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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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돈의 흐름을 찾아 인간을 지향하는 경제사
 
빨간 색의 책 띠지의 문구가 사람의 눈을 강하게 잡아당긴다.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이 선택하는 흐름을 읽어라."

돈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간교한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인간의 눈을 멀게 하고 악마의 붉은 유혹에 탐닉하게 하고, 때로는 기아에 허덕이며 끝없는 절망 속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구호품이라는 갑옷을 입고 등장하는 구세주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도 조개껍데기 시절부터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형태는 놀랄 만큼 달라졌지만 거대한 경제의 강줄기를 움직이는 원천이자,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기적을 낳기도 한 존재다.
당연히 돈이 선택하게 된 흐름을 쫓아 속성을 깨닫고 교훈을 받는 과정이 있다면 참여하여 세상사는 이치를 깨달어야 한다. 이 책은 이런 목적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고 책을 읽다 보면 경제사와 얽혀 있는 세계사의 흐름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현상까지 다시 한번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학창시절부터 석학들의 강연이나 수많은 책에서 우리에게 가르치는 경구이지만, 결국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이 녀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국가 간의 각축은 결국 돈의 선택을 받고 돈의 선택을 스스로 창조하고자 하는 경제적 목표가 원점이자 핵심이다.
모든 전쟁의 목표가 결국 돈의 선택을 받고자 함인 셈이다.

고대경제학에서 시작된 돈의 이야기는 로마제국과 실크로드에서 고대의 빛나는 역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돈의 흐름에 따라 길이 열리고 교역이 시작된 셈이다. 
유럽의 중세시대는 길드라는 제도에 의해 중앙과 영주가 분리된 경제적 분리 사회였지만, 십자군 원정같이 신념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돈으로 끝나 버린 전쟁을 거치며 돈의 흐름은 갈피를 못 잡는 방향으로 분산되었다. 여기에 흑사병이라는 펜데믹은 사람의 생각과 국가의 존재, 경제의 파탄과 같은 총체적인 난국속으로 사람들을 몰아넣었다.
르네상스로 시작된 인간중심의 세계관은 경제적 활동에 대한 신앙적이거나 사회적인 부담감을 떨치고 경제를 국가나 개인이나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세계로의 전환이었다.

신항로개척이나 상업혁명은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한 경쟁이었고, 금과 은은 화폐의 공통된 가치를 심어주며 부자의 길을 명확히 제시했다.
특히 유럽의 3국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는 자신들의 국가적 환경과 경제상황에 맞추어 전략을 짜냈지만 잠깐 네덜란드의 영광을 이어간 것은 해상무역을 장악한 대영제국의 탄생을 이어지며 영국은 그야말로 금융의 중심지로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나간다. 
이런 기저에는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이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시대상으로 등장한 자본주의는 새로운 계급을 탄생시켰고 그에 따른 갈등도 증폭시켰다.
가진 자들의 배는 풍족해졌지만 노동자의 삶은 농노시대와 다를 바 없었고, 이에 대한 반발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다양한 경제적 형태로 세계를 혼돈에 빠뜨릴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희생양이 필요했던 제국주의가 서서히 물러나고 미국의 패권이 시작되며 자본주의는 정치가와 경제학자들의 끝없는 논쟁 속에 수정되고 업그레이드되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세계 돈의 선택지는 아직까지도 그들의 손아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전체적인 맥락속에서 유심히 들여다본 부분은 황금에 대한 부분이다.

콜럼버스가 탐험에 나선 이유가 금을 찾기 위해서였고, - 이 사람 황금은 영혼까지도 천국에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16,17세기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아메리카 대륙을 헤집고 다닌 이유도 결국은 금과 은을 획득하려는 목표였다. 금과 은이 바로 화폐였고 아메리카 대륙은 그들에게는 화수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급등하는 가격혁명은 공업과 상업에 자극을 주고 노동자는 어렵지만 자본가는 배 불릴 수 있는 상업과 금융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런 와중에 영국은 금융의 메커니즘을 이해한 국가였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금과 은의 향기에 심취해 왕실의 금고를 펑펑 써버릴 때 국가간 무역과 해적질을 통해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행위는 영국과 스페인이 해전으로 한바탕 붙게 만든 계기였고 그 결과는 철저히 영국의 승리로, 대영제국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태동으로 점철된다.
식민지를 건설하는 방법이 돈의 선택을 받는 방법이었고, 유럽 열강들은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몰입한다. 

뒤늦게 참여한 독일이나 러시아는 배가 아팠고, 남의 식민지를 뺏고 뺏았기는 혼돈 속에 세계대전이라는 전지구적 식민지 전쟁까지 힘차게 돌격할 수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대국 중국이 덩치에 걸맞지 않는 실정과 무능으로 삼자 거래라는 말도 안되는 영국의 계략에 빠져 아편전쟁에 빠져 허우적댔고, 탈 아시아를 선언하며 나는 아시아가 아니라 유럽인이라는 모순을 등에 업고 일본은 동아시아로 중국으로 남아시아로 경제적 침탈과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흉악범이 되고 만다.
모든 나라가 돈에 미쳐 돈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을 쏟아 붇는 도박판이었다.

리만 브라더스로 시작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 본위제에 대한 원론적이지만 진실에 가까운 중요성은 미국의 신나게 찍어 대는 달러화로 인해 다시 한번 증명된다. 금과 은 보유없이 찍어낼 수 있는 힘이 기축통화의 강점이지만 세계 전반적으로 일어난 인플레이션은 언젠가 한번은 폭탄이 터질 위기를 지금까지 돌려 막기 하고 있으며,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힘든 항해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기업들의 성공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이 한계에 다다르는 순간 돈의 선택은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각국으로 결정되어질 테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은 세계경제의 방향자체를 바꾸어 놓았고, 자유무역주의는 철저한 보호주의로 돌아서며 대외의존도 높은 우리의 경제는 시련을 맞을 수밖에 없다.
경제사의 흐름을 좀 더 들여다보고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지 않는다면 멀리 갈 것 없이 1997년의 위험이 재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에서 복지국가에 대한 저자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 돈이 존재하는 이유는 결국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 백 년 동안 돈의 선택에서는 사람이 배제되어 있었다. 돈은 사람을 목적으로 할 수 없는 존재라고 경제사에 대해 우리는 지켜보았다. 하지만 복지국가라는 목표지향점이 궁극적으로 완성된다면 인간이 선택받을 수 있을까 라는 작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코로나 이전의 북유럽에서는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사촌이 배가 아픈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을 세금으로 왕창 내고 실업자를 구제하는 복지정책에 웃는 얼굴로 환호할까? 사실 이런 민족의 경제적 특성도 문제겠지만 더 심각한 것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다. 세금을 낼 연령 자체가 줄고 있고 인구상승의 기회는 눈 씻고 봐도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우리가 어떤 춤을 춰야 돈이 선택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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