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쓰는 밤 - 나를 지키는 글쓰기 수업
고수리 지음 / 미디어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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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에 있는 책들 중에서 직접 본 저자는 손에 꼽힌다. 대개 북토크, 강연 등에 신청을 해서 직접 작가를 만나고 왔는데 그 중 고수리 작가님도 있다. 코로나가 오기 전이었던가, 아니 후였던가. 


서울의 어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해 퇴근 후 달려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 처음 본 작가님의 이미지는 '참 여리여리하다' '목소리가 청순하다' '전반적인 이미지가 따뜻하다'의 느낌이었는데 이번 신간 「마음 쓰는 밤」을 읽으며 그때의 작가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만큼 책의 내용은 참 따뜻하고 다정하고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뭐라도 써도 괜찮다며 다독이는 말들이었다.


글을 쓰는 일은 어렵다. 이 사실만큼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 아무리 글쓰기의 대가라도 빈 종이에 담긴 막막한 마음을 모를리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쓰고자 해서 썼고 그 수많은 글들은 누군가에게 읽히기도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우주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도 했을 것이다. 고수리 작가는 그 모든 마음을 안고 글을 쓰는 일에 대해 본인의 경험을 비추어 얼마든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다독인다.


나에겐 글쓰기가 일이니까, 매일 열심히 글 쓰는(일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답이 좀 싱거우리만큼 명료하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그래서 '열심히' 쓴다. (p18)


이토록 솔직하고 담백하고 명료한 마음이 어디있을까. 우리 모두 잘 먹고 잘 살고 싶어서 주어진 일을 하고 또 해내면서 사는건데 글을 쓰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 나또한 돈을 받고 글을 쓰진 않아도 늘 희미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좀 더 뚜렷하게 남겨두고 싶어 블로그와 브런치에 그 누가 읽을지(안 읽을지도) 모르는 글을 쓴다. 마음 쓰는 밤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유를.


삶의 군더더기는 걷어내고, 일상은 명료하게, 행복은 단순하게, 사랑은 가까이. 가족들과 따뜻한 저녁 식사를 나누려고 최선을 다해서 하루를 산다.(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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