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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통조림 2 ㅣ 잡학사전 통조림 2
엔사이클로넷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월
평점 :

잡학사전 통조림 2 : 책상 위에 두고 심심할 때 까먹어 지식이 통통 살찌는 통조림 캔 한 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자기 소개를 마치고 본격 협상에 들어서기 전 가벼운 주제의 이야기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웃음 번지는 편안함으로 무마시킨다.
“아이스 브레이킹”이라는 용어로 잘 알려진 대화의 몸 풀기.
당신은 천연덕스럽게 관계를 트며 대화를 시작하는 편인가 반대인가?
대화를 시작할 때 주제가 1,000가지라면 꿰차는 걸어 다니는 잡학 사전 수준이면 더할 나위 없다. 소개팅에 나갈 때 주머니에 100가지 유머를 써 내려갔다가 쪽지를 잃어버려 어버버하는 짓은 머리 속에 쪽지를 집어넣어 해결했어야 할 문제다.
예전에는 입사시험을 위한 시사교양 문제집 같은 두툼한 교재가 서점 한 코너에 자리잡고 있어 재미삼아 뒤적거렸던 기억이 난다.
과거에 비해 급변하는 세상의 속도를 문자로 따라잡기 어렸다지만 역사는 돌고 도는 만큼 여러가지 정보와 가십거리들을 평상시 접할 수록 갑자기 다가온 침묵의 무거움을 깨고 본론으로 들어서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태세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너무 시사에 관련된 내용을 깊숙이 말로 꺼내 놓기 보다는, 차라리 과거 역사와 연계시키며 취향이나 성향과는 떨어져 대화를 이끌어가는 매듭으로 활용하는 요긴함은 대화의 기술로 충분하다.
잡학사전에 관련된 출판물들이 유독 일본에 많은데, 부러워할만한 사회적 배경이며 지식의 양과 질을 넓히는 요소이다.
지식에 대해 즐기는 분위기가 오래동안 사회의 경향으로 유산처럼 내려오고 있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색다른 시각과 잡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으며, 평생 학습 사회로 전이되어 지식에 대한 갈증도 많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금이야 달라졌지만 오프라인 위주의 문화가 잡지 같은 결정물로 남는 트렌드도 잡학 관련 컨텐츠가 지속 생산되는 그들만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런 면은 부러운 사회 분위기이다.
요즘은 유튜브 숏츠가 간략한 지식 전달자 역할을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끄는 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은 두 나라의 취향이 엇비슷해지는 걸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그동안 출판사에서 선보인 다양한 시리즈와 궤를 같이 하며, 통조림을 표상화하여 지식 살코기 한 토막이 가볍고 부담 없이 바로 즐긴다는 의미로 뇌 속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막상 이 질문이 평상시에 궁금했던 건가 떠올려보면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책에 제시된 질문을 접하면, 그래, 이거 참 궁금하네.하며 맞장구를 칠 정도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답변이 짧게 느껴진다면 해당 내용을 좀 더 깊숙하게 지식의 우물을 파는 것도 가능하니, 마중물로 손색이 없다.
책을 읽어가며 손 길 닿는 곳에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요즘 가장 핫 한 단어가 된 Deep Seek에서 좀 더 구체화된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흥미로운 몇 개 캔을 몇 개 맛보기로 따보자.
털이 유난히 많은 탓에 수염을 깎아도 오후 늦게 되면 턱이 거무 튀튀해지는 게 나름 불만이었다. 고등학교 때 면도를 하기 시작하며 일찍 할 수록 오히려 더 굵어지고 검게 되는 거 아닐까 걱정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털을 자르면 절단면이 드러나기 때문에 면적이 넓어지고 색도 진해 보일 뿐이라고 깡통 속의 진실을 답을 준다. (아? 그게 그거 아닌가?)
배신감 드는 내용도 있다.
불면증이 조금 심한 편이던 직장 초년병 시절에 그 많은 양을 세다 지쳤던 기억이 난다. 결국 잠을 못 이루는 밤도 많았지만 양 세는 건 잠 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다. 평온한 풀 밭의 분위기에 노곤함이 몰려올 뿐이지 양의 정확한 숫자를 세는 행위는 오히려 이성의 자각으로 숙면으로 가는 길에 훼방이 될 뿐이다. 아니 이거 도대체 몇 년을 속아온 걸까?
약간 틀린 답을 주는 사례도 있다.
이명의 원인을 귓 속의 털이 잘렸을 때 미묘한 변화로 인해 소리가 들린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이명의 원인은 굉장히 많은 편이고, 노화나 정신적인 긴장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책에 나열된 지식들이 100% 정답은 아니겠구나 의심의 눈초리를 약간 가져야겠다는 지점이다.
물론 평상시 긴 외과수술을 할 때, 용변이 급하면 보조의사가 집도를 계속한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부은 최대한 컨디션을 사전에 조율해 자리 비우지 않고 서서 집중한다는 놀라운 배경지식을 키우는 기쁨이 더 크긴 하다.
책상 언저리에 두고 졸리거나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볼 여유가 필요할 때 커피 캔 하나 뜯는 느낌으로 지식 통조림을 즐기는 당신의 미래는 상식이 풍부하고 아이스 브레이킹 따위는 자동으로 입에서 튀어나오는 달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