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조선이 만난 모던의 풍경
김기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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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경성을 누비다 : 식민지 경성인이 바라온 새로운 세상과 21세기
 
 
 
구한말 어지러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은 침침하다.
돋보기 안경이라도 구해서 살펴봐야 사회상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다.
급변하는 시대정신을 따라잡지 못한 국가와 국민의 비참한 모습은 21세기 세계 곳곳에서도 목도되듯 과거의 영광은 간데없고 주변국들 장난에 목숨 부지하기도 힘든 상황에 내몰린다.
속이 울렁거리는 나라의 운명을 쑥대밭으로 만든 매국노들이 시간이 흘러 해방이 된 이후에도 단죄하지 못한 채 21세기까지 호위 호식하는 꼴을 보게 만든 우리 자신이다.
역사에 심판의 과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반복된 배신자들에게 용기를 준 셈이다.
잘못에 대한 바로잡음 없이 시간을 질질 끈 결과물은 현재와 미래의 한국인에게는 멍에가 되고 있고 돌이킬 수 없다.
 
한가지는 확실히 해야 한다.
개화기 일본에서 물밀듯 들어온 신문물과 제도, 사회변혁은 비록 강점기의 식민지배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한반도의 개화를 이끌었다는 긍정으로 봐야하느냐의 문제다.
일부는 어차피 조선의 개방정책은 시간문제였으므로 일본이 도와준 거 의미 없다고 무시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과오와는 별개로 발전에 도움을 준거는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한다.
어느 쪽 말이 맞을까?
 
어차피 정답이 없는 질문이었고, 양측의 주장이 뒤섞인 사회상이었다. 판단의 기준을 어떤 방향에 주냐 보다는 일련의 개혁이 결국은 수탈과 지배를 위한 도구였을 뿐 그들의 선의를 믿어서는 곤란하다는 핵심을 간파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본 자신도 해외의 문물을 받아들여 만들어낸 그들만의 신문화를 누구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고 자신들의 능력이라고 떠 벌이지 않던가?
구둣발로 국가를 유린하고 민족의 정신을 시궁창에 메다꽂은 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낼 일도 없고 앞으로 이웃나라로서 우정을 나누리라는 기대도 없다.
언제 바다 밑으로 꺼질 줄 모르는 열도의 위기는 정한론의 반복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도 않거나 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앞잡이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며 언제든지 나라를 받칠 준비가 된 내부의 적들을 구분해내고 싹을 잘라버리는 일이다.
 


구한말 신문화에 취해 나라 잃은 슬픔조차 싸구려 코피 한 잔에 희석시킨 어리석은 무리에 포함되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서 일본이 조선땅에 내려놓은 씨앗들은 비록 자신들의 탐욕을 실현시킬 도구였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놀라움과 선망이 뒤섞인 문화 충격 그 자체였다.
하루 세끼 챙겨 먹기 힘든 시절에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던 문물들이 한양을 중심으로 일반 대중의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감히 넘볼 수도 없던 양반 네 집 안방에 있던 값비싼 자개장을 선망하는 눈빛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라가 빼앗겨 신음하고 있을 때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써 내려간 문인들은 일반인들에게는 이질적인 존재였으리라.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고 흔적 없이 사라져가는 국가의 혼을 글로 표현하고 싶지만 일제의 검열을 피할 수는 없다.
일부는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변절하여 제국주의의 앞잡이가 된 이들도 있으니 조선의 부활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믿어버린 그들의 미래 투영을 탓할 수도 없다.
원래 그런 자들이었을 뿐이니.
서구문물의 화려한 물품 지상주의 속에서도 문학을 위시한 사회과학의 유입은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멋진 일이었다.
상상도 못했던 기술의 발전은 사회의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낳을 수 있었고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정작 국민들은 신음하고 있던 동경의 지식인들이 느낀 현실도피 또는 비판은 나라를 빼앗긴 경성의 지식인이 느낀 비애 와도 맞닿아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은 매니아들만 읽는 어렵고 딱딱한 고전물들이 전집 형태로 중산층 이상 집에 필수로 진열되는 광경은 앞으로도 회복되지 않을 과거의 유산이다.
사전 예약이 일상의 고전도서의 판매량을 훌쩍 넘는 기록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은 아마 2020년대 대한민국 문화산업을 결정지은 OTT의 인기에 버금가지 않을까? 책 속에 등장하던 저자들도 당시 문학전집을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필력을 키워왔다고 하니 그나마 긍정의 공란에 써넣을 수 있는 변화다.
 


