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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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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자기가 쓴 글을 이해할까?' 라는 글이나 책이 있습니다. 번역본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역본이면,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우리말과 글로 썼는데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 글은 좋은 글이 아닙니다. 아쉽게도 이런 글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쓴 일기장을 읽는 것처럼 쉬운 글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준 낮은 글이 아닙니다. 유시민이 쓴 글은 쉽습니다. 막힘이 없습니다.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고학년이 읽어도 '어렵다'가 아니라 '나도 읽을 수 있네',  '나도 이 정도 쓸 수 있다'는 글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수준 높고, 탁월합니다. 그가 책을 쓰면 몇만권은 쉽게 넘어가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유시민은 태고난 '글쟁이''라고 부러워합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부모들은 유시민처럼 내 자식도 탁월한 글쓰기 능력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논술 학원에 보내고, 글쓰기 강좌도 갑니다. 어떤 부모는 직접 배워 자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칩니다. 문제는 결과가 별 아닙니다. 돈만 쓰고, 결과는 별로인데도 부모들은 올해도 돈을 투자합니다. 다음해도 똑 같습니다.

 

많이 읽으라!

 

돈도 들이지 않고, 글 잘 쓰는 방법은 없을까요? 논술학원이 펄쩍 뛸 일이지만, 유시민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많이 읽은 사람이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읽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글쓰기에는 철칙(鐵則)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잘 쓰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축구나 수영이 그런 것처럼 글도 근육이 있어야 쓴다.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쓰는 것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그래서 '철칙'이다. - (62쪽)

 

책 읽기 밥 먹는 것과 같다. 먹지 않고 힘을 쓸 수 없다. 운동과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먹지 않으면 강한 체력을 가질 수 없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책을 읽고 덮는 순간 내용까지 덮어 버린다고 하소연한다. 기억이 남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내용을 모르는 것은 기억력이 나빠서도,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다.  유시민은 "굳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읽고 잊어버리고, 다시 읽고 또 잊어버리고, 그렇게 다섯 번 열 번을 반복하면 박경리 선생이 쓴 단어, 단어와 단어의 어울림,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저절로 뇌에 ‘입력’된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단어와 문장을 자기도 모르게 '출력'하게 된다"고 말한다.

 

읽고, 또 읽고 그리고 읽는다. 자연스럽게 단어와 문장이 기억난다는 유시민 말에 사람들은 다른 책은 언제 읽어라고 그러냐고 따질 수 모르겠다. 하지만 책도 책 나름이다. 유시민은 어휘력을 높이는 책을 소개하는 데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를 추천한다. 특히 박경리 선생 <토지>는 우리말 보고라고 말한다. 1부를 10번 이상 읽으면 어휘력은 자신도 모르게 늘어날 것이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말로해서 좋아야 잘 쓴 글"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면 기초체력은 갖춘 셈이다. 체력을 길렀다고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유시민은 글을 잘 쓰려면 "훌륭하게 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투 선수가 강펀치를 날리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강슛도 발에 힘들이 들어가면 헛발질을 할 수  있다. 다 욕심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쓰려고 욕심을 부리면 부릴 수록 나쁜 글이 될 뿐이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한자가 들어간 수려한 문장? 외국어를 많이 쓴 글 아니다. "말로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글을 쓸때는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유시민은 말한다. 글을 읽을 때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잘 쓴 글. 새겨야 한다. 어렵게 쓰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한 일침이다.

 

컴퓨터 시대. 더 이상 손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더물이다. "수첩에 손으로 글을 쓰는 아날로그형 인간은 천연기념물만큼 희귀"한 세상이다. 따라 갈 필요가 없다. " 하루에 3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첩에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1년을 하면 15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3년을 하면 초등학생 수준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글솜씨가 좋아진다"고 글쟁이 유신민이 말한다. 말 한 번 듣고 믿어보자. 믿었다면 당장 실천한다. 스마트폰를 무조건 내려 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가방 안에 작은 수첩 하나를 챙겨 넣고, 생각날 때마다 손글씨를 쓰자. 쓴 글을 시간이 날 때마다 문장을 만들고, 문단을 만들자.

 

유시민은 단문을 쓰라고 말한다. "뜻을 분명하게 전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문은 복문보다 쓰기가 쉽다. 주술 관계가 하나뿐이어서 문장이 꼬일 위험없기"때문이다. 한 문장 안에 주어과 술어가 두개가 있는 글도 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 글을 그림 그리기다.

