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메이 레드 스페셜 - 퀸과 전 세계를 뒤흔든 홈메이드 기타 이야기
브라이언 메이.사이먼 브래들리 지음, 박혜원 옮김, 김도균 감수 / 미르북컴퍼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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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메이 레드 스페셜 : Queen 소리의 원형을 찾아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장안에 화제를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이 퀸의 음악에 새롭게 빠져들고 찬사를 보낼 때,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뭐하다 이제 와서 달랑 영화 한편에 열광하는건지, 그리고 오래된 락 스타는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전설로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극히 개인적인 생각의 단편이었지만 이해를 해주었음 한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금지곡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LP도 구하지도 못하고 길거리 "금지곡 모음곡" 카세트 테이프의 조잡한 음질로 구해 들었어야 했다.
덕분에 마법의 오페라 같은 화음과 강렬한 기타 리프는 처음 들었을 때 그저 그런 노래였고, 오히려 Radio Ga Ga나 I want to break free 같은 당시의 신곡들이 더 매력적이었다.
-Deep Purple의 Made in Japan 앨범을 흑백 프린트된 해적판으로 들을 수 밖에 없는 지금으로 보면 중세시대 이야기다.
-"New of the world" 커버는 잔인하다는 이유로 커버가 수정되던 시절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제대로 된 음원을 통해서 걸작으로 인정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있을 때 솔로활동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Mr. Bad Guy는 LP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과거에 비해 한물 간 스타 취급을 받는 상황까지 몰렸던 퀸의 후기 신보들이 한 장 한 장 릴리스되는 소식에 기분이 쿵쿵 뛰었던 즐거움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멋진 라이브를 들려주었다는 두 명의 Queen을 보러 갈 걸.... 뒤늦은 후회.

넓직한 판형의 이 책은 Queen의 강렬함 담당 -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음악인생을 기록했다.
일반적인 전기 형식의 스타일이 아니라 그의 "유일한" 기타인 "레드 스페셜"의 기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조금 더 전문적이고 음악 보다는 소리 자체에 포커싱을 맞춘 경향이다.

브라이언 메이가 기타를 선물받고 연주를 시작하는 이야기, 아버지와 함께 레드 스페셜을 만들어내고 퀸의 멤버들과 밴드활동을 한 이야기....
그리고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참여한 최근의 이야기까지 파노라마로 인생을 엿보는 기회가 된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들 - 특히 지미 핸드릭스의 라이브에서 무엇인가 번쩍 계시를 받은 것 같다.

책의 목차는 이렇다.
1장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
2장 드디어 기타가 탄생했어요!
3장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4장 영광스러운 그룹 퀸을 회상하며
5장 퀸의 옥상에 오른 퀸의 멤버
6장 다시 옛이야기 속으로
7장 펠텀 출신의 소년, 드디어 헐리우드에 오르다
8장 기타 박물관
깔끔한 화질의 사진자료와 기타 앰프 광고 같은 자료 들은 한 페이지 넘길 때 마다 신기하면서도 오래된 음악역사를 같이 여행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처음 선물받은 기타를 아직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정성에 박수를 보내며, 아버지와 함께 수제 기타 레드 스페셜을 만드는 여정이 페이지를 따라 기록이 되고 있다. 
전기기타를 치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마침 이쪽 전문가다 보니 그야말로 수제 전자기타를 만들 수 있는 특이한 가족배경이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전자기사였고 무선통신 및 전파 탐지기술자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기타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도 앰프 같은 전자기기 쪽에는 아들이 원하는 기술적 지원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기타의 픽업을 집에서 수제로 만들었고 그때 만든 기타를 지금까지도 녹음과 라이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막상 아들이 뮤지션이 되자 그다지 달가와 하지 않았지만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환호에 쌓인 아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만들어준 기타가 강렬하고 메시지를 주는 소리의 언어로 세상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학업을 포기한 것도 아니고, 단지 천체물리학자가 되지 않았을 뿐인데 욕심이 많으시다.

