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읽는 책 - 서울대 체대, 의대 교수가 말하는 최강의 컨디션 회복법
김유겸.최승홍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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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읽는 책 : 건강을 챙기려면 이론에도 빠삭함이 필요하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무병장수라야 사는 맛이 나지, 가늘고 길게 골골하게 살아가는 인생은 탐탁치 않다.
당장 40세만 넘어도 몸의 피곤함이 발걸음마다 쩍쩍 달라붙고, 50세를 딱 넘으면 인생의 적막감과 육체의 피로도가 환상의 콜라보레이션을 만들기 시작하다. 그 이후는...
운동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멀리했고 배는 나오지만 딱히 뚱보가 되는 일까지는 아니다 보니 대충 몸을 굴리며 살아왔는데 지금쯤이면 정신차리고 손운동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파란만장한 명주실이 되리라는 두려움이 건강 관련 도서가 나오면 자주 손을 뻗치게 된다.
책에도 언급되지만 "죽을 병도 아닌데 참고 살지 뭐"라는 자세는 아니라는 게 그나마 내게는 다행이다.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병원으로 달려가서 체크를 하는 습관은 초기에 질병을 진압할 수 있는 버릇이라 생각한다. 
(일본 여행을 앞두고 감기 기운이 살짝 돌기에 전날 아침 이비인후과를 갔더니 감기가 오려고 몸을 풀고 있네라며 주사 한 방은 안되고 간단한 조제약과 목 가글을 처방해주었다. 다행히 서둘러 병원 간 덕에 일본에 도착하자 마자 감기는 씻은 듯 났던 기억이 난다.)
몸의 시간을 되돌리기 위한 8가지 원칙이란 챕터는 꼭 눈 여겨 볼 말한다. 
그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의사선생님이나 인터넷 등에서 회자되는 룰이 반드시 맞는 이야기도 아니며 어쩌면 타파해야 할 잘못된 상식일 수도 있다.
아플 때 운동 금물, 쉬어라 : 가벼운 운동이 오히려 통증을 완화하고 몸을 정상화시키는데 유용하다.
정석대로 운동해야 한다 : 몸을 움직이는 자체만으로도 운동이 된다는 자신감을 갖자.
30분 이상 운동해야 한다 : 살은 안 빠질지 몰라고 30초의 운동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 백배 낫다. 시간을 30분 뽑아 내기 어렵더라 면 5분, 10분이라도 하는게 나 은거다.
운동은 몸에 피곤하다: 운동은 최고의 피로회복제다. 와 닿는 말이다.
유산소 운동을 해야 살이 빠진다: 유산소 무산소 따지지 말고 일단 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떤 분야에도 공통된 진리 아니던가?
살 빼는 데는 공복운동이 제일 : 하루 중 가장 운동효과가 좋은 때는 틈날 때라는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다.
운동은 굳은 의지로 하는 것 : 그렇다, 의지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습관이다. 습관화되면 부담스럽지도 않고 자연스레 하루 활동 곳곳에 운동동작을 배치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명제라고 면박을 줄 필요는 없지만, 미묘하게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본격적인 2부 : 몸의 시간을 되돌리는 하루 10분 운동 요법은 그야말로 이 책의 핵심파트다.
허리, 목, 어깨, 무릎, 발목...노화가 진행되며 몸에 이상을 바로 느끼는 부위들의 통증이 어떻게 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법을 제시한다.
얼마전 허리가 뻐근하여 방문했던 정형외과에서 허리는 괜찮은데 꽤 심각한 거북목이라고 판정을 받았다. 당장 수술이나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방치할 경우 목 디스크나 지속적인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TV프로그램에서 보던 대로 목이 휘어 있었다.
당장 스마트폰을 고개를 숙인 채 보면 곤란하고,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모니터와 간격을 유지하며 목을 똑바로 가누어야 한다고 했다.
