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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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력 :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시선

 

역사는 인간의 눈으로 추적한 시간의 기록이다.
학교 다닐 때는 암기과목이라 따분하기만 했지만, 어른이 되어 좋은 건 역사공부를 원하는 시각과 접근이 가능하니 재미있는 교양수업이 되었다는 점이다.
전쟁사에서 문명사까지 최근 일본에서 자주 출간되는 테마 중심 역사책들을 차곡 서재에 쌓여갔다.
 
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는 어떨까?
“동물권력”이 기존의 굳어져 있던 시간기록을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화두를 던진다.
 
인간과 동물은 오랫동안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관계를 맺어왔다.
일부는 가축으로 노동력과 음식을 제공했지만 때로는 적대적인 관계로 증오를 쌓아 가기도 했다.
4K로 녹화된 자연과 어울리는 동물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로 매니아들의 환호를 받지만 그들이 인류가 걸어 가야하는 방향과 생각의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동물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케 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지만 그중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한 장면은 우리와 제일 가까운 영장류의 모습이다,
 
동물원에서 침팬지가 티타임을 즐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무리 인간과 가까운 존재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과 신발이 얼마나 신체에 무리가 오는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자연의 행동이 아닌 인간의 모방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많은 가족들은 신기한 광경으로 동물원을 방문하여 의인화시킨 동물들에게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우월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인간과의 차이를 주기위해 인간의 선을 넘지 않게 하려고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우스꽝스러운 실패의 해프닝으로 마무리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설정은 기가 막히다.
동물 우리에 실수로 떨어진 아이를 대하는 두개의 사건도 우리의 잣대가 얼마나 나약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분명 고릴라의 의도는 증명할 방법이 없지만, 거의 유사한 상황에서 한 케이스에서는 영웅이 되지만 또다른 경우에는 사살되고 만다.
자신의 영역에 벌어진 뜻밖의 사건은 사람도 당황하지만 동물들도 놀랄 수밖에 없다.
허둥지둥 대는 과정에서 인간은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본능이 튀어나온다. 어쩌면 아이를 보호하려는 행동을 인간은 위협으로 인식할 수 있고 이는 즉각적인 보호활동과 연계된다. 동물원장은 행동의 의지에 대한 이견은 존재하지만 사살명령을 내린 일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내가 같은 입장이라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까?
솔직히 같은 행동을 했으리라. 많은 사람들이.
동물이 귀여울 때는 의인화시키지만 적대적일 때는 쏴 버려도 되는 물건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동물과의 관계를 식육의 눈으로 비라 보자.
동물원의 살육에 눈이 찡그려졌다면 좁은 우리같이 비인도적인 장소와 방식으로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에게는 어떤 시선을 던질 것인가?
대규모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으로 정육상품으로 변하는 동물에게 인간의 잔혹성과 정당성은 완화될 수 있을까?
 
 
저자는 협력의 관계를 맺는 동물과의 관계와 적대적이고 잔인한 현장을 같이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현명한 판단을 묻는다. 인간은 상황에 띠라 필요한 시선을 선택할 뿐이지만 근본적으로 동물과 인간은 하나의 역사 공동체로 생존해 왔음을 상기시킨다.
 
다양한 사례는 신비로운 다큐멘터리의 일부를 보는 느낌도 주지만 씁쓸함을 위로할 수는 없다.
무심코 지나쳤던 동물의 권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길 권고한다.
 
 
*츨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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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력 -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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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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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역사 - 연기 신호에서 SNS까지, 오늘까지의 매체와 그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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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역사 : 미래를 위한 인류의 도전과 역사 그리고 기록
 
 
 
 
회사 같은 건물 맥도날드.
이른 아침 시간 여유 있을 때 간단히 아침식사로 즐겨 찾는다.
매번 에그맥모닝과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시간을 비벼 끄는 노인이 눈에 띈다.
처량해 보이기도 여유있어보이기도. 
바라보는 사람 기분에 따라 모습이 달라 보인다.
다만 이어폰 없이 스피커로 틀어 놓은 유튜브 소리가 빈 공간에 가득 차버리면 짜증스러운 내 얼굴이 오버랩 된다.
소리가 시끄러울 뿐 아니라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 나오는 (나의 의견과는 다른) 내용이 짜증을 유발시킨다.
 