기타를 잠깐 배웠던 수준이라 각 명칭에 대한 이해는 있으나, 사실 기타 수공예부터 시작하여 각종 앰프의 조합이나 튜닝 등의 이야기는 약간 먼 이야기로 들렸다. 하지만 브라이언 메이가 자기 기타를 자랑하며 하나 하나 초보에게 알려주는 마음자세로 읽어나가니 이 또한 묘미가 있었다.
기타를 분해해서 나온 각종 부품의 모습과 소리를 내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오래된 기타가 전문 스페셜리스트들에게 어떻게 관리를 받고 있는지 또 어던 애로사항들이 있었는지 뒷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기타다 보니 초기부품이 갑자기 기타 안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기타를 잃어버리는 악동도 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에서 단 한대 밖에 없는 레드스페셜 아니던가!

이 책을 만들어가면서 레드 스페셜의 역사는 물론이고 이곳저곳 다 뜯어서 관찰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
트레몰로의 경우에도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가치가 있는 악기지만 해부하면서까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수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다시 한번 브라이언의 기타소리를 평가해보았다.
화려한 테크닉 보다는 강렬한 리프가 그들의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에 딱 맞게 세팅되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리고 워낙 화려한 프레디의 퍼포먼스가 있었기에 다소 가려진 감도 없잖아 있지만 결국 소리를 이끌어가는 힘은 브라이언의 몫이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유튜브에서 브라이언이 작곡한 Best 10곡을 들으며 책을 읽으니 딱 맞춤 강좌를 듣는 기분이었다.
잠깐 소개하자면, 
Father to son
The Prophet's song
Now I'm here
Flash's theme
Hammer to fall
Keep yourself alive
Tie your mother down
Who want's to live forever
Fat bottmed girls
We will rock you
이런 순서이다. (Best 역순)
"Fat bottmed girls"이 약간 에러지만 전체적인 그의 음악적 지향점을 알 수 있다.
그가 평생 품에 안고 연주한 레드스페셜 소리가 이 음악 전체에 녹아있다는 사실에 전율이 온다.

이 책의 구성은 사진 퀄러티도 우수하고, 편집도 독자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기대를 하게 되어 있다.
겉표지를 풀어보면 뒷면에도 멋진 레드 스페셜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어 얼마나 꼼꼼하게 편집을 기획했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 챕터 8장. 기타 박물관에 있는 브라이언의 기타 리스트를 감상하는 것도 매우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백발의 브라이언의 모습을 보면 저 나이에도 저렇게 풍성한 머리카락이 부럽기만 하다. 관리하기도 힘들텐데 전용미용사가 있겠지.

마지막으로 레드 스페셜의 사양을 소개하면서 서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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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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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세상의 모든 것은 흘러간다.

최고의 다큐멘터리를 뽑으라면 주저없이 BBC의 "살아있는 지구"를 꼽을 것이다.
HD방송을 기념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기울여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지구의 곳곳을 살아가는 생명체의 경이로운 일상의 모습을 자연이라는 대장관을 배경으로 절묘하게 담아낸 명품이다.
특히 해가 지는 넓은 대지를 아래로 하고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는데, 이 장면은 여러 프로그램이나 책을 통해서 자주 보는 장면이면서도 볼 때마다 감동을 주는 한 컷을 만들어 낸다.
연어가 하천을 거슬러 오르듯, 자연의 섭리에 따라 먼 길을 떠나는 새들의 무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머나먼 비행을 하고 있지만, 바람의 흐름이라는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도전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조류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생물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바람이 기압의 차이로 발생하여 지구를 감싸고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자연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대지에 발을 붙이고 사는 모든 생명체가 신세를 지게 되는 뜻밖의 선물 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이 제목은 참 별로다.
세상의 많은 사물에 적용되는 바람과 같은 "흐름"에 대한 책인데 마치 에세이 책 같은 느낌을 준다.
백수들의 자기만족을 위한 한풀이 에세이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흘러가면 어떠하리오.....
"유체역학으로 바라 본 세계"라는 부제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첫 인상이 책이 머금은 있는 달면서도 시큼한 지식의 맛을 대변하지 못했으니 잘못한거다.
이 책은 과학책이지만 과학책이 아니다.
유체역학이라는 낯선 과학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세상의 작동원리와 역사를 짚어주다 보니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지만 순간 순간 수학공식이 지뢰처럼 고개를 드밀고 있어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피해야 할지도.
다행히 공식은 건너 뛰어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 고맙기만 하다. 
과학책 깊숙이 들어가기에 좋은 입문서구나 생각하면 될 것이다.