책에서는 거북목을 위한 3가지 운동법을 안내하는데 벽을 이용하거나 끈을 사용하는 방법, 누워서 패트병을 활용하는 총 3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림으로 보니 따라하기 어렵지 않은 편이고, 실제로 중요한 사항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어깨와 무릎도 당장은 괜찮지만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는 느낌인데, 다른 챕터와 마찬가지로 벽을 이용하거나 끈 등의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하루에 10분씩만 부위별로 몸을 풀어줘도 유연성을 유지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는다.
각 신체부위별 직장이나 집에서 특별한 기구없이 가볍게 따라할 수 있어 몸의 자세를 잡고 노화에 따른 체력약화와 밸런스 붕괴를 늦출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상황 별 맞춤 운동처방은 운동이 필요한 직업 상황에 따라 바로 써먹을 수 있게 요약되어 있어 유용하다.
의자에 앉아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사무직 직장인, 또는 백화점 판매원같이 하루 종일 서서 일해는 직장인
넘쳐나는 집안일로 고통받는 주부와 수험생이나 장시간 운전자. 본인과 가족들이 자주 겹치게 되는 직업상황을 효율적으로 구체화하여 운동을 처방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일하는 도중에 허리를 펴주고 스트레칭과 앉아서 하는 목 운동을 하면 가볍고 몸의 피로와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하면서 집중하는 모습과 동시에 운동을 하는 효과적인 직장인 생존전략일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와서 플랭크, 팔 굽혀 펴기, 캣 카우같은 운동을 병행한다면 최소한의 하루에 해야 할 운동량을 채울 수 있고 시간적인 압박도 이겨낼 수 있다.
이 책은 첫번째는 눈으로 주욱 페이지를 넘긴 다음, 그림을 보고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책 값은 뽑는 수준으로 설명이 쉽게 잘 되어있다. 특별히 헬스클럽을 다니거나 한강변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일상생활 중에 틈날 때마다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충고는 습관이다. 좋은 습관으로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운동한다면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고 스스로 몰입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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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행
호시노 도모유키 외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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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행 : 기묘한 이야기에 푹 빠졌는데 기분은 이상하게 별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걸작 "Clockwork Orange"의 도입부는 다리 밑 으쓱한 공간에서 돈 몇 푼 적선을 부탁하는 나이많은 노숙자를 악동무리들이 놀려먹다가 잔인할 정도로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다. 헐리웃 영화만 감상하다가 동네 비디오샵에서는 큐브릭을 만날 수 없어 홍대 앞 시네테크라는 샵에서 조잡한 복사판 비디오로 빌려본 첫번째 문제작이었다. 그런만큼 이 장면이 준 충격적인 여운은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강렬하다.
노부모를 산에 버리는 소위 "고려장"은 우리나라의 악습이 아니라 사실 일본인들이 강점시대에 퍼뜨렸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히려 일본인들이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니 어이 없다. 
코로나가 확산되며 일부러 고령층을 방치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펴졌던 사례를 봐도 그들이 늙어가는 일본을 얼마나 고민하고 있으며 과거의 잔인했던 풍습이 아직도 내면 속에 내재되어 있는 거 아니야?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부모는 버려도 아이는 버릴 수 없다는 통설을 보기좋게 깨버리는 "마비키(まびき)"를 봐도....

