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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그림의 나라 ㅣ 제임스 도허티 시리즈
제임스 도허티 지음, 오소희 옮김 / 리빙북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필그림의 나라는 미국 역사에 대한 책이다.
미국인들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로 떠나 지금의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 코드에 도착한 100여명의 필그림을 미국 역사의 시작으로 보고있다.
예전부터 미국역사책을 보면서 의문을 가졌던 것이 왜 필그림을 그들의 조상으로
삼고있느냐에 대한 것이였다. 사실 이 책에서도 살짝 언급되어 있지만 아메리카에
처음 도착한 이들은 필그림이전에 인디언이 살았던 것말고도 이미 1607년에 영국인들이
식민지를 개척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들을 미국조상으로 삼아야됨에도 굳이 필그림을 미국역사의
시조로 내세웠던 까닭을 알지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해되었다.
그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담배나 면화를 재배하면서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 원주민들과
충돌하고 있었던 반면 필그림은 종교적 자유를 위해 떠나온 사람들이라 스스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면서 생존하며 인디언 부족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믿는 진리를 위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황무지에서
묵묵히 일하며 그들의 가족을 지킨 모습이야말로 장차 미국을 지탱해 줄 원동력인
개척정신과 종교적이념에 부합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역사만들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필그림을 그들의 조상으로 삼은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이 책은 필그림이 건설한 플리머스 식민지 지도자 윌리엄 브래드포드가 기록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영국을 떠나 네덜란드를 거쳐 미지의 땅인
아메리카까지 가는 험난한 모험과 새로운 땅에서 일군 땀의 결심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건과 인물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어 생생함이 느껴진다. 사실 나도
미국역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되서 흥미로웠다.
책 뒷부분에는 친절하게 단원마다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이해력 문제와
논술문제가 나와있어 책 내용을 제대로 복습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을 보면서 사실 매의 눈으로 살핀 부분이 있다. 바로 인디언에 대한 거다. 미국역사를
논함에 있어서 인디언은 빠질수 없는 존재들이다.
메이플라워호의 필그림들에게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갈 때 구조의 손을 내밀어준
친구이자 이미 아메리카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던 이들이 인디언임에도 대량살상의 대상이
되었던 그들이 아닌가 !
그들의 존재는 미국역사의 빛과 그림자같은지라 그들의 모습을 어떻게 서술했느냐에 늘
관심이 간다. 더구나 이 책은 미국학생들을 가르치는 리빙북이라 어떤 시각으로 쓰고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영국인들은 모두 착하고 인디언들은 모두
나쁘다는 인종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 우호적인 행동과 적대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각자의 판단을 이끈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이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다른 민족이나 인종 전체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그릇된 편견을 가지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논술문제는 무척
마음에 든다.
미국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부모와 함께 문제도
맞춰보면서 미국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