모던보이들의 바쁜 일상 생활이 냉면 배달로 상징되는 서두의 테마는 신선했다.
우리가 누굽니까? 바로 배달의 민족! 이라는 기발한 광고 카피가 연상된다.
중국집과 피자집말고는 딱히 10여년 전 배달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데 1930년대 경성에서는 이미 제각각 맛을 뽐내는 메뉴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가능했던 당시의 어두운 단면도 우리는 엿볼 수 있다.
최저 노동에 대한 대가가 제대로 치루지 않으니 식당에 가서 먹으나 시켜 먹으나 별반 금액 부담이 적었기에 가능했다.
홀에서 먹으나 배달하나 짜장면은 4천원이던 불과 몇 년 전의 모습이 당시에도 통용되었다.
너무 낮은 급여로 데모를 할 정도니 인건비가 바닥이던 어려운 시절에 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했다.
선진국의 척도는 인건비 수준이라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라는 사례가 아닐까?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즐기는 꽤 근사한 런치세트의 작은 사치, 몰래 밀입국하는데 성공하였지만 미국의 거대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던 김동성의 도전과 가능하게 했던 경제적 여유.
백년이 훌쩍 넘는 시간의 간격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기상천외한 행동과 상황도 나타났었지만, 사람의 삶이라는 게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라를 잃고 가난에 입에 풀칠조차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부의 불균형은 지금보다 차이가 컸던 시대, 새로운 문물은 여유 있는 부자들에게는 신세계와 같았을 것이다.
삶의 풍요로움은 결국 경제의 자유에서 시작되고 부의 축적이 왜곡된 정치경제의 산물로 나타났다면 사회의 변혁은 촉발된다.
다만 타의에 의해 선진화 과정을 겪게 되면 단계를 밟아 이룩한 서방국가들의 부의 품격같은건 실종된다는 증거를 100년 경성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는 씁쓸함을 버릴  수 없다.
 
읽고 또 읽고 새로운 소설책을 찾아 지적 호기심을 반짝이던 박완서 소설가의 소녀시대가 하나의 시대상이었던 그때가 흥미롭다.
보기 어려운 그 시절의 신문기사와 삽화, 사진 자료들은 의외로 역사 매니아도 접하기 힘든 강점기의 일상을 엿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시대의 변화와 변혁을 책 한 권에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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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 왜 개혁은 항상 실패할까?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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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 부동산실록 :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 부동산, 그 애증의 역사


땅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2023년 대한민국에서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공화국까지 이어진다.
잉여 생산물이 “발명”되고, 땅을 넓게 차지하면 그만큼 추가 생산이 가능하니,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과욕은 인간 본성에 미루어 피할 수 없는 악의 근원이 된다.
하물며 강대국 등살에 해외로 제대로 된 영토 확장을 하지 못한 채 좁은 반도에 갇혀 살고 있는 우리  DNA에 땅에 대한 욕심은 세월의 누적으로 강렬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좁디 좁은 공간에서 내가 숨쉴 공간을 크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탓할 수 있을까?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만들지만 결국 배를 두드리는 건 건설업자와 중개인들이고, 국가는 세금만 빨아들이는 근래의 행태는 과거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양반들의 과욕과 착취로 물든 무리한 영토 확장 시절, 가난에 찌들었지만 내 집 한 칸 마련해보려던 민초에 대한 고리대금의 유혹이 연상된다.
 


“땅”이라는 제시어가 제안되면 모든 방향과 지역에서 광풍이 불어 닥친다.
 
조선시대의 부동산 정책가 사람들의 열망을 들여다보는 기회는 흔치 않은 케이스 스터디인 동시에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개국 초기의 변혁에 대한 갈망은 드라마나 소설을 통해 알고 있지만 땅에 포커스를 맞추어 봐도 정도전을 위시한 신진사대부들의 신 국가 건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비록 세력가들에게도 공평한 분배를 주장하지 못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세계관이 달랐던 당시를 생각하면 이 정도만 되도 과격한 수준이었으니 그나마 실현되지 못한 이상향이 국정에 일부 반영되었다는데 주목할 수밖에 없다.
 
