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 통조림 2 ㅣ 잡학사전 통조림 2
엔사이클로넷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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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학사전 통조림 2 : 책상 위에 두고 심심할 때 까먹어 지식이 통통 살찌는 통조림 캔 한 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자기 소개를 마치고 본격 협상에 들어서기 전 가벼운 주제의 이야기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웃음 번지는 편안함으로 무마시킨다. 

“아이스 브레이킹”이라는 용어로 잘 알려진 대화의 몸 풀기.

당신은 천연덕스럽게 관계를 트며 대화를 시작하는 편인가 반대인가?

 

대화를 시작할 때 주제가 1,000가지라면 꿰차는 걸어 다니는 잡학 사전 수준이면 더할 나위 없다. 소개팅에 나갈 때 주머니에 100가지 유머를 써 내려갔다가 쪽지를 잃어버려 어버버하는 짓은 머리 속에 쪽지를 집어넣어 해결했어야 할 문제다.

 

예전에는 입사시험을 위한 시사교양 문제집 같은 두툼한 교재가 서점 한 코너에 자리잡고 있어 재미삼아 뒤적거렸던 기억이 난다.

 

과거에 비해 급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문자로 따라잡기 어렸다지만 역사는 돌고 도는 만큼 여러가지 정보와 가십거리들을 평상시 접할 수록 갑자기 다가온 침묵의 무거움을 깨고 본론으로 들어서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태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너무 시사에 관련된 내용을 깊숙이 말로 꺼내 놓기 보다는, 차라리 과거 역사와 연계시키며 취향이나 성향과는 떨어져 대화를 이끌어가는 매듭으로 활용하는 요긴함은 대화의 기술로 충분하다.

 



잡학사전에 관련된 출판물들이 유독 일본에 많은데, 부러워할만한 사회적 배경이며 지식의 양과 질을 넓히는 요소이다.

 

지식에 대해 즐기는 분위기가 오래동안 사회의 경향으로 유산처럼 내려오고 있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색다른 시각과 잡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평생 학습 사회로 전이되어 지식에 대한 갈증도 많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금이야 달라졌지만 오프라인 위주의 문화가 잡지 같은 결정물로 남는 트렌드도 잡학 관련 컨텐츠가 지속 생산되는 그들만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런 면은 부러운 사회 분위기이다.

요즘은 유튜브 숏츠가 간략한 지식 전달자 역할을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끄는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은 두 나라의 취향이 엇비슷해지는 걸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그동안 출판사에서 선보인 다양한 시리즈와 궤를 같이 하며, 통조림을 표상화하여 지식 살코기 한 토막이 가볍고 부담 없이 바로 즐긴다는 의미로 뇌 속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막상 이 질문이 평상시에 궁금했던 건가 떠올려보면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책에 제시된 질문을 접하면, 그래, 이거 참 궁금하네.하며 맞장구를 칠 정도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답변이 짧게 느껴진다면 해당 내용을 좀 더 깊숙하게 지식의 우물을 파는 것도 가능하니, 마중물로 손색이 없다.

책을 읽어가며 손 길 닿는 곳에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요즘 가장 핫 한 단어가 된 Deep Seek에서 좀 더 구체화된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흥미로운 몇 개 캔을 몇 개 맛보기로 따보자.

 

털이 유난히 많은 탓에 수염을 깎아도 오후 늦게 되면 턱이 거무 튀튀해지는 게 나름 불만이었다. 고등학교 때 면도를 하기 시작하며 일찍 할 수록 오히려 더 굵어지고 검게 되는 거 아닐까 걱정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털을 자르면 절단면이 드러나기 때문에 면적이 넓어지고 색도 진해 보일 뿐이라고 깡통 속의 진실을 답을 준다. (아? 그게 그거 아닌가?)

 



배신감 드는 내용도 있다.

