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 관점 디렉터의 차이 나는 생각법
정광남 지음 / 라온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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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 소소한 일상 속에 숨은 순간의 혁명, 관점을 바꾸는 습관
 
 
착시사진을 누군가 올려 놓으면 숨겨진 비밀을 찾기 위해 게시판을 찾은 사람들은 사진을 돌려보기도 하고 눈을 찡긋거리기도 하고 가까이 대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 사진에는 최소한 세명의 사람이 숨어져 있습니다.라고 써 놓으면 여러가지 얼굴 표정을 지어가며 숨겨진 사람을 찾으려고 하지만 의외로 쉽지 않다. 그러다 앗 한 명의 숨겨진 그림을 찾는 순간, 나머지 두서너 명의 사진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관점이 변화되는 순간이다.
 
우리는 사물을 보고- 사람을 보고- 사건과 이벤트를 보며-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시작하여 사상이나 종교에 이르는 하나의 관점을 통해 모든 것을 투사하게 된다.
하지만 실체와 다른 이미지를 왜곡된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 그리고 이런 오류를 깨뜨리고 사물의 본질을 깨닫는 힘을 "철학"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글을 쓰거나 스토리를 찾아야 하는 사람,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규사업을 준비하는 사업가나 직장인 대다수는 정해진 규칙과 관점 안에서 크게 한발짝 벗어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 넘어가리라는 희망과 갈망에 하루를 퍼 나른다. 그리고 착시사진 사례에서 보듯,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만나는 행운이 따른다면 이후는 일사천리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광고 쪽 종사자들은 누구보다 새롭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세상의 여러가지 일들과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상품을 매칭하고 변형하여 일반인들의 눈에는 미쳐 몰랐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트랜드를 만들고 유행을 돌린다.
 
광고 크리에어터인 작가는 독자들이 새로운 관점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편하고 친근한 방식으로 들려주고 있다. 
노트에 생각나는 것들을 긁적거리고 그에 대한 설명을 붙이는 방식인데 자신이 경험했던 짧은 관점의 이동을 살아있는 증거로 독자에게 제시하고 말랑말랑해지라고 유혹하는 셈이다. 같은 광고기획자 정철씨가 내놓은 책들과 일맥상통하면서도 조금은 더 일상적이고 쉽게 다가가는 평범함이 적당히 버무려진 책 되겠다.
물론 짧은 글과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작가의 생각을 써 놓은 글들은 우리가 하루의 생활을 영위하며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의견과 공감대를 이를 수 있다.
 
책 표지는 광섬유에서 쏟아져 나오는 깨달음의 빛 같아서 오묘한 느낌을 주고, 선 4개가 힘을 모아주는 신념의 표상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일본 평생 갈 일은 없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근 1-2년이지만 "Pass the Baton"이라는 중고 샵이 있는 동경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힐즈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누군가가 사용한 물건들을 개별적인 히스토리와 흔적들을 잘 코디네이션하여 판매한다는데 당근을 외치며 쓰던 물건을 처분하는 바쁜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태고이래로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아이디어도 중고로 구해보라는 글쓴이의 상냥하고 소박한 조언은 사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가끔은 컨닝도 하고 베끼기도 하면서 새로운 나만의 독창성을 덧붙여가는 과정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는 기회였다. 진짜 한번 꼭 가보고 싶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사회초년생 시절 곶감 빼먹듯 참고했던 외국 광고 잡지 같은 소스는 키보드 몇 자면 등장하는 요즘 스마트한 시대에는 오히려 멋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영감님 어서 오세요 라는 페이지는 inspiration을 old man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영감은 정말 어느 순간 슬며시 다가왔지만 알아보지 못하고 잠깐 한 눈을 팔면 그대로 고속터미널에서 시골로 내려가 버린다. 이 분들을 자주 출몰시키는 힘을 키우는데 바로 필요한 1등 과제가 관점을 바꾸어 본다는 사실을 다짐한다.
 