총 11편의 단편 모음집인 "인간은행"의 첫번째를 장식한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단편은 고령층에 대한 일본이들의 고민이 묻어는 소설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오랜 아버지 병치래에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변변한 직업도 가지지 못하고 그저 정부보조금으로 근근히 살아간다. 프리랜서 기자라는 타이틀이 달려있지만 그야말로 허울만 있는 직업이다. "오랜 간병에 효자없다"라는 말처럼, 주인공은 아버지가 빨리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군다나 심한 치매로 인해 시도 때도 없이 자식을 괴롭히면서도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은 '죽지못해 산다'라는 말에 딱 들어맞는다.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손에 들려있던 전단지에 눈길을 준다. 매력적인 제안이다. 단 돈 10만원만 초기에 납입하면 노인들을 돌보아준다는 서비스 업체의 광고였다. 면회가 제한되는 등 이상한 면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솔깃한 제안이다. 그래도 명색이 기자라고 여기에는 무슨 음모같은 것이 숨어있다고 생각한 주인공은 이 정체불명의 서비스 회사에 잠입하기로 마음 먹는다. 제대로 잡입만 한다면 그들의 실체를 파악한 후 다시 모셔오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럴 리 없겠지만 제대로 돌아가는 복지사업이라면 그대로 위탁해도 좋을 일이다.
물론 우리가 예상하 듯 주인공의 판단은 어리숙한 것이다. 잠입 초기부터 그들에게 꼬리가 밟혔고, 에코화라는 미명하에 노인들은 무기력하게 사료화되는 충격적인 사실이 큰 입을 벌린 채 진실을 드러낸다.
고령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국가와 개인 모두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게 맞나?
예전에 일본을 가리켜 나라는 잘 살지만 국민들은 못사는 선진국이라고 비웃은 적이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국민들은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아이러니가 가득찬 세상이었다. 거대했던 일본을 잘 하면 엎어치기로 누를 수 있다는 희망이 슬금 머리를 드는 요즘 우리는 어떠한가? 기업은 살찌고 노동자는 궁핍하고 나라는 세계 10위권에 육박했지만 자영업자가 가득 찬 국가가 되었다. 유래없는 급격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여 OECD국가중 노인빈곤율 43.8%로  불명예스러운 1위에 랭크된 대한민국은 어떻게 그들을 보호하고 관리할 셈인지?  충격적인 내용의 소설이 현실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발 소설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에 반영되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한다.
인간의 노동력이 무한하게 공급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마지막 한 즙까지 노동력을 뽑아낼 수 있을까? 어떻게 사회적인 시스템으로 구조화시킬 수 있을까? 일본사회의 무너지는 노동시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버린 "프리티 족"이 어떻게 악화되면서 사회구조를 흔들지에 대한 우려가 잘 나타내는 단편이 책 제목과 같은 "인간은행"이다. 노예처럼 사람이 화폐의 역할을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돈에 대한 걱정, 내일에 대한 걱정없이 하루를 근근히 먹고 사는데만 집중하게 되는 사회는 그야말로 국가의 재앙이다. 그러나 손쓰기 어려운 현재의 일본 상황을 보면 젊은이들에게 비전과 일자리, 그리고 이유를 제공하는 사회적인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한다는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도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노벨 문학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를 잇는 유망한 젊은 소설가로 평가받은 저자 호시노 도모유키는 "몽상"과 "상상력"을 적절하게 잘 섞는 작가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일본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과장된 언어로 풍자를 하면서도 문신 대신 몸에서 자라는 식물이라는 기묘하면서도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날카로움과 유머의 적재적소 배치라는 지혜로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모미 쵸아요"같은 소설에서는 한국에서의 경험담을 꺼내들며 우리나라와 우리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을 다루는 색다른 모습도 보여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어두운 면들을 이야기거리로 잘 골라내고 예리한 관찰력과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단편소설들은 미드 "환상특급"이나 일드 "기묘한 이야기"와 닮아있다. 단편이 주는 제한적인 무대 위에서 통렬한 한가지 주제에 대한 비판과 비꼼은 작가적인 완성도를 기반으로 가능한 일이다. 특히나 한 권에 묶인 단편들이 하나의 일관된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이에 대한 증거일 수도 있다. 작가의 책이 3권 정도 국내에 소개된 거 같은데 의외로 신간도 없고 평가도 썩 좋지는 않다. (구매가능한 소설은 "깨어나라고 인어는 노래한다" 한  권 뿐.) 이 역시 단편소설집에서 느낀 독자들의 흥분에 찬 물을 끼얹는 현실이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오레오레"와 "밤은 끝나지 않는다"가 번역되거나 재출간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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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숨어 있는 생명의 기원
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정진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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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숨어 있는 생명의 기원 :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축복받는 자연사와 만나는 시간


당신의 고양이는 "그"입니까, "그녀"입니까.