정치적 성향이 왼쪽인 사람, 오른쪽인 사람. 양측 모두 상대 진영을 옹호하는 뉴스나 유튜브 방송에 대해 “거짓 뉴스”라며 비난하고 사회적 문제라고 주장한다.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으로 국민들의 여론을 어느 정도 균질 되게 유지시키던 미디어의 힘은 돈 앞에 굴복했다.
인류가 가죽이나 거친 토기 위에 쐐기문자를 기록하여 진실을 후손에 전하려고 했던 태고의 노력은 돈과 이권에 갈대가 되어버린 흔들거리는 언론종사자들의 역사적 배신으로 물거품이 된다.
잘못된 신호를 먼 봉화대에서 피웠다가 쑥대밭이 되 버린 고대시대의 전쟁터였다면 모조리 사형감이다.
 
인간의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킨 축 3가지는 말의 이용, 바퀴의 발명, 문자의 발명이다.
제한된 노동력의 급진적인 향상은 정착으로 변화하는 인류의 생산성을 극대화시켰으며, 덧붙여 바퀴는 이동의 거리와 무게를 개선하여 거주지의 확대와 권력의 생성에도 기여한다.
단발적으로 끝나는 지식의 전수는 문자로 오랜 시간을 흐르며 공유가 가능 해졌고 비로소 인간은 지식의 지속성을 기반으로 문명과 소통이라는 사회적 진화에 성공적인 발자국을 내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소통과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과제를 성실하게 시대의 기술을 총동원하여 효과적으로 안착시켰고 그 과정의 기록이 이 책 한 권에 녹아졌다.
 
때로는 정보를 끊고 자신만의 명상 속에서 시간을 확보하라고 충고한다.
사람이 받아들일 한계치를 넘어선 정보의 홍수가 시시각각 처리 불가능한 수준으로 밀려드는 상황이야 말로 정보의 가치와 사실 여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잘못된 선택과 의견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마트폰을 잠시 꺼 두고, 이메일을 열어보고 싶어 근질거리는 손가락을 쥐어 잡고 명상이라도 한번 해보자. 하루에 30분씩만이라도 뭔가 올리려는 욕망을 끊어낼 수 있게 SNS을 종료시키고 기지국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끊어내는 작업. 머리 속을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훼손된 판단력을 회복해준다.
 
생소한 유럽 위주의 미디어 발전사는 낯선 감이 없지 않으나, 프랑스 대혁명 이후 전 유럽으로 확대된 자유의 가치가 미디어를 통해 확대 강화된다.
날카로운 사회비판으로 국가가 더 부강해지고 발전을 가속화시킨다는 원리를 스스로 깨친 셈이다. 요즘도 각 국가별 언론자유도를 조사하고 발표하는데 이유가 있으며, 국가의 위상 대비 순위가 떨어지는 국가는 무책임한 정치세력보다 국민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우쳐야 한다. 올바른 정보가 유통되지 않고 편협 적인 사고가 지배한다면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역사의 증언들을 가볍게 봐서는 곤란하다.
 
개인적으로 미디어의 모순과 불신이 극대화되는 시점에 읽게 된 책 안에서 인류가 대화하고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치며 현대의 다양한 미디어의 모습들을 진화시켰다는 점을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만들어내는 과장은 민주주의나 시민주의의 근간과 같은 목적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소진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미디의 힘으로 자각하는 혜택을 받았다.
그만큼 우리의 발전과 진보를 위해 미디어가 해야할 역할을 분명히 깨우칠 수 있었다.
혹시라도 아직 방황하는 표현주의자들이 있다면 필독을 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함을 공감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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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고른 불멸의 클래식 명곡들
최은규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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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 초보자 + 중급자도 즐겁게 지식을 쌓으며 클래식 역량을 키우는 독서

 

클래식은 공부해가면서 들어야 한다.