매번 다니던 길을 다른 골목으로 돌아가고 지하철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로 바꾸는 행동들은 일상의 작은 변화지만 지식과 아이디어의 곳간을 채우는 새로운 경험인 동시에 관점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조금 전 온라인 블로그에서 소개받은 필동의 버번 바와 무교동의 일본가정식 식당에도 가보고 싶다고 침샘이 꿀꺽하는데 경험과 도전도 관점을 바꾸는 준비과정이라는 핑계를 대고 한 번 방문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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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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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돈의 흐름을 찾아 인간을 지향하는 경제사
 
빨간 색의 책 띠지의 문구가 사람의 눈을 강하게 잡아당긴다.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이 선택하는 흐름을 읽어라."

돈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간교한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인간의 눈을 멀게 하고 악마의 붉은 유혹에 탐닉하게 하고, 때로는 기아에 허덕이며 끝없는 절망 속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구호품이라는 갑옷을 입고 등장하는 구세주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도 조개껍데기 시절부터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형태는 놀랄 만큼 달라졌지만 거대한 경제의 강줄기를 움직이는 원천이자,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기적을 낳기도 한 존재다.
당연히 돈이 선택하게 된 흐름을 쫓아 속성을 깨닫고 교훈을 받는 과정이 있다면 참여하여 세상사는 이치를 깨달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목적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고 책을 읽다 보면 경제사와 얽혀 있는 세계사의 흐름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현상까지 다시 한번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학창시절부터 석학들의 강연이나 수많은 책에서 우리에게 가르치는 경구이지만, 결국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 녀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국가 간의 각축은 결국 돈의 선택을 받고 돈의 선택을 스스로 창조하고자 하는 경제적 목표가 원점이자 핵심이다.
모든 전쟁의 목표가 결국 돈의 선택을 받고자 함인 셈이다.

고대경제학에서 시작된 돈의 이야기는 로마제국과 실크로드에서 고대의 빛나는 역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돈의 흐름에 따라 길이 열리고 교역이 시작된 셈이다. 
유럽의 중세시대는 길드라는 제도에 의해 중앙과 영주가 분리된 경제적 분리 사회였지만, 십자군 원정같이 신념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돈으로 끝나 버린 전쟁을 거치며 돈의 흐름은 갈피를 못 잡는 방향으로 분산되었다. 여기에 흑사병이라는 펜데믹은 사람의 생각과 국가의 존재, 경제의 파탄과 같은 총체적인 난국속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었다.
르네상스로 시작된 인간중심의 세계관은 경제적 활동에 대한 신앙적이거나 사회적인 부담감을 떨치고 경제를 국가나 개인이나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세계로의 전환이었다.

신항로개척이나 상업혁명은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한 경쟁이었고, 금과 은은 화폐의 공통된 가치를 심어주며 부자의 길을 명확히 제시했다.
특히 유럽의 3국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는 자신들의 국가적 환경과 경제상황에 맞추어 전략을 짜냈지만 잠깐 네덜란드의 영광을 이어간 것은 해상무역을 장악한 대영제국의 탄생을 이어지며 영국은 그야말로 금융의 중심지로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나간다. 
이런 기저에는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이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시대상으로 등장한 자본주의는 새로운 계급을 탄생시켰고 그에 따른 갈등도 증폭시켰다.
가진 자들의 배는 풍족해졌지만 노동자의 삶은 농노시대와 다를 바 없었고, 이에 대한 반발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다양한 경제적 형태로 세계를 혼돈에 빠뜨릴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희생양이 필요했던 제국주의가 서서히 물러나고 미국의 패권이 시작되며 자본주의는 정치가와 경제학자들의 끝없는 논쟁 속에 수정되고 업그레이드되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세계 돈의 선택지는 아직까지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전체적인 맥락속에서 유심히 들여다본 부분은 황금에 대한 부분이다.