고려의 불합리한 부의 분배가 몰락의 원인 제공을 하였지만, 성리학을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은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변화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토지 분배에 있어서도 500년을 유지했던 남존여비를 반영시켰고, 아들 여러 명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던 유산은 장남 위주로 상속된다.
조선을 지배한 유교가 부동산의 사상도 지배하는 결과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500년을 지배한 관념은 시대를 넘어 후손들에게 여러가지 불공평한 세상을 남겨주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냉혹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은 때로는 극단적인 갈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가진 자들의 횡포는 더욱 교묘해지고 강해진다.
특히 국가의 권력에 줄을 잇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 방향을 이끌어내는 무리는 물론이고, 거짓과 사기로 서민들의 등을 쳐 먹는 악독한 이들은 “여가탈입”이라는 행위로 조선 초기부터 등장했고 21세기 바로 오늘까지도 명맥을 유지한다.
정부의 강력한 조치로 죄지은 자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을 유지해야 하나, 당시는 권력의 보호막으로 현재는 법의 허술함으로 보호된다.
가지지 못한 집 한 채의 갈망과 더 많은 주택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활활 불타오르게 된다.
 
조선시대의 집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한양으로 말은 제주로 보낸다.
그러니 한양의 집이 부족할 수 밖에.
모든 인프라와 일거리가 한 도시에 집중되는 부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만 유독 우리의 상황은 더욱 심한 게 문제다.
 


집이 모자라니 집주인들의 횡포도 심하다.
지금처럼 제도적으로 한쪽의 부당한 실력행사를 막는 상황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분쟁은 더 심했을 수밖에 없다.
전세사기 같은 행각도 유사하다.
보다 촘촘한 국가의 관리가 필요하지만, 과거에는 세력가들의 욕심을 채우는 제도를 운영하느라 지금은 건축사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관련인들의 욕심이 구조를 지배한다.
 

집을 마련하기 위한 경쟁은 사금융을 빌어 쓰는 지경에 이르고 그 결과는 결국 돈이 집을 삼켜 먹고 사람을 잡아먹는 지옥도로 이어진다.

 

인간의 잉여 생산물이 “탄생”한 이후의 땅과 집에 대한 소유욕은 변함이 없고, 500년전 조선시대와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내 집 한 채 마련하기 위해 서민들은 평생을 바쳐야 한다는 상황이 재현되다는 놀라움에 탄식까지 느껴진다.

 

역사 속에서 인류는 진보의 무지개를 온 세상으로 전파하며 자신들이 발자국을 달 위까지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땅 위에 붙어 사는 평범한 개인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애처로움이 변화 없는 세상에 대한 조소와 뒤섞인다.

 

앞으로도 우리는 땅에 대해서만큼은, 집에 대해서만큼은 진보를 할 수 없을 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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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1 : 사장편 - 장사를 하려면 경영학 책은 버려라 ㅣ 장사 교과서 1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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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교과서 1. 사장편 : 사장의 마음가짐과 노력은 시간으로 배운다




 
“나는 장사를 합니다.”
“나는 사업을 합니다.”
 
같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어도 자기 소개 서두에 두가지 문장의 받아들이는 어감은 분명 차이가 있다.
솔직히 사업이 더 근사하다.
어느 순간 우리에게는 “장사=장사꾼”이라는 이미지가 머리에 굳어졌고 시장에서 순박한 얼굴 뒤로 절대 밑지지 않겠다는 욕심을 숨긴 채 농락을 당했던 아픈 기억도 슬쩍 떠오른다.
 