관점을 바꾼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자만 조금만 신경 쓰거나 확신의 계기가 있을 경우에는 쉽게 변할 수도 있다. 우리는 동물들을 부를 때 보통 "그것(it)"이란 표현을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것은 무생물에 쓰는 말이다. 우리가 집에서 식구처럼 기르는 애완동물이나 바다나 육지를 활보하는 수많은 동물들도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진화의 정점에 오르는 "위대한 창조물"인 동시에 존중받을 권리도 있다. 그런데 무생물에나 붙이는 대명사 그것(it)"을 붙인다는 사실은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저자의 지적은 어색하지만 수긍이 된다. 옆집 고양이 낸시, 그녀는.... 옆집 고양이, 그건. 뉘앙스가 분명 다르다. (팔에 붙어있는 그녀는 내 피를 쪽 쪽 빨아먹고 있어 한 방에 찰싹하고 죽였다. 라는 문장은 그래도 어색하긴 하다, 곤충은 제외하자.)
인간은 진화의 사다리 최상층에 놓여있다고 거들먹거리지만, 그 사다리를 세운 건 누구인가? 바로 우리 자신 아닌가? 가이아 - 대 지구 -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동식물들은 그들 사다리에서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엄청난 양의 방사선을 쬐거나 물 밑에 살 수 없고, 빙하나 다른 생명체 안에서도 살아갈 수 없다. 거미줄을 만들거나 적을 향해 내뿜을 수 있는 독소를 만들지도 못한다. 뜀박질을 잘하는가, 멀리 볼 수 있는가, 하늘을 나를 수 있는가?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몇 가지 흉내는 내겠지.
첫번째 챕터부터 저자는 개인적으로는 꽤나 묵직하게 생각할 단초를 던져준 셈이다. 그리고 책장을 넘겨가며 가이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저마다의 존엄과 생존의 이유를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작은 개체수의 인간은 더이상 자뻑하지 말고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당연한 압박감에 - 그러나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재활용 쓰레기라도 잘 구분해야 한다는 자잘한 능력에 실망하게 되리라.
가이아 이론은 영국과학자인 제임스 러브룩(James Lovelock)의 이론으로 지구는 물리적인 행성이기도 하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로에게 의존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지구라는 이론이다. 과학적 명제라기 보다는 생태학, 지질학 등 여러가지 과학적 학문들이 하나의 생명으로서의 지구 생태계를 묶어서 볼 수 있는 컨셉 적인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그 안에서 하나의 생명체로 살아가는 인간은 자만하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목적의식도 내포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런 가이아 이론의 관점에서 지구의 생명체들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과학적 이론들을 서술해나간 책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나의 세포에서 출발해 미생물, 원생생물, 진균류로 진행되고, 바다의 생명체에서 진화하여 민물에 익숙해지며 뭍으로 올라오고 척추동물이 등장하는 다른 지구의 역사책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내용이지만 생명체의 신비로운 진화과정과 적응과정이 조금은 더 따뜻한 눈길로 바라본다는 느낌이다. 앞서 이야기한 호칭 문제 하나만으로도 생태학자인 저자의 선한 눈길을 독자들은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섞는 조크도 마음에 드는데, 말뚝 망둥어가 우리 조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작가는 너무 아쉬워하는데 부분에서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안타까운지 웃음이 날 수밖에 없다.