불면증이 조금 심한 편이던 직장 초년병 시절에 그 많은 양을 세다 지쳤던 기억이 난다. 결국 잠을 못 이루는 밤도 많았지만 양 세는 건 잠 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다. 평온한 풀 밭의 분위기에 노곤함이 몰려올 뿐이지 양의 정확한 숫자를 세는 행위는 오히려 이성의 자각으로 숙면으로 가는 길에 훼방이 될 뿐이다. 아니 이거 도대체 몇 년을 속아온 걸까?

 

약간 틀린 답을 주는 사례도 있다.

이명의 원인을 귓 속의 털이 잘렸을 때 미묘한 변화로 인해 소리가 들린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이명의 원인은 굉장히 많은 편이고, 노화나 정신적인 긴장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책에 나열된 지식들이 100% 정답은 아니겠구나 의심의 눈초리를 약간 가져야겠다는 지점이다.

 

물론 평상시 긴 외과수술을 할 때, 용변이 급하면 보조의사가 집도를 계속한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부은 최대한 컨디션을 사전에 조율해 자리 비우지 않고 서서 집중한다는 놀라운 배경지식을 키우는 기쁨이 더 크긴 하다.

 

책상 언저리에 두고 졸리거나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볼 여유가 필요할 때 커피 캔 하나 뜯는 느낌으로 지식 통조림을 즐기는 당신의 미래는 상식이 풍부하고 아이스 브레이킹 따위는 자동으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달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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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 - 당신의 뇌가 행복을 선택하는 7가지 방법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한윤진 옮김, 김대수 감수 / 나무사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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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  : 실생활 바로 적용하는 뇌 과학, 감정을 내 편으로 만들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근 몇 년간 뇌 과학 도서들이 서점 과학 코너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정확한 출판물의 구성비나 판매량의 자료를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눈에 보이는 표지가 해당 진열대의 얼마나 많은 면적을 덮고 있는지, 섬 매대에 노출된 도서의 사례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도가 확연히 올라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인공지능이 사회 전면에 등장하면서 우리 자신의 신체기관 중 그들과 경쟁하게 될 뇌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이유도 하나 일 듯하고, 자기계발의 분야에서 아무래도 뒤늦게 불붙은 분야가 뇌과학일 수도 있다. 단순히 뇌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설명에서 그쳤던 과거 저작물들과 달리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뇌의 영역을 벗어나 감정관리, 목표실행, 수련법 등 실제의 관심사와 연결하여 구성되는 목차도 흥미롭다.


물론 누구에게나 자신의 뇌 역량을 극대화하여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끝없이 원하는 희망사항이 독서욕구를 자극한 거니, 좋은 현상이다.


오늘 소개하는 “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는 그 중 대뇌변연계에 집중한다.

현명해지는 사람에 대한 뇌 영역보다는 오늘 하루의 삶을 관장하는 우리의 감정에 집중하고 이성에 의해 지배되는 뇌 과학보다는 감정에 집중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복잡한 용어에 독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감정 영역의 이름을 “림비”라고 이름 짓고 그 녀석에 대한 하나 둘 알아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시간, 공간, 돈, 몸, 인간관계, 사랑, 행복 7가지 영역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감정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본질에 돋보기를 들이밀고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림비는 즉각적이다.

인류가 문화 번영을 이루는데 근간을 이루게 된 언어, 철학, 예술 등 진지하고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영역은 대뇌신피질에서 담당하지만, 행동을 위한 근원의 판단과 인지를 맡은 림비는 재빠르게 결정을 한다. 눈 앞에 검치 호랑이가 나타났을 때 재빠르게 줄행랑을 치게 명령을 내리는 게 바로 님비다. 호랑이를 앞에 두고 외양의 예술적 아름다움이나 지역의 온도변화에 따른 이동경로와 서식지 분포를 구태여 연구하는 시점으로 대뇌신피질의 고민을 시작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림비는 인간의 이성으로 제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내버려 두기에는 우리 정신세계 밸런스에 문제를 일으킨다. 그럼 어쩌라고? 림비를 이해하고 언제든 우군으로 삼을 수 있게 특징을 이용하고 길들여야 한다. (여기서 길들이는 건 림비 뿐 아니라 반대편에 서있는 대뇌신피질과 우리 몸 전체를 의미한다.)


