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편집 - 결국 생각의 차이가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
안도 아키코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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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편집 :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고 혁신적인 두뇌로 장착하라.
 
 
줄탁동시(啐啄同時).
병아리는 알 속에서 쪼아 대고 어미 닭은 알의 바깥에서 쪼아 대는 의미다.
변화와 도전이 끊임없이 몰아 닥치는 상황에서 두개의 힘이 잘 맞아 떨어지면 알에서 병아리가 태어나 세상을 맞이할 수 있지만, 자칫 어긋나 버리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된다.
 
이는 외부의 도전과 내부의 노력이 하나로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 사람들은 "공학"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는데 편집이라는 과정에 공학이라는 단어를 붙여 편집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며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여기서의 편집은 서적이나 영화, 유튜브의 편집 같은 미디어의 정보를 해체하고 정리하여 결과를 만들어가는 의미에서 확장되어 우리가 인지하고 표현하며 이해하는 것들 여기에서 소통하는 일련의 행위까지 편집이라고 광의적 해석을 더한다.
결국 우리가 사회활동을 하며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의 근거로 삼는 것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결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과정에 대한 공학적 접근이라고 이해해도 좋다.
 
수많은 정보가 쓰나미처럼 밀려들어오는 현대사회, 특히 스마트폰과 AI 등 인간의 두뇌로서 동시에 처리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정보를 어떻게 분류하여 필요한 것들만 쏙쏙 뽑아낸 후, 정리하고 요약하며 실행까지 연결시키느냐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정리한 책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우리의 기억은 단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킹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전화번호를 숫자 하나 하나 외우는 게 아니라 3-4자리 숫자를 하나의 덩어리로 기억하고, 주소도 단위 묶음으로 기억하는 의미의 덩어리화를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두뇌 작동방식이라는 점이다.
 
마빈 민스키가 정의하는 우리 머리 속 구조의 프레임 frame/스키마 schema도 지식을 이해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스키마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식의 묶음을 의미하는데, 여러 스키마는 프레임으로 묶여 있다. 그리고 프레임이 여러 개가 머리속에 쌓여서 상호작용을 하며 새로운 생각으로 도출되기도 한다. 당연히 다양한 프레임을 보유하는 두뇌가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발상의 하는데 유리하다.
평상시 우리가 독서나 다양한 지적 활동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머리속에 정리해 두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고정관념 탈피를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할 아날로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건 종이 같은 것이야~", "이건 바위 같은 것이야~". 이런 것들이 바로 아날로지.
아날로지는 사물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상으로 삼아, 빌려오고, 빌려온 것을 끼워 맞추는 과정을 통해 원래의 것과 새롭게 정의하는 것을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가위바위보는 가위, 바위, 보자기의 아날로지라고 표현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다.
개인의 경험, 사회의 통념, 기억의 데이터베이스들이 조합된다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기반으로 결단력 있는 가설을 만들어내는 어브덕션, 환경이 제공하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파악하는 어포던스까지 능력으로 갖추어 자신의 편집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 3가지를 3A라고 하며, 주어진 사실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된다.
 



10가지 편집능력을 향상시키는 사고법은 각 방법마다 직접 독자가 참여하여 연습할 수 있는 과정으로 준비되어 있다.
각 개념에 대한 설명을 먼저 진행한 후, 연습을 통해 책이나 다른 종이에 직접 써가면서 연습을 해보면 된다.
그리고 나면 공란을 채우는 과정에 대한 해설을 진행하여 연습을 통해 독자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설명한 후, 다시 한번 세부적 스킬을 안내하여 강의를 듣고 참여하는 느낌을 주어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AI 시대에 인류가 살아남는 법에 대한 담론들이 코로나 시대가 앞당긴 미래의 가속화 속에 자주 등장한다. 인간에게는 위협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경계심에 인간의 상상력은 결코 AI가 따라올 수 없다고 안심을 시키는데 다양한 프레임과 스키마가 데이터베이스로 쌓인 인공지능이 과연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실제 다양한 음악가들의 작곡패턴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편집하고 조합하여 그럴듯하게 창작해내는 사례를 이미 우리는 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몇 세대 이후에 가능한 일이고 일단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인간이 할 수 있는 -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경험과 지식을 어떻게 엮고 편집하여 새로운 발상력으로 과제를 돌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책에 소개되는 10가지 사고법은 지속적으로 실행해보고 몸에 익혔을 때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
책을 읽어가며 수많은 방법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실행”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실행은 숨어있는 의식들을 살아 숨쉬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실행을 보다 용이하게 진행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게 하려는 목적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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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사
에발트 프리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손희주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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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열린 눈으로 바라보는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역사 들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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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사
에발트 프리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손희주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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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문명의 경계에서 바라본 세계사 : 세계사를 열린 눈으로 바라보는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역사 들추기