후반부는 우리가 부시 맨이라 불렀던 산족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남서부 아프리카에서 개척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현대인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누가 더 좋은 또는 우월한 생활을 하는지 비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였고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 세가지 가이아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서술하는데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생명체의 생존법칙이라 할 수 있다. 먹을 것을 확보하기 위한 규칙 – 에너지원을 찾아라, 자신을 보호하라, 번식하라. 식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한 명만 키우고 5~6년 동안의 양육기간을 가진다는 사실은 출산율의 한계점을 드러낸다. 하지만 사망률은 적기에 부족이 유지될 수 있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아이가 있을 때 임신하게 된다면 뱃 속의 아이는 죽은 목숨이라고 한다. 두 아이를 동시에 키울 젖이 부족하기에 둘 다 죽을 운명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우리가 보기에 안타까운 장면이지만 사실 이것이 가이아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족의 번성은 종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투쟁에 인정(人情)은 마이너스 요소다.



아쉬운 점은 사진 자료가 흑백이라도 중간에 섞여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 중간에 번역이 굉장히 어색한 부분이 가끔 눈에 띕니다. 그리고 종이 질이 까실거리며 질이 좀 떨어지는 느낌 적인 느낌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훌륭한 내용과 생명체에 대한 경이로운 따스함은 그 어떤 과학도서보다 읽어 나가는데 즐거움을 주었고, 모든 생명체의 존중이라는 관점의 변화를 생각하게 만든 오랜만에 만나는 우수한 도서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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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글쓰기 - 일상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만만한 글쓰기 요령 40
센다 다쿠야 지음, 이지현 옮김 / 책밥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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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글쓰기 : 글을 조금 더 잘 쓰겠다는 욕심이 무럭 자라게 해주네요.

 


글을 쓴다는 일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지치는 고단한 작업이다. 애착을 느끼는 글일 수록 잘 쓰겠다는 마음이 들수록 진이 빠진다. 글쓰기를 좀 더 쉽게 하거나 잘 할 수 있는 비법들을 알려주는 책들이 서점 한 코너에 빽빽하게 진열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디지털카메라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많이 늘어났다. 고만 고만한 수준이 대다수이지만 프로 뺨치는 실력으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사례가 많은데 글쓰기 분야도 마찬가지다. SNS의 발전과 script로서 유튜브의 성장에 글쓰기 능력은 중요한 차별점과 경쟁력인 동시에 숨어있던 고수들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창구가 열린 셈이다. 필력에 감탄할 만한 글이 과거에 비해 몇 배는 늘어났다.
이런 트랜드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나도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고, 글을 잘 써보고 싶어 진다. 우리가 하나 미리 알아 두어야할 것은 글쓰기에 크게 2가지 방향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
글쓰기에는 ① 예술적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글 ② 실용적 글이 있다.
전자는 소설이나 에세이뿐 아니라 우리가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끄적거리는 글도 포함된다. 후자는 경영경제 도서, 메뉴얼, 회사보고서 등이 속한다고 하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앞의 글은 내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과 동기화하는 목적이고, 후자는 설명하는 설득하는 목적이다. 따라서 글쓰기의 방법과 마음가짐 그리고 써 내려가는 방법도 완전 다른 모습이다. 가끔 두가지가 어차피 글을 쓰는 작업이니 다 비슷하다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목적과 독자를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므로 다른 전략과 기술을 익혀야 한다.
망치와 펜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강렬한 커버의"무적의 글쓰기"는 전자와 후자 양쪽의 사례를 챕터로 나누어 설명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효과적이면서도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글쓰기에 우리가 몰랐거나 간과했던 요소들을 40가지 규칙으로 설명한다.

1장 : 무적의 글쓰기 요령
2장 : 비즈니스 글쓰기
3장 : 사적인 글쓰기 
4장 : 프로작가의 마음가지과 준비사항
5장 : 프로작가가 글을 쓰는 메커니즘

적절한 챕터 별 배분이다. 프로작가를 위한 노하우 설명이 아닌데 왜 프로작가 이야기가 2개 챕터에서 나올까 의아해할 지 모르겠으나, 프로작가 수준의 글쓰기를 목표로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는 없겠다.