삽화와 함께 실제 행해진 실험의 결과, 저명한 과학자들의 주장을 어렵지 않게 소개해 나가며 이에 걸맞은 사례를 소개하여 평상시 우리 행동 모습을 투영하여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는지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판사는 언제 피고인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이기 쉬울까?

책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판사는 더욱 대담한 판결을 내린다고 한다. 재판 시간이 이른 아침 또는 점심시간 직후인 경우 65퍼센트까지 성공률이 올랐다. 반대로 재판 시간이 점심시간과 가까워지거나 늦은 오후가 될수록 판사가 청원을 수용할 확률은 낮아졌다. 당연히 몸의 피로도와 함께 림비도 피곤해지는 만큼 결정에 대한 압박도 상승한다.

이런 현상은 직장 내에서, 또는 가정에서 허락을 구하거나 보고서를 제출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심기를 살피는 만큼 인간 본연의 감정 상태에 주목하여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그만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유리해진다.




잘 알려진 돈에 대한 판단도 그렇다. 사람은 잠재적 이익보다는 잠재적 손해를 싫어한다. 같은 금액이라도 더 버는 것보다 잃는 것에 대해 더 큰 금액으로 느끼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쉽게 번 돈을 쉽게 생각하여 낭비해버리는 현상 역시 림비의 돈에 대한 감정을 읽어내지 못한 채 살아갈 때 당한다. 로또 당첨자에게 림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서먹해진 부부 관계를 다시 이어 붙이고 싶다면 추억의 장소나 공간 등을 활용해 과거의 기억을 호출하면 림비가 가진 뛰어난 기억력으로 당시의 감정까지 이끌어낸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범죄현장이나 비즈니스의 설득 과정에서도 활용하면 원하는 협상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뇌의 은밀한 특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 상황에 대비할 때, 책에 소개되는 7가지 영역뿐 아니라,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좀 더 현명한 판단으로 삶의 중요한 의사결정 시점에서 유리한 결정과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알게 된 놀라운 지식 한 가지는 시간의 개념을 느끼는 생명체는 우리 사람뿐이라는 사실이다. 하루 종일 현관문 앞에서 주인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강아지가 안타까워 홈 캠으로 생각날 때마다 영상으로 챙겨보는 일이 헛수고라는 말이다. 시간의 개념은 림비가 아닌 대뇌피질이 사고하며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종의 개념이라는 말인데,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막연한 사고체계를 갖춘 포유류 중 우리만 발달한 뇌로 인해 시간을 인지하기 시작한 게 어쩌면 인간의 악몽이 시작된 포인트가 아닐 까라는 상상도 해보며 유익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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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가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플랫폼 마케팅팀 지음 / 시티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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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공간에서 서울의 미래를 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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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가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플랫폼 마케팅팀 지음 / 시티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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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가 : 도쿄의 공간에서 서울의 미래를 갈망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 알라딘 영등포점을 방문할 일이 있었다.

 

건물 위치는 제대로 찾았는데 도무지 서점 입구를 못 찾겠다. 건물 외부에도 서점가는 동선은 보이지 않았고 표지판도 부실했다. 건물 내부는 대부분 공실이 발생하여. 도로 면에 접한 몇몇 상점을 제외하고는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었고, 에스컬레이터는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되어 거미줄이 출입을 차단하는 흉물스러운 모습이었다.

 

간신히 엘리베이터로 지하로 내려가니, 애시당초 알라딘 서점의 주출입구는 영등포 지하상가였고 지상층과는 별개의 공간으로 구획이 나누어져 있어 고객들에게 언잖은 풍경을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코로나 이후 자영업이 급속히 무너지고, 온라인 몰의 승승장구가 이어지며 대한민국 도심 여기 저기에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잘 나가던 상권 자체가 무너지는가 하면, 젊은 층에 인기를 누리던 대형 쇼핑구역이 퇴물이 되어가고 있다.