책의 목차를 훑어보면 "흐름"의 주제로 다양한 분야를 툭툭 건드리며 책을 써 내려갔음을 알 수 있다.
물리학은 기본이고, 의학이나 경제, 스포츠, 건축학 등 흐름 또는 과학용어인 "유체역학"이 작동하고 있는 여러 분야의 숨어있는 과학적 요소를 독자에게 안내하며 봐, 그리 어렵지 않잖아. 그래도 꽤나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의학의 경우에는 우리 몸 안의 흐름, 피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혈압 재는 원리가 충격적으로 다가 왔다.  요새는 전자식으로도 많이 재지만 디지털 기기임에도 옛날 방식의 청진기를 활용하는 우리 동네 의사선생님이 있다.
청진기를 왜 듣고 있을까? 혈압을 재는 원리가 소리가 멈추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그 소리를 잡아 이완기와 수축기의 혈압을 잰다는 것이다.
평상시 궁금하면서도 막상 찾아보지 못했던 숨어있는 진실을 캐낸 것에 왜 이렇게 룰룰랄라하는지 이해는 안되나 한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흐름의 이야기에 경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돈의 흐름에도 공학자들의 노력이 첨가되었다.
변동성의 흐름이 항상 알 수 없는 미래를 만들어내지만 금융공학자들은 NASA에 갈 수 없다는 절망감을 경제적 발전으로 일구어 냈으니 오히려 인류의 보편적 복지에는 기여한 바가 클 것이다.
인간이 동굴을 안식처로 삼아 거주생활을 시작한 것도 결국은 흐름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한 결과이다.
외부의 적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추위와 더위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거의 역사가 이렇게 시작되며 지금은 고층빌딩의 거대한 건축물 시공할 때 영리한 유체역학을 이용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집짓기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자연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용하는 사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베버와 거미의 화려한 건축술을 우리는 이미 익히 알고 있다.
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집을 짓는 베버는 심지어 유속이 빠를 경우에 대비한 비상용 해치까지 완비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전쟁이야말로 유체공학이 요긴하게 쓰이는 영역이다.
가장 무서운 공군의 전투기 편대와 B-29의 공포를 탄생시켰으며 대한민국 육군에서도 고생 꽤나 한다는 포병부대를 창설하게 된 동기를 만들어 냈다.
움직이는 물체의 공기저항이나 바람의 흐름 등 복잡한 변인들을 제어하고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의 중심에 유체공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앵그리버드 게임에도 포병들이 계산하는 수식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대포의 궤도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수제비 원리를 이용한 도약폭탄이란 것이 소개되는데 그야말로 나치의 뚫기 어려운 장벽을 물에 통통 튀기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폭탄의 형태를 만들어 함락시킨 실제사례라는 게 놀랍기만 하다. 
물론 더 경악스러운 것은 물수제비 국제대회가 있으며 그 신기록이 어마어마 하다는 것이다. 책을 참조하시라.