좋아하는 작가나 만화가를 만들고 평상시에 작가 노트를 들고 다니라는 제안은 이미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구체적으로 이런 활동들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다시 한번 설명하고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의 글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일은 사회초년생에게는 필수코스다. 요즘 후배들을 보면 이런 과정을 게을리하는 경향이 많고 문서 작성에 온라인 검색으로 베껴서 수정하는 경우도 많은데, 문서작성의 목적과 한 줄 한 줄 어떤 의미로 단어가 채워졌는지 의미를 곱씹어 보지 않는다면 앞으로 좋은 글쓰기 확률을 반 이하로 떨어진다.
과장 레벨에서도 글쓰기가 형편없는 친구들도 있는데 사원 때 기존에 선배들이 작성했던 문서들을 제대로 분석도 안해보고 작성도 해보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문서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최종 타겟 (예를 들어 전무에게 보고하는 문건이라면 전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껏 노력한 프로젝트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이 냉혹한 현실인데 말이다. 작가는 전문에게 가는 관문마다의 전달자의 프레임도 맞춰야 한다는 쉽지 않은 주문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블로그나 SNS에서도 저자의 조언은 깊이 새겨 둘만 했다. 교양이 없는 글은 결국 독자를 내쫓는 결과라고 하는데, 교양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평상시에 여러가지 일과 사건들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해야 기본기로 내재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잘 저지른 실수도 저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저격을 했다.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낼 때 굉장히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쓰는 나도 다시 읽기 싫으면 직원들도 마찬가지인데 할 말이 왜 그리 많아지는건지... 전달해야 할 내용을 압축하자는 자기 반성을 해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글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지를 정하는 점이다. 무엇을 쓸 것인지 폼잡지 말고 누구를 타겟으로 하고 글을 읽은 독자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지에 집중하라는 조언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인 센다 다쿠야는 일본의 문필가로 보험회사, 경영컨설팅 회사 직장경력이 있고 글쓰기에 자신감을 붙인 이후 전업작가로 전향했다. 뜻밖에도 학창시절 국어를 가장 어려워했고 많은 문과생들은 내려놓지만 작가는 국어를 내려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점은 대학 입학 이후 중학교 입시용(즉 초딩들이 읽는)으로 국어를 다시 공부하고 여러 분야의 책을 다독하는 노력으로 글쓰기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지에 오른다. 10년동안 무려 158권의 책을 집필했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다. (너무 많은 책을 집필했다는 점은 오히려 독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느낌도 들지만 실용서에는 다소 예외가 있으므로 통과) 남들보다 더 탄탄하게 기초부터 쌓아 올린 경험과 수많은 저술에서 뽑아낸 규칙이다 보니 믿음이 더 간다는 부분이 책의 강점이다. 다만 페이지 수가 좀 더 많고 구체적인 사례를 독자들에게 소개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드는 점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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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넘어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스쿼트 발뒤꿈치 쿵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22
가마타 미노루 지음, 이윤미 옮김 / 싸이프레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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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트 발뒤꿈치 쿵 : 건강한 운동의 시작은 꾸준함이다.

 


하루에 5분 딱 두가지 운동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다는 문구가 책을 집어 들게 만드는 강렬한 메시지다.
이 책은 60세 이후의 시니어 세대들을 위한 책이지만 그보다 젊은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도 간단하면서도 노후를 준비하는 가벼운 시작점이라는 의미에서 읽어볼 만하다.
120페이지 남짓한 가벼운 분량도 가벼운 몸 만들기에 어울리는 것 같고, 초록색 표지는 채소를 연상시킨다. 안경을 끼고 하얀 턱수염을 한 할아버지 한 분이 스쿼트 자세를 취한 그림이 표지에 등장하는데 이 분이 저자인 가마타 미노르 선생이다.