 

그림과 다를 것이 없다.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서 귀로 듣는 것을 거쳐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적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뭐든 많이 쓰는 것이다. 문자로 쓰지 않은 것은 아직 자기의 사상이 아니다. 글로 쓰지 않으면 아직은 논리가 아니다. 글로 표현해야 비로소 자기의 사상과 논리가 된다.

 

 쓰는 이유를 생각하라

 

우리나라 논술은 기술을 가르친다. 기술이라도 배우면 낫다. 더 심각한 것은 아예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베낀다. 다른 사람을 글을 내 글이라고 생각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한심한 일이다. 남이 쓴 글로 대학에 들어간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글 다운 글을 쓰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렸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글을 잘 쓰려면 왜 쓰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유시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글은 온 몸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이 없다면 글을 쓸 수 없다.

 

글은 몸으로 쓰는 거다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한다. 글 쓰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만으로 쓴 글은 누구의 마음에도 안착하지 못한 채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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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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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자기가 쓴 글을 이해할까?' 라는 글이나 책이 있습니다. 번역본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 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역본이면,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우리말과 글로 썼는데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그 글은 좋은 글이 아닙니다. 아쉽게도 이런 글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쓴 일기장을 읽는 것처럼 쉬운 글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수준 낮은 글이 아닙니다. 유시민이 쓴 글은 쉽습니다. 막힘이 없습니다.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고학년이 읽어도 '어렵다'가 아니라 '나도 읽을 수 있네',  '나도 이 정도 쓸 수 있다'는 글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수준 높고, 탁월합니다. 그가 책을 쓰면 몇만권은 쉽게 넘어가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유시민은 태고난 '글쟁이''라고 부러워합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부모들은 유시민처럼 내 자식도 탁월한 글쓰기 능력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논술 학원에 보내고, 글쓰기 강좌도 갑니다. 어떤 부모는 직접 배워 자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칩니다. 문제는 결과가 별 아닙니다. 돈만 쓰고, 결과는 별로인데도 부모들은 올해도 돈을 투자합니다. 다음해도 똑 같습니다.

 

많이 읽으라!

 

돈도 들이지 않고, 글 잘 쓰는 방법은 없을까요? 논술학원이 펄쩍 뛸 일이지만, 유시민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많이 읽은 사람이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많이 읽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글쓰기에는 철칙(鐵則)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잘 쓰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축구나 수영이 그런 것처럼 글도 근육이 있어야 쓴다.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쓰는 것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그래서 '철칙'이다. - (62쪽)

 

책 읽기 밥 먹는 것과 같다. 먹지 않고 힘을 쓸 수 없다. 운동과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먹지 않으면 강한 체력을 가질 수 없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책을 읽고 덮는 순간 내용까지 덮어 버린다고 하소연한다. 기억이 남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내용을 모르는 것은 기억력이 나빠서도,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다.  유시민은 "굳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읽고 잊어버리고, 다시 읽고 또 잊어버리고, 그렇게 다섯 번 열 번을 반복하면 박경리 선생이 쓴 단어, 단어와 단어의 어울림,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저절로 뇌에 ‘입력’된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단어와 문장을 자기도 모르게 '출력'하게 된다"고 말한다.

 

읽고, 또 읽고 그리고 읽는다. 자연스럽게 단어와 문장이 기억난다는 유시민 말에 사람들은 다른 책은 언제 읽어라고 그러냐고 따질 수 모르겠다. 하지만 책도 책 나름이다. 유시민은 어휘력을 높이는 책을 소개하는 데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를 추천한다. 특히 박경리 선생 <토지>는 우리말 보고라고 말한다. 1부를 10번 이상 읽으면 어휘력은 자신도 모르게 늘어날 것이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말로해서 좋아야 잘 쓴 글"

 

좋은 책을 많이 읽었다면 기초체력은 갖춘 셈이다. 체력을 길렀다고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유시민은 글을 잘 쓰려면 "훌륭하게 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투 선수가 강펀치를 날리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 강슛도 발에 힘들이 들어가면 헛발질을 할 수  있다. 다 욕심 때문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쓰려고 욕심을 부리면 부릴 수록 나쁜 글이 될 뿐이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한자가 들어간 수려한 문장? 외국어를 많이 쓴 글 아니다. "말로해서 좋아야 잘 쓴 글이다. 글을 쓸때는 이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유시민은 말한다. 글을 읽을 때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잘 쓴 글. 새겨야 한다. 어렵게 쓰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가한 일침이다.