 

유튜브 방문기를 살펴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동대문 밀리오레, 일산 웨스턴 돔, 라페스타, 그리고 영등포, 명동, 가로수길. 

 

한 때 잘 나가던 상점가는 시대에 밀려 - 질병에 밀려 - 관심에서 벗어났고 공실율이 50%를 넘어 70%를 육박하는 지역역도 꽤 많다고 한다. 문제는 더이상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조차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공간은 더이상 상품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오프라인이 질질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인다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 온라인의 효율성과 편리함이 유통의 근간을 뒤바꾸어 놓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의 세계에서 발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명동 같은 지역이 ‘니혼바시’다.

 

관광가이드를 펼쳐 보면 2박 3일 무조건 방문해야 할 코스에는 빠지지만, 한 번쯤 들리면 좋은 장소 목록에는 등장하는 지역이다. 지난 3월 이 지역에 방문한 이유는 몇 군데 유명한 고상점을 살펴보고 싶었기 있기 때문이었다.

 

300년 동안 이쑤시개를 만드는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사루야”나 가다랑어 포로 유명한 “닌벤”에서 사진 한 컷씩 찍었는데, 여기서 마주친 의외의 풍경은 “닌벤”의 경우 오래된 건물이 아닌 최신식 쇼핑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마도 지역이 새롭게 개발되면서 지역 명소들을 내쫓지 않고 오히려 지역의 명물로 유치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전략이 아닐까 싶었다.

 

동네가 인기를 끌면 바로 임대료가 치솟고, 지역 명물들을 밖으로 쫓겨나고 그 자리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나 플래그 십이 들어서며 다시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어두운 굴레를 벗어 던질 수 있는 힌트가 여기에 숨어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오프라인의 가치를 소비자와 공유하며 방문의 이유를 존재만으로도 부여한다.

 

도쿄는 서울 보다 훨씬 일찍 근대화가 되었지만 탐욕으로 채워지며 도쿄 대공습의 시원한 초기화 과정을 겪었다. 왜 미국이 리틀보이를 도쿄에 떨어뜨리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이미 콩가루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다만 그 와중에 살아남은 도시를 재건하였고 세계 2위 경제대국 다운 복원력으로 80 90년대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고도 성장기를 지나면서 다시 도시는 노후화되었고 공간 재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여기에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욕심이 얽히며 공간은 새로운 형태를 띄기 시작했고 책에 소개되는 부동산 기업들의 혁신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광범위한 지역의 재개발을 목표로 하며 우리나라와는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다. 단순히 건물 한 채나 타운의 재단장이 아닌 “에리어 개발”이라는 넓은 지역을 거주 그리고 생산과 소비가 적절히 배치되어 어우러지는 살아있는 도시의 기능을 부여하는 개념이다.

 

물론 지역별로 각 파트별 요소의 밸런스는 차이가 난다. 어떤 지역은 오피스 쪽에 집중을 하고, 다른 에리어는 상업과 유통을 중심이 두는 형태다.

 


여기서 한국과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복잡한 지분관계의 정리는 그렇다 쳐도 개발의 접근방식이 우리나라는 협소한 지역의 한계를 가지거나 주택에 몰입되는 방식을 택한다. 워낙 서울 집값이 높아 돈 되는 건축이라 치부하기에는 도쿄 집값을 생각해보면 핑계거리에 불과하다. 아파트 재건축에 제약이 생기니 이번에는 주상복합이라는 형태로 부동산 개발을 하게 되는데 해당 건물의 상업 시설 면적을 넓혀야 시공사업자는 수익성이 나니 주변 여건을 생각하지 않고 공간만 확보하지만 경기가 하강 곡선일 때는 공실로 도배된다.

 

비어 있는 곳은 항상 불안이 엄습한다. 아파트 입주가 끝났어도 입점하지 않은 상가가 1층에 즐비하다면 해당 건물은 물론 동네 전체의 분위기도 가라앉게 된다.

