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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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세상의 모든 것은 흘러간다.

최고의 다큐멘터리를 뽑으라면 주저없이 BBC의 "살아있는 지구"를 꼽을 것이다.
HD방송을 기념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을 기울여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지구의 곳곳을 살아가는 생명체의 경이로운 일상의 모습을 자연이라는 대장관을 배경으로 절묘하게 담아낸 명품이다.
특히 해가 지는 넓은 대지를 아래로 하고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루는데, 이 장면은 여러 프로그램이나 책을 통해서 자주 보는 장면이면서도 볼 때마다 감동을 주는 한 컷을 만들어 낸다.
연어가 하천을 거슬러 오르듯, 자연의 섭리에 따라 먼 길을 떠나는 새들의 무리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머나먼 비행을 하고 있지만, 바람의 흐름이라는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도전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조류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생물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바람이 기압의 차이로 발생하여 지구를 감싸고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자연 본연의 기능뿐 아니라 대지에 발을 붙이고 사는 모든 생명체가 신세를 지게 되는 뜻밖의 선물 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이 제목은 참 별로다.
세상의 많은 사물에 적용되는 바람과 같은 "흐름"에 대한 책인데 마치 에세이 책 같은 느낌을 준다.
백수들의 자기만족을 위한 한풀이 에세이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흘러가면 어떠하리오.....
"유체역학으로 바라 본 세계"라는 부제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첫 인상이 책이 머금은 있는 달면서도 시큼한 지식의 맛을 대변하지 못했으니 잘못한거다.
이 책은 과학책이지만 과학책이 아니다.
유체역학이라는 낯선 과학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세상의 작동원리와 역사를 짚어주다 보니 가볍게 책장을 넘길 수 있지만 순간 순간 수학공식이 지뢰처럼 고개를 드밀고 있어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피해야 할지도.
다행히 공식은 건너 뛰어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 고맙기만 하다. 
과학책 깊숙이 들어가기에 좋은 입문서구나 생각하면 될 것이다.

책의 목차를 훑어보면 "흐름"의 주제로 다양한 분야를 툭툭 건드리며 책을 써 내려갔음을 알 수 있다.
물리학은 기본이고, 의학이나 경제, 스포츠, 건축학 등 흐름 또는 과학용어인 "유체역학"이 작동하고 있는 여러 분야의 숨어있는 과학적 요소를 독자에게 안내하며 봐, 그리 어렵지 않잖아. 그래도 꽤나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의학의 경우에는 우리 몸 안의 흐름, 피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혈압 재는 원리가 충격적으로 다가 왔다.  요새는 전자식으로도 많이 재지만 디지털 기기임에도 옛날 방식의 청진기를 활용하는 우리 동네 의사선생님이 있다.
청진기를 왜 듣고 있을까? 혈압을 재는 원리가 소리가 멈추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그 소리를 잡아 이완기와 수축기의 혈압을 잰다는 것이다.
평상시 궁금하면서도 막상 찾아보지 못했던 숨어있는 진실을 캐낸 것에 왜 이렇게 룰룰랄라하는지 이해는 안되나 한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흐름의 이야기에 경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돈의 흐름에도 공학자들의 노력이 첨가되었다.
변동성의 흐름이 항상 알 수 없는 미래를 만들어내지만 금융공학자들은 NASA에 갈 수 없다는 절망감을 경제적 발전으로 일구어 냈으니 오히려 인류의 보편적 복지에는 기여한 바가 클 것이다.
인간이 동굴을 안식처로 삼아 거주생활을 시작한 것도 결국은 흐름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한 결과이다.
외부의 적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추위와 더위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거의 역사가 이렇게 시작되며 지금은 고층빌딩의 거대한 건축물 시공할 때 영리한 유체역학을 이용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집짓기를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자연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용하는 사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베버와 거미의 화려한 건축술을 우리는 이미 익히 알고 있다.
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집을 짓는 베버는 심지어 유속이 빠를 경우에 대비한 비상용 해치까지 완비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전쟁이야말로 유체공학이 요긴하게 쓰이는 영역이다.
가장 무서운 공군의 전투기 편대와 B-29의 공포를 탄생시켰으며 대한민국 육군에서도 고생 꽤나 한다는 포병부대를 창설하게 된 동기를 만들어 냈다.
움직이는 물체의 공기저항이나 바람의 흐름 등 복잡한 변인들을 제어하고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의 중심에 유체공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앵그리버드 게임에도 포병들이 계산하는 수식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대포의 궤도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수제비 원리를 이용한 도약폭탄이란 것이 소개되는데 그야말로 나치의 뚫기 어려운 장벽을 물에 통통 튀기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폭탄의 형태를 만들어 함락시킨 실제사례라는 게 놀랍기만 하다. 
물론 더 경악스러운 것은 물수제비 국제대회가 있으며 그 신기록이 어마어마 하다는 것이다. 책을 참조하시라.

자 이제 이 책의 단점을 이야기해보겠다.
라면을 끓일 때 뚜껑을 덮고 끊이는게 맛있을까, 뚜껑없이 끓이는게 맛있을까?
공기역학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뚜껑을 닫는게 더욱 효율적인 대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동시에 면발에 증기침투력을 키워 스프의 맛이 잘 스며들 것이다.
참치는 같은 재료라도 얼마나 전문가가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해동시키느냐가 맛을 좌우한다고 한다.
어제 소주 한 잔을 위해 방문했던 영등포 XX참치 주방장은 기대만큼 전문가가 아닌 것 같다. 씹을 때 얼음조각이 나왔다.
이해가 되는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유체역학으로 상징되는 과학적 "흐름"속에 매일매일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은 자부심인지 보상심리인지 자꾸 주변의 사실들을 과학적 틀에 넣어 고민하려 한다.
모든 조리음식을 끊일 때, 뚜껑과 대류의 관계를 고찰하게 된다. 빨리 중독같은 병에서 벗어나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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