사실 두가지는 다른 영역이지만 일정 부분을 공유한다.
특히 돈벌이로서의 의미를 둔다면 어느 것 하나 우위의 관계로 볼 수 없다.
여기에 장사가 실패하기 쉬운 이유 중 하나가 있다는 생각이다.
나 스스로 아니면 고객 누구나, 장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남을 속이는 일에 능숙해야 하며, 절대 동료가 되고 싶지 않다.
그러니 아무리 새벽부터 고객을 위한 감동 사과를 받아오겠다고 가락시장을 누비며 상품을 골라 놔도 핀잔만 쏟아 붇는 할머니들만 찾는 가게로 변해가고 폐업의 위기에 몰린다.
처음 시작이 쉬운 선택인만큼 쉽게 덤벼들다 보니 본인이 정의한 “꾼”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長”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나이나 경력 상관없이 언제라도 직장에서 쫓겨나는 막막한 상황에서 외면 받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구나 먼저 손을 시작해보는 게 장사이고 누구보다 빨리 망하는 게 장사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면 시작 전 자신만의 준비기로 설정해서 공부하고 비밀을 탐독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성공한 사장들의 멋진 한마디부터, 실패했지만 미래를 잃지 않는 사장들의 실감나는 실패담까지 우리가 익힐 교재와 스승들은 지천에 깔려 있다.
시작 버튼을 내가, 우리가 아직 누르지 않았을 뿐이다.
기존 경영학 도서와는 다른 장사의 본질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세일즈 교과서의 등장을 환영한다.
교과서는 말 그대로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물론 뜻대로 시작한 일이 되지 않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스승이 되기 때문이다.
사장의 궁극적인 사명은 고객과 직원을 포함한 장사에 필요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충고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든 비즈니스에서 관련자 모두 만족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상품의 가격이 높아야 직원과 관계사의 실적이 올라가는데 고객은 불만족하게 되고, 이 반대도 마찬가지의 부족이 발생한다.
풍선효과같이 누가 웃으면 다른 한편은 우는 게 세상 이치다.
그런데 모두를 만족시키라니?
하지만 최소한 그런 마음자세 하나만으로 장사를 대하는 태도는 바뀐다고 생각한다.
아예 누군가를 만족시킬 의사가 없는 상황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는 장사를 하겠다는 상황은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장사는 내가 나를 고용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꾸준히 장사할 각오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고용할 때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면 바로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또 내가 고용되었을 때 사장이 이런 일을 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내가 피해야 할 일이다.
시작할 때 서둘러서는 안된다.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폐업으로 발걸음이 바쁘더라도 당장 창업하고 식당을 오픈했다 가는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종말을 맞을 것이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고 배움이 필요하다.
해당 업에 처음이라면 필드의 고수를 찾아라, 3년의 수행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저자는 강력하게 조언한다.
단순한 기술뿐 아니라 장사꾼으로의 태도와 고객과의 관계 수립, 돌발상황의 대처 법 등 장사에 필요한 기본과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필패다.
현실적으로 고수를 찾기는 쉽지도 않고 돈을 내며 3년의 가르침을 받는 일도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해내는 사람은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롱런하려면 수많은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자기 건물에 가게를 오픈하고 장사를 한다면 걱정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만큼 장사를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장들은 월세의 임대차 계약으로 공간을 확보한다. 여기부터 불확실성은 시작된다.
임대차 계약법으로 보호받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세상에는 합법의 탈을 쓰고 얼마든지 세입자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상존한다.
기존의 임대인이던 새로 변경된 임대인이던 내쫓기로 마음먹었다면 버티기는 쉽지 않고 불확실성은 최고조를 향해 달려간다.
물론 장사를 하며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해 준비를 하라는 저자의 의견을 믿고 나름대로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플랜 B를 준비하여 위기를 헤쳐 나갈 수도 있지만, 사실 현실의 모습은 쉽지 않다는 건 다들 잘 아시리라 믿는다.
이럴 때 선배들과 주변 동료들의 조언을 나름대로 정리해 나가는 방법은 그나마 현실적이다.
작은 노트 한 권에 컨틴전시 플랜을 나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저장해 놓는다면 그나마 멍하니 있다 당할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확장의 유혹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때 주의해야 한다.
2호점을 내거나 지금 자리를 확장하는 경우 철저한 사전 분석없이 지금 매출 추이를 보고 덥석 물었다 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음식점일 경우 오히려 한정된 좌석으로 줄을 서는 재미에 맛집에 대한 인식도 강하고 맛에 대한 긍정의 선입견도 생길 수 있는데 괜히 자리를 넓혀 텅 빈 공간에 드문 드문 고객수라면 있던 맛이 사라질 수도 있다.
 
사장에게 필요한 세가지는 책을 읽는 누구나 머리속에 잘 집어넣어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매장을 만들 수 있는 상상력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추진력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이타심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고, 매장에서 실제 실천하기는 체념의 상황에 많이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람 간의 관계가 가장 어려운 일다 보니 "오토 돌리는" 아주 그럴싸한 장사방식이 실패 확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화에 민감하고 업종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내 몸에 잘 맞는 업종을 찾는 일은 사실 모든 일의 시작인데 이에 대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아쉬움도 든다. 향후 출판될 책을 통해 자신의 끼와 촉을 살릴 수 있고 확인할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기대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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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래닝 - 기획은 하나의 질문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박성후.나석규 지음 / 더페이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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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래닝 : 새로운 길을 찾는 기획자를 위한 새로운 안내서



텅 빈 파워포인트 첫 장을 화면에 띄워 놓고 앞으로 몇 십장이 나오게 될 파일 이름을 먼저 저장하고 타이핑을 시작한다.

물론 계획서를 만들기 위한 사전 논의와 아이디어 도출 단계까지의 과정이 선행되었다면 한결 수월한 시작이겠지만 나 혼자 초기 작업을 해야 하는 기획서라면 한 글자도 타이핑되지 않은 빈 공간이 주는 압박은 새삼 거대한 벽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기획이라는 작업이 주는 압박감과 비례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끌고가는 시작의 단계이므로 각 기업들은 신입들에게 기획력을 키우기 위    해 학습과 경험에 투자에 과감할 수밖에 없다.

