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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 사회적 순위 매기기 게임의 비밀
피터 에르디 지음, 김동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11월
평점 :

랭킹 :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엿보고 싶다면 랭킹 시스템을 들여다보자.
BTS Billboard HOT 100 1위!
아주 아주 오래전 라디오를 통해 빌보드 100위 방송을 들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질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아니 가끔은 언젠가 우리나라 음악이 빌보드에 등장할지도 몰라, 희망을 걸 때도 있었다.
내가 노래한 음악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BTS의 굉장한 성공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빌보드에 올라오는 음악을 듣던 시절에는 1960년대부터 매주 100위의 차트를 한 장씩 소개한 두툼한 책을 한 권 구입하기도 했다.
사실 지금처럼 스포티파이 하나로 노래를 선곡할 수 있던 시대는 아니지만 차트 자체를 내가 소장하다는 뭔 지 모를 소장욕이 있었다.
지금이라면 인터넷 검색하면 주르륵 나오지만, 인터넷은 존재하지도 않던 시대였으니 이 책은 분명 음악 매니아에게는 소장가치가 있었다.
랭킹의 매력이 바로 이 책이 시작점이다.
사실 꼬꼬마 시절부터 우리는 교육기관을 통해 여러가지 줄을 서게 된다.
키 크기 순서부터 좋아하는 여자아이들 순위
그리고 계속되는 학업성취도에 의한 평가
대학입학을 위한, 대기업 취업을 위한, 승진을 위한...
관리자가 되더라도 매일 실적에 의한 랭킹을 부여받고 등수에서 밀리면 직책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랭킹은 우리의 포지션을 가늠하기 위한 좋은 척도이자, 아래 등수를 보며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고 상위 등수를 보며 스스로를 독려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마음가짐이 랭킹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신은 그러 한가?
내 위의 등수가 상을 타면 배가 아파 떼굴떼굴거리며 과욕을 내고, 밑의 등수에게는 멸시를 건네고 희열감을 얻는 변태적 성향이 드러남에도 스스로 그걸 모른다.
랭킹이 이렇게 사악한 것입니다, 여러분!
하지만 순위가 정해지는데 사실 여러가지 음모와 조작이 들어간다면 어떻겠는지?
최근 대기업 입사에 부정 응시자가 있어 1등을 하고도 탈락한 사례가 뉴스에 등장하는데,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1등이 되고도 불합격되는 불합리를 참을 수 있는가?
그런 회사를 가만히 내버려둘 것인가?
그런데 왜 언론이 랭킹을 조작하며 우리를 속이는 일에는 수수방관하며 옆 동네 일처럼 무관심한가?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랭킹의 순기능과 역할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랭킹이 조작되기 쉬우며 그런 숫자에 눈 멀면 안된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순서라는 것 자체가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고, 항상 기준은 정하는 놈 마음이라는 진실을 여러분은 직시해야 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에서 우리나라 박상영과 헝가리의 게자 임레의 숨막히는 역전승이 등장한다. 10:14으로 한 점만 더 얻으면 올림픽 챔피언이 될 수 있었지만 임레는 마지막 박상영의 전술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내리 5점을 내주며 세계 랭킹 1위를 준결승에서 꺾으며 힘겹게 올라온 결승전 마지막에 좌절했다. 그리고 2등은 영원히 그의 삶을 지배할 것이다. 왜 그때 그랬을까 자신을 자책하며.
동메달 리스트는 메달을 받지 못한 선수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여 만족스러워하지만 1위 문턱에서 좌절한 은메달리스트의 상실감과 스트레스는 우리도 그 깊이가 공감 될 정도의 커다란 상처가 된다. 겨우 등수 하나의 차이임에도 비교되는 집단과의 랭킹이 만족도를 확연히 다르게 만드는 셈이다. 동영상 클릭 : https://youtu.be/uCadxvP-KK4
랭킹으로 제일 돈 많이 번 기업은 누구일까?
이 회사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경쟁자들보다 확실하게 내놓음으로써 돈방석에 올라앉을 수 있었다.
①이 페이지가 검색된 내용의 어떤 의미에서 적합한가?
②적합한 페이지 중에서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얼마나 더 중요한가?
잡다한 광고를 늘어뜨리지 않고 제대로 보여주는데 순서를 검색하는 이가 필요로 한 만큼 랭킹으로 매겨 내놓은 알고리즘. 이것이 성공의 키포인트가 되고 오늘도 여러분은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구글링.
정정당당한 승부에도 평생 그늘이 되어 버리는데, 이것이 조작이고 불공평한 결과였다면 우리는 아마 평생 마음의 짐을 달고 살아야만 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랭킹을 조작하는 법, 우리가 놓치지 말고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두려움에 호소
-흑백논리의 오류
-선택적 진실
-반복
-권위에 호소
뻔한 수법이라고 자만하는 순간, 당신의 적은 이 짓거리를 교묘하고 은밀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다.
흥미로운 랭킹에 대한 수수께끼가 등장하며 독자들을 고민에 쌓이게 만든다.
"비교 가능성의 기준"이라는 다소 모호한 용어를 들먹이는 챕터는 독자가 바로 이해하기 쉬운 사례로 이해도를 높여준다.
자, 고양이가 큰가 소가 큰가, 그럼 병아리는 어떤가. 누구나 병아리-고양이-소로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여기에 "말"을 집어넣자. 말이 큰가 소가 큰가? 키는 말이 큰데 몸통은 소가 더 크니..어느 녀석이...더.
랭킹을 산정할 때 비교가능한 속성들을 기준으로 하여 줄을 세우라는 의미가 확실히 와 닿는 동시에 간교한 무리들이 대중을 속일 때 이런 수법을 잘 활용한다는 경고도 받아들여야 한다.
노벨상이나 오스카에 등장하는 랭킹의 경우, 지극히 인종 차별적인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는 익숙한 사례가 등장한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백인들이 주는 상에 백인들이 받아가는 너무나도 단순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BTS만큼 "기생충"이라는 영화의 쾌거가 국뽕에 거하게 취해 주모를 부르는 흥겨움인 동시에 사회적 랭킹의 잘못된 기준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증거이다.
오늘도 회사에서 랭킹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2019년 4/100 등의 성적표가 올해는 90/100으로 곤두박질 쳤다.
주어진 목표에 대한 랭킹의 객관성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전년도의 좋은 성과가 바로 up된 목표로 내려오니 죽을 맛인 셈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랭킹이 이렇게 악용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글을 맺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