 

컴퓨터 시대. 더 이상 손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더물이다. "수첩에 손으로 글을 쓰는 아날로그형 인간은 천연기념물만큼 희귀"한 세상이다. 따라 갈 필요가 없다. " 하루에 3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첩에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1년을 하면 15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3년을 하면 초등학생 수준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글솜씨가 좋아진다"고 글쟁이 유신민이 말한다. 말 한 번 듣고 믿어보자. 믿었다면 당장 실천한다. 스마트폰를 무조건 내려 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가방 안에 작은 수첩 하나를 챙겨 넣고, 생각날 때마다 손글씨를 쓰자. 쓴 글을 시간이 날 때마다 문장을 만들고, 문단을 만들자.

 

유시민은 단문을 쓰라고 말한다. "뜻을 분명하게 전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문은 복문보다 쓰기가 쉽다. 주술 관계가 하나뿐이어서 문장이 꼬일 위험없기"때문이다. 한 문장 안에 주어과 술어가 두개가 있는 글도 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 글을 그림 그리기다.

 

그림과 다를 것이 없다.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서 귀로 듣는 것을 거쳐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적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뭐든 많이 쓰는 것이다. 문자로 쓰지 않은 것은 아직 자기의 사상이 아니다. 글로 쓰지 않으면 아직은 논리가 아니다. 글로 표현해야 비로소 자기의 사상과 논리가 된다.

 

 쓰는 이유를 생각하라

 

우리나라 논술은 기술을 가르친다. 기술이라도 배우면 낫다. 더 심각한 것은 아예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베낀다. 다른 사람을 글을 내 글이라고 생각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한심한 일이다. 남이 쓴 글로 대학에 들어간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글 다운 글을 쓰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렸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글을 잘 쓰려면 왜 쓰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유시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글은 온 몸으로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이 없다면 글을 쓸 수 없다.

 

글은 몸으로 쓰는 거다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한다. 글 쓰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만으로 쓴 글은 누구의 마음에도 안착하지 못한 채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뿐이다.

 

 

인서체가 바라는 사람사는 세상'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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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정계비의 비밀 사계절 아동문고 47
김병렬 지음, 고광삼 그림 / 사계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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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정계비' 중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어렷풋하게 남아 있다. 어쩌다가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 한 번씩 '간도'가 엮어져 나오면서 '백두산 정계비'도 따라 나왔지만 내 머릿속에는 자리 잡기 힘들었다.

 

얼마 전 문화상품권을 몇 장 선물로 받아 아이들에게 책 선물을 하기 위해 서점에 들렸다가 <독도냐 다케시마냐> <이어도를 아십니까> 따위를 썼고, 독도 연구보존협회 이사,  대한국제법학회 평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병렬님이 쓴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이 눈에 들어왔다. 그림은 <겨울방>, <종이 비행기>, <엄마의 마지막 선물> 따위를 그린 고광삼씨가 그렸다.

 

국가 3대 요소에는 '영토'가 들어가듯이 땅이 없는 나라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럼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 땅은 경계는 어디까지였을까? '압록강'과 '두만강' 아래인 '한반도'만일까?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는 '한반도' 중심의 우리 땅 개념을 압록강과 두만강 훨씬 북쪽까지 넓힌다.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 '백두산 정계비'는 청나라 사신 목극등이 1712년 백두산에 정계비를 세워 간도가 조선 땅이라는 내용을 비문에 새겨 놓았는데, 뒷날 청나라는 자신들이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세웠던 정계비였지만 그들은 부인했고, 1909년 일제는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맺어 청나라에 간도를 넘겨 주었고, 일제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킨 후 '백두산 정계비'를 없애버렸다.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은 청나라 사신 목극등이 국경선을 확정 짓기 위해 조선으로 들어왔을 때 길잡이 노릇을 했던 심마니 김애순이 간도 땅을 지키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어야 했던 이야기다.

