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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코로나 이후 두 번째 차이나 쇼크
Andy Kim.김영규 지음 / 제네베라 / 2020년 9월
평점 :

아이폰이 세상을 바꾸었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려 본다.
다른 사람보다 HP나 삼성의 스마트폰을 이미 쓰고 있었기에 아이폰이 대한민국 통신업계를 뒤집어 놓은 핵심을 더 깊이 깨닫는 시간들이었다. 다들 잘아는 와이파이 _ 터치스크린 _ 앱스토어, 이 세가지 말이다.
숨가쁘게 모바일 체계로 변화하는 세상에 코로나19는 장작에 기름을 부어 버렸다.
유통업에서 근무하면서 10여년동안의 변화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제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시대는 끝났고, 변신하기에도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새벽배송이나 쓱배송 등이 만회하고 있지만 배송중인 물건을 바로 취소할 정도의 유연함은 앞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석학들의 이야기에 에이 설마했지만 다들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만큼 디지털로의 트랜스포메이션은 코로나 이전의 시대와 다른 기업의 체질을 만들어 놓았다.
특히 변화의 속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국의 디지털화를 살펴보는 이 책의 방식은 미국이라는 우리 정서와는 많이 동떨어진 먼 시장이 아니라 우리와 괘를 같이 하는 아시아권의 기업환경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국시장의 강점은 규제에 대한 유연성이다. 우버나 타다가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반발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차량공유 서비스의 한계는 명확하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새로운 비지니스가 출현할 때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무법단계 수준으로 풀어준다. 그러다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네거티브 규제로 불법으로 해서는 안되는 조항만 리스트, 그리고 성숙시장이 되었을 때야 비로소 포지티브 규제가 들어가 합법적인 테두리를 그어준다. 무한경쟁 무한 자유시장의 가지는 장점은 기존 사업자들의 권익은 줄어들지만 시장의 자율성으로 조금 더 진보한 결과물이 나오기 쉽다는 점이다. 고객입장에서는 이게 최고 아닌가? 매번 불친절하고 난폭한 운전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은 약간의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서비스 좋은 운송수단을 원하니 말이다.

위의 사례처럼 중국을 디지털 전환의 측면에서 주목해야할 이유를 저자는 크게 4가지를 뽑았다.
1.파괴적 혁신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중국 공산당의 역할
2.디지털에 대한 사회인식과 사용자들의 수용성
3.빅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이 축적된 거대 단일 시장
4.BAT와 같이 자본, 기술집약적 기업들의 거대화
국가 지휘 아래 자유로운 시장경쟁, 그리고 일단 내수만 가지고도 100년은 먹고 살만한 단일 경제권이라는 장점은 경제 1위 미국조차 두려워할 강점이고 지속적인 무역마찰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아울러 API나 오픈소스들이 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면서 서로의 경험과 실력이 시너지를 내는 경제 구조 역시 다른 나라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 밖에.
DX의 근본적인 작동원리인 1)문제해결 2)효율성 향상 3)새로운 가치창출에 얼마나 기업의 변화와 창의적인 활동에 포커싱을 맞추느냐가 DX의 성공적인 안착이 가능하다는 점은 계속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인 속성에 맞게 장점을 극대화한 디지털 환경에서 독자적이고 차별성있는 기업가치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는 여러 유명기업들의 현황과 강점을 서술하고 있는데 실제 저자가 컨설팅에 참여하여 느낀 부분은 다른 출판물에서는 보기 어려운 책의 장점이다.
중국 이커머스가 주도하는 3대 혁신 트랜드는 핵심을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1.숏확행 라이브 커머스
2.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연계
3.모바일 SNS를 통한 다단계 판매방식
3번의 경우 국내의 다단계 사업 구조상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충분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새로운 커머스의 기회도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퍼뜩 놀랐다.
중요한 내용들을 QR코드를 이용하여 유튜브 동영상 연결로 유도하는 책의 구성은 보다 입체적이고 효율적인 시청각 교재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어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글로 써있는 한국 두산 로보틱스의 로보틱 치킨 사례는 글보다는 실감나는 동영상으로 확인하는게 당연히 효과적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스마트폰을 곁에 두자.)

저자가 바라본 잘 나가는 중국기업들의 핵심전략은 대륙의 실수에서 시작되었던 공산당의 다양한 도움을 받았던 그저 운좋게 성공하거나 카피캣으로 기회를 잡았다고 흘려보낼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 준다.
우리에게는 공기청정기나 보조배터리, 지금은 가성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친숙한 샤오미가 중국내에서 주력 전략으로 활용하는 부분이 고객 커뮤니티라는 부분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HW제조사들이 형식적이고 따분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현황에 비교해 탁월한 선택이자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103가지 미션 배지나 계급사회를 커뮤니티에 도입하여 사용자들 스스로 진화하고 팬보이화되는 철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애플을 모방하며 시작한 기업이 애플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창조적 모방의 DNA가 꿈틀거리는 샤오미다.
우리나라 유통시장에도 놀라움을 제공했던 알리바바의 대표적인 O2O “허마센셩”도 주목해야 하는 플랫폼이다. 매장에 들어서면서 부터 디지털에 연결된 소비자가 무거운 장바구니나 카트를 끌고 다닐 필요없이 QR코드로 장을 보고 30분 안에 배달받는 프로세스도 놀랍지만, 즉석에서 원재료를 고르고 조리를 해주는 즐거움까지 제공한다는 사실은 이제 걸음마 단계의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유통사에 비추어볼 때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느새 가전 1위에 올라선 하이얼이나, TLC등의 전략들도 흥미진진하게 소개 되고 있으니 책을 통해 중요한 포인트들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하이얼의 장 루이먼 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보다 10년이나 앞서서 직원과 불량 냉장고를 망치로 때려 부수는 에피소드는 현재의 하이얼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시발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고객이 누구인지를 정의하는게 비지니스의 기반이고 빅데이터는 이런 일들이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단해주리라 "이론서"에는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꽤나 어렵다. 이쪽 분야에서 제대로 된 케이스라고 나오는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정도는 되야 고객이 놀랄 정도의 쪽집게 실력을 보인다.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다루는 대목은 비즈니스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고객이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놓고 실제 고객의 움직임과 보정해나가는 방법이 더 유용할지도 모른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지독하게 자국 편의주의로 흘러 진출했던 여러 기업들이 철수하는 사례가 많고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은 요즘이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돈 안들이고 기술, 자본, 인력을 포용하여 실력을 키운 후 자국 실리를 찾아가는 정책이니 뭐라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어렵다. 그들이 깡패 짓을 하던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나빠지던 장점을 우리에 맞게 흡수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몇몇 사례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애써 외면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더이상 중국을 우리보다 한 수 아래로 보는 오만함은 가실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