콜럼버스가 탐험에 나선 이유가 금을 찾기 위해서였고, - 이 사람 황금은 영혼까지도 천국에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16,17세기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아메리카 대륙을 헤집고 다닌 이유도 결국은 금과 은을 획득하려는 목표였다. 금과 은이 바로 화폐였고 아메리카 대륙은 그들에게는 화수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급등하는 가격혁명은 공업과 상업에 자극을 주고 노동자는 어렵지만 자본가는 배 불릴 수 있는 상업과 금융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런 와중에 영국은 금융의 메커니즘을 이해한 국가였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금과 은의 향기에 심취해 왕실의 금고를 펑펑 써버릴 때 국가간 무역과 해적질을 통해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행위는 영국과 스페인이 해전으로 한바탕 붙게 만든 계기였고 그 결과는 철저히 영국의 승리로, 대영제국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태동으로 점철된다.
식민지를 건설하는 방법이 돈의 선택을 받는 방법이었고, 유럽 열강들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몰입한다. 

뒤늦게 참여한 독일이나 러시아는 배가 아팠고, 남의 식민지를 뺏고 뺏았기는 혼돈 속에 세계대전이라는 전지구적 식민지 전쟁까지 힘차게 돌격할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대국 중국이 덩치에 걸맞지 않는 실정과 무능으로 삼자 거래라는 말도 안되는 영국의 계략에 빠져 아편전쟁에 빠져 허우적댔고, 탈 아시아를 선언하며 나는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인이라는 모순을 등에 업고 일본은 동아시아로 중국으로 남아시아로 경제적 침탈과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흉악범이 되고 만다.
모든 나라가 돈에 미쳐 돈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을 쏟아 붇는 도박판이었다.

리만 브라더스로 시작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 본위제에 대한 원론적이지만 진실에 가까운 중요성은 미국의 신나게 찍어 대는 달러화로 인해 다시 한번 증명된다. 금과 은 보유없이 찍어낼 수 있는 힘이 기축통화의 강점이지만 세계 전반적으로 일어난 인플레이션은 언젠가 한번은 폭탄이 터질 위기를 지금까지 돌려 막기 하고 있으며,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힘든 항해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기업들의 성공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이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 돈의 선택은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각국으로 결정되어질 테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은 세계경제의 방향자체를 바꾸어 놓았고, 자유무역주의는 철저한 보호주의로 돌아서며 대외의존도 높은 우리의 경제는 시련을 맞을 수밖에 없다.
경제사의 흐름을 좀 더 들여다보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지 않는다면 멀리 갈 것 없이 1997년의 위험이 재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에서 복지국가에 대한 저자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 돈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 백 년 동안 돈의 선택에서는 사람이 배제되어 있었다. 돈은 사람을 목적으로 할 수 없는 존재라고 경제사에 대해 우리는 지켜보았다. 하지만 복지국가라는 목표지향점이 궁극적으로 완성된다면 인간이 선택받을 수 있을까 라는 작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코로나 이전의 북유럽에서는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사촌이 배가 아픈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을 세금으로 왕창 내고 실업자를 구제하는 복지정책에 웃는 얼굴로 환호할까? 사실 이런 민족의 경제적 특성도 문제겠지만 더 심각한 것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다. 세금을 낼 연령 자체가 줄고 있고 인구상승의 기회는 눈 씻고 봐도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우리가 어떤 춤을 춰야 돈이 선택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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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돈 - 금융 투시경으로 본 전쟁과 글로벌 경제
천헌철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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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돈 : 세상을 움직이는 건 결국 돈이었네..... 총칼전쟁도 무역전쟁도!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학창시절 도덕 교과 시간부터 수많은 석학들의 강연, 수많은 책에서 우리에게 가르치는 경구.
인간이 사회생활을 해 나가며 돈을 지배해야 지 종속이 되어버리면 너무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게야.
영화 대사에서조차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
일본이 한참 잘나가던 80년대 미국인들은 그들을 경멸하며 "경제동물"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국인들은 동물이라는 비아냥을 하고 싶었지만 실지로는 괴물에게 먹힐 까봐 전전긍긍했다는 이야기다.

고대시대부터 최근 미국과 중국이 맞붙는 - 어쩌면 신냉전이 될지도 모르는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면, 결국 모든 역사와 전쟁의 씨앗인 동시에 원동력이 바로 돈이었다 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는 얼핏 탐욕을 경계하는 경구 같지만 사실은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부를 빼앗아갈지 모르는 국민과 타국과 정적들에게 보내는 속임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보이지 않는 돈"은 결국 역사의 굴곡을 이끌어간 돈의 힘과 세련 되어가는 돈을 다루고 확대시키는 기술, 그리고 국가와 사회가 어떻게 돈을 주무르고 이용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서술이라고 보면 된다.