자 이제 이 책의 단점을 이야기해보겠다.
라면을 끓일 때 뚜껑을 덮고 끊이는게 맛있을까, 뚜껑없이 끓이는게 맛있을까?
공기역학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뚜껑을 닫는게 더욱 효율적인 대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동시에 면발에 증기침투력을 키워 스프의 맛이 잘 스며들 것이다.
참치는 같은 재료라도 얼마나 전문가가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해동시키느냐가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어제 소주 한 잔을 위해 방문했던 영등포 XX참치 주방장은 기대만큼 전문가가 아닌 것 같다. 씹을 때 얼음조각이 나왔다.
이해가 되는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유체역학으로 상징되는 과학적 "흐름"속에 매일매일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자부심인지 보상심리인지 자꾸 주변의 사실들을 과학적 틀에 넣어 고민하려 한다.
모든 조리음식을 끊일 때, 뚜껑과 대류의 관계를 고찰하게 된다. 빨리 중독같은 병에서 벗어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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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끄는 21가지 혁신 기술
나는 미래다 방송제작팀 지음, 권용중 옮김, 양훈모 감수 / 보아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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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 미래를 엿보는 21가지 키워드





이 책은 중국 후난 위성TV와 비저너리 미디어가 공동 제작한 과학기술 방송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2018년 Creative International Innovation Festival에서 "문화혁신상 (금상)"을 차지한 프로그램으로 전세계 40여명의 정상급 과학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며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기술과 제품들을 안내하며 해당 분야의 미래 가능성을 내다보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책에서는 그중 21명을 선정하여 과학자들의 소개와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현재 기술들, 그리고 이런 기술들로 인해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해 독자가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작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미래의 우리 모습을 잘 보여주는 명작으로 입에 오르내린다.
안면인식과 안구인식을 통해 개별화된 ID가 부여된 사회에서 기본적인 PAY기능을 신체인식이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할 수 있는 CCTV나 로봇들을 활용하여 범죄자가 두 발 뻗고 잘 수 없는 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한 사생활 침해와 잘못된 리더에 의해 자행되는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어둠의 현상도 독버섯처럼 같이 자라나긴 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을 불러주며 물건을 구매하라는 맞춤형 광고,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물론 최첨단화 된 AV시스템을 통해 추억을 재생할 수 있는 멋진 신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클라우딩으로 대표되는 신기술의 선두주자와 맞지 않게 물리적 저장매체를 사용하는 장면은 이 책이 보여주는 미래상과는 조금 다르긴 하다. - 클라우딩의 개념이 얼마나 혁신적인가를 반증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편의점으로 콜라를 사러 간다 치자.
밤길이 추우니 도보는 포기하고 차를 몰고 가는데 건널목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보행신호등은 원래 정해진 시간을 다 채우고 나서야 빨간색으로 바뀐다.
목이 말라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할까 생각해봤지만 며칠 전 유튜브에서 본 야간 신호위반 교통사고 동영상이 머리에 상영되고, 동시에 양심 지키기라는 숨어있던 나의 본능이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냉철히 생각해 보자면 시간낭비는 분명하다.
그렇기에 밤에는 일부러 보행신호를 노란색 점멸로 해놓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사고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파란색으로 불이 바뀌자 엑셀을 밟는다. 신호등 옆에는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CCTV가 달려있다.
CCTV는 우리의 이동좌표 곳곳에서 내가 행동하는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야! 그럼 주변에 움직이는 사람이 없으면 신호등은 알아서 파란색으로 착착 바꾸어 주고, 보행자가 있을 때만 빨간 등으로 제어하면 되잖아.

  • 어머니, 실제 이게 일어났습니다. 도시계획과에서는 CCTV를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야간 시간대에 주행차량과 보행인을 분석해 자동차를 주행하는 내내 파란불로 계속 바뀌게 해준 다네요. 보행자가 어슬렁 기리며 건널목 근처에 나타나면 빨간 불을 켜주고 말이죠.
  • 아들아, 자율주행 자동차를 사면 알아서 지들끼리 소통해서 빨리 간다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도시대뇌 (City Brain)으로 인프라가 깔린 도시에서는 위의 대화처럼 파란불만 켜지는 도로도 만날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자율주행이 모든 도시를 지배하는 여유로움을 맛볼 수도 있다. 당연히 소방차는 화재현장에 달려갈 때까지 아무런 신호도 걸리지 않게 도시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
수많은 정보가 도시의 여러 기능 들을 통해 수집되고 통합되지만 사람이 분석할 수 없는 "거대한 빅 데이터"로 쌓였다 폐기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클라우딩 컴퓨팅을 통해 보다 빠른 연산제어로 척척 분석과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도시 전체가 효율적인 분석과 실행에 따른 제어가 된다면 앞서 이야기한 신호등과 자율주행 사례처럼 스마트해지고 편리해지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런 시도와 실험들을 계속하고 있고, 일부 우리나라의 데이터에 따른 공공의 궤적추적은 코로나19로 인해 빛을 발하고 있다.