 
세계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화되야 한다.
현재의 우리가 대한민국 정규과정에서 받아오던 세계사 교육은 아무래도 근현대사를 좌지우지했던 미국과 일본의 역사책들에 영향을 받다 보니 많은 부분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 그려진 내용들이 많다.
물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때로 등장하는 패자들의 모습은 승자의 위대한 승리를 장식하기 위한 보조도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라져간 민족과 국가의 존재 의미가 같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의해 철저히 유린되었던 신대륙 원주민들의 역사가 기록의 부재와 파괴로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들이 쌓았던 문화유산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이치와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유럽의 역사에 대해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시대, 산업혁명, 그리고 1,2차 세계대전까지 많은 매체를 통해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동남아시아나 인도, 그리고 중동이나 동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배울 기회조차 얻기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라면! 어떨까!
재미삼아 동유럽 지도를 그려보니 아프가니스탄 오른쪽부터 폴란드 사이에 있는 국가들의 정확한 위치와 모습, 그리고 넓이 등을 표현하기 힘들었다. 아프리카는 도전조차 할 수 없겠지.
 
인류의 시초가 아프리카 대륙의 호모 사피엔스에서 시작하여 역사라는 거대한 강줄기를 만든 만큼 우리는 도도한 시간의 일원으로 다양한 대륙의 많은 이들의 역사와 의미를 뒤돌아보며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세계사를 이해하고 더욱 강력한 나라를 만들며, 이웃 국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이 주는 임팩트는 크다.
그동안 서양인의 눈으로만 바라보던 역사의 시각을 많이 흔들어 새롭게 관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삽화나 사진 자료는 책 읽는 재미를 준다.
문장의 흐름이 다소 어색한 부분이 아쉽긴 하다. 가끔은 중간에 맥락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와 이거까지 내가 알아야 하는 애매한 디테일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펼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와 거대한 인류의 발자취를 즐거운 산보하듯 책장을 넘겨가는 셈이다.
처음 대하는 역사의 줄기에 당황스럽고 어색하지만 이제 우리는 폭넓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갖기 시작한 따름이다.
 
호모사피엔스가 4종의 인류 중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되는 이유에 대한 공방은 오래 되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의 이유들 - 사회성이나 뇌의 발달 부위 등 - 에 대한 설명이 추가된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든다. 4종에서 일부 유전자가 섞인 증거도 남아있지만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는 그 중 우수한 1종이 생존한 것이 아니라, 피부색 다른 인종이 퍼져 있는 것처럼 4종의 인간조상들도 여러 지역에 아직도 혼재된 상태로 후예들이 살아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이야 익수가지만, 호모 플로레시엔스와 데니소바인은 낯선 이름이라 외우기가 쉽지 않았다.
 
세상은 넓다 라는 증명을 하며 세상을 떠돈 많은 탐험가들 중에서 저자는 제임스 쿡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다. 3차례에 항해를 통해 그가 이루어 낸 업적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지도의 완성이나 천문학적 지식의 축척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당시 유럽인들 대다수가 생각해보지도 않던 항로를 개척해낸 부분이 가장 크지 않을까?
평생 자신이 항해한 도착지가 인도라고 생각했고, 신대륙이라는 발견의 도화선을 당긴 역할이었지만 콜럼버스가 가장 위대한 모험가로 자리매김했듯이 말이다.
-콜럼버스의 달걀이 거짓이라는 사실은 아직도 배신감이. -
 
문자의 발명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살펴보면 이 부분은 좀 집중적으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든다.
토큰이나 칼쿨리와 함께 시작된 기록에 대한 역사는 BC4000년 후반기에 부드러운 점토판에 글자를 새겨 넣거나 갈대줄기로 만든 석필로 글자를 새김으로써 본격적인 체계화와 소통가능한 도구로서 자리를 잡아가는데, 이는 지식의 전달이나 기록이라는 고귀한 의미가 아니라 무역할 때 내가 건네받은 가축 수를 중계인이 떼먹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데서 시작한 지극히 상업적이고 인간적인 출발점이라는 부분이 유쾌하다.
 