 

실제 거주자들의 생각과 필요한 공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완공 이후 그 안에서 사람들은 어떤 연결성을 갖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갈까 같은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고, 이 부분에서 일본과 우리의 격차는 벌어졌다.

 

그리고 이는 해당 공간의 자본 측면인 리츠 비즈니스의 고도화에도 차이를 보이는 결과를 맞게 된다.

 

당장 일본 여행 가이드만 봐도 일본 주요 부동산 기업들이 새롭게 재개발하며 만들어 놓은 미드타운이나 힐 같은 브랜드 지역이 각 자 고유의 색을 가지고 거대한 에리어를 지배하고 관광객들에게는 방문의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명한 미술관의 작품을 연계하거나 인근 공원과의 연계를 통한 자연을 강조한 지역 등 나름대로 명확한 컨셉을 제시하게 되니 일상을 지내는 거주민이나 직장인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머물 수 있는 이유를 선명하게 주장할 수 있게 된다.

 

 

책 후반부에 소개된 숨어있는 F&B 식당들의 사례에서는 프랜차이즈로 도배된 국내 음식점 문화와 또다른 모습도 엿볼 수 있고 이런 컨텐츠의 강력함이 그들이 마지못해 지켜야 했던 가업의 승계나 장인정신이 비록 시대정신과는 벗어난 현대의 상황임에도 특정 분야에서 아직 빛을 발하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즌때마다 반복되는 명소의 바가지나, 질에 비하여 비싼 가격, 그리고 임대료 문제로 지역의 명소가 뻔한 테넌트로 채워지는 답답한 서울의 미래상을 다듬어보기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보다 먼저 번영을 이루고 몰락의 길을 걸을 뻔했던 도쿄의 현재 모습을 비교 해봄으로 명확해진다 할 수 있다.

 

 

도시는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영감을 주고 소통이 가능한 연결을 제공하느냐가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준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부동산 개발에 좀 더 담대하고 거대한 생각이 결국 개발 주체에게도 지속적인 수익을 담보한다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다. 몇 십 년 동안 천천히 개발되었다는 다이칸야마의 상업지구를 한번쯤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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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위대한 장 (700만 부 기념 개정증보판) - 장에서 시작하는 건강 혁명
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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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위대한 장 : 장 건강이 내 몸을 지배한다, 공부해서 장을 지키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당신의 약점은 어디입니까?

사람마다 자기 몸에 한 두 군데 약점이 있다. 

꼬맹이 시절부터 시력이 유난히 안좋다거나,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성년이 되면서 치아가 약해진다거나, 때로는 머리가 나쁜 경우도 있다.

선천성 기질과 후천성 기질, 때로 고약한 놈은 둘 다 안좋은 면만 흡수해서 최강이 되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장이 항상 문제였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유사 증상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꽤나 취약한 신체 부위로 급부상했다.

뭔가 긴장하거나 대사를 앞두고는 긴장감이 속이 살살 아픈 바로 그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서너시간씩 교육이나 회의에 붙잡히는 상황에 자주 맞닥뜨리며 상당히 개선되어 지금은 큰 문제없지만 근원의 불안감은 씻을 수 없어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아침 회의가 있을 때는 식사를 거르고 커피도 멀리하는 편이다.

문제는 장 상태가 이제는 신경질적인 영역에서 노화의 영역으로 급속히 노선을 갈아타고 있다는 점이다.

점차 단단하고 자극성 있는 음식은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전날 적당한 음주로 기분이 좋아도 다음날 아침 설사를 자주 하게 된다.

매운 맛을 꽤나 좋아했지만 요즘은 군산오징어나 틈새라면 같이 불과 십여년전 즐겨 찾던 음식은 설사를 부르는 주문이 되어 버려 기피 음식이 되었다.

