도 생생하다.
모던한 느낌을 주는 식당이지만 메뉴는 경양식 돈까스와 동일하다.
딸아이도 식전 스프의 매력에 푹 빠졌었고, 엄마가 먹기 좋게 잘라주는 돈까스를 우물거리며 한달에 한번은 가자고 졸랐다.
아쉽게도 지금은 문을 닫았고, 집 주변에서 더이상 맛집 찾기가 어려워졌다.
 


저자는 돈까스에 홀딱 빠졌다.
음식에 대한 책을 쓸 열정만으로도 평상시의 선호음식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돈까스 탐방기를 200개 훌쩍 넘게 적어갈 정도로 적어 내려갔으니 책에 소개된 29개 식당은 어느 정도의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전문가의 눈길과 입을 사로잡은 수준이라면, 웬만해도 맛있는 돈까스의 레벨이 다르지 않을까 기대에 가득 찬다.
 
저마다의 특징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조리방법이나 제공형태도 각양각색으로 풀어나갔다. 책을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오늘 저녁 선택지로 해도 무방하다는 점이 이 책을 골랐을 때의 자신감이 될 수 있다.
 
요즘의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카레 돈까스 집과 내가 선호하는 돈까스김치나베 집이 눈에 번쩍 들어온다.
 
“가츠시”는 집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위치라 조만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성비를 넘어서 건물주가 취미로 장사할까?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라 하니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만남이다.
 
스웨덴에서 케밥피자가 전통음식의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처럼 돈까스김치나베라면 돈까스도 우리의 새로운 전통으로 받아들이기에 적합한 음식이 또 있을까?
 
돈까스라는 메뉴를 가급적 피하려고 하는 만큼, 기왕 이따금 먹는 횟수라면 책에 소개된 장소를 방문해가며 작가의 칭찬에 동의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학교 식당까지 등장할 정도로 돈까스를 찾는 모험은 경외스러울 정도지만 학식으로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한 곳 눈길을 뜨는 곳은 “The 92산들바다”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포스는 동네에 흔한 그렇고 그런 가게 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식도락의 열기는 대단하다,
돈까스의 조리 과정에 대한 자부심은 물론 조연배우라고 할 수 있는 소스에 대한 열정이 놀라게 한다. 커다란 드럼통에서 쏟아내는 양산형 소스가 아닌 수제 소스가 내는 맛은 어떨지 근처에 방문하게 될 때 꼭 들리마 지도에 압정을 꽂아 둔다.
소스의 유래와 역사에 대한 저자의 상세한 설명도 식당에 대한 기대감에 감칠맛을 덧칠한다. 
 
식당 주인과의 인터뷰나 먹음직스러운 사진은 책이라는 미디어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한다. 이젠 사진도 좋지만 동영상으로 음식의 조리과정이나 그 안에 담긴 주인의 철학들을 공감할 수 있다면 감동은 더 커지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먹음직스럽게 자른 한입 크기의 사진이나 곁들여진 양배추의 싱싱함이 조금 더 큰 사진으로 채워졌다면 아쉬움이 결합된다.
 
음식 책의 절대 한계인 실제 맛과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책장을 넘기는 마음 자세로 가까운 거리의 맛집부터 정복해 나가는 즐거운 연대기를 작성해도 좋겠다.
아니, 책을 고르지 이유 아니던가?
 
돈까스는 다른 식품군에 비해 비즈니스의 현란함에서 다소 벗어난 느낌이다.
남산 돈까스가 오리지널 공방에 휩싸였던 사례 말고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기업화 과정이 손에 꼽을 정도다. 잘나가는 떡복기 프랜차이즈와도 비교된다. 배달음식에서도 돈까스는 차가워지면 딱딱하게 굳어 이빨이 아픈 특성으로 크게 선호되지는 않는 듯하다.
책에 소개된 여러 식당 고유의 맛과 풍미가 있듯, 표준화되고 레시피로 정립되기에 어려운 품목인가 보다.
책 후반부에도 소개된 냉동 돈까스 맛나게 즐기는 법을 읽다보면 헷갈리기도 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요즘은 규카츠가 눈길이 간다. 
건강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 나이가 먹어가면서 식성이 변하듯 추억에서 발을 빼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지는 않을까?
돈까스 본연의 맛을 지키는 중요한 책무뿐 아니라 퓨전과 변형을 통해 새로움을 접목시키는 가게도 성업으로 고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기 희망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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