기존 세계사 책을 보면 그래도 동양의 가장 큰 축을 담당했던 중국에 대한 기술은 빠지지 않는 편이다. 일본도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사실 세계사에서 정말 작은 귀퉁이에 접혀 있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그동안 중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일본은 우리가 우월했다고 믿어왔지만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그렇고 실질적인 경제/군사력 차이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균형은 깨져 있었다. 어쩌면 중국의 오랜 역사에 대한 학습은 오래전부터 이어졌지만 일본에 대한 기본적인 거부감으로 그들의 역사와 우리와의 관계 역시 너무 단소화한 것은 아닐까?
언제든 전쟁을 새로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는 이웃나라에 대해 너무 무지한 채 단순히 그들의 장점인 문화적인 면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가는 또다시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 있다 라는 걱정이 든다. 다행스럽게도 일본 역시 국운이 많은 어려워지고 있다는 모습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무모한 도전과 갈등을 일으킬 소지 역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예나 지금이나 인구수로는 압도적이다.
중구 산시성의 수도인 시안의 경우 1백만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했는데, 그 당시 세계에서도 유일무이한 존재였다고한다. 이 책의 장점이 지도가 다수 삽입되어 글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중국의 땅덩어리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참 크다.
-물론 지금 말썽 많은 지역은 중국의 것이 아니지만.
 
역사상 가장 큰 왕국은 13세기 몽골제국이다.
작은 말을 타고 재빠르게 이동하며 활을 쏘아 대는 전투전략은 중국인뿐 아니라 유럽인들도 경악에 빠뜨렸고, 심지어는 유럽 기사들의 쇠사슬 옷까지 뚫어버리는 화살의 강력한 역량은 그야말로 유럽을 휩쓸었다. 물론 요즘 들어 유럽지역의 경우 말그대로 휩쓸고 지나만 갔다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 지배를 원활히 하거나 역사적인 뿌리를 내리는 등의 실질적인 부분은 많이 약했기 때문이다.
몽골이 세계사에 획을 그은 두가지가 더 있다. 바로 교류의 확대로 무역로가 발달했다는 점과 중세의 어두움을 걷어낼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게 만든 흑사병이 그것이다.
 
항상 흥미를 끄는 전쟁의 역사는 영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미국독립전쟁과 미국의 남북전쟁이다. 두개의 커다란 전쟁의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경제적인 문제가 사회적인 불만으로 확대되며 끝까지 해봐야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갈등으로 귀결된 케이스다. 모든 전쟁의 역사가 같은 이유의 반복이지만 이 두 전쟁에 관심이 가는 특별한 이유는 결국 내전의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는 내전의 모습이 역사적 맥락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사건의 경중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책에서 비중 있는 국가냐 아니냐의 문제이기에 좀 더 폭넓은 역사적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가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대륙은 사실 신대륙이 아니다.
그전부터 존재했던 공간이고 이미 아즈텍이나 마야 같은 훌륭한 문화유산을 가진 민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이 쌓아 놓은 화려한 유산들이 최신무기는 물론 처음 조우하게 된 전염병에 의해 산산조각나 역사의 흔적들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본의 경우도 내전은 아니지만 지금의 관점에서는 내전으로 복잡한 정치 형세를 만들어낸 바 있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을 몰아내면서 훗카이도를 1868년 귀속시키고 류 큐왕국도 1879년에 자국에 편입시키면서 아시아의 맹주임을 자신하게 된다.
무모한 자신감은 결국 자신들에게 커다란 재앙 두 방을 안겨주지만, 그 것만으로 그들이 행한 죄악을 면죄 받을 수는 없다.
종전기념일에 일본을 방문한 미국 퇴역군인에게 왜 당신들은 죄책감을 갖지 않느냐는 일본 할머니의 울부짖음은 왜곡된 역사 교육으로 또다시 자신들의 국민들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정치인들의 악랄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에도의 인구수가 17세기말에 이미 1천 1백만명에 달해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였고 오사카는 40만명, 교토가 35만명이라는 숫자는 놀라움을 넘어 그들이 세계전쟁을 치룰 수 있는 인구적인 능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 지금 줄어만 가는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미래를 예견하는 숫자일 지도.
 