1부에서는 돈이 전쟁에 어떤 구실을 하고 촉매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경제사가 어떻게 새롭게 쓰여졌는지에 대한 고찰을 한다.

2부에서는 돈이 금융이라는 형태를 만들어 가며 새롭게 구축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용병으로 군대가 조직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은 나를 지키는 병사가 되는 시대는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이해가 안가는 점 투성이다. 하지만 이런 형태 역시 전쟁이라는 거대한 물자가 필요한 이벤트에서 어떻게 금융을 움직일까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해결책으로 등장한 사례다.

제대로 금융이 전쟁에서 조직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나폴레옹의 반격 워털루 전쟁에서 등장한다. 지금까지도 금융계를 지배한다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제대로 돈줄을 쥐는 시대의 탄생이다. 영국정부의 승인아래 이들이 부지런히 돈을 움직였고 웰링턴 연합국은 승리하게 된다. 프랑스가 운영하던 세금에 의한 전쟁비용 조달은 더이상 금융이라는 신무기에 먹히지 않게 된다. - 물론 이 과정에서 로스차일드 가는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이후 숨은 권력자로 탄탄대로를 구축한다.

1차세계대전 이후 프랑스가 독일에게 가혹할 만한 배상금을 요청했던 부분은 결국 인과응보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역사의 아이러니기도 하다. 물론 승자의 입장에서는 자기들도 들어간 비용이 있으니 한 몫 단단히 잡고 싶었겠지만 쥐구멍을 만들어 놓고 쥐를 몰아야 한다는 인류의 오래된 기본 조차도 망각하였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나치의 리더들의 장면을 찍은 유명한 사진 컷을 보면 유럽의 강대국으로서 프랑스가 어떤 모멸감에 빠졌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상처는 지금도 사실 회복되지 못했다. 1조 마르크로 오렌지 2-3개를 살 수 있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라니 독일국민들이 겪었을 1차 세계대전의 후유증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히틀러라는 화가출신의 어설픈 정치가가 카리스마로 온 독일을 집어삼킨 힘의 원천이다. 돈은 이렇듯 때로는 탐욕을 채우기 위해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게 만든다.

최강의 발트함대가 시행착오로 먼 길을 돌아와 맞붙은 덕에 일본에게 대패하게 된 러일전쟁, 참 웃기지도 않는 전쟁이었지만 어쨌든 전쟁 주머니가 얄팍했던 일본은 속전속결로 끝내려고 하고 포츠머스 조약으로 게임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하지만 경제의 규모가 뒤졌던 일본은 이 상황에서 약속 받은 전쟁보상금을 받지 못했던 대목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경제적 독립성과 규모가 전쟁의 결과조차도 뒤바뀌는 상황을 만든다는데 집중해야 한다. 1차 대전 독일과는 정반대의 대목이니 말이다.
한참 후에 플라자합의를 통해 미국의 주먹질을 정통으로 일본은 같은 경험을 또다시 해야만 했고, 깨소금이다.

강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하면 국제공조방식으로 위기에 대처한다. 이 이야기는 결국 강대국이라는 울타리에 속하지 않는 국가들은 언제든지 금융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우리가 2008년 치명적인 내상을 입힌 IMF 금융위기로 많은 것을 배우지 않았던가. 우리의 건전성이나 미래가능성 등은 마음만 먹으면 한 방에 괴멸될 수밖에 없는 약하디 약한 존재였다. 그 이후 다시 새로 시작한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금융위기 극복이라는 일을 해내었고 지금은 경제, 문화, 방역 전방적인 국운 상승의 시기를 맞이해 나홀로 성장하는 팬데믹 시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샴페인은 와인이 될 때까지 숙성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 아직 우리는 외국의 힘에 휘둘리고 있고 대외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몇 조를 투자한 중국에서 사드 배치한 건으로 트집이 잡혀 쫓겨난 국내 그룹사도 우리는 착잡한 심경으로 봐야만 했다.