포커싱을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춰 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초능력자가 부러울 때는 언제인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지만, 제일 필요할 때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목이 말라 책상 위에 있는 물컵이 필요할 때?
포스가 나와 함께 했다면 물컵이 손바닥으로 싹 이동했을텐데.
TV채널을 눈동자 움직임만으로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등장한 바 있지만, 두뇌의 명령을 이해하는 베리 베리 스마트 TV는 아직 시판되지 않았다.
하지만 뇌에서 발생되는 전기적인 특성을 읽어내고 이를 기계적인 연동을 통해 사물을 제어하는 실험들은 여러 연구소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책에 등장하는 한비청 박사의 브레인코도 그들 중 하나다.
일반인들이야 위에서 이야기한 게으름증을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의 등장이 필요하지만, 뇌로 사물을 제어하는데 더욱 필요한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다.
교통사고로 잃은 팔에 로봇 팔을 장착하여 두뇌로 제어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값진 일이 되겠는가?
뿐만 아니라 우울증 같은 정신적인 트러블을 겪고 있는 환자들도 뇌파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술들이 이미 개발되고 있고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도 있다.
요즘은 스마트 와치가 스트레스 지수도 재주고 맥박도 하루 종일 체크해준다.
데이터를 꾸준히 관리하면 월 단위, 연단위로 내 건강지수가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
혈압을 재주는 기술은 아직 좀 부족하나 애플와치 경우 해외에서는 부정확한 면이 있으나 시판되고 있다.
인체의 데이터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유전자데이터, 임상 데이터, 활력징후 데이터
앞의 두가지는 주어진 조건이나 태어난 조건에 따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의료기관 위주로 수집되고 관리되어야 할 데이터이다.
하지만 마지막 활력징후 데이터는 개개인이 와치 등을 통해 쉽게 수집하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상유무나 이머전시 상황을 알람 할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다르마라는 회사에서 선보인 "활력징후 모니터링 쿠션 방석"은 실용성과 데이터 수집 용이성에서 우수한 제품이다.
매트리스 밑에 깔아 두면 사람의 생체데이터를 모니터링하여 분석해주고 수면 중 발생하는 비상상황에도 빠른 대처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클라우딩 컴퓨터에 업로드 되면 인공지능은 개개인의 평상시 데이터를 분석하여 건강상태를 체크해주고 평상시와 다른 징후가 보이면 알아서 해당 병원이나 구급차를 호출할 수도 있다.

책을 읽어가며 중국이 미래에 대해 얼마나 철저하고 다양한 차원에서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새삼 놀랐다.
우리나라도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어느 곳에서 같은 작업과 연구들을 해내고 있겠지만 투자되는 비용 자체의 차이가 심할 수밖에 없기에 우려스럽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유럽과 미국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졌는지 바라보며, 중국으로 미래 권력의 한 축이 이동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바이러스가 시작된 근원임에도 오히려 빠른 희생과 종결을 하고 새로운 뉴노멀 시대의 선봉에 선 그들이다.
우리도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황금빛 미래의 매커니즘이 메이드 인 차이나로 점철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투자와 미래기술 선도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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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ㅣ 손바닥 박물관 1
버지니아 L. 캠벨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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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 유물로 위대한 로마의 일부를 만지다.