기분 좋게 두툼한 책은 세계사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역사적 맥락을 다양하게 접근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 정규교육과정에서 모든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없지만 이런 출판물이 등장하면서 고정된 학습 커리큘럼을 벗어난 다양성에 대해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애독가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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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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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들만의 미학 : 작가 이문열이 선택한 남자다움에 대한 단편 조각들



남성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유난히 남성상이 강하다.

지금이야 그마나 기대치가 많이 약해졌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여권이 크게 신장하면서 성 밸런스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암암리에 강요되는 남성다움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사무실에서 꽤나 무거운 생수통 교체하는 것은 무조건 남성들의 몫이었지만, 종종 직장내 여성 우대에 대한 반발심리로 여자들도 생수통 갈아야 한다는 주장이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돌기도 한다. 아직 남자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몇 년 더 있으면 80주년이 되는 광복절.

백 년 전 매국노라 하며 친일파들에 대한 증오는 아직도 이 땅을 뒤덮고 있다.

일본 패션회사는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며 한국인들을 조롱하는 듯한 광고를 서슴없이 내보냈다가 크게 두드려 맞은 기억도 난다.

이쯤 되었으면 그만 나라를 팔아먹은 악의 무리라는 굴레에서 놔줘도 되야하는 거 아닐까?

아니, 우리나라는 용서를 너무 쉽게 한다.

아직 어리니까, 나이가 많으니까, 세상이 어지러우니까, 세상이 평화로우니까.

정 반대의 상황을 잘도 가져다 붙이며 면죄부를 뿌려댄다.

과연 대한민국이 비열한 일본제국주의에 빌붙어 나라를 팔아먹은 이들에게 단죄하였는가, 제대로 시도하려는 의지는 있었는가?

시간이 흘러도 역사의 죄인들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대로 처벌과 응징을 하지 않은 채 80년을 허송세월한 우리에게는 또다른 유사한 세상이 돌아왔을 때, 더이상 국가나 민족이라는 형태를 쟁취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첫번째 단편으로 등장하는 스토리에서 아버지가 숨겨준 죄인을 밀고한 아들에 대해 단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같은 이유이다. 아버지로서의 부성애는 극히 절제된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부각된다.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일지라도 율법에 어긋난 행동에는 단호한 결단을 요구한다.

한번 규칙을 어기고 부당한 일을 행한 아이는 훗날 더 큰 불상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족의 생사를 위협할 수 있는 일을 저지를 수도 있고, 하나의 냉혹한 규율로 뿌리내렸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아니 이렇게 까지 해야할까? 이것인 사내의 냉철함인가? 어리둥절했지만 재빠른 결말을 보고 난 뒤, 작품 해설을 읽어보며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공감까지는 아직 어렵지만.

폭력적인 결말을 사내의 체취라고 찬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커다란 규율에 아무리 사랑하는 자식이라도 단호한 행동으로 마무리 짖는 냉철함은 무엇인가 코 끝을 찡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다.


이에비해 두번째로 등장하는 “사카이 사건”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한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썰뚝 잘라와서 묘사한 것 같은 단편 소설은 역사서를 연상케하는 의식적인 문장들처럼 - 사람이름을 지겹게 나열한다. 사건의 한 가운데서 단호함과 국가에 대한 충성, 그리고 무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병사들을 묘사해낸다.


메이지 원년 (1868), 프랑스 군과의 작은 충돌은 정국을 어지러워진다.

사실 프랑스군의 일방적인 불법 상륙이었고 이에 대한 정당한 일본군의 정당 방위였으나 향후 양 국 관계를 고려하여 일본 정부는 잘못된 전투를 일으킨 지휘관과 총을 발포한 병사들을 사형시키라는 프랑스의 요청에 응하게 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행동하였으나 돌아온 결과는 죽음이라는 어이없는 상황.

하지만, 군인들은 당당히 자결을 요구한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니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사내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할복을 진행되는 상황은 일본인들이 얼마나 특이한 자결이라는 제도에 집착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직도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인 할복은 끔찍함은 물론이거니와 명예로운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남성성의 최상의 선택이라는 주입을 의심하게 만든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실행은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그들에게는 명예를 위한 하나의 전통이자 남성다운 기개라고 아직까지 의식에 남아있다.