금융이 전쟁의 승패를 갈라놓듯, 현대 금융전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국가적 체력은 금융을 이해하고 많은 국민들도 이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필요하다.
어린이들부터 금융을 가르치는 방법도 좋지만, 국가는 물론이고 언론에서도 거짓뉴스 생산을 그만하고 생산성 높은 금융과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실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한다. IMF 발발 시점처럼 일본이 언제든지 등에 칼을 꽂는 상황이 되어도 스스로 독립적인 자생이 가능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우수한 기술 위주의 탄탄한 성장, 자율경쟁과 연구개발 두가지 방향성에서는 해외사례로 봐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취약한 산업구조상에서 백 번 맞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주장이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되어 왔지만 개선이 안되는 부분이고 특히 대기업 편향된 경제구조는 개선과 개혁을 하겠다고 한지 20년도 넘은 것 같지만 아직도 그대로이다. 끝없는 하청구조와 갑질문화, 기술 뺏기 등 국가가 손댈 부분조차 방관하고 있는 모습은 개선이 실제 가능하긴 한 걸까라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 자체가 독자 생존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보이는 돈을 만들어 놓지 않는다면 언제 강대국의 음모 속에 많은 국민들이 도탄에 빠지고 그 한 번의 치명타는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각 경제주체들이 자각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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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의 원칙과 도전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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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가 끝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으로서의 자세
 
 
한국에 론칭 한지 20년이나 지난 스타벅스가 아직도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무엇이 그들을 강하게 만드는가?
스타벅스 눈치 안보는 공간 시끄러운 번잡함 속의 고요함.
휴식과 나만의 시간을 복잡한 고객들 가득 찬 공간내에서도 보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본질인 커피 맛 본연의 균형과 어느 곳에 가더라도 균일한 퀄러티를 제공해주는 부분도 마니아들을 거느리는 요소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체인을 완성시킨 하워드 슐츠가 온워드에 이어 저술한 새로운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즐겁게도 하워드 슐츠의 개인적인 전기가 아니다. 책을 아우르는 그의 어린시절과 어려웠던 시절의 경험담은 성공한 기업가의 성장스토리를 듣는 소중한 기회지만 그는 이야기의 방향을 자신에서 벗어나 미국 또는 인간의 공동체라는 범위까지 포용하고자 한다.
성공한 기업의 CEO로서 할 수 있는 넓은 범위의 가치를 스타벅스라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와 기업의 우산 아래에서 선보이고 확장하려고 한다.
그야말로 가난한 집의 아이가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새로운 기회를 잡고 거물이 된 이야기는 요즘에는 없을 것 같지만 하워드 슐츠의 성장과정에는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폭력의 아버지와 우울한 어머니 사이의 임대아파트 성장이력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책에 등장하는 그의 친구 마이클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수렁 같은 성장과정이다. 하지만 본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상상력들은 가끔 개천에서 용을 키워낸다. 한국사회에서는 사다리를 걷어차서 더 힘들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본인에게는 어려운 성장과정이었지만 그런 과정은 기업인이 되어 자신이 일구어 낸 회사가 사회적인 역할을 하는 통로로서 확장하는 계기를 갖는 근본적인 힘이 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지금도 시끄러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가 했던 행동들은 우리가 익히 보던 기업가들의 횡보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 최근과 유사한 흑인 사망사고가 경찰에 의해 자행되자 그는 개인인 하워드 슐츠가 아닌 스타벅스가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을 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기업이 이윤추구를 하는 집단인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슐츠는 스타벅스가 다년간 노력했던 공동 토론회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많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다.
머뭇거리던 직원들은 회사의 안착된 자유롭고 솔직한 토론 문화를 통해 인종차별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물론 토론회는 다른 지역 다른 직원들에 의해서도 진행이 되고 기업으로서 하기 힘든 의견을 사회에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사례는 스타벅스라는 대중의 선택을 받는 기업이 일부 의견이 다른 고객이 발걸음을 돌리더라도 사회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자기선언인 동시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스타벅스 직원들을 인종적은 물론 그 어떤 가치에 의해 편견 섞인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 나라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한 파트너의 술회에서 읽을 수 있다. 한 백인 여성파트너인데 그녀는 살아오면서 중산층 흑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평생 흑인들은 빈민가에서만 살아오는 열등한 존재로 인지했던 것이다. 그래서 유색인종을 만날 때마다 한 질문은 그 힘든 빈민가의 생활을 어떻게 버티셨어요?였다. 살아남아 공개토론회에 그녀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자부심은 브랜드이 자부심으로 확장되고 단순히 에코백이나 예쁜 머그컵에 환호하는 수준이 아닌 정신적 공감자로서의 스타벅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제3의 공간에서 인생의 소중한 한 순간을 즐기는 공간일 뿐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가 가져야 할 희망찬 미래에 대한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역할도 하게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이렇게 기분 좋게 일이 일사천리로 나가지는 않았다. 가진 자가 베푸는 만용이나 가식으로 고객들이 시민들이 받아들인 것이다. 고객에게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불쾌할 수도 있었고, 짧은 시간 또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서 어려운 주제를 꺼내는 것 자체를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더군다나 백인 부자가 제대로 본질을 보지도 않고 시작하는 인권운동에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 더욱 냉담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에 대해 노력하고 대화로 새로운 방향을 잡아낸 슐츠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 스타벅스라는 회사의 도덕적 가치를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커피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기업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철학이자 행동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별의별 커피 프랜차이즈가 전쟁을 벌이다가 다들 상처입고 나가 떨어진 한국 커피시장에서 아직도 굳건히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저력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기업이 가진 철학과 사회적 책임은 근무하는 종사자 모두에게 하나의 과제이자 비전이 된다. 이런 회사의 가치를 공유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을 바라보는 회사의 시선이기도 하다.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스타벅스의 한 사람 한 사람 파트너들은 회사 본연이자 첨병이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 한 잔이 아니라 토론과 사색이 가능한 제3의 장소, 이런 고객들의 잠재된 욕구를 채워주는 프로페셔널 정신으로 뭉친 회사와 종업원들.
국내 유명 대기업들이 덤벼들고 프랜차이즈 점포 수 1위를 차지하던 커피가게들이 나가떨어져도 굳건한 스타벅스에 가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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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하는 마음 - 제7회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전우진 지음 / 마카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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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하는 마음 : 명랑만화같은 이야기 + 따뜻한 시선 + 생활형 환타지
 