매운 맛에 대한 자부심이 주량과 괘를 같이 하는 한국인의 특성과는 멀어지게 되어 아쉽지만 결국 나이가 듦에 따라 신체는 서핑을 타듯 모험심과 의협심이 드높던 시절과는 작별을 고하고 톡 대면 깨져버리는 유리병같은 형태로 퇴화되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장에 대한 기초 의학 도서가 눈에 띄면 서점에서 일단 한 번 들고 읽어보게 된다.

 

장에 대해 참 몰랐다.

그동안의 식습관과 생활 버릇이 정도에서 벗어나 일탈의 영역에서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다는 자각이 드니,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도 꽤나 시간이 걸리겠다는 불안감이 뒷목에 찌릿 와 닿는다.  나빠지기 전에 장 트러블을 고쳐 놓지 못한다면 노년의 비참한 일상을 마주하리라!


책은 크게 3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장에서는 장과 우리의 소화기관, 그리고 음식물과 알레르기 같은 질환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두번째 장은 장에서 발생하는 병에 대한 내용과 특히 장에서 생긴 문제가 뇌와 감정에 미치는 지금까지 알던 단순한 소화기관 이상의 트러블에 대해 알아볼 수 있고,

세번째장에서는 박테리아 천국인 장에서 좋은 녀석과 나쁜 녀석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우리 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훑어볼 수 있다.

변이 잘 나오는 동작이나 나이가 먹을 수록 우유의 소화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새로운 지식이 쌓이는 동시에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우유를 먹으면 확실히 과거보다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오는데 그 이유가 노화에 따른 유당 불내증이 시작되는 단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조금은 지혜로운 우유 식용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과연 인간의 신체 특징상 채식이 맞는지 육식이 맞는지도 팔 걷고 연구를 시작해야하지 않나 라는 의구심이 든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육식 식단 “카니보어”에서는 인류는 원래 육식 동물이었으나, 식량이 부족하고 정착하여 농경을 시작하면서 식물 섭취량을 늘리게 되었고 덕분에 지금처럼 잡식 동물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을 100% 믿기는 어렵겠지만 태고의 시대 당시의 원시 인류가 식량을 어떻게 조달했을까 상상을 해보면 어쩌면 우리에게는 육식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장 트러블은 신체 구조상 맞지 않는 식사를 반복하며 생기는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주제다 보니 앞으로 관련 주장들을 한 쪽에 치우침없이 판단하는 기회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무튼 지금처럼 정제된 식사를 겨우 17개 종류의 채소와 곁들이고 있으니 과거 조상들이 들판에서 채취한 500여종의 뿌리, 허브, 식물들을 즐겼던 당시와는 장 내 환경이 개선될 리 없다는 공감이 든다.


1장 후반부에 등장하는 똥에 대한 심층 고찰도 식사 시간만 피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다.

장 내 서식하는 수많은 박테리아 내용은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하니 속이 오히려 불편해진다.

장내 서식하는 미생물이 200그램에 달하고 100조개가 된다고 하니, 또 하나의 우주다.

살아서 장까지 가야하는 유산균들의 처절한 분투처럼 장 내 환경을 조절하는 수많은 유익균과 나쁜 균들의 전쟁과 더부살이가 인체의 신비로운 세계에 한층 가깝게 느껴지게 만든다.

다시 대변이야기가 나오는데 똥 1그램 안에 사는 박테리아가 지구에 사는 인구수보다 많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니 장이 왜 우리 몸 전체의 균형과 건강을 대표하는 기관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설사로 대표되는 개인적인 고충 역시 제대로 먹고 소화하고 운동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이고, 빠르게 조치하지 않으면 장에서 발생한 불균형이 몸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불안한 통보를 받아 들게 되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듯, 조금이라도 몸이 더 나빠지기 전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나 평상시 소홀히 한 부분, 무엇보다 “먹는 것이 바로 내 몸이다.”라는 근원의 명제를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해하고 실천의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책 읽기에 들어간 시간은 운동시간보다 더 값진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듯하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 살아서 장까지 가는 건강한 미생물과 지원군들을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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