나른한 오후 낮잠이 들만한 햇살에 잠깐 턴테이블에 LP를 올려놓고 배경음악으로 들어도 뭐라 할 사람 없지만, 조금 더 감상에 빠지는 시간이 늘어가면 자연스럽게 학구열에 불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악곡의 구성이나 전개는 물론이고 각 악기의 특성과 배치에 대한 궁금증이 음악감상 도중 머리 속에서 질문을 지속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다.

뮤직비디오로 멜로디의 의미를 눈으로 보여주지 못하니, 비발디의 사계처럼 제목만 들어도 음의 색깔과 형태를 느끼는 작품이 아니라면 책을 들척거리거나 서핑으로 작곡가와 작품의 해설을 검색하게 된다.

음악의 있는 그대로의 느낌도 좋지만 배경지식과 설명이 곁들여진 감상은 조금 더 자신이 꿈꾸던 음악과의 만남을 성장시키게 된다.

 

다만 음악 해설 도서를 몇 권이나 사보았지만 몇 페이지를 넘기다 구석에 처박아주는 일이 자주 있다는 점이다.

일일이 음악과 페이지를 매칭시켜야 저자가 전달하는 지식이 제대로 흡수되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저자가 표현한 음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 매번 페이지마다 음반을 바꾸는 작업은 귀찮을뿐더러 모든 음원이 내방에 있을 리도 만무하다.

하지만, 시대의 발전으로 스트리밍으로 어떤 음원이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책장에서는 QR코드를 이용해 설명하는 해설과 음악을 바로 연동시킬 수 있게 되었으니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는 소리다.

 

오늘 소개하는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 “에도 페이지마다 곡에 대한 설명을 QR코드를 통해 음원과 연결시켜 입체적인 책 읽기가 가능하다. 글로 읽기만 하는 것과 실제 소리를 귀에 집어넣는 방식의 이해도 차이는 엄청나다. 당연하다.

아쉬운 건 20-30초 분량의 짧은 음원이다.  스포티파이나 멜론같은 자신의 음악 앱을 옆에 열어놓고 책 읽기를 추천한다.

 

크게 5가지 파트로 클래식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악기를 통해 작품에 접근하기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협주곡으로 흥미를 높이기

관현악곡으로 오케스트라와 친해지기

웅장함을 주는 교향곡

끝판 왕 실내악

 

초보자나 공부없이 음악만 즐기던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음악의 궤를 꿸 수 있는 순서다.

개인으로 생각하는 클래식의 최고 정점은 오페라로 정해 놔서 진도를 못 나간 게 다소 아쉽다.

 

몇몇 챕터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학창 시절 피리 하나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음악듣기기에 대한 열정에 비해 기타나 피아노도 잠깐 배우다 포기했던 악기치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연주를 못하니 침 냄새 나는 피리 주둥이가 싫었다.

듣기에 무척 좋아하는 플롯과 사촌지간인 피리는 어린시절의 악몽 덕에 음반을 통해 만나는 일도 반갑지는 않은데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설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우하게 된다,

원래 플룻의 원형은 피리였고, 가로피리라고 불렸던 플롯이 현재의 이름을 독점하게 된 악기사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금속으로 만들어 오케스트라에서 반짝임이 유별난 악기인데 왜 목관악기라고 배웠는지 헷갈렸던 기억도 떠오른다.

한계점이 분명했던 악기를 개량해낸 이의 공헌은 소리와 음색이 바뀌며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음을 들려주는 발전의 증거로 박수 받아 마땅하다.