어지러운 상황극에서 고민하는 무사들의 어지러운 횡보와 거침없이 배를 그어대는 할복자들의 혼란한 풍경을 담담한 필체로 그려내는 작가의 글솜씨는 인상적이고 동시에 낯설기만 하다.


10편의 단편소설은 작가 이문열의 작품활동에 큰 계기가 되었던 소설이었다.

때로는 폭풍같은 아우라를 뽐내지만 커다란 적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낸 작가가 인물과 배경, 그리고 남자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던 작품들을 한데 엮어내는 작업은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 발췌자에게나 독자에게나.

이래 저래 정치적 발언 등으로 예전의 인기를 구가하지는 못하지만, 한 때 학창시절 최고의 작가였고, 문장력은 아마 전후 최고의 능력을 가진 이문열 작가가 선정한 작품들은 각 작품마다의 문학적 향취는 다르지만 전체 이야기를 꽤뚫는 선굵은 주제가 일맥상통한다.

“황제를 위하여”가 갑자기 생각난다. 읽은 지 오래되어 줄거리는 어렴풋이 기억나지고 주인공의 모습이 꼭 사내답다는 강건함을 혼자 내재화되어 돈키호테처럼 세상을 지배하고자 노력했다는 기억이 난다. 이런 작품 속 인물들의 한 부분을 단편소설을 통해 연관시키는 기회이면서, 남자다움을 세상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갔는지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읽기였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의견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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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비밀
어맨다 시아폰 지음, 이지민 옮김 / 성안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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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비밀 : 코카콜라 브랜드의 역사와 세계화, 진통과 불안한 미래
 
 
코카콜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단연코 이 네 글자이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요즘도 가끔 80년대 일본 버블시대의 코카콜라 광고를 보면 촌스러운 패션 느낌은 들지만 자유롭고 풍요로 왔던 일본의 시대상을 잘 나타내는 광고인 동시에, 그런 세상을 리딩하는 멋진 젊은이들이 선택한 음료가 바로 코크라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확실히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판 리메이크 버전도 당시에 엄청난 반항을 일으켰었고 바로 이런 부분이 코카콜라 마케팅의 강력한 힘이다.)
많은 과거의 브랜드들이 시대변화를 못 버티고 도태되어 갔다.
가장 충격적인 몰락은 코닥필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해 놓고도 기존 사업의 잠식을 우려한 소극적 움직임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브랜드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브랜드의 생명력이 단축되는 상황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오랜 시간을 살아남은 브랜드의 지속성에 대한 노력도 많이 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개그 릴로 등장했던 사과농장에 대한 투자 이야기는 지금 시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감독이나 관객이 그 때 애플 주식을 샀어야 했다.
그런데 다른 브랜드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는 브랜드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이자 궁극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코카콜라다.
건강에 대한 우려와 다국적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음료는 아직도 건재하고 오늘도 수퍼마켓에서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독보적인 상품과 그 어떤 회사도 따갈 수 없는 브랜드 관리와 가치증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때로는 탐욕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진보적인 경영기법의 적용으로 볼 수도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제조업의 경우 독보적인 자사의 상품은 가급적 직접제조의 방식을 취하려고 한다.
품질 관리 이상 중요한 부분이 생산라인을 누출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런데 코카콜라는 정 반대의 전략을 취한다.
보틀러라는 세계 각지의 파트너 또는 종속된 회사들을 지배하며 생산은 그들에게 맡기고 본체의 기업은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그리고 제조비법 등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발업계를 대표하는 나이키와도 비슷한 행보일 수 있지만, 지적재산권과 하청기업들에 대한 능수능란한 다룸을 보면 또 많이 다른 운영방식 차이를 알 수 있다.
상표권, 저작권, 특허 등은 보틀러들을 강력한 통제할 수 있는 기법인 동시에 생산권을 이전할 때 지분에 대한 참여와 적대적 인수합병까지 고려하는 모습을 통해 확실한 중앙집권적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인다.
 
2000년대 접어들며 시련이 닥쳐온다.
기술적 변화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고생했던 것과는 다른 식의 위기였다.
비만, 당뇨 등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코카콜라가 지목되었고, 콜라와 단짝인 패스트푸드 역시 공격을 당하게 된다. 식품산업은 점차 소비자의 높아지는 눈높이를 따라잡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렸고 생산과정의 오염문제까지 불거지며 휘청거리는 상황에 다다른다.
 