개인들 역시 직장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의 정규 교육뿐 아니라 폭넓은 독서와 체험을 통한 내재력 확보부터 문장 글쓰기까지 자신의 칼을 예리하게 다듬을 수 있는 모든 분야의 능력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오늘 소개하는 “더 플래닝”은 일반 기획서 작성법보다는 각 요소별로 조금 더 심화된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어 처음 기획을 배우는 신입은 물론 자기 스스로 조금 더 실력을 키우고자 하는 직장인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시각과 공략법을 소개하고 있다.


기획의 정의부터 남다른 의견들을 전달한다. 기획은 벼랑 끝에 서서 다른 질문을 생각하고 다른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람은 급박하고 위기의 순간에 닥치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자포자기하는 부류도 많지만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탈출법을 고안하고 눈 앞에 닥친 위협을 극복하는데 전력을 하는 부류도 있다. 당연히 후자의 자세를 저자는 요구한다.

인간의 본성이 게으르고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한다지만 남들과 다른 길을 용기를 추스려 뚜벅 뚜벅 걸어가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리라는 진실의 순간을 누구나 예측하고 자신도 그 무리에 속하게 되기를 바란다.

중요한 사항은 그런 결심을 실행에 옳겨야 하고, 직장인은 기획서에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가장 먼저 대면하게 될 관문은 질문이다.

올바른 질문을 정의하고 문제를 파악한 후에야 모든 일은 순리를 찾아간다.

우리는 안에서 밖으로의 질문을 고민하여, 회사의 내부 상황을 중심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지만 이런 방향성은 반대로 돌려야 한다.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회사의 내부 역량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객이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기획은 시작된다.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기획이라는 강조점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기획서를 써 내려가면서 다른 부서와 의견이 충돌되는 상황에 자주 부딪힌다. 힘 있는 부서라면 힘으로 제압하는 준비를 하며, 힘이 없다면 교묘한 묘수를 통해 상대의 의표를 찌르려고 한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이러니 제대로 된 결과물이 도출되기는 갈 길이 멀다.

그렇다고 일방의 손해나 부족함이 발생하는 타협과 합의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서로의 이익과 손해가 겹치지 않는 새로운 영역으로 시각을 돌리거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안에 대해 제3의 영역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서로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성을 잡으라는 충고는 실제 업무에서 살리기 힘든 협업이지만 한 번 성공의 경험을 한다면 지속성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우리가 평상시 즐겨 쓰는 선택과 집중의 허점을 시너지 협업을 통해 찾아낼 수도 있다.

책에서 예시로 드는 두가지 타입의 의사 사례는 대안을 찾는 과정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케이스였다.


Scamper 기법의 마지막에도 자리를 차지하는 창조적 역설계는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생각방향의 전환, 문제를 거꾸로 훑어 올라가는 자세를 제안한다.

실제 현업에서 이렇게 풀어낸 성공사례는 무척이나 많다. 알고 있어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나 역시 이 부분은 밑줄 쳐 가며 기획단계에서 고민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의 핵심인 포커스 로직 5단계는 전략과 기획 업무 이외에도 활용될 수 있는 범용성 있는 단계를 제시한다.

1단계 Focusing : 하나의 질문과 목표를 명확히 할 것

2단계 Organize : 논리를 구조화하는 것

3단계 Choice : 최선의 방안을 선택하는 것

4단계 Unique : 패러다임을 차별화하여 독창성을 확보하는 것

5단계 Scenario : 실행 프로세스


다른 기획서들이 마지막 5단계를 간단하게 마무리단계라고 정의하는 사례가 많으나 실제 실행단계에서 다양한 변수에 따른 시나리오와 대안까지 마련해야 기획의 제대로 된 마무리가 되리라는데 동감한다.


멋진 계획이지만 임원 한 두명의 반대에 프로젝트가 좌절되거나 초기 흥행부진에 대한 대안이 없이 일찍 마무리하여 바로 뒤에 발생한 새로운 유행의 열매를 따먹지 못하는 케이스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와닿은 대목이다.


기획을 오랫동안 해왔고 언제나 어려움에 봉착한다.

기획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한 책들은 여러 권 참고하지만, 새로운 방향과 시각으로 기획에 관련된 추가 이슈들까지 정리하여 책 한 권으로 끝내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어려운 기획을 쉽게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글을 맺을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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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의 과학 - 적을 은밀하게 추적하고 격침하고 교란하며 핵탄두까지 발사하는 잠수함 메커니즘 해설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야마우치 도시히데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밀리터리 초보를 위한 은밀한 무기의 과학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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