 


 

예전에 제일 좋아하던 피아노 협주곡은 차이코프스키 1번과 모짜르트 20번이었다.

특히 카라얀과 리히터가 협연한 인상적인 자켓의 차이코프스키 작품은 초창기 클래식음반을 구매하던 시절의 히트작이다. 응악잡지에서 라이선스 음반 발매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있었고 당시 종로 신나라 레코드 가게에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듣지않는 LP박스 중가쯤 흑백 커버의 근사한 모습으로 숨쉬고 있다.

시절이 바뀌며 피아노 협주곡 제일 많이 듣는 작품은 요즘은 라흐마니노프 2번이다,

피아노의 격렬함과 악기로서 순수함이 가장 열정적으로 묻어나는 감상을 제공한다.

너무 유명한 1악장이 항상 나를 사로 잡는다,

첫번째 교향곡의 실패로 실의에 빠졌던 그를 다시 위대한 작곡가로 이끈 의학적 도움과 심리적 리딩은 영원한 고전의 대열에 작품을 위치하게 만들었다.

“All by myself”의 멜로디로 유명한 2악장도 이 음반을 자주 꺼내는 공로의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한 건 2악장의 멜로디에서 더욱 애잔한 소리는 현악기가 내고 있다는 점이지만)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알아가며 오랫만에 듣는 명곡, 한번도 안 들어본 음원 QR코드와 스포티파이를 번갈아 가며 읽는 재미는 오래전 중고책방에서 자주 구매하던 월간 음악동아 사 모으던 시절과 비슷하다.

잡지에 소개되는 수많은 음반을 재킷만 구경하고 정작 소리로 들을 기회는 없었는데 요즘은 앱 하나로 해결한다. 베토벤부터 막스 리히터까지.

귀가 호강하는 시대지만 헤드폰을 울리는 공기의 떨림이 생겨난 탄생 비화를 알아가는 과정은 활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땀과 같은 존재다.

망설이지 말고 페이지를 열고 지식을 넓히고 귀를 뚫어보는 것은 어떤가?

 

초보자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소개할 수 있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악기에 대한 설명이나 곡 전개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다. 물론 다른 책들의 수준과 비교해서 조금 쉽거나 비슷한 수준이니 대안이 없으니 다른 책에 기대를 해보려는 마음은 접자.

읽기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은 그냥 통과해도 된다. 음악에 일단 집중하고 마음에 드는 음악의 역사적 배경이나 작곡가에 대한 신변잡기 정도만 이해하고 넘어가도 다음에 전곡을 듣게 되었을 때 읽었던 내용이 스멀스멀 머리 속에 차오르며 반가워진다.

그것이 음악의 세계에 한발자국씩 몰입되는 순간이다.

 

중급자들에게도 알지 못하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어가는 맛이 솔솔하다. 오랫동안 안 들었던 멜로디를 다시 한번 듣게 되는 추억살리기도 재미있다. 솔직히 몰랐던 음악 용어 익히는 작은 성과도 흐뭇하다.

무엇보다 짧은 음원들에 꽂히면 바로 음반 한 장의 길이로 시간을 채울 수 있다.

 

책으로 읽어도 즐거운 음악이 일상으로 가득 채워진다. 클래식 공부하면서 듣기는 너무 좋다.





*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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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 찰스 다윈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웬디 윌리엄스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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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언어 : 지상 최고의 미적 창조물 나비의 모든 것

 

 

 

가족들과 동해바다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춘천에 있는 제이드가든에 들렀던 적이 있다.

유치원생이던 딸아이는 동산 한가득 피어있는 꽃과 주변을 아롱거리며 날아다니던 나비에 푹 빠져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참으로 바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나비를 잡아달라고 졸라 대는데 막상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잠자리는 곧잘 두 손가락 사이에 꽂아서 장난을 치다 하늘로 돌려보내기도 했는데, 나비는 잡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비나 나방을 손으로 만지고 혹시라도 눈을 비비면 실명할 수 있기에 항상 조심하다 보니 굳이 잡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잠자리채로 잡은 나비는 그물 안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잠깐 보다 바로 놓아주었다.