학창시절에는 죽어라 시험공부만을 위한 역사공부를 했다.
이슈가 발생한 연도를 순서대로 맞추거나, 농업개혁방안의 정의와 배경에 대해 암기하고.....
그나마 우리 역사는 대략적인 그림을 머리 속에 꽉 잡아놓고 공부했지만 세계사는 이래저래 골치덩이였다.
가장 심란스러웠던 과정은 이 나라가 지도상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고 외우기만 하니 실제 주변지형이나 인접국간의 관계를 추측하며 역사의 흐름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만드는데 실패한 것이다.
물론 핵심은 역사 "공부"하기가 싫었다는 것이겠지만.
대형서점 역사 코너에 가면 다양한 시각을 통해 과거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는 수준이 요즘은 엄지를 척하게 만든다.
일본이 열심히 역사를 왜곡하고 입맛에 맞게 편집하느라 다양한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책들이 등장한 영향도 없진 않겠다 생각이 들면서도 독자들의 입맛이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대적인 테마라는 창을 통해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편집자들이 눈치채고 열심히 일한 덕이라 믿는다.
조선시대를 스캔들이나 여성, 심지어 살인사건의 관점에서 기술하는 아이디어는 역사 자체의 흥미뿐 아니라 독서하는 묘미까지 주는 좋은 기획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 중 하나는 물건의 관점이다.
국사 교과서를 배우며 빗살무늬토기니 신라왕관 같은 수많은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고, 실제 역사여행을 떠나서 보게 되는 것은 이런 유물 + 건축터 아니던가.
역사를 이끌었던 영웅들의 화려한 전쟁담과 암투가 벌어지는 궁정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최적의 조합이지만 결국 최후에 다다르는 곳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존하는 유물의 숨겨진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서양문화 최초의 제국으로 큰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긴 시간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로마의 유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더욱 의미있는 일이다.
수많은 로마에 대한 책들이 서점에서 날 좀 데려가달라 아우성이고 유물에 대한 훌륭한 책들도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면에서 이 책의 소중함이 두드러진다.
특히 사진질은 우수하면서 다소 얇은 종이로 구성되어 무거워서 보기 힘들었던 도감책들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페이지 구성은 
  • 등장한 시기
  • 사이즈 등의 외관적 특징
  • 출처
  • 소장된 곳
이렇게 재원이 소개되고, 유물의 쓰임새와 당시의 생활상을 간단간단하게 소개되어 있어 마치 로마 박물관을 방문하여 눈으로 보면서 정보를 첨가하는 느낌을 준다.
시대별로 구분하여 생활물품, 예술작품, 수술도구, 여가생활, 투구, 관들 다양한 쓰임새를 가진 물건들과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몇가지 인상적이었던 것들을 꼽아보면

  • 포도주 여과기
    지금 보다 수제에 가까운 포도주를 먹기 위한 도구인 것도 중요하지만 저 오래된 로마시대 이전부터 포도주가 삶의 여유를 포용하는 식도락의 일종이라는데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 때미는 도구
    아무리 봐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약간 외설적인 느낌도 묻어나는 물건이다. 귀족들은 지금보다도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았고 할 일도 정말 없었기에 목욕하는 것도 하나의 유희로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 라오콘
    매우 낯익은 조각상, 바티칸 박물관에 소장된 이 조각은 아폴론의 사제인 라이콘과 아들들이 아테네 여신의 병사들과 전투중인 모습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굉장히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표현력이 압도적이다.
  • 수술도구
    이 시대에 이런 정교한 의료도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면서 마취제가 없었는데 그 고통은 어떻게 완화시켰을지 궁금하다. 제례의식이나 자연식 향정신성 약물이라도 쓰인걸까.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절개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 게임판
    바둑판 비슷한 게임판은 결국 워게임의 일종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는데, 전쟁이 수시로 있었던 시절이니 전략적 유희로 게임이 여가로 발전된 오래된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바둑, 체스, 장기 같은 게임들의 원형도 결국 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채 각자의 문화권에 맞게 변형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립체스터 투구를 보면 전투병기와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루며 2천년이 넘은 물건이 지금 보아도 대단한 작품으로 느껴지는데, 이런 감동이 역사를 짚어가는 보람을 안겨주는 것 같다.
위대한 역사의 산물로 등장한 유물들을 잘 보존하고 널리 알려 후세의 인류들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정신적 유대관계의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위대한 로마의 문화와 삶을, 비록 실물을 아니지만 생생한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저렴하나 값진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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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는 과학 -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즘 과학계의 이슈들
다비드 루아프르 외 지음, 이규빈 외 감수 / 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 만나는 과학 : 과학적 호기심 자극제 양산형 버전