 

심마니 애순은 조선의 통역사를 비롯한 몇몇 하급 벼슬아치들 병사 여남은 명과 도끼 잡이 다섯, 짐꾼 쉰 명과 길을 나섰다. 청나라 사신 목극동의 억지로 졸지에 백두산에 국경이 생겨날 판이었기에 마을 사또의 부탁으로 청나라 사신의 길 안내를 맡았다.

 

청나라 황제 강희제는 자기네 부족이 '아타리'라는 곳에서 시작했다 하여 아타리가 바로 백두산이라고 믿었다. 목극등을 사신으로 보내 백두산에서부터 국경선을 긋자고 했다. 백두산을 청나라 땅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지금껏 청나라 경계선은 목단령 산맥이고 저 선의 경계선은 압록강과 두만강이었다.

 

나라의 국경선을 정하는 중요한 일이기에 글을 알고 똑똑하며 부지런한 심마니 애순에게 마을 사또가 부탁을 한 것이다. 애순은 밤마다 하루 종일 일어났던 일을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목극등이 서쪽으로 압록강과 동쪽으로 두만강이 시작되는 샘물을 국경선으로 삼을 분수령으로 삼으려 할 때 직접 물줄기의 흐름이 동북쪽으로 흐르고 두만강이 아니라 토문강임을 확인하여 목극등으로 억지를 부리지 못하게 했다.

 

"이 샘에서 두만강이 시작되는 게 확실하다. 서쪽으로 압록강과 동쪽으로 두만강이 시작되는 샘물이 있으니 우리가 서 있는 곳이 바로 국경선으로 삼을 분수령이다."

"안 됩니다. 아직 이 샘물이 두만강으로 흐르는지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샘물은 동북쪽으로 흐르고 있어요."(96쪽)

 

이렇게 백두산 정계비는 세워진다.

 

"오라총관 목극등이 황제의 명을 받고 변방을 시찰하기 위하여 이곳까지 답사하였다. 서는  압록이 되고 동은 토문이 된다. 그러므로 두 물줄기의 분수령에 비석을 세워 기록한다. 1712년 5월 15일 필첨식 소이창, 통관 이가. 조선군관 이의복, 조태상, 차사관 허량, 박도상,통관 김응헌,김경문"(<백두산 정계비문>)

 

간도는 이렇게 우리 역사에 들어왔지만 1885년 9월 30일 회령에서 열린 회담에서 청나라는 "토문은 두만과 같은 뜻의 만주어이니 비문에 나오는 토문은 두만강"이라며 트집을 잡았다. 1909년 일제는 청나라에게 간도를 완전히 넘겨주었다. 외교권까지 빼앗겨버린 비극이 낳은 결과였다.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은 백성들의 배고픔을 모른체 하고 세금이나 거둬들이는 탐관오리를 피해 불안하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었지만 희망을 안고 고향을 등지고 두만강을 건너 간도로 들어 온 사람들. 저마다 마음 속 깊이 아픔과 비밀을 간직하고 살았기에 가난하고 배고팠던 설움을 뼈저리게 겪은 이들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정을 나누며 살았다.

 

이 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목숨을 걸었다. 나라가 외면한 땅. 그 곳에 조선 백성들은 피를 뿌렸고 자신을 묻었다.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운 가난했고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떠난 그들이 있었기에 더욱 가슴 아픈 땅이 되고 말았다.

 

두만강을 건너 피와 땀으로 간도 땅을 개척한 영기와 호철 두 가족의 힘겨운 삶의 역경, 청나라 군사의 횡포에 맞서 사설 군대를 조직하여 목숨을 걸고 간도를 지키려 했던 포수대 이야기를 통해 우리 겨레가 간도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려야 했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백두산 정계비 <연합뉴스>

 