근 6개월 정도 휴일 날 빈둥거릴 때 자주 하는 짓이 유튜브로 영화 리뷰보기이다.
영화보기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좋아하지만, 한동안 극장도 못 가고 집에서 블루레이를 보기 어려운 상황 되다 보니 유튜브에서 리뷰들을 보기 시작했다. 원래 성격대로라면 결말까지 보여주는 동영상은 패스해야하지만, 덜 알려진, 돈 내고 구해서 볼 생각 없는, 인지도 없는 - 이런 영화들을 결말까지 끝내자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중독.
영화로 보면 지루할 지도 모르는 작품의 감상을 10~20분내로 끝내는 장점이 있다 보니 자꾸 채널을 뒤지게 된다. 물론 "트라이앵글" 같은 영화는 리뷰가 너무 좋아 본편을 구해 보았는데 그냥 리뷰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기분좋은건 영화도 참 많이 세상에 선을 보이지만 하나같이 아이디어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의 놀라움이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평범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엮어내다니, 조용하지만 생각을 던져 주는 이야기야...
하루키 소설을 처음 접할 때 평상시의 평범한 생활 속에서 무엇인가를 끄집어내어 현란한 이야기꾼의 포장을 보고 놀라는 느낌 비슷하다.
"관통하는 마음"이란 소설도 괘를 같이 하는 소설이다.
평범함 일상을 인상깊은 관찰력과 경험없이는 빼낼 수 없는 에피소드까지 버무려 꽤나 근사한 한 끼의 식사를 만들어낸 느낌이랄까.
50살이 넘어간 중년여성의 추억과 현실의 경계선,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이웃과의 관계들... 물론 작가들이야 글을 써가기 위해 가상의 주인공들과 유사한 인물들과 인터뷰를 하고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겠지만 너무 리얼한 묘사에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곤 했다.
가볍지만 배꼽을 잡는 상황을 연출시키고 묘사하는 필체 역시 예사롭지 않은 작품이다. 교보문고의 스토리공모전 대상이라는 꽤 근사한 타이틀이 어울린다.
작가는 소설에 등장하는 한 명이 그러했듯, 영화산업에 몸 담다 경제사정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이 때의 경험이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든다면 일상 속에 벌어지는 재미있는 일화와 그 안에 숨어있는 생활형 환타지가 잘 버무려 질 것으로 기대된다.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가 오버랩된다.

