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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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는 사진만 봐도 황홀하다. 지면으로 인쇄된 한계가 있지만 조용한 무드의 음악을 틀어놓고 이 책을 찬찬히 훑어본다면 내가 우주에 있는 것인지, 정말 오로라를 보러 여행와 있는 것인지 몰입될 정도로 흥미롭다. (음악들으며 책 읽기 강력추천)

막연히 오로라를 보러가겠다는 생각, 그리고 아마도 캐나다가 아닐지에 대한 계획만으론 실제 내가 오로라 여행을 갈 일은 희박할 것이다. 말처럼 쉬운 여행길도 아닐 뿐더러 하늘이 정해주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니 가능하다면 이 책에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오로라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챙기고 가면 좋을 듯하다.

어디로 가야 볼 수 있나?
지구 자기장의 자기력선이 가장 강력하게 형성되는 지역이 바로 오로라를 볼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곳을 오로라 존이라고 부른다. (중략) 캐나다 북부, 알래스카 북부, 그린란드 남쪽, 아이슬란드, 유럽과 시베리아의 북쪽 끝 정도에 걸쳐 있다. (중략) 그나마 교통이 나은 편이어서 오로라 관측지로 유명한 곳들이 캐나다 북쪽의 옐로나이프와 화이트호스, 알래스카의 페어뱅크스, 북유럽 노르웨이의 트롬쇠, 스웨덴의 아비스코 국립공원 등이다. <p30>

오로라의 색은 참 흥미롭다. 가장 많이 보이는 초록색, 주로 초록색 위쪽에 나타나는 붉은색, 오묘한 파장의 빛을 방출할 때 보이는 핑크빛의 오로라.

가끔 올려다보는 밤 하늘의 색은 늘 까맣거나, 석양의 노을빛이거나, 푸른빛의 일상적인 색깔이었다면 단어만으로 고요한 빛을 품고 있는 오로라의 색은 일생에서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빛의 향연이다. 우주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주의 마법을 아직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다니..!
오로라 여행이 더 절실해지는 이유다.

「신의 영혼 오로라」가 단순히 여행책이 아닌 이유는 사진마다 달려 있는 작가의 코멘트가 때로 시처럼, 때론 에세이처럼 사진의 감도를 훨씬 실감나게 높이기 때문인데, 여행 기운을 뿜뿜 내뱉는다.

카피 그대로 내 생에 오로라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이 「신의 영혼 오로라」는 아주 훌륭한 안내자다. 어디로 가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 그곳에 가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옷은 뭘입고, 카메라 촬영 기법도 잊지않고 알려주는 친절한 가이드랄까.

- 평범한 회사원에서 나사(NASA)가 선택한 천체사진가가 되기까지, 권오철의 모든 노하우가 담긴 국내 유일 오로라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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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3.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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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펼쳐본 잡지 「샘터」는 기대 이상의 콘텐츠로 친구를 만나러 이동하는 내내 좋은 친구가 되어 줬다. 얇고 가벼운 책이라 가방에 쏙 넣어 껐다 빼기도 쉽고, 종이 질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촤륵 넘기는 맛도 있고 :) 표지도 산뜻해서 아무데서나 꺼내읽기 좋았다.

2023년 1월답게 1월호의 주제는 '나이'

개인적으로 '나이'에 관해 풀어 쓴 에세이들이 읽기 좋았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도 여러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게 잡지의 매력이므로 나는 올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연초에 샘터 1월은 아주 좋은 초이스!!

p25 사람의 나이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무슨 마음으로 살았고 무엇을 위해 애를 썼는지, 삶의 이력으로 결정된다. 또한 남은 날들을 바라보는 시작과 마음에 따라 이후 남은 시간도 제각각 다르다.

——————

샘터에서 소개된 영화 <우리집>

가난 때문에 이사를 했던 경험은 없지만 부모님이 돈 때문에 싸우시고 집이란 공간이 한없이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지라 꼭 보고 싶었다.

p57 하나는 유미의 집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시절의 집은 내게 지키고 싶은 곳이 아니었다. 떠나고 싶은 곳이기만 했다. 무엇으로부터? 그건 부모이기도 했고, 가난이기도 했다.

——————

얼마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찰스'가 왕이 되면서 영국이 가지고 있던 왕국의 이미지가 괜스레 발가벗겨진 느낌이지만 영국의 티타임은 여전히 내게 동경하는 문화고 고급스럽게 향유하고 싶은 취미다.

p60 빅토리아 여왕도 오후 무렵, 차와 함께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게 되었는데, 버터크림과 과일잼을 바른 도톰한 케이크가 단골 메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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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의 숲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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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소녀가 사라졌다!
우리의 슬픈 역사 ‘공녀’를 아시나요

1426년의 조선시대에 섬마을에 사는 소녀들이 13명이나 사라졌다는건 필시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많은 나이도 아닌 겨우 10살 무렵에서 18살 사이의 아이들이. 사라졌다.