 
 


어른이 되어 좋은 건 "시험"을 안 본다는 것이다.
토익, 사내시험, 승진시험, 면접의원시험... 그래, 직장인들도 시험은 보긴 한다.
8주 동안 토요일 서울 근교 연수원에 들어가 하루 종일 수업 듣고 A3 4장짜리 논술시험을 매주 치룬 적도 있다.
그래도, 학창시절 시험 보다는 여유가 있다.
꾸벅 꾸벅 졸긴 해도 밤잠 참아가며 각성제 비슷한 것도 먹어가며 독서실에 처박혀 달달달 외우거나 이해가 안되는 수학공식을 어떻게 든 외우고 대입시키는 공부는 아니니 말이다.
시험 없는 어른의 공부가 즐거운 이유는 책 읽기가 시험을 목표로 하지 않으므로 술술 편하게 페이지를 원하는 만큼 뒤적거리며 내 시간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때는 보지도 않던 "수학의 쓸모"라는 책을 집어 든다 거나 "코스모스" 같은 과학 도서들을 망설임없이 집어들 수 있는 여유로움.
편집자들도 이런 심리를 잘 아는지 진입 문턱은 낮게 만들어 놓고 일단 발을 내딛고 책 안으로 들어가면 문을 걸어 잠근다.
-그래, 돈 주고 산 책 졸리긴 해도 끝까지 읽어야겠네.
 
심플한 노란 표지가 매력적인 이 책은 과학책이다.
하지만 계란 노른자 같은 표지는 나 별로 어려운 책 아니야 일루 와바....하며 유혹한다.
물론 페이지를 넘길 때, 이거 시험보는거라면 머리 좀 아프겠네 하는 공식이나 도표가 나오긴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읽은 후 시험을 보지 않기로 했으므로 마음이 가볍다.
 
특정 분야의 과학이야기가 아니다.
생물, 수학, 우주....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요즘 과학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쟁점 18가지를 선정했다.
중간 중간 삽화도 있고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화법이 매력적이다.
주제가 사람의 흥미를 끄는데 내용도 -살짝 막힐 때도 있지만 - 술술 넘어가게 구성했다면 성공적인 교양 과학서 아니겠는가?
게다가 한가지 주제에 꽂히면 다른 본격 도서를 찾을 호기심 자극제 역할도 해주니 즐거운 공부하기의 시작점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처음 들어 보는 "루카"란 분이 있다.
들어는 봤나? 루카?
루크 스카이워커....아니다.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의 약자 되겠다.
한글로 번역하면 마지막 보편적 공통조상.  어렵다.
결론적으로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지구상 생명체의 궁극적인 조상이다.
생명이 나무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루카 그 분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오래된 논쟁거리인 외계인은 있을까?
수학적 과학적 이야기, 많이 들어본 이야기지만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다.
어쩌면 존재하는 외계인은 우리가 등산할 때 발 밑을 지나가는 개미와 일일이 인사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우리와 조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스러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요즘 거울을 보면 슬픔이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노화"는 아직 인류에게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라니.
첨부한 이 페이지는 단 한 장 만으로 이 책은 선량한 독자에게 충격을 던진다.
게다가 노화되고 있다고 생각한 폐와 같은 기관이 사실 4주 밖에 안된 녀석이라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들이민다.
 
과학책을 보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다.
"위험한 과학책" 시리즈처럼 딱딱하기만 한 머나 먼 은하계 저 멀리 "과학책"이 옆집 친구처럼 친한 척을 하니, 피해야할 것이 아니라 악수를 크게 한다.

노란 책 한 권이 또다른 과학책과 깊숙한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자극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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