주인공 정숙씨는 안성의 한적한 동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장님이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 비밀이 하나 있다. 이 비밀은 오로지 그녀의 딸 주영만 알고 있다. 손바닥을 송곳같은 날카로운 물체로 관통시키면 15분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가는 설정이 아니라 아예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다. 따라서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15분 전의 세계로 돌아가지만,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알 수 없다. 
빙고! 15분이면 충분하다. 바로 로또방을 가게 되면 일생을 평온하게 살 수 있을지니! 정숙씨도 같은 생각을 했다. 아아아.......
가끔 안좋은 일이 있을 때 과거의 한순간 어떤 행동만 내가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는 달라졌을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어제 그 버스를 놓치지 않았다면 오늘 스마트폰을 깨먹는 일은 없었을거야...이런 식으로. 하지만 정숙씨라면 15분 내에 과거로 돌아가기로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니 부럽기 짝이 없는 능력이다. 다만 통증을 피할 수는 없다. 과거로 돌아가서 손바닥이 멀쩡해지더라도 송곳으로 찔린 통증은 끔찍 할 정도로 남아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통증은 딸에게도 전달되어 남아있다. 주영도 예외적으로 과거를 거슬러가는 기억까지도 가지고 있다. 엄마와 딸이라서 그런걸까.
하지만, 이 능력을 가지고 정숙씨는 크게 무엇인가를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온 삶이 특별히 복잡하게 꼬이거나 절망에 빠질 일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실질적인 조력자인 남편은 무난하고 무던하고 조용한 타입의 남자라 지루하지만 걱정거리를 몰고 다니거나 사고를 치지는 않는 점이 정숙씨에게는 소소한 행복의 근원이다. (삐졌다가도 술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해맑아지는 근배씨는 어쩌면 세상 남자들의 공통분모일 지도.)
하지만 이 정도 초능력을 그냥 놔둔다면 세상이 얼마나 재미없을까. 사심이 듬뿍 들은 아르바이트 면접 장면은 충격적일 정도로 재미있는 반전을 이끌어낸다. 나이 차가 30년이 훌쩍 넘는 박보검의 이미지가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에 떠다닌 성재라는 친구가 등장한다.

스토리가 가지는 힘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동안 그 많은 타임슬립물들을 영화나 소설을 통해 접했지만 이토록 유쾌한 소설은 처음이었다. 의외로 빠르게 책장을 넘겨도 페이지가 늦게 줄어드는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잔잔한 에피소드들과 곳곳에 묻어나는 생활의 웃음들은 책 읽기의 묘미를 더해준다. 대사를 다닥 다닥 붙여 쓰는 형식이 누가 이야기하는거지? 약간 애매하게 만드는 단점도 있지만 이야기가 벌어지는 안성이라는 -외딴 시골이라는 설정의 -장소의 촌스러운 요소들이 강조되며 생활 속의 대사를 그대로 옮겨 쓴 느낌도 살려주는 독특함이 있다. 

특수요원이나 경제전문가도 아닌 동네 아줌마의 15분 타임슬립에서 무슨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까? 막상 생각해보면 쉽지 않다. 그만큼 한정된 모험이 될 수 밖에 없는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작가가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박연선 작가의 유쾌한 호러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을 읽고 느꼈던 재미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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