가슴아프지만 우리의 역사를 똑바로 마주봐야 하고 거기서 오는 분노와 안타까움이 모두 공존한다. 다행이라고 여기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어린여자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왕왕 처하지만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소설의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무겁고 가슴 아픈 사실을 재밌고 아름다운 언어와 이야기로 전할 수 있는 것. 허주은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대부분의 삶을 캐나다에서 보낸 한국분치고는 상당히 한국의 정서에 맞는 이야기를 잘 쓰셨다. 아마 타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역사를 훨씬 냉철하고 뾰족한 시각으로 담아낼 수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댕기머리 탐정 소녀를 통해 자매의 끊을 수 없는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존경까지 잘 버무려 공녀에 관한 슬픈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현 시대의 우리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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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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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아무리 먼 식당에서라도 모든 음식이 배달되는 아파트가 있다....

———
그 아파트 사람들은 집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었어.
무엇이든 문 앞까지 가져다 주니까.
그러던 어느날
요리도 안 된 저녁이 배달된거야.
———

한때 배달음식을 신나게 시켜먹었던 내게도 어느 날 죄책감이 찾아왔다.
"겨우 이거 하나 시켜먹는데 쓰레기가 이만큼 나온다고?"

늘 알면서도 귀찮고 피곤하단 이유만으로 배달음식 앱을 눌렀던 날들. 사실 음식뿐 아니라 건전지, 물, 티슈 하나도 배달 앱 한번 클릭이면 문 앞까지 오는 이 세상이 과연 이대로 괜찮을지 의문이다.

비대면 시대가 어색하지 않은 지금, 인간이 놓치고 있는건 무엇일까?


직접 돼지를 잡아 돈가스와 감자탕, 족발, 보쌈, 김치찌개를 해먹기로 한 사람들.

물론 돼지를 잡기 위한 도구도 온라인으로 재빠르게 주문하고 하루도 안 되어 배달온 것들을 가지고 파티를 준비하는 모습에 뭔지모를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느꼈다. 내 모습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결국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문제를 직관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사라진 저녁》

개인적으로 초등학생인 조카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밀키트와 배달음식이 낯설지 않은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 어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혹은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느낀점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이디어적이거나 직설적일지 궁금하다.

여러모로 얇은 책에서 복잡하고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사라진 저녁》

다른 분들은 권정민 작가의 《엄마도감》도 많이 읽으셨던데. 나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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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는 밤 - 나를 지키는 글쓰기 수업
고수리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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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에 있는 책들 중에서 직접 본 저자는 손에 꼽힌다. 대개 북토크, 강연 등에 신청을 해서 직접 작가를 만나고 왔는데 그 중 고수리 작가님도 있다. 코로나가 오기 전이었던가, 아니 후였던가. 


서울의 어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해 퇴근 후 달려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 처음 본 작가님의 이미지는 '참 여리여리하다' '목소리가 청순하다' '전반적인 이미지가 따뜻하다'의 느낌이었는데 이번 신간 「마음 쓰는 밤」을 읽으며 그때의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만큼 책의 내용은 참 따뜻하고 다정하고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뭐라도 써도 괜찮다며 다독이는 말들이었다.


글을 쓰는 일은 어렵다. 이 사실만큼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 아무리 글쓰기의 대가라도 빈 종이에 담긴 막막한 마음을 모를리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쓰고자 해서 썼고 그 수많은 글들은 누군가에게 읽히기도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우주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도 했을 것이다. 고수리 작가는 그 모든 마음을 안고 글을 쓰는 일에 대해 본인의 경험을 비추어 얼마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다독인다.


나에겐 글쓰기가 일이니까, 매일 열심히 글 쓰는(일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답이 좀 싱거우리만큼 명료하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그래서 '열심히' 쓴다. (p18)


이토록 솔직하고 담백하고 명료한 마음이 어디있을까. 우리 모두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주어진 일을 하고 또 해내면서 사는건데 글을 쓰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 나또한 돈을 받고 글을 쓰진 않아도 늘 희미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좀 더 뚜렷하게 남겨두고 싶어 블로그와 브런치에 그 누가 읽을지(안 읽을지도) 모르는 글을 쓴다. 마음 쓰는 밤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삶의 군더더기는 걷어내고, 일상은 명료하게, 행복은 단순하게, 사랑은 가까이.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 식사를 나누려고 최선을 다해서 하루를 산다.(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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