막상 어른이 돼서 알고 보니 나비를 만지면 묻어나는 가루는 “인편 (비늘 가루)”라고 부르는데 눈에 들어가도 실명에 이르는 일은 없다고 한다. 눈이 충혈되고 알레르기 반응 정도는 유발할 수 있지만.

아, 어린 시절의 과학적 지식에는 왜 이리 거짓이 많다 말이냐.

 


나비는 예쁘다. 아니, 황홀하다.

비록 손으로 잡을 엄두는 내지 못했지만 자연사박물관에 가면 나비 표본 앞에서 한참이나 서성인다.

작은 녀석의 아름다운 무늬는 어찌나 사람을 유혹하고 종류는 또 어찌나 많은지 현관문 빈 공간에 두 마리 정도 표본을 사서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된다.

 

“자연은 발이 여섯 개 달린 것을 변태적으로 좋아한다.” 

첫 페이지에 새겨진 마이클 S.엥겔의 머리를 휘젓는다.

 

나비의 자태는 사람들의 영혼을 휘어잡는다.

나비의 생태학과 과학사로 가득 찬 이 책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스트레커 같은 사람의 일화는 이 작은 생명체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극단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취미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광기에 가까운 수집은 유럽의 돈 많은 귀족들의 사치스런 놀음이었겠지만 스트레커는 이런 전제조건을 깨뜨리고 시카고 필드 박물관에 소장할 정도의 표본을 모을 수 있었다. 일반인의 수준을 넘어서 경이 스러운 기록이다.

그가 평생 나비 표본을 채집하고 집에 쌓아둔 나비의 사체 속에서 추구하던 이상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생명체의 신비로움에 매료된 고집스러운 늙은이라 무시할 수는 없다. 살아있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가 숨어있다.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예쁜 색에 대한 끝없는 욕심도 보인다.

 

지구에 사는 생물은 1조 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당수는 아직도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날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거친 수풀 사이로 머리를 들이미는 페이스허거를 눈 앞에 목격한다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그 중 명명된 곤충은 무려 90만종이라고 한다. 사실 지구는 인간이 아니라 곤충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 중 인간에게 호감을 주는 몇 안되는 종이 바로 나비. 비싼 가격에 불법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90만종의 예외성에서 기인한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재왕나비 애벌레의 사투에서 등장한다.

밀크위드 잎사귀에 부화된 애벌레는 진액을 열심히 먹어 대는데 문제는 진액의 끈적함은 애벌레를 포획하고 고사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라텍스의 일종이 포함된 진액은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성장을 위축시키는 치명성을 지니지만, 몸에 축적된 독이 새같은 천적으로부터 자기방어 기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활용된다.

애벌레의 독성이 새들에게 저 녀석은 먹었다가는 배탈이 난다는 인식을 강하게 전달하여 살아남는 무기가 된다. 자연의 신비로움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어가면 우리는 단순히 외면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고 블법채집까지 서슴없이 행하지만, 삶의 생존력과 번식으로 명맥을 이어가는 자연의 경탄 스러운 적응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시간 지구상의 급격한 변화에도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개체들은 저마다의 강력한 생존 무기를 확보하고 자손들에게 전달하였기에 가능한 존재들이다.

 

나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더군다나 작가는 장난기 가득한 문체로 생물시간에 빠지기 쉬운 졸음의 오류에서 깨워준다.

과학책이라는 딱딱함의 외형을 유쾌한 필력과 경이로운 나비의 신비로 맛난 책 읽기로 몰입하게 해준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법한 책이나 등장하는 괴짜들을 조심하자.

나비를 입에 넣어서 맛보는 과학자들의 에피소드는 아이들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일 수 있다.

 


*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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