도쿄의과치과대학 출신의 의사인데, 봉사활동동 꾸준히 하고 강연이나 의료지원 활동, 식생활과 건강개선 활동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본인 스스로가 몸의 한계를 느끼며 연구하여 가장 간단한 운동으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독자들과 공유하는 모습이다.
"팔팔꼴까닥"이라는 재미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다. 오래 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88세까지 건강하게 살다 갑자기 죽음에 이르면 얼마나 좋겠냐는 의미를 포함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심경색으로 순식간에 사망하는 경우를 보고 끔찍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고통스럽지 않고 단시간 내에 인생과 작별을 고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나을 수 있고 가족들에게도 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고에서 나온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인생을 즐기며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근육이다. 부상을 당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긴 것도 모두 '근육의 쇠퇴'가 원인이다. 근육은 20세를 정점으로 쇠퇴한다. 50세부터는 매년 근육이 1%씩 감소한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나이가 더 먹기 전에 아니 나이가 먹었더라도 근육을 보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만으로도 좀 더 건강한 일상을 살 수 있다는 저자의 조언이다. 생각해보라, 70세 넘은 노인이 실천하는 방법이라면 누구나 생활속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이 것만이라도 최소한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2가지 운동도 굉장히 간단한다. 우리가 가끔씩 하는 운동들이다.
  1. 스쿼트 : 엉거주춤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 중요한 점은 일정 시간 자세를 멈춰야 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세트를 매일 꾸준히 반복한다는 점이다.
  2. 발뒤꿈치 쿵 : 장단지가 댕기거나 할 때 의자를 잡고 까치발 떠서 근육을 풀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 거다. 마찬가지로 세트-반복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이 2줄이 책의 간단한 요약이 된다. 단 두 줄로 요약이 될 수 있는 책이 어떻게 120페이지의 책으로 엮이는지 신비롭다. 하지만 결국 간단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를 독자가 스스로 이해하고 공감하여 실천에 이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것 중 또 하나가 "식사 관리"이다.
근육을 단련하고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백질. 동양인의 식사에는 충분치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꼭 고기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식단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간편하게 집에서 여러가지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생선 통조림, 일본에서 슈퍼푸드로 화제를 모은다는 '가루 두부' - 이건 꽤 괜찮은 상품인데 아직 국내에서 파란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두부를 알려서 말린 다음 분말로 만든다. - 등을 추천하고 있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줄이는 마음의 근육단련도 중요한데 스포츠를 워낙 좋아하는 저자의 다이내믹한 일상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다루는 7가지 방법을 소개해준다. 

1.즐길 거리를 찾는다.
2.어쨌든 웃는다.
3.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4.꾸준히 배운다.
5.무리한 건강법에 얽매이지 않는다.
6.자기만의 스타일을 갖는다.
7.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유지한다.

특히 4과 7번을 주목할 만한데 나이가 먹어가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엿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지적 탐구에 대한 도전은 단순히 지식의 습득을 넘어 그 안에서 다른 이들과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간단한 집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마지막 단원에 등장하는 필자가 애용하는 8가지 건강지킴이 식품들도 따로 체크를 해보았다.
낫토 들기름 요거트 지오리나효소 우무 생강 아보카도 땅콩-대두칩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기에도 적당한 책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큰 시간을 내지 않고도 한두시간에 한번씩 실천하는 초간단 운동법 되겠다. 물론 더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지만...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고, 지금도 그렇다. 골프도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해 때려 친지 오래다. 하지만 1월 1일을 자꾸 만나게 되면서 간단한 체조라도 꾸준히 해이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 역시 실천력 부족임을 인정한다. 가끔 하던 두가지 스쿼트, 발꿈치 쿵이라도 꾸준히 주기적으로 실천하고, 좋아하는 걷기 역시 매일 도전한다면 맛난 음식과 즐거운 인생을 사는 필수조건인 근육확보에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이 든다. 멋쟁이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의 기분 좋은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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