이 상황에서 코카콜라는 CSR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한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 맺기에 돌입한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교육기관의 설립이나 주민 지원 등의 마케팅 활동을 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의 눈에는 보여주기 식 기업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해왔으니까.
 
보틀링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독특한 생산체계다.
생산을 위탁하되 철저한 업무분장과 시스템 장악을 통해 단순 하청 수준을 떠나 내 수족과 같은 외부의 공급망을 만들어낸 셈이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이런 관계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정교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시스템은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빠른 확장과 성장을 일구어 냈고, 생산비에 대한 부담을 외재화하여 현금흐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철저한 보안을 기반으로 음료 시럽과 원액을 공급하였고, 브랜드와 프랜차이즈에 대한 권한, 기술과 판촉, 홍보를 아우르는 중앙집권적 마케팅은 최첨단 자본주의 이상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다국적 기업들이 겪어오던 지역의 특수성을 철저한 관리와 지배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만은 대그룹들의 착각이며 때로는 심각한 결말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에 봉착한다.
 
우리나라는 코카콜라 코리아가 모든 일을 하는 것 같지만, LG생활건강이 보틀링을 하고 있다. 눈에 안보이는 음료시장의 전쟁은 롯데와 엘지의 싸움이다. 그만큼 보틀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경쟁은 가격적인 혜택을 고객에게 주고 있지만 막강한 시장지배력은 코카콜라 가격이 매년 인상되는 불신을 소비자에게 던진다. 덕분에 펩시를 생산하는 롯데는 다양한 판촉과 세일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보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콜라를 멀리하고 있지만 기왕에 먹는다면 코크를 선택했지만, 요즘은 고민을 해야한다. 그만큼 코크의 가격인상 폭은 폭력적이다.
 


코카콜라는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신을 넘어서는 브랜드를 허용한 적이 한 번도 있다.
일본의 경우 개인 브랜드 콜라도 비닐 패키지 포장에 넣어 - 한약 포켓처럼 - 판매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콜라를 선보이는 장인도 있지만 이건 어쨌거나 매우 작은 영역일 뿐이다.
하지만 실패를 한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도 시장에서 코카콜라는 심각한 실패를 경험한다. 일찍이 그들에게 한번도 닥치지 않았던 시련이다.
아직도 혼돈의 경제상태로 외국 브랜드들의 무덤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도 시장에 그들은 너무 빨리 진출했다.
갠지스 강의 세균투성이 물로 신성한 의식을 치르는 인도인들에게 코크가 너무 빠르게 진입되었다는 이야기는 책을 보면서도 믿기 힘든 사실이다. 아프리카에서도 콜라병이 돌아다니니 말이다.
하지만, 사회적 정치적 조류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한 채 실패를 경험한 코카콜라는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서야 재도전에 가까스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세계적인 확장을 꾀하는 브랜드가 상품의 우수성과 전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흡수하더라도 국가적 특수성과 사회적 용인적인 면에서 뜻하지 않는 갈등을 일으키고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상징한다.
노동자들에 대한 태도, 해당 국가의 국민성이나 역사적인 내력, 그리고 상품 자체의 특이성들을 모두 고려하는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상징적인 사건일 수도 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수많은 서방 대기업들의 시련이 시작되는 요즘의 상황을 보면 더욱 이런 심증은 강해진다.
 
개인적으로 코카콜라는 인생 음료였다.
한참 시절에는 콜라 1.8리터를 옆에 끼고 게임을 하느라 또는 축구경기를 보느라 한밤을 하얗게 샌 적도 많았다.
모든 식사의 친구는 코크였고, 술을 진탕 먹고 소화가 안될 때 코크는 원래 출신의 비밀 답게 소화제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가며 여기저기 몸이 망가지기 시작하며 탄산음료의 해약성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고 요새는 치킨 주문하면 따라오는 콜라가 한 달 이상 냉장고에서 개봉도 안되고 놓여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코카콜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앞서 설탕에 대한 중독을 화려한 마케팅과 시장장악력, 그리고 코크 중독을 통해 해결했던 다국적 기업은 시대의 변화에 그들의 브랜드의 가치와 비밀을 계속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한 부분이 이런 호기심이었다.
 
아직도 한 잔 입에 대면 끝내주는 코크의 마성, 그런데 아이들에게 주고 싶지는 않은 부모의 마음이 유행이 되는 건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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