<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이 가진 또 다른 의미는 간도 문제를 다룬 우리 나라 최초의 어린이책이라는 점이다. '독도'와 '동해'는 강하게 자라집고 있지만 '간도'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낯설다. 어린이를 위한 '간도' 이야기지만 어른들에게도 우리 역사와 영토에 대한 큰 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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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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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 영화관 지하에 있는 서점에 갔다. 이 책 저 책 한 번씩 집어 읽어보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었다. 영화상영 시간이 다 되어 발길을 돌리는 순간 눈에 익은 책 한 권이 있었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지난 두 달 보름 동안 우리 사회는 '노무현'때문에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500만 명 이상이 추모했고, 더 많은 이들이 울었다. 울음에 머물지 않고, 진보개혁세력은 일상의 고통에서 흘린 인민 대중의 눈물을 어떻게 보듬어 새로운 사회를 열어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인민이 울고, 진보개혁세력이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것에서 머문다면 우리 새로운 사회를 열어갈 수 없을 것이다. 대안을 만들어야 하고, 대안을 현실 사회에서 실천할 때만이 새로운 사회는 우리 앞에 놓인다. 그럴 때만이 노무현을 향한 통한과 슬픔, 미안함을 넘어 진정한 승리와 기쁨의 눈물로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길을 가기 위해서 우리는 '노무현'이 누구이며,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것과 무엇인 고민하면서 바랐던 세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는 우리에게 첫출발 중 하나이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간접 경험이 아니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을 몇 달 앞 둔 2007년 9월과 10월에 이루어진 3번의 인터뷰를 통한 직접 경험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말했다. "진짜 권력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시민권력입니다. 각성하는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시민권력입니다"고, 정치권력 정점에 선 그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당시 대한민국은 행복했다. 그는 퇴임 후에 이 '시민권력'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제대로 시민권력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보기 전에 그는 시민권력의 마음 속에 미안함을 새겨놓고 떠났다.

 

그는 시민권력을 향하여 아주 중요한 명제하나를 주었다. '슬퍼하지 말라' 곧 그저 울분만 토하지 말라면서 시민권력이라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성하면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것이라고 했다.

 

'각성'해야만 진정한 시민권력으로 이 땅에서 정치와 경제, 언론권력을 쥔 자들이 민주주의를 위배하고 그릇된 길로 갈 때 올바른 길로 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를 위해 울었던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한다. 새겼다면 우리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혁명이 아닌, 선거, 투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인터뷰를 한 때가 18대 대통령 선거 두어 달 전이니 그 때 시민들이 깨어 있고, 각성하여 제대로 된 투표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장 눈 앞에 보였던 자본에 팔려 선택한 그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우리에게 안겨준 선물을 생각하면 시민권력을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성하여 쟁취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의 선견지명 앞에 부끄럽고, 두렵다. 시민이 각성하지 않을 때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언론권력은 마음껏 칼을 휘두른다. 지금 그것을 대한민국 시민은 경험하고 있다. 권력을 쥔 자가 시민에게 권력을 넘겨주겠다고 그토록 외쳤지만 시민은 각성하기를 거부했고, 결과는 빼앗긴 시민권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시민에게 권력을 주고자 했던 정치권력의 정점에 섰던 노무현도 죽음으로 몰아갔다.

 

각성하는 시민에게 권력이 있다는 노무현 주장은 600년 이상을 이 땅의 권력으로 지배자로 있어면서 '권력에 복종하라' '너 혼자서 무엇을 하겠느냐' '달걀로 바위치기'일 뿐이라고 세뇌했던 그들, 현재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경제권력 곧 수구권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 600년의 현재인 결국 현재 정치권력과 검찰 노무현과 한판 싸움을 한다. 노무현의 죽음은 그 한 판 싸움의 결과였다.

 

"그것은 지금 현재 정치권력을 갖고 있는 자와 정치권력을 내려놓고 시민권력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자의 한판 싸움이었습니다. 정치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현직 대통령 이명박과 시민권력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권력을 만들고자 했던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싸움이었습니다."(35쪽)

 

노무현은 600년 이상을 지배했던 비겁한 교훈을 청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 그럼 시민권력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노무현 죽음 앞에 슬퍼했고, 슬퍼하는 당신은 각성하는 시민권력인가? 600년 비겁한 교훈을 끝내려는 노무현 시도에 함께 할 수 있는가? 이제 슬픔을 가슴에 묻고, 각성하는 시민이 되라! 그렇지 않으면 슬퍼하는 그 눈물은 아무런 의미없는 신세 한탄일뿐이다.

 

신세 한탄은 600년 이상 이 땅을 지배한 권력이 비겁하게 세뇌시킨 교훈의 결과이다. 그러니 각성하라! 깨어있는 시민이 되라. "우리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어" 시민이 주인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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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역사를 너무 객관화 한다. 자신과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시민은 자신과 역사를 같은 선상에 바라 본다. 